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현대물
달의 노래
작가 : 유니s
작품등록일 : 2019.9.20

한 여자가 임신을 했다. 그런데 아이아빠는 누군지도 모른다? 더욱이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를 누군가 빼앗으려 하다니............도대체 평범했던 그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아이를 지켜줘!!

 
변화
작성일 : 21-12-30 14:19     조회 : 212     추천 : 0     분량 : 4941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때마침 몸도 가벼웠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나니, 여자가 말한대로 8시 정각에 검은색 세단이 그녀의 집앞에 세워져있었다.

 차는 TV 시상식에서 연예인이 나타날 때 레드카펫 앞에서 내리는 매우 길고 커다란 세단이었다.

 차가 어찌나 크고, 먼지하나 없이 깨끗하던지 보경은 차를 타기도 전에 마른 침을 삼켰다.

 그러고는 검은 비단구렁이를 연상시키는 그런 커다란 차에 올라탔다.

 

 난생 처음이자,

 낯선 장소,

 새로운 일자리리까지 모든 것이 생소했던 그날 밤,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보경은 차근차근 그날을 떠올려보았다.

 맨 먼저 그녀가 앉은 차의 뒷좌석은 부드러운 가죽시트로 되어 있었는데, 앉은 순간부터 익숙한 차량처럼 매우 편안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차의 스피커에서 들려온 귀에 익숙한 클래식.

 부드러운 피아노 선율이 창밖의 작은 차량소음을 완전히 차단해주었다.

 미끄러지듯 달리는 차량 안에서 그녀는 점차 긴장되었던 마음이 편해져갔다.

 어디로 가는 지도 모르면서 낯선 여자의 말만 믿고, 무작정 올라탄 차 안에서 어쩜 그리도 편안했는지, 창밖의 거리가 점점 희미해지더니, 어느 순간부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의식이 사라진 것이다.

 

 그녀는 행선지에 도착해서야 기사의 도착했다는 음성에 눈이 떠졌다.

 그때는 긴장하고, 처음 접하는 일이니 피곤해서 졸았겠거니 대수롭지않게 여겼는데,

 바로 그날이다.

 

 의식이 없을 때, 무언가 일이 벌어졌으리라.

 

 그들이 무슨 방법으로 임신을 시켰는지는 모르겠지만, 정황상 그때뿐이다.

 그날 차에서 내릴 때, 보경은 어렴풋이 아랫배가 사르르 아팠던 기억이 떠올랐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운전기사의 정자는 아니다.

 당연하겠지만, 그 여자의 것도 아니다.

 그 여자는 분명한 XX염색체를 지닌 인간이다.

 

 그럼, 대체 누구의 것이지?

 

 보경은 혼란스러웠다.

 뱃속 태아의 아빠도 모른 채,

 아니,

 영문도 모른채로 자신의 뱃속에서는 생명체가 자라고 있는 것이다.

 이걸 어떻게 감당해야될지 도저히 감이 잡히지도 않는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생명체를 자신이 지켜내야 한다는 것이다.

 왠지 그런 사명감이 느껴졌다.

 

 이곳에 여자가 등장한 이후로 줄곳 느껴진 감정이었다.

 어쩐지 그녀가 자신을 이런 상황에 빠뜨린 장본인 같았다.

 직접적으로 해를 입히거나, 임신에 관여 하지는 않았겠지만, 분명 그녀가 한 일이다.

 이제부터 보경은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안 된다.

 

 아마도 그녀는 보경의 뱃속 생명체 때문에 이곳까지 직접 찾아온 것이리라.

 

 뱃속의 생명체에 지대한 관심을 둔 여자다.

 그녀로부터 그것을 지켜내야 한다.

 누가 만들었던지 간에 생명체는 보경의 것이다.

 타인에게 빼앗길 수는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계획이 필요했다.

 하지만,

 여자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대저택에 살고 있다는 정도였다.

 그것도 한 소년과 함께 지낸다는 것 뿐이다.

 그녀는 그를 매우 아끼는 것 같았다.

 보경은 다시 그날을 떠올려보았다.

 

 의식이 돌아온 순간, 보경의 눈에 들어온 것은 눈이 부실 정도로 새하얗던 거대한 저택이었다. 저택의 주변은 지금이 밤인지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로 환했다.

 아무튼 보경은 차에서 내린 다음, 기사의 안내로 저택안으로 들어갔다.

 그러고 나서 휠체어를 탄 소년을 만났다.

 말수가 전혀 없던 아이였다.

 보경의 일은 바로 그 소년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었다.

 그가 말을 못하는 건지, 단순히 말수가 없는 것인지는 아직까지 짐작할 수 없지만, 지금까지 그녀는 소년에게 책을 읽어주었다.

 책을 읽어주는 시간도 정해져있었다.

 한 시간.

 그녀가 소년에게 책을 읽어주면 되는 시간은 고작 일주일에 하루, 그것도 그날 중에 딱 한 시간이면 되었다.

 읽어줄 책도 그녀가 고르면 되었다.

 소년은 그녀에게 어떠한 요구도 하지 않았다.

 생전 처음보는 넓고, 고풍스러운 응접실에서 보경은 책꽂이에 꽂혀있는 수 많은 책 중에서 아무책이나 손에 집히는 것을 꺼냈다.

 「데미안」이었다.

 그리고 정확히 한 시간 동안 소년에게 책을 읽어준 다음 방에서 나왔다.

 그런 다음 저택의 현관앞에서 여자를 잠시 만났다.

 여자는 대뜸 보경에게 흰봉투를 건냈다.

 그러고는 보경을 쫓아내듯 예의 그 차로 밀어넣었다.

 보경은 그녀에게 뭐라 물을 틈도 없었다.

 그 후로부터 여자의 얼굴은 볼 수 없었다.

 

 집으로 돌아온 보경은 매우 지쳐있었다.

 특별히 몸이 고된 일을 한 것도 아니었지만, 상당히 피곤했다.

 단순히 책을 읽어준 것 뿐인데도 일이라는 건 피곤한 것이라고 느끼면서 그녀는 여자가 건넨 봉투를 열어보았다.

 당연히 알바비를 준 것이려니 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확인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 안에는 빳빳하고 두툼한 한 묶음의 신사임당이 미소를 띄며, 보경을 바라보았다.

 알바비로 받기에는 너무나 큰 금액이었다.

 고작 하는 일이라곤 일주일에 한 번, 그것도 딱 한 시간 책을 읽어주는 일이다.

 그런 거액은 가당치도 않은 단순한 일인 것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모든 게 이상했다.

 낯선 여자로부터의 일거리 제안도,

 거액의 돈봉투 역시나 현실과는 매우 동떨어진 것들이었다.

 

 그런데 어째서 그냥 넘어갔을까?

 

 보경은 일구의 의심도 품지 않았던 자신을 자책했다.

 매주 저택을 방문할 때마다 기분이 찜찜하긴 했지만, 그래도 의문을 갖지 않았다.

 내면의 깊숙한 곳에서는 의심을 품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쉬운 일거리에 거액을 받는 일을 굳이 들춰내면서 내치고 싶지 않았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사실 이상한 것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휠체어에 앉아 있는 말수가 없는 소년도,

 그에게 책을 읽어주는 일 자체도,

 깊은 숲 속에 대저택이 있는 것 조차도,

 모두 그녀의 상식 밖의 일이었다.

 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이상했던건 그 거대한 저택에서 그녀가 본 사람이라곤 소년과 여자, 그리고 운전기사뿐이라는 것이다.

 세 명이 살기에 저택은 커도 너무나 컸다.

 그런 거대한 저택을 관리하려면 최소한 열명 이상은 있어야 할 것 같았다.

 그 정도 규모의 저택이 비록 보경이 방문하는 시간이 늦은 저녁이기는 했지만, 그때마다 쥐죽은 듯이 정막해서 그 기운에 압도되어 의심을 품을 생각 조차 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더욱이 보경은 지금까지 한 달을 넘게 봐온 소년과 대화를 나눠본 적조차 없었다.

 언제나 보경만이 일방적으로 책을 읽어줄 뿐이었다.

 가끔 질문을 던져도 소년은 그녀를 빤히 쳐다볼 뿐, 단 한마디도 입을 열지 않았다.

 처음에는 말을 못하는 애인가? 싶었는데,

 그녀의 입을 읽고, 알아듣는 건 아니었다.

 그는 보경이 책을 읽을 때마다 창밖을 바라보았던 것이다.

 

 책 읽어주는 일과 관계된 기억을 정리한 보경은 다이어리에 무언가를 적었다.

 

 뱃속 생명체를 그들로부터 보호할 것.

 

 어쩐지 여자를 다시 만나면,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어떻게 자신의 몸속에 생겨버린 생명체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지금은 그녀의 것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빼앗기고 싶지 않았다.

 그렇지만 거기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여자는 보경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있다.

 어찌된 영문인지, 그녀는 보경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었다.

 분명 그럴 것이다.

 아마도 그녀는 보경의 부모에 대해서도, 그리 많지 않은 그녀의 지인들에 대해서도, 직장도 알고 있을 터였다.

 그래서 이 원룸의 위치도 아는 것이리라.

 즉,

 그녀를 피해 숨을 만한 곳은 어디에도 없다는 말이다.

 

 어디로 가야할까?

 

 보경은 다이어리를 접었다.

 생각을 정리하고 났더니, 앞날이 더욱 막막해졌다.

 여자를 피하기에는 자신의 행동반경이 너무 빤했다.

 그러면 결과는 뻔하다.

 그렇기 때문에 확실하게 여자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이곳에서 벗어나야 했다.

 왜냐하면 여자는 금세 다시 찾아올 것이기 때문이었다.

 꾸물거릴 틈이 없다.

 뱃속의 생명체를 유지하려면 당장 서둘러야 한다.

 

 이곳을 떠나자!

 

 보경은 어디로 갈지는 차차 생각해보기로 하고,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장농 깊숙한 곳에 쳐박아 두었던 낡은 배낭을 꺼내어 속옷 두벌과 여벌의 트레이닝복 한세트, 여행용 세면도구를 쑤셔넣고는 어깨에 메는 보조백에 여자가 준 현금봉투를 담았다.

 왠지 이럴땐 신용카드보단 현금이 유용할 것 같았다.

 그러고 나서 마지막으로 휴대폰과 지갑, 다이어리를 넣었다.

 짐은 최소한으로 챙긴 것이다.

 나머지는 필요할 때마다 사는 게 낫다.

 괜히 짐이 많으면, 움직이는데 불편할 것이었다.

 

 보경은 멀리 떠나는 사람과는 거리가 먼 가벼운 옷차림으로 배낭과 보조가방을 메고 현관에서 운동화를 신었다.

 신발장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니 동네 뒷산이나 오르는 사람으로 보였다.

 그러고는 당분간이 될지 얼마나 오래 집을 비울지는 모르겠지만, 우선은 문단속을 철저히 하고서 집을 나왔다.

 마치 집안에 소중한 귀중품이라도 숨겨놓은 것처럼.

 

 집을 나온 다음에는 집근처의 편의점을 들렀다.

 그곳에는 누구나 현금을 인출할 수 있는 ATM기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은행까지는 거리가 다소 멀어서 선택한 사항이었다.

 될 수있는 한 이 동네에서 빨리 벗어나는게 좋을듯 싶었다.

 물론 통장에 있는 잔고라고 해봐야 봉투에 들어있는 액수에 훨씬 못 미쳤지만.

 그래도 얼마나 오래도록 밖에서 지낼지 모르기에 가지고 있는 현금을 모조리 출금해두고 싶었다.

 그정도의 현금이라면 한동안은 밖에서 지내는데 모자람이 없을 터였다.

 

 현금을 모두 인출한 보경은 아침부터 지금까지 어떤 음식도 먹지 않은 게 생각났다.

 식욕은 없었지만, 어디라도 가려면 뭐라도 먹어야 체력이 버텨줄 것 같아서 편의점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식품코너를 둘러보고 있을 때였다.

 등뒤에서 중저음의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보경씨?”

 

 긴장한 상태였던 보경은 깜짝 놀랐지만, 내색은 하지 않고서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여기서 뭐해?"

 

 그는「하이드」의 사장이었다.

 덥수룩한 검은 머리에 턱에는 거뭇거뭇한 수염이 오르고, 허름한 추리닝 차림으로 대충 담배나 사려고 편의점에 들른 듯 보였다.

 평소라면 늦은 오후에나 행동하는 사람이라 대낮에 그를 보게 된 보경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은 한 동네에 살았지만, 여태껏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사장은 주로 오후에 활동했고, 보경은 이른 아침에 회사로 출근했기 때문이다.

 시간상으로 봐도 그들이 만날 확률은 적었다.

 그만큼 이 만남은 상당히 드문 일에 속해서 서로에게 놀라운 일이었다.

 말은 안해도 사장 또한 속으로 적잖이 놀랐을 것이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4 탄생 2022 / 2 / 22 181 0 5535   
23 재회 2022 / 2 / 22 186 0 5186   
22 게스트 2022 / 2 / 22 195 0 5251   
21 통증 2022 / 2 / 22 189 0 4940   
20 카르페 디엠 2022 / 2 / 22 185 0 5613   
19 산 위의 집 2022 / 2 / 22 189 0 5408   
18 섬 안에서 2022 / 2 / 22 184 0 5284   
17 또 다른 달 2022 / 1 / 27 206 0 5360   
16 2022 / 1 / 24 201 0 5103   
15 세계의 끝 2022 / 1 / 20 198 0 5518   
14 목적지 2022 / 1 / 19 202 0 4825   
13 달의 아이 2022 / 1 / 18 205 0 5234   
12 휠체어를 탄 소년 2022 / 1 / 18 190 0 5471   
11 생명체 2022 / 1 / 17 202 0 5192   
10 커뮤니케이션 2022 / 1 / 14 211 0 5315   
9 컨텍트 2022 / 1 / 13 204 0 5253   
8 만남 2022 / 1 / 12 205 0 5386   
7 2022 / 1 / 11 199 0 5630   
6 안식처 2022 / 1 / 7 200 0 5296   
5 뜻밖의 도움 2022 / 1 / 4 199 0 5088   
4 고백 2022 / 1 / 4 208 0 4886   
3 변화 2021 / 12 / 30 213 0 4941   
2 시작 2021 / 12 / 30 217 0 4784   
1 2019 / 9 / 21 6 0 0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