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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성좌가 지켜주는 회귀자 데뷔일지
작가 : 솔트
작품등록일 : 2022.1.1

여기가 어딘지, 어쩌다 여기 있는 건지 제대로 기억나지 않았다. 이번에도 시험에서 떨어지고 술을 마신 것까지는 기억나는데. 머리가 지끈거리네. 내가 알파기는 해도 사법고시는 쉽지 않았다. 몇번 고배를 마셔도 나는 꺾이지 않았다. 오히려 불타올랐다. 쉽기만 하던 인생에서 처음으로 나타난 어려운 문제이니까.

그나저나 누가 술을 마신채로 쓰러진 나를 자기 집에 데려온 건가? 일단 씻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화장실에 들어갔다. 거울을 보자마자 경악했다. 남자다운 턱선 대신 말랑한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얼굴이 있었다. 그리고 몸에서 팔랑거리며 떨어진 불길한 말이 쓰여진 쪽지.

[나를 구해줘.]

그때 갑자기 눈 앞에 푸른 창이 떠올랐다.

 
2화
작성일 : 22-01-01 22:15     조회 : 199     추천 : 0     분량 : 5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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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합니다.”

 

 이세빈은 꾸벅 고개를 숙이고 무대에서 내려가 등수가 적힌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모두가 착석했을 때 내 첫 등수가 최종적으로 결정되었다. 24위. 데뷔권은 아니지만, 충분히 괜찮은 순위였다.

 

 그렇게 촬영이 끝나고 숙소로 돌아가려는 참에 내게 한 참가자가 싱글거리며 다가왔다.

 

 ‘윤지우라.’

 

 골칫덩어리가 왔군. 상당히 귀찮은 놈이니, 거리를 두고 싶었다. 그런데 제 발로 찾아오다니.

 

 “무대 잘 봤어요. 잘하시던데~”

 

 “네. 감사합니다.”

 

 지금은 서로 칭찬 등을 하면서 친한 무리를 형성하는 시간인 것 같았다. 그런데 어째 윤지우가 하는 칭찬은 칭찬 같지가 않은데, 착각인가?

 

 “저는 그런 모험은 못 하겠던데. 춤 상당히 실험적이었죠.”

 

 이 자식, 날 놀리는 건가? 싶었는데 웃고 있으니 화를 참았다. 웃는 얼굴에 침을 뱉을 수는 없지 않나.

 

 “신해운 씨도 잘하셨어요.”

 

 윤지우는 내 반응이 미묘하자 신해운에게 타깃을 돌렸다.

 

 “고마워.”

 

 신해운은 애가 착한 건지 바보인 건지. 헤헤거리며 웃었다.

 

 “배고픈데 밥 먹으러 갈까요?”

 

 신해운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어디서 튀어나온 건지, 김준서가 내 목에 달라붙었다. 무거워. 나는 팔을 휘저어 놈을 떼어놓았다.

 

 “오. 오늘 맛있는거 나오네요.”

 

 무대를 마쳤는데도 여전히 힘이 넘친다. 밥이라고 해봐야 식당 뷔페식 밥일 뿐인데 꽤나 즐거워한다. 줄 서서 밥을 받고, 한 수저 떠먹자마자 김준서가 소리쳤다.

 

 “밥 맛있다!”

 

 그 말 대로였다. 밥이라도 맛있어서 다행이네.

 

 자연스럽게 숙소에서 같이 지내는 놈들과 전화번호 교환을 했다. 불편한 상대도 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단톡방에 활기차게 뛰어다니는 강아지 이모티콘을 쓴 김준서를 필두로 인사말이 이어졌다. 숙소는 미리 멤버가 정해져 있었다. 숙소는 5인 1실로, 나와 김준서, 이세빈, 윤지우, 그리고 신해운이었다.

 

 그러고 보니 급하게 오느라 수건도 못 챙겨왔다. 빨리 씻고 싶은데. 나는 어쩔 수 없이 대충 씻고 나왔다. 방에 아무도 없으니 괜찮겠지.

 

 “아.”

 

 “이, 이현야?!”

 

 신해운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두 뺨을 감싸고 부끄러워하는 것에 나는 어이가 없어졌다. 쟤는 목욕탕도 안 가나?

 

 “수건을 실수로 안 들고 가서.”

 

 “내 수건 줄까?”

 

 “괜찮아. 지금 꺼내려고.”

 

 “으응! 난 다시 나갈게!”

 

 후다닥 도망가는 신해운을 보자 웃음이 나왔다. 귀엽네. 그러다 갑자기 머리 위로 팝업창이 떠올랐다.

 

 [구원겸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한 성좌가, 구원겸의 흑염룡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합니다.]

 

 “어?”

 

 [성좌가 자신을 이제야 인식했냐고 말합니다.]

 

 “…성좌?”

 

 [일종의 수호령이라고 생각해도 좋다고 말하며 가슴을 내밀고 헛기침 합니다.]

 

 “이 몸에 들어온 이유도 당신 탓인지 궁금한데. 맞나요?”

 

 [성좌는 고개를 저으며 안타깝다는 듯이 구원겸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러면 됐습니다. 그러면 스킬은 어떻게 쓰죠?”

 

 [성좌는 스킬명을 떠올리거나, 창을 터치하면 된다고 말합니다.]

 

 “감사해요.”

 

 일단 내일 한번 스킬 사용을 해야겠다 싶었다. 성좌에게 묻고 싶은 게 많지만, 일단 잠을 자야한다. 수면 부족으로 내일을 망칠 수 없으니까. 나는 들고 온 노란색 강아지 무늬 잠옷으로 갈아입었다.

 

 이날은 꿈도 꾸지 않고 잠들었다. 다만 중간중간 김준서가 시끄러워서 살짝 잠에서 깰 뻔하기도 했다. 김준서는 아침에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소리쳤다. 그래서 나는 모닝콜이 울리기도 전에 깨어나 버렸다.

 

 “…어 났어!”

 

 ‘시끄러워….’

 

 김준서는 진짜 활발한 야행성 고양이가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밤에도 그렇게 활발할 리 없으니까. 거기다 놈은 심지어 인간이기까지 해서 낮에도 활기차다.

 

 “형 일어 났어요! 얼른 놀아요!”

 

 “…형 피곤하다.”

 

 대충 김준서를 상대해주다가, 비몽사몽한 채 양치를 했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을 대충 정리했다. 나는 구원겸이 되었고, 마이턴에 출연했고, 여기는 숙소다. 정리 끝. 아직 졸리네. 찬물로 얼굴을 씻으면서 정신을 차리려 노력했다. 다 씻었을 때, 잠을 깨우기 위한 노래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저번 시즌 테마곡 노래가 크게 흐르자, 잠을 방해받은 연습생들은 신음했다. 나는 문을 박차고 나가 안무를 간단하게 따라 췄다. 어쩌면 방송 분량으로 잡힐 수도 있으니까 하는 몸부림이었다.

 

 빠르게 옷을 갈아입고 같은 방 애들과 같이 아침부터 먹었다. 이번에도 전회차 마이턴과 동일하게 아침에 불러내서 운동을 시켰다. 아침부터 좆빠지게 달리고 나니 개운했다. 다시 씻고 나서 마이턴 교복을 입고 헤어 메이크업을 받고 대기했다. 이번에는 소속사별로 무대 위로 나가서 끼를 부리다 착석하는 모양이었다. 나보다 순서가 빠른 참가자들이 각종 묘기를 선보이는 것을 구경했다. 물론 그러면서 내가 뭘해야 할지도 머리를 굴렸다. 음. 역시 스킬을 쓰는 게 좋겠네.

 

 그리고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다.

 

 ―구원겸 연습생, 나와주세요!

 

 이 정도 일로 긴장하지 않는다. 나는 고개를 당당하게 들고 걸어 나갔다.

 

 ‘너는 나에게 반한다와 천의 얼굴 사용.’

 

 [두개의 스킬을 혼합해서 사용하기에는 스킬의 레벨이 낮습니다.]

 

 ‘음. 그러면 천의 얼굴 사용.’

 

 [최초 스킬 사용. 레벨이 1만큼 상승합니다.]

 

 레벨 상승이 무엇인지 알아볼 틈은 없었다. 나는 무대 위로 올라갔다. 히트를 친 시즌 1 마이턴 안무 동작을 짧게 보여준 후 윙크하며 하트를 날렸다. 나만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표정이었다. 내가 무슨 아이돌도 아니고. 아 물론 아이돌이 되려고 하는 사람은 맞지만. 연습생들이 나를 보고 환호성을 질렀다. 정작 나는 쪽팔림으로 가득 차서 양손으로 볼을 감싸고 후다닥 자리에 앉았다. 긴장이 문제가 아니라 쪽팔림이 문제였나.

 

 앉아서 기다리는 동안, 나는 할 일이 없어진 김에 스킬창을 불러올 생각을 했다. 아마 스킬창이라고 생각하면 뜨지 않을까.

 

 ‘스킬창.’

 

 그러자 스킬창이 떠올랐다.

 

 너는 나에게 반한다. (3분 동안의 시간 동안 상대를 현혹 가능. 하는 말에 설득력을 더 실어주고, 상대의 판단력을 흐려지게 만든다.) Lv. 0

 

 눈은 입만큼 말한다. (하루에 한번 사용 가능. 상대방과 눈을 마주치면, 그 사람이 지금 하는 생각을 짧게 들여다 볼 수 있다.) Lv. 0

 

 천의 얼굴 (표정을 자유자제로 바꿀 수 있다.) Lv. 1

 

 옆에는 3칸의 게이지바가 떠있었다. 아마도 스킬을 사용할 때마다, 게이지가 한칸씩 차오르는 게 아닐까 싶었다. 천의 얼굴이 레벨 1이된 것은 최초의 보상이니까, 다른 스킬은 레벨을 올리려면 3번 사용해야 하는 건가.

 

 내가 스킬을 살펴보는 동안 연습생들이 전부 자리에 착석했다. MC인 주이가 무대 위에 나타났다. 연습생들의 우렁찬 환성소리와 박수가 쏟아졌다. 주이는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가, 고개를 들고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었다.

 

 “오늘부터 본격적인 연습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오늘, 이번 시즌 테마곡이 발표됩니다. 테마곡을 연습한 후, 영상을 찍어서 제출하면 되는데요, 이것을 바탕으로 등급 발표가 이루어집니다!”

 

 테마곡이 나오자 다들 탄식했다. 아마 다들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은근히 어렵다.’

 

 하루 만에 다 익힐 수는 있겠지만, 완성도는 장담할 수 없었다. 테마곡과 안무 영상을 받은 연습생들은 각자 연습실, 혹은 숙소로 흩어졌다. 나 또한 연습실로 가려던 차에, 누군가에게 붙잡혔다.

 

 “아, 안녕하세요.”

 

 ‘이름이 온다겸이었지. 원래 마이턴 때는 최종 2위까지 올라갔던. 그런데 어쩐 일이지?’

 

 “같이 연습하실래요?”

 

 거절할 이유가 없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약간 무서웠던 첫인상과 다르게 화사하게 밝아진 얼굴이 역시 어린애는 어린애구나 싶었다. 같이 하는 연습은 생각보다 재밌었다. 테마곡을 잘해야 스포트라이트가 더 많이 돌아오는 앞 라인에 설 기회가 온다.

 

 마이턴은 A-B-C-D-F 등급으로 나뉘는데, 나는 B 이상을 노리고 있었다. 테마곡만 열심히 연습한다면, 등급 상승은 충분히 가능해 보였다.

 

 “같이 연습하니 더 잘 되는 것 같네요. 같이 연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뭘요. 저도 좋았어요.”

 

 “연습 더 할 거예요?”

 

 근처에서 연습하던 김준서가 웃으면서 대화에 끼어들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온다겸은 잠깐 숙소에 간다고 했다. 김준서는 온다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그럼 한번 같이 노래 틀고 해봐요!”

 

 그러더니 내 옆에 자리를 잡았다. 물론 거절할 생각도 없었지만 당연하다는 듯 들이대니 조금 황당하면서도 신기했다. 마이턴에서 1위를 한 참가자가 지금 내 옆에 있다. 다시 돌아온 온다겸과 나 그리고 김준서는 밤늦게까지 연습했다. 잠깐 쉬었다가 최종적으로 제출용 영상을 찍었다.

 

 “잘 나왔어요!”

 

 김준서는 내 영상을 확인하고 박수를 쳤다.

 

 “수고하셨습니다.”

 

 온다겸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둘에게 말했다.

 

 “고생했어. 둘다.”

 

 “네, 형!”

 

 “네.”

 

 각기 다른 텐션의 대답이 날아왔다. 김준서는 정말 전형적인 서바이벌 1위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사람들에게 밝은 기운을 전해주는 활기찬 성격의 소유자 답게, 새벽에도 기운이 넘쳤다.

 

 “그럼 이제는 자러가죠.”

 

 “형! 저랑 같이 자요!”

 

 “뭐?”

 

 황당해 하자, 김준서는 입을 삐죽 내밀었다.

 

 “혼자 자면 심심해요!”

 

 “커다란 남자 둘이서, 1인용 침대를 같이 쓸 수 있겠냐?”

 

 “형 저보다 작아요!”

 

 “지금 나 놀리냐?”

 

 “아니요! 형 귀엽다고요!”

 

 “귀여운 건 나보다는 온다겸이지.”

 

 형, 형거리며 따르는 게 귀여우니까. 그런데도 김준서는 내 말에 반박했다.

 

 “온다겸은 멋진 계열! 형은 귀여운 계열! 둘이 달라요!”

 

 “맞습니다. 저는 멋지죠. 형은 귀여워요.”

 

 “하아.”

 

 한숨이 나왔다. 아까 전에도 투닥대면서 잘들 놀던데. 게다가 김준서와 온다겸은 동갑이니까, 곧 친해지겠지. 의견도 잘 맞는게, 어째 둘이 절친이 될 날이 얼마 멀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다음 촬영 날에는 바쁘게 움직였다. 전에는 대충 피부만 정리했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된 메이크업을 통해서 아이돌 다움을 보여줘야 한다. 출장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출장 헤어스타일리스트에게 얼굴과 헤어를 맡기고 나서 마이턴 교복을 입었다. 나는익숙해진 세트장으로 걸어갔다.

 

 “다들 잘 쉬셨나요?”

 

 주이의 말에 연습생들의 활기찬 대답이 돌아왔다. 물론 나도 같이 외쳤다.

 

 “오늘은 등급 발표와 함께 프로필 사진을 찍는 시간을 가집니다!”

 

 주이는 잠시 텀을 두고, 마이크를 들고 다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제출한 영상을 바탕으로 등급이 정해졌습니다! 과연 최고 등급인 A 등급을 받을 참가자는 누가 될까요!”

 

 참가자 각자의 앞에 화려한 금속 상자가 배치됐다. 이 안에 등급을 상징하는 배지가 들어 있다.

 

 “참가자 여러분, 등급 박스를 오픈해 주세요!”

 

 상자 안에는 A라고 쓰여진 종이가 있었다.

 

 나는 종이를 보고 깜짝 놀라 휘청거렸다. 그때 뒤에서 나를 잡는 손이 있었다. 그 사람을 돌아보며 나는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축하해요, 형.”

 

 상대는 나를 보며 그렇게 말했다. 얼굴을 확인한 나는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 김준서. 예상하지 못한 상대였다. 김준서의 손에는 물론 A등급 종이가 있었다.

 

 “고마워. 너도 축하해.”

 

 그렇게 말하자, 김준서는 내 어깨를 살짝 두드리고 내 옆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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