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자유연재 > 판타지/SF
마르카
작가 : JakeCello
작품등록일 : 2021.12.30

변방에 있는 작은 마을 ‘누주’의 대장장이 ‘마르카’가 마을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수도로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

 
9. 레아
작성일 : 21-12-31 19:53     조회 : 180     추천 : 0     분량 : 1077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군중이 바라보는 단상에 굵은 밧줄로 두 손목이 묶인 한 청년이 올랐다. 마르카는 교수대에 두 번째 오르면서 자신을 올려다보는 어머니와 눈을 마주쳤다. 아침이라 얼굴이 깨끗하게 보였다.

 얼마 전까지 대장장이의 단골이었던 사형집행자가 마루에 오른 사형수의 손목에서 밧줄을 풀어주었다. 그러자 뒤에 있던 가장 나이 많은 원로가 투명한 유리잔과 주전자를 들고 사형수 청년 앞에 다가섰다. 마르카는 손을 내밀어 잔을 받았다. 늦은 오후에서 저녁 사이로 흐르는 시간처럼 노을빛 차가 따라 나왔다. 지금껏 재배한 차 중에 가장 밝고 다채로웠다. 단상 아래에서 향을 맡은 이들은 오랜만에 가벼운 한숨을 내쉬었다. 유언은 사람이 죽어야 그 효력이 발생한다는데, 사형수의 언약은 죽기 전에 이뤄지는 계획이라 해도 될까. 마르카는 차를 음미하면서, 이 순간을 모두가 영유하길 바랐다. 그리고 자기가 누울 관에 박을 쇠못이 충분하다는 걸 상기했다.

 사형수는 찻잔을 세 번 비웠다. 집행인이 다시 밧줄로 그의 손목을 묶고 사형 집행을 기다렸다. 그 순간 마을 어귀에서 울화에 가까운 비명이 들렸다. 다수가 처음 들으나 몇은 전에 들어본 적 있는 소리.

 누주에 처음 온 여자아이가 레아를 알아보고-정확히 말하자면 레아의 냄새를 알아채고- 그쪽으로 달려갔다. 여자아이의 왼쪽 위팔은 정교한 솜씨로 봉합되었다. 레아는 여자아이의 손에 쥔 메스를 보았다. 아이가 메스를 쥔 손으로 교수대를 가리키며 목소리를 내었다. 듣기 괴로웠으나 레아는 견뎠다. 한 음 한 음 놓치지 않고자. 그리고 작지만 낯익은 글씨가 새겨져 있는 메스를 아이에게 달라고 했다. 작은 칼날을 건네 받은 여자는 여자아이를 안고 교수대로 걸어갔다. 누구도 말릴 새 없이. 마르카는 아이의 상흔을 보고 한쪽 얼굴을 실룩였다.

 단상에 오른 나이 든 여자는 아이를 내려놓고 눈물을 흘렸다. 올가미를 쥔 집행자의 손목을 붙잡아 밀쳤다. 레아는 아들을 끌어안고 얼굴을 구겼다.

 “나는 이 애가 죽기 원하지 않는다. 이 애가 처벌받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리고 메스로 아들의 목에 건 포승을 끊었다. 꺼슬꺼슬한 감촉이 벗겨지자 대장장이는 한 가지 일을 계획했다. 못과 망치를 가져와 교수대를 손보기로.

 
작가의 말
 

 이번 에피소드까지 1부입니다. 이어서 2부 올립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8 38. 무릎과 손 2022 / 1 / 6 183 0 2122   
37 37. 변경으로 2022 / 1 / 6 181 0 1636   
36 36. 되새김질 2022 / 1 / 6 187 0 698   
35 4부 - 35. 모든 곳이 사막은 아니지 2022 / 1 / 5 173 0 3076   
34 34. 메시지 2022 / 1 / 5 200 0 2355   
33 33. 고기 2022 / 1 / 5 183 0 618   
32 32. 전쟁이라 기록된 사냥 2022 / 1 / 5 181 0 4483   
31 31. 무용극 2022 / 1 / 5 177 0 1584   
30 30. 장군과 대장장이 2022 / 1 / 5 177 0 1732   
29 29. 지휘자 2022 / 1 / 5 193 0 3803   
28 28. 해부 2022 / 1 / 5 187 0 3445   
27 27. 젊은 원로의 연설 2022 / 1 / 4 179 0 1474   
26 26. 조정관과 대장장이 2022 / 1 / 4 168 0 3703   
25 25. 조정관과 다도원장 2022 / 1 / 4 183 0 4809   
24 24. 재회 2022 / 1 / 4 188 0 5106   
23 23. 다도원장 에르마의 특별강좌 오리엔테이… 2022 / 1 / 4 186 0 2356   
22 22. 카멜라 2022 / 1 / 4 180 0 3815   
21 21. 수도 로세트 2022 / 1 / 4 177 0 2549   
20 3부 - 20. 설파(舌破) 2022 / 1 / 4 182 0 8139   
19 19. 리코 티에라 2022 / 1 / 3 176 0 2847   
18 18. 조정관 이냐시오 2022 / 1 / 3 182 0 2780   
17 17. 우물 2022 / 1 / 3 178 0 7742   
16 16. 절름발이 만담꾼 2022 / 1 / 3 193 0 1487   
15 15. 뿔 2022 / 1 / 3 182 0 4755   
14 14. 대장간 앞에서 2022 / 1 / 3 192 0 2307   
13 13. 가모네 2022 / 1 / 3 194 0 4350   
12 12. 라이너 2022 / 1 / 3 197 0 1553   
11 11. 요청 2022 / 1 / 2 210 0 4178   
10 2부 - 10. 나이프 2022 / 1 / 2 191 0 3032   
9 9. 레아 2021 / 12 / 31 181 0 1077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