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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작가 : 해적선장
작품등록일 : 2016.10.27

역적으로 몰려 바닷가 마을로 귀양을 온 왕족 김현은 신비한 도승 성탄스님으로 부터 기묘천서라는 비서를 얻게 되고, 김현과 한 마을에서 자란 윤슬과 치우의 인생의 역정 이야기

 
18화 바다구슬
작성일 : 16-10-29 18:14     조회 : 482     추천 : 0     분량 : 5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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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슬은 4층으로 올라가던 계단에서 갑자기 발걸음을 멈춘다. 그리고 인어소년에게서 받은 구슬 하나를 치우 손에 지어준다.

 “이기 먼데?”

 “오라버니. 내 이름 윤슬이 먼 뜻인지 아요?”

 “갑자기 왜 이러나 니?”

 “해님이나 달님이 바다를 비출 때 반짝거리며 빛나는 잔물결을 윤슬 이라고 하요. 나 같은 것 한 테는 과분한 이름 같은 디, 이쁘긴 참말로 이쁘지라.”

 “…….”

 “이거 인어가 주고 갔소. 오라버니 몫도 내가 챙겨났소. 이 구슬은 바다 색깔을 닮아서 내 이름하고도 잘 어울려서 내가 가질라 했는데 여 까지 와준 오라버니 한데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혀서 큰 맘 먹고 드리는 기요. 헤헤 헤헤”

 “됐다. 치아라. 내가 이런 거 바라고 여 왔나. 남사시럽구로”

 치우는 윤슬이 마지막 관문을 남겨두고 갑자기 진지해 지자 두려운 마음도 들고, 혹시 윤슬을 잃게 될지도 모른 다는 생각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그럴수록 마음을 감추기 위해 말은 마음과 반대로 나온다.

 “어허! 곰탱이! 언능 받으소. 그라고 혹시라도 나가 안 돌아오면…….”

 “됐다. 쓸데없는 소리 고만 씨 부리고, 퍼뜩 가던 길이나 가고 이 구슬인지 먼지도 난중에 나 도”

 윤슬은 울음을 꾹 참고 한 번도 본적 없는 단호한 표정으로 치우의 손을 잡고 말을 한다.

 “오라버니, 어서 받으소. 내 맘이 편치 않소. 여 까지 오라버니 도움으로 왔는데, 이제 퉁소만 불면되는 디 오라버니 굳이 없어도 된 다 안 하요. 제발 팔상전 밖에 나가서 날 기다려 주소. 내 꼭 돌아 올 것이요. 내가 맘 편하게 불고 싶어서 그라요.”

 윤슬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아는 치우이기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치우는 윤슬을 와락 끌어안고 등을 두르려 준 후 구슬을 꼭 쥐고 계단을 뛰어 내려간다. 치우의 우람한 발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려오며 발소리가 멈출 때 까지 윤슬은 자리에서 서 있었다.

 ‘이제 나 윤슬이가 간다잉’

 

 왜국에 왕과 왕비의 비밀특사로 나간 정찬동은 왜국의 왕과 주요 관리들을 만나서 군사원조를 해 줄 수 있는지 의사타진을 한다. 하지만 사람들을 만나면 만날수록 군사지원 보다는 우리나라를 공격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곳은 우리나라와 달리 가뭄보다는 태풍과 지진, 해일로 인한 피해로 국토 전체가 황폐화 되어 가고 있었다. 나라의 수뇌부는 자기 나라 사람들이 살 새로운 땅을 찾고 있는 중이었고, 가장 가까이 있는 우리나라가 첫 번째 표적이 될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심란한 마음에 잠을 이루지 못 하던 날 밤 정찬동은 마당에 서서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왕비님은 잘 계실는지…내가 자리를 비우는 게 실책은 아닐지….’

 그 때 하늘을 가르며 별동별이 떨어진다. 왕비가 걱정이 되었던 정찬동은 서둘러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다음 날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한다.

 ‘먼가 불길해. 좀 더 시간이 지난 후에 왔어야 했을 것을…….왜국의 의도를 알아 챈 것은 큰 수확이긴 하지만 내일이라도 길을 서둘러야겠다.

 

 이 시각 박관수의 집에는 불이 삽시간에 번져 아흔 아홉 칸 대 저택의 상당부분이 유실 되었고, 박관수와 박자광, 왕비의 시체는 불에 타 이미 형체를 알아보기도 어렵게 되었다. 박관수 대감의 집에 불길이 솟아 오른 것을 확인 한 초선은 별당에서 의종을 살해하기 위한 굿을 시작한다. 하얀색 창호지로 온 방을 도배 하고, 왕의 도포자락과 머리카락으로 사람모양을 만들고 베게 속을 넣어서 왕처럼 생긴 인형을 만들었다. 초선은 왕의 인형을 방 가운데 쳐 놓은 작은 십자가에다 걸어 놓았다. 이때 발아래서 하얀색 고양이가 구슬프게 운다. 하얀 고양이에게 희미한 미소를 지어 보이던 초선은 왕이 사용하던 젓가락으로 고양이의 이마를 관통 시킨다. 흰 고양이에게서 피가 솟구치자 초선은 고양이를 붓 삼아 하얀 벽에 의미를 알 수 없는 글을 쓰기 시작한다. 흰 고양이의 피로 한 쪽 벽면에 기호 같은 무늬를 가득 채운 후 초선은 물 대신 고양이 목에서 나오는 피를 부어 먹을 갈기 시작한다. 벼루에는 피 가 넘쳐 바닥으로 흘러내리고 있다. 맹렬한 속도로 먹을 갈다 피 거품이 일어나자 초선은 벌떡 일어나 젓가락 두 개를 벽에 걸려 있는 인형에게 던진다. 두 개의 젓가락은 인형의 양쪽 눈에 정확히 꽂혔다. 초선은 벽에 걸려 있던 인형을 가져와 왼손에 수저와 함께 들고 오른손으로는 미친 사람처럼 주문을 외우며 다시 먹을 갈기 시작한다. 이때 초선의 검은 눈동자는 사라졌고 알수 없는 주문을 외우기 시작한다.

 “다러셩 두어셩 다랑다랑. 다러셩 니어셩 가랑가랑. 다러셩 가어셩 야랑녀렁”

 이때 피가 넘치는 벼루에서 조금씩 연기가 나기 시작한다. 연기가 피어올라 점점 커지면서 초선의 몸을 감싸자 초선은 방에서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초선이 다시 나타난 곳은 놀랍게도 의종의 처소이다. 아직 왕비의 죽음이 전달되지 않은 상태이다. 의종은 눈은 서책을 보고 있으나 이런저런 고민에 빠져있다. 깊은 고민에 빠져 있던 왕은 앞에 초선이 나타난 지도 모르고 서책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르릉, 그르응, 야옹. 야옹”

 초선은 갑자기 고양이 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놀란 왕은 고개를 들어 괴기한 모습의 초선을 발견하였다. 의종은 소리를 지를 새도 없었다. 초선이 오른 손에 들고 있던 수저를 왕의 목을 향해 던져 버린 것이다. 의종은 목에 수저를 꽂은 채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그대로 쓰러졌다. 이때 밖에서 급하게 왕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자 초선은 이내 연기처럼 사라진다.

 “상감마마. 신 돌석이 급히 아뢰올 말이 있사옵니다”

 안에서 기척이 없자 내시 돌석은 급한 마음에 밖에서 아뢴다.

 “상감마마! 왕비마마가 가 계신 사가에서 큰 불이 났다고 합니다. 궁 에서도 사람을 보내 화재 진압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전하? 전하?”

 아무 대답이 없자 이를 이상히 여긴 내시는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간다.

 “주상전하 소인 들어가옵니다.

 고개를 숙이고 들어온 내시 돌석은 방 안에서 나는 이상한 냄새를 맡고 고개를 들었다. 돌석의 눈앞에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의종이 보였다.

 “주상전하! 주상전하! 여봐라 어서 의원을!”

 

 초선이 자신의 방에 갑자기 나타나자 기다리고 있던 선희가 놀라 소리를 지른다.

 “아이참 놀래라! 어디 갔다 오는 게요? 집에 불 지르고 이리 뛰어 오라고 해 놓고는”

 초선은 막 살인을 끝마친 뒤라 눈에는 아직 살기가 그대로 남아있다. 매서운 눈초리로 선희를 쏘아 보았으나 선희는 전혀 위축되지 않는다. 선희도 친 언니의 목숨을 눈 하나 깜빡 하지 않고 끓어 버리고 온 괴물이기 때문이다. 두 괴물의 살기가 부딪힌다.

 “멀 그리 노려보시오! 잘 하면 나도 죽이겠소? 혹시 자광 오라버니 시켜서 혹시 우리 아버지도 죽였소?”

 선희가 따지듯 묻자 초선은 더욱 강력한 기를 내뿜으며 되물어본다.

 “내가 그리 하란다고 그 어른들이 내 말을 따르겠느냐? 그건 그렇고 왜 언니 죽이는 건 별 일 아니고 남이 네 아비를 죽였다고 하니 지금 역정을 내는 것이냐?”

 초선의 인간을 초월하는 듯 한 살기에 선희는 한 풀 꺾여 말 꼬리를 내리며 대답을 한다.

 “죽이던 말든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최소한 내게 귀띔이라도 해줬어야지요. 그래야 나도앞 뒤 행동을 맞추고 입도 맞추고 하지. 내 다른 뜻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으니 괜한 역정 내지 마시구려.”

 “호호 너란 아이는 역시 대단한 아이구나. 호호”

 초선이 웃기 시작하자 선희도 따라 웃고 두 괴물은 그렇게 한 참을 웃었다.

 

 속리산 법주사 팔상전 아래에는 치우가 삼일 째 식음을 전폐하고 앉아 있었다. 윤슬은 돌아오지 않았다. 치우는 팔상전 아래에서 그 날 밤 분명히 윤슬의 아름다운 퉁소 소리를 들었으나, 연주가 멈추고 지금까지 윤슬은 돌아오지 않았다. 치우는 절망감과 죄책감에 견딜 수 가 없었으나, 달리 손을 쓸 방도가 없었기에 무작정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이때 등 뒤에서 누군가 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직 해가 떠 있으니 서둘러 속리산 문장대로 올라가게. 만약 그 아이가 돌아온다면 그 장소로 돌아 올 것이야. 허나 내일 아침 해가 뜨기 전 까지 돌아오지 않는다면 일이 잘 못 된 것이니 자네도 그만 집으로 돌아가게”

 무릎을 꿇고 앉아 울고 있는 치우의 등 뒤에서 성탄 스님이 이르는 말이다. 치우는 벌떡 일어나 성탄 스님의 멱살을 잡고 스님을 번쩍 들어올린다.

 “이 죽일 놈의 땡추! 이기 다 니 때문이다. 와 쓸데없는 말을 해서 일을 이 모양으로 만들어 놨노”

 “허. 그 놈 참. 힘은 좋다만. 버르장머리가 하나도 없구나. 내가 네 놈 고조 할애비보다도 나이가 많을 것인데”

 성탄 스님이 치우에게 들려 있는 채로 발길질을 하자 치우는 저 멀리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치우가 나뒹굴자 성탄 스님은 가볍게 착지 한 후 옷매무새를 만진다.

 “이 놈아. 나는 그 아이가 워낙 간절히 원하여 길을 알려 준 것뿐이다. 그리고 너도 들어서 알겠지만 내가 이미 죽을 수 있다고 충분히 이야기를 해 주었다. 갓난아기도 아니고 네 놈들이 선택을 한 일이거늘. 일이 조금 틀어졌다고 날 원망하는 것이냐? 어리석은 놈”

 스님의 엄청난 힘에 놀란 치우는 멍하게 쳐다 볼 뿐이다.

 ‘이…이건 사람의 힘이 아니다’

 “멀 멍청히 보고만 있는 거야. 어서 목욕재개하고 문장대로 올라가거라. 성심을 다하여 그 아이가 돌아오기를 빌어야 할 것이야. 네 놈이 할 수 있는 일은 그 뿐이다.”

 치우는 스님이 시킨 대로 계곡 물에 몸을 씻고 달이 뜨기 전에 문장대에 올라 정좌를 하고 앉았다. 정신을 집중하기 위해 윗도리를 벗고 명상을 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시간은 무심하게도 빨리 흘러 한 밤중을 넘어 새벽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치우는 초조한 마음이 들수록 정신을 더 집중하여 윤슬의 무사귀환 만을 염원하였다. 그러나 감은 두 눈 사이로 조금씩 여명이 밝아 오기 시작했다. 치우는 두려운 나머지 눈을 더욱 더 굳게 감고 가슴 속 깊은 곳에서부터 끓어 나오는 소리를 내 뱉기 시작했다.

 “윤슬아…윤슬아….제발 돌아온나.”

 “이잉 나 여기 왔소.

 치우의 귓가에 윤슬의 목소리가 들렸다. 겁이 난 치우는 눈을 뜨지 못한 채 말을 잇는다.

 “구신이가? 구신이면 썩 물러가고, 윤슬이면 날 꼬집어 봐라”

 “아따 이 양반이 속고만 살았나. 해 달래서 해 주는 거요”

 윤슬은 치우의 볼을 있는 힘껏 꼬집는다. 치우는 아픈 줄도 모르고 눈을 떠 윤슬을 바라본다.

 “이 문디 가시나야! 어찌 된 기고!

 윤슬은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으며 치우를 바라보며 말을 한다.

 “오라버니, 나 삼일 동안 하늘나라 구경하고 왔소.

 치우는 윤슬을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었고, 이내 눈이 부셔 고개를 돌린다. 윤슬의 머리 위로 시뻘건 태양이 떠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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