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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어느 고등학생의 청춘
작가 : 신수
작품등록일 : 2016.10.15

만사에 부정적인 고등학생이, 우연히 학교 제일의 미소녀가 운영하는 학생상담실에 들어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꿈上(17)
작성일 : 16-10-29 18:10     조회 : 593     추천 : 0     분량 : 5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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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작스러운 한여름의 독설에 깜짝 놀랐다.

 뜬금없이 저런 말을 하다니.

 화들짝 놀라 한여름을 쳐다봤지만 한여름의 눈동자는 오직 이평범만 응시하고 있었다.

 

 “......네... 왜냐하면...”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하아... 설명은 잘 못하겠지만 이게 더 나아요. 괜히 마음만 상하기보다는.”“제가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시 한여름이 독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이평범의 변신보다 지금의 얘가 훨씬 무섭다.

 아까 이평범은 ‘뭐야 얘는?’이었다면 지금 한여름은 ‘뭐야 얘는...?’이라고 할까.

 곧잘 웃던 애가 이러니까 무서움이 배가 된다.

 

 “아마 이거겠죠. ‘이제 와서 바뀌기엔 늦었다. 왜냐하면 내 패배자 근성도, 날 대하던 애들의 태도도 바뀌기엔 이미 너무 멀리 와버렸기 때문이다.’ 이거 아닌가요?”

 “......”

 “근데 그거 아세요? 만화든 소설이든 음악이든 연기든 뭐든, 본인이 먼저 바뀌지 않으면 그 사람의 작품도 바뀌지 않아요. 마음속을 드러내는 게 작품이라는 거니까. 평범씨는 학교생활 바꾸기는 됐고 만화나 바꾸고 싶다고 하셨지만, 그 말은 그냥 자기도피를 하는 거나 다름없어요.”

 “......”

 “평범씨도 사실은 알고 있을지도 몰라요. 본인 만화가 왜 재미가 없는지. 저는 웹툰이나 만화를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왜 재미없는지는 알아요. 공감이 안 되니까. 몰입이 되지 않고 그냥 불쌍하다는 생각만 드니까요. 그러니까-”

 

 말을 잠깐 끊고 한여름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어둑한 누군가의 마당에 환한 빛을 비추듯 말을 이어나간다.

 

 “어두운 자신을 바꾸자구요. 아니, 바뀌려는 시도라고 하자구요. 물론 만화가 재밌어지기를 원한다면요. 제가 장담하건대 평범씨 본인이 바뀌어야 만화가 재미있어져요.”

 “......”

 “그래서, 어떻게 하실래요?”

 

 말을 하는 한여름의 눈은 지금까지 내가 봤던 어느 사람의 눈보다 굳센 의지를 담고 있었다.

 

 “...지도 못하면서...”

 “예?”

 “...잘 알지도 못하면서 뭘 안다고 그러는 거예요...?”

 “평범씨, 물론 저희가 다 알지는 못 하지만-”

 “그럼 그냥 해달라는 거나 해달라고! 쓸데없는 짓하지 말고!”

 “잠깐만! 야, 잠깐-”

 

 안소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평범은 그대로 나가버렸다.

 쾅!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고, 정적이 찾아왔다.

 혹시 가방을 두고 가서 다시 돌아오는 서로 뻘쭘한 상황이 나오지는 않을까, 하고 있던 자리를 봤는데 다행히 이평범의 흔적은 남아 있지 않았다.

 휴, 십년감수했네.

 

 “너, 배우 도전해보는 거 어때.”

 “갑자기 웬 배우?”

 “연기하면 왠지 잘할 거 같은데?”

 “얘는~”

 

 한여름이 내 어깨를 툭 쳤다.

 별로 세게 때린 거 같지도 않은데 아프다.

 조금만 더 세게 때렸으면 억 소리 났을 거 같은데...?

 

 “...아까 그거 보고 그러는 거겠지...?”

 

 한여름이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응? 응.”

 “......”

 “뭐야? 왜 그래.”

 “아... 아냐... 아하...하.”

 

 말을 더듬는 한여름의 볼은 빨개져있다. 혹시...

 

 “너 부끄럽냐? 처음 보네.”

 “...우씨. 아니거든?!”

 “아니긴, 맞으면서.”

 

 라고 답하는 순간, 한여름 얼굴에 분노가 나타나려는 걸 포착했다.

 그걸 보고 즉시 태세를 변환했다.

 

 “...니가 아니라면 아니겠지 뭐.”

 “그...그럼. 내가 아니라면 아니라구....하하...”

 “......”

 “......”

 ““저기.””

 

 공교롭게도 나와 한여름의 목소리가 겹쳤다.

 

 “니가 먼저 말해.”

 

 또 겹칠까...?

 설마 하는 마음에 반박자 빠르게 말을 꺼냈는데 다행히 겹치지 않았다.

 

 “그, 그래.”

 

 “흠흠.” 하며 목을 가다듬더니,

 “아까 내가 그런 건 말이지. 그런 사람들을 보면 음... 나도 모르게 진심으로 말하게 된다고 해야 하나...? 해서 그런 거였어.”

 

 그러더니 뭐라뭐라 중얼거렸다.

 

 “...좀 욱하는 면도 있고...”

 “뭐라고?”

 “아, 아냐.”

 “뭐야... 근데 왜 날 보면서 그런 말을 하는 건데?”

 

 내가 그런 사람이라는 거냐... 난 문제없다고. 멍청아.

 

 “...그럼 말하는데 사람 얼굴을 보지 어딜 보니?”

 “아니, 너무 뚫어지게 쳐다보길래.”

 

 한여름의 날 쳐다보는 시선이 마음에 안 든다.

 이대로 가다간 쓸데없는 말을 들을 거 같아서 하려던 말을 했다.

 

 “그건 그렇고 넌 무슨 말 하려고 했는데?”

 “...아 맞다. 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

 “평범씨?”

 “응.”

 “소은이 오면 같이 말해봐야지.”

 하더니,

 “바보.”

 

 욕을 덧붙였다.

 

 “...걔는 어디 갔는데?”

 “잠깐 반에 갔다 온댔어. 금방 온다고 했으니까 좀만 기다리렴. 참을성 없긴.”

 “......”

 

 그러고 보니, 얘는 처음 만났을 때는 안 그랬던 거 같은데 요즘은 왜 이리 시비지?

 

 “야, 너-”

 

 드르륵

 

 “저 왔어요!!”

 왜 시빈데, 하고 딱 따지려는데 안소은이 와버렸다.

 

 “왔어? 앉아~”

 “넵!”

 

 안소은이 성큼 다가와 착석했다.

 

 “언니, 아까 멋있었어요!!”

 “응? 아냐~ 멋있긴~”

 “아니에요, 진짜 너무 멋있었어요! 드라마의 한 장면이라고나 할까?! 어떻게 그런 말들을 한 거예요? 어디 종이에 적어오신 거예요?!”

 “뭐라니 얘는~ 그냥 어쩌다보니 나온 거야~”

 

 말은 이렇게 해도 역시 싫지 않은지 그 반듯한 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미소가 가득했다.

 보니까 칭찬에 약한 것 같다.

 

 헉!

 

 급작스럽게 찾아온 깨달음.

 

 설마 나한테는 찬바람이고 안소은한테는 햇빛인 이유가, 난 칭찬을 안 해주지만 안소은은 칭찬을 과하게라도 해줘서인가? 그런 건가?!

 

 “어쨌든 멋졌어요!! 역시 제 롤모델! 그쵸 선배?!”

 “응? 응.”

 

 뭐야... 뜬금없이 물어보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그렇다고 해버렸잖아.

 

 “근데......”

 

 안소은이 주춤거리며 말을 꺼냈다.

 

 “...평범이한텐 너무 심하게 들리지 않았을까요...?”

 

 또 언제부터 평범씨가 평범이가 된 거야? 나없을 때 말 놓잡시고 만나보기라도 했나...

 

 “음... 그럴 수도 있어.”

 “더 이상 안 오면 어떻게 하죠...? 그때 한 마디밖에 못 해줬는데...”

 “아하하...... 설마.”

 “뭐야. 그냥 아무렇게나 싸지른 거였어?”

 “싸지르다니? 마음에 쏙쏙 박히게 말 잘 했잖아? 그땐 가만히 있더니 지금 와서 이러는 거 봐.”

 “난 또 계산 하에 그런 말 했던 건줄 알았더니 그냥 될 대로 되라는 거였구만?”

 “......뭐래.”

 “아니라고는 못 하네.”

 “...됐고, 어떻게 하는 게 좋은 거 같아?”

 “음... 근데 언니.”

 “응?”

 “평범이 말이 맞는 것 같...아요.”

 “뭐가?”

 “너무 늦었다는 거요.”

 “얘 말이 맞아. 너무 늦긴 했지.”

 “어떤 면에서 그렇게 생각하는 건데.”

 “너, 살면서 이평범처럼 반에서 겉도는 애 한 번도 본 적 없어?”

 “있지.”

 “걔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 들었어?”

 “음......”

 

 신기한 게, 한여름은 턱을 괴어가며 한참 동안 생각할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그냥... 학교생활 재미없겠다... 정도?”

 

 금방 하고 싶은 말을 정리해낸다.

 

 “지금 반에도 그런 애들 있냐?”

 “아니, 올해는 없어.”

 “음... 그러면 이렇게 해보자.”

 “뭘?”

 “니가 봤다는 애들처럼 겉돌던 애들이 어느 날부터 막 여기저기 끼어들면서 반에 녹아들려고 안간힘을 쓴다고 생각해봐. 무슨 생각을 할 거 같아 넌?”

 

 마지막 질문은 한여름이 아닌 안소은에게 던졌다.

 한여름은 특유의 낙관주의로 내가 의도치 않은 해석을 할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저... 저요? 으음...... 아무래도... 좀 당황스러울 거 같기도 하고... 아닐 것 같기도 하고...”

 “‘쟤 요즘 왜 저래...? 나대네.’ 같은 생각을 하진 않을 것 같아?”

 “...그런 생각이 들 때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아닐 거 같기도 하고... 헤헤...”

 

 내 기대를 충족할 만큼의 훌륭한 답변은 역시 해내지 못했지만 그래도 최소한은 했기에 난 다시 말머리를 한여름에게 돌렸다.

 

 “봐, 이게 보통 학생들의 그런 애들에 대한 생각이야. 넌 말 한 마디 안 하던 애가 갑자기 변하려는 모습을 보인다고 해서 ‘잘 생각했어! 우리 함께 노력해보자!!’하면서 환영해줄 것 같아? 아니, 그렇지 않아. 오히려 지금까지처럼 멀리하겠지. 한번 이미지가 잡힌 이상, 그걸 바꾸는 건 굉장히 어려워. 너도 알고 있겠지만 말이야.”

 “......그럼 어떻게 하자고?”

 “그건 생각 안 해봤는데?”

 “뭐?”

 “생각 안 해봤다고.”

 

 내 당당한 대답에 한여름은 뭔가... 억울하면서 답답한, 즉 기가 막혀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별 생각도 없으면서 무작정 내 아이디어를 깐 거야?”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그걸로 밀고나가게 둘 수는 없잖아? 안 그래?”

 “그건... 그렇지만요.”

 

 찌릿.

 

 “...헉... 사실 전 잘 모르겠어요... 헤헤.”

 

 비겁하게 한여름이 한 번 노려봤다고 발 빼긴.

 

 “...박쥐도 아니고 뭐야.”

 “바...박쥐라뇨!! 전 박쥐가 아니라 그냥... 생각이 왔다 갔다하는 것뿐이라구요!!”

 

 그게 박쥐잖아...

 더 공격해주고 싶었지만 벌써부터 울상을 짓길래 특별히 넘어가주기로 했다. 더 큰 문제가 앞에 있기도 했고.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 거니.”

 “몰라. 보통 상담을 어떻게 하는 건데?”

 “...몰라.”

 “아니, 어떻게 하는지도 잘 모르면서 무슨 상담실을 열어?”

 “그런 건 나중에 대학가서 배워도 되잖니 멍충이씨? 지금은 그냥 오는 사람들 고민을 잘 들어주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만 해도 된단다.”

 “아니지. 기본적인 매뉴얼 정도는 알아야 오는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줄 수 있지 않겠어? ‘이렇게 하면 내담자가 편안함을 느낀다~’ 하는 가장 기초적인 게 매뉴얼일 텐데. 그 정도는 알아야지?”

 “그러니까-”

 “아!! 이렇게 하는 건 어떨까요?”

 

 한여름이 또 뭘 말하려고 하는데 안소은이 치고 들어왔다.

 감히 선배들 싸움에 끼어들어? 하는 눈빛으로 쳐다봤지만 내 쪽을 쳐다보지도 않는다. 이게...

 

 “뭘?”

 

 한여름도 지가 하려던 말을 안소은이 끊어서인지 썩 반가운 목소리는 아니었다.

 “둘 다 동시에 바꿔보려고 하는 거예요!!”

 ““......””

 

 나와 한여름의 입이 동시에 다물어졌다.

 얘는 지금까지 뭘 들은 거야? 하고 한소리 해주려는데 나보다 한여름이 좀 더 빨랐다.

 

 “...좀 더 자세히 말해볼래?”

 “음... 그러니까 말이죠. 일단 전 아까 선배가 말했던 것처럼 이미 교실에서 바뀌기엔 늦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작가 본인이 먼저 바뀌어야 작품도 바뀔 수 있다는 언니 말에도 동의하구요. 그러니까 둘 다 해요!!”

 

 ......얘가 원래 이렇게 말을 잘 했었던가? 나만 몰랐지 오늘 반전매력을 발산하는 날이었나? 독설의 한여름, 작품에 미친 이평범, 달변가 안소은, 이런 식으로?

 

 “어떻게?”

 

 구미가 당기는지 한여름이 자세히 물어봤다.

 

 “평범이가 새로 그릴 만화를 저희가 평가하는 거죠! 편안한 분위기에서요!”

 “뭔 소리야?”

 

 얘가 아까부터 뭔 소리를 하는 거지...

 감을 못 잡고 있는데 한여름은 뭔가 알겠다는 분위기였다.

 

 “그러니까 소은이 너 말은, 우리가 평범씨랑 평범씨 만화를 같이 바꿔보자는 거지?”

 “그렇죠!! 역시 언니!!”

 

 안소은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잠깐, 잠깐.”

 

 또 둘만 서로 쿵짝거릴 것 같은 불안감에 말을 끊었다.

 

 “좀 제대로 설명해줄래? 잘 이해를 못 하겠거든.”

 

 한여름은 나 들으라는 듯 “하아...” 하고 한숨을 푹 쉬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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