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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성좌가 지켜주는 회귀자 데뷔일지
작가 : 솔트
작품등록일 : 2022.1.1

여기가 어딘지, 어쩌다 여기 있는 건지 제대로 기억나지 않았다. 이번에도 시험에서 떨어지고 술을 마신 것까지는 기억나는데. 머리가 지끈거리네. 내가 알파기는 해도 사법고시는 쉽지 않았다. 몇번 고배를 마셔도 나는 꺾이지 않았다. 오히려 불타올랐다. 쉽기만 하던 인생에서 처음으로 나타난 어려운 문제이니까.

그나저나 누가 술을 마신채로 쓰러진 나를 자기 집에 데려온 건가? 일단 씻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화장실에 들어갔다. 거울을 보자마자 경악했다. 남자다운 턱선 대신 말랑한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얼굴이 있었다. 그리고 몸에서 팔랑거리며 떨어진 불길한 말이 쓰여진 쪽지.

[나를 구해줘.]

그때 갑자기 눈 앞에 푸른 창이 떠올랐다.

 
3화
작성일 : 22-01-01 22:15     조회 : 207     추천 : 0     분량 : 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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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등급 발표를 하고 나서, 프로필 사진을 위해 마련된 세트장으로 이동했다. 77명을 다 촬영해야 하는 만큼, 시간이 오래 걸릴 듯했다. 다행히 무식하게 77명을 다 모아놓고 기다리게 하지는 않았다. 등수대로 10명씩 불러다 찍는 식이었다. 촬영에 앞서, 간단히 프로필을 작성하는 종이를 받았다.

 

 -간단한 프로필 작성 : 이름/ 나이/ 키/ 몸무게/ 특기

 

 몸무게라. 빙의되기 전의 나는 알파였고, 구원겸은 베타였다. 음. 겉보기로 대강 짐작해서 적으면 되려나. 175cm에 55kg. 딱 봐도 평균 몸무게보다 아래니까. 사실 키는 더 높게 써도 될 것 같지만, 정직하게 쓰지 뭐. 다른 참가자 키랑 비교해서, 구원겸의 진짜 키를 따지는 게시글이 올라오기라도 하면 쪽팔리기만 할 거고.

 

 “이쪽으로 앉으세요.”

 

 스타일리스트의 말에, 의자에 가서 앉았다.

 

 “피부가 너무 깨끗해요. 이정도면 평소에는 너무 진하게 화장할 필요 없겠다. 그런데 지금은 무대에 설 거니까, 조금 진하게 갈게요. 눈에는 분홍색 얹으면 더 예뻐지겠네요.”

 

 “아…. 감사합니다.”

 

 간단한 메이크업을 받고, 머리도 했다. 무난한 스타일링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지금 통장에 돈이 없으니,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을 전적으로 마이턴 측에게 맡겨야 했다. 그러니 평범한 스타일링을 한다고 불만을 가질 생각은 없었다. 어울리지 않게 해놓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했다.

 

 의자에서 일어나는데, 옆에서 요란하게 달려오는 소리가 났다. 고개를 돌리자 김준서가 보였다.

 

 “형! 제 사진 봐줘요!”

 

 김준서가 나를 와락 껴안는 것에, 스타일리스트가 기겁하며 내 머리를 다시 빗어놓았다.

 

 “머리 흐트러지면 안 돼요!”

 

 “죄송해요!”

 

 김준서가 외쳤다.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김준서를 떼어놓고, 놈이 들이미는 사진을 보았다. 환하게 미소짓는 교복 차림의 김준서는 자신을 꽤 닮은 리트리버 강아지 인형을 들고 있었다. 흠. 그럼 나는 강아지 인형은 쓰면 안 되겠네. 구원겸은 강아지 상이니까, 강아지 인형을 들고 찍는 것도 괜찮기는 하겠지. 하지만 사진 컨셉이 겹쳐봐야 내게만 손해였다. 냉정하게 말해서, 구원겸은 김준서보다 등수가 아래니까 컨셉이 겹치면 묻힐 수도 있었다. 강아지 인형? 아 김준서. 다른 사람도 강아지 인형 들고 찍었던가? 이런 반응이 나올 수도 있다는 소리였다.

 

 “잘 나왔네.”

 

 “고마워요!”

 

 사진을 보고 나서도 김준서는 재잘재잘 이것저것 떠들어댔다. 상반신만 나와서 커다란 공룡 인형 위에 타서 찍지 못했다고 아쉬워 하는 것에, 김준서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자 더 쓰다듬어주세요! 하면서 머리를 들이밀었다. 어째 넘치는 에너지에 프로필을 찍기 전에 기력이 다 빨릴 것만 같았다. 그렇게 함께 있다가, 내 차례가 돼서야 김준서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다.

 

 “소품은 안 들고 찍나요?”

 

 “네. 이대로 찍겠습니다.”

 

 아직 내 이미지를 어떻게 밀지 생각도 안 해두었으니, 그냥 평범하게 찍자 싶었다. 내 대답에 사진 작가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긴장풀고, 웃으면서. 좋아요, 그렇게.”

 

 정면에서 한장. 아마 이건 투표용 프로필 이미지로 쓰이겠지. 다른 각도에서 여러장 찍은 후에 오케이 사인이 떨어졌다. 내 뒷 순서인 온다겸이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내게 다가왔다.

 

 “많이 찍어봤지만, 긴장되네요. 시청자 분들이 저를 봤을 때의 첫인상은 사진으로 결정되니까요. 어떻게 찍으면 좋을까요?”

 

 나는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온다겸은 날카로운 인상이어서, 반전 매력으로 승부보면 좋을 것 같았다. 나는 소품이 놓여진 곳으로 가서, 깜찍한 고양이 인형을 가져왔다.

 

 “정면샷 찍을 때 빼고, 이 고양이 인형을 얼굴에 붙인 채로 찍어. 너는 고양이 닮았으니까.”

 

 “감사합니다…!”

 

 딱딱하게 굳은 온다겸의 어깨를 두드려주고 밖으로 나왔다. 맑은 공기를 마시자, 정신이 맑아졌다. 스킬을 써서 체력이 보정된 상태인데도, 정신적으로 촬영이 피곤했던 모양이다. 그래도 연습을 해야 했다. 모처럼 쓴 스킬을 낭비할 수는 없다. 시간이 무한정 있는 것도 아니니까. 나는 곧장 연습실로 향했다.

 

 연습을 아무리 해도 실력이 늘어나는 게 눈에 보이지 않았다. 결국에는 밤을 새우기로 결정했다. 지금 이 실력으로는 뭣도 안 되니까.

 

 

 그렇게 연습하던 중 문득 핸드폰을 확인했다. 벌써 저녁 시간이군. 잠깐 인터넷 반응 좀 살펴볼까. 1화가 막 반영되었으니, 슬슬 반응이 왔겠지. 나는 마이턴 관련해서 말이 많이 나오는 커뮤니티 글들을 훑어봤다. 얼굴이나 실력을 까는 글들은 넘기고 반응이 핫한 글만 눌렀다.

 

 

 

 [BEST] 내 취향 연습생 3명 모음

 

 (윤지우 프로필 사진.JPG)

 

 내 원픽은 윤지우

 너무 개취인가? 근데 좋은걸 어쩌라고ㅠ

 

 (신해운 프로필 사진.JPG)

 

 역시 제일 눈에 띄는 건 비주얼 1위 신해운

 

 외모 1위는 솔직히 데뷔롤 아니냐? 어 제발 너네도 신해운한테도 표 줘라

 

 서바이벌 프로그램 최초로 외모픽 떨어지는 끔찍한 사태 일어날까봐 걱정 돼

 

 (구원겸 프로필 사진.JPG)

 

 구원겸 눈 안에 우주가 담겨 있다

 저렇게 맑고 깨끗한 눈 한 남돌들이 내 경험상 파기 좋아

 외모도 진짜 신해운에 안 뒤지는듯

 

 (김준서 프로필 사진.JPG)

 

 김준서 얘는 여기 안 나왔어도 탑급 아이돌 됐을 텐데, 빨리 나오는 게 나한텐 이득이라 마이턴 나오는 거 불만 없어

 연습생 때부터 유명해서 연습생 파던 애들한테서는 좋은 소리 안 나오는 거 아는데

 아직 프로그램 초반이잖아 지켜보자

 

 

 

 (댓글)1230개

 

 

 

  └ 와 니 글=내 맘임 진짜 빠짐없이 맞는 말들

 

  └ 연생빠들 김준서 가지고 뭐라고 그만 말 얹어 그 회사 이번에 남돌 안 내는 거 다 알면서 왜 그러는 거

 

  └ 김준서 지금 소속사랑 곧 계약 기간 끝이란 말 있던데

  └ ㄹㅇ???

  └ ㅇㅇ 근데 웬만하면 회사에서 붙잡으려고 할 듯

 

 

 

 

 [NEW] 내 돌 홈마 김준서 간 보더라

 

 

 (김준서가 브이하는 사진.JPG)

 

 제작발표회 사진인데 ㅈㄴ잘생김

 이 홈마 사실 나랑 취향 다 겹쳤는데 나도 얘 끌림ㅋㅋㅋㅋ실력도 좋고

 

 (댓글)1230개

 

 

  └ 이 정도면 홈마 잡는 거 따라잡으면 되는 거 아니냐 이 정도면 홈마 쪽을 사랑하는 거 같음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ㄹㅇㅋㅋㅋㅋㅋ

 

 

 

 역시 김준서가 가장 반응이 좋았다. 의외로 나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서 놀랐다. 나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보니 기분이 이상했다. 아이돌과 관계없는 삶을 살아서 그런지, 안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하기도 했다. 이런 어색함을 나는 고마움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나를 살려줄 사람들이다. 새삼 누군지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 몸에 들어와, 돈을 노리고 데뷔하고 싶어하다니. 고시 공부하던 때의 나였더라면 생각도 못할 일이다.

 

 “하….”

 

 이런저런 생각으로 어지러워 나는 탄식을 뱉었다. 머리를 헝클어뜨리고 밥을 먹으러 갔다. 식당으로 향해 가던 도중, 온다겸을 만나서 같이 앉아 먹게 되었다. 온다겸이 말이 많은 것은 알았으나, 먹방 유튜버처럼 일일이 음식을 소개하는 것을 보고 나는 경악했다.

 

 윤지우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잠깐 밥을 먹고 나서, 곧바로 연습실에 모였다. 3번 맞춰본 다음, 잠시 휴식을 취했다. 쉬는 도중에 윤지우가 박수를 쳤다.

 

 “다시 한번 안무 맞춰봐요.”

 

 하나, 둘, 셋! 이세빈이 안무를 틀렸다. 4번째 시도 때도 같은 안무를 틀렸다. 5번째 시도 때도 마찬가지였다. 계속 안무를 틀리는 이세빈은 창백한 얼굴로 고개를 떨궜다. 윤지우는 손으로 앞머리를 넘기며 한숨을 쉬었다. 웬일로 잠잠하던 김준서가 활짝 웃으며 소리쳤다.

 

 “완전 엉망이에요!”

 

 누가 저놈 입 좀 막으면 안 되나?

 

 “다 너처럼 잘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

 

 이세빈의 날카로운 말에 김준서는 어깨만 으쓱했다. 그러자 이세빈은 자존심이 상했는지,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이번 연습은 끝장인가. 이 갈등이 방송에 어떻게 나갈지 상상만 해도 오싹하군. 그런데 새벽에 연습을 하러 나갔을 때, 이를 악물고 연습하는 이세빈을 보고 나는 생각을 바꿨다. 김준서가 좋은 자극이 된 모양이었다. 나는 이세빈에게 말을 걸었다.

 

 “밤 샌 거예요, 형?”

 

 “응.”

 

 대답을 하면서도 이세빈은 춤추기를 멈추지 않았다.

 

 “힘들면 나한테 말해요. 저 계속 밤새 연습하니까, 새벽마다 1대 1로 도와줄 수 있어요. 저도 춤을 그리 잘 추는 건 아니지만요.”

 

 그 말에 드디어 이세빈이 춤추기를 멈추고, 나를 돌아보았다. 눈을 크게 뜨자, 안 그래도 토끼처럼 귀여워 보이는 얼굴이 더욱 귀여워 보였다.

 

 “왜 나한테 그렇게까지….”

 

 “같은 팀이니까요. 힘들면 도와야죠.”

 

 “…고마워.”

 

 “고마우면 연습으로 갚아줘요.”

 

 나는 주먹을 들이밀었다. 이세빈은 소심하게 주먹을 맞부딪혔다.

 

 ***

 

 단톡방에 공지가 올라왔다. 아침 식사를 하기 전, 만나서 연습하자는 윤지우의 연락이었다. 그에 다들 동의의 답장을 했다. 이세빈도 응. 한마디만 올렸다.

 

 연습은 처음에는 평범하게 흘러갔다. 그런데 아침이라 집중력이 무너진 건지 뭔지, 이번에는 이수안이 안무를 못 따라왔다. 다들 얘는 왜 못 따라오나 하는 의구심을 가진 게 보였다. 그렇다고 해도 이런 분위기는 오답이었다. 그 분위기를 예민한 이수안이 눈치채지 못할 리 없었다. 이수안은 인상을 쓰고 뛰쳐나갔다.

 

 “이수안!”

 

 윤지우의 부름에도 이수안은 돌아보지 않았다. 나는 서둘러 이수안의 뒤를 쫓아갔다. 이수안은 건물 옥상에서 고독을 씹고 있었다. 따라올 줄은 몰랐는지 놀란 표정이었다. 그랬다가 다시 성난 표정이 됐다.

 

 “내가 우습지?”

 

 카메라가 없으니 반말을 쓰겠다는 건가.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눈은 입만큼 말한다 사용.’

 

 “그럴 리가요. 수안 씨 말대로 난 개인 연습생이고, 아이돌을 하려고 마음 먹은지 얼마 안 됐으니까 아이돌에 대해 무지해요. 하지만 이건 알아요. 수안 씨가 진짜 아이돌이 되고 싶어 하는 거. 그러니까, 빨리 오라고는 안 할게요. 마음 정리하고 나와요.”

 

 [재수없어. …그래도 맞는 말이긴 하지.]

 

 이수안은 역시 나를 싫어하는 듯했다. 그래봐야 어린애의 말이라 그다지 상처입지는 않았다.

 

 나는 옥상에서 나왔다. 10분쯤 지났을까, 이수안은 연습실에 어색한 얼굴로 돌아왔다. 김준서는 별다른 생각이 없는지 돌아왔냐며 이수안을 반겼다.

 

 연습을 하고 숙소로 돌아간 나는 김준서의 따발총 같은 수다 폭격에 시달리다가 잠자리에 들었다. 날이 밝아 밥을 배불리 먹은 후, 우리는 카메라를 들고 숙소를 찍으러온 분께 기습적인 공지를 받게 되었다.

 

 “자기소개 5분 PR이 뭐예요? 내 소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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