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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작가 : 해적선장
작품등록일 : 2016.10.27

역적으로 몰려 바닷가 마을로 귀양을 온 왕족 김현은 신비한 도승 성탄스님으로 부터 기묘천서라는 비서를 얻게 되고, 김현과 한 마을에서 자란 윤슬과 치우의 인생의 역정 이야기

 
15화 야바위 요괴
작성일 : 16-10-29 18:10     조회 : 388     추천 : 0     분량 : 5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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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슬은 책을 손에서 놓고 멍하니 앉아 있다.

 “이 책이 지금 아니어도 담 번에는 틀림없이 써먹어야 할 낀데, 우찌 글자가 귀신 맨 치로 살아 졌으까잉. 오라버니 이걸 우짜요”

 “조용히 좀 해봐라!”

 치우는 화살과 책을 번갈아 쳐다보며 생각에 잠긴다. 자칫 잘못 사용하면 두 번째 관문에서 일을 그르칠 수 있고, 성탄스님의 경고대로 실패는 윤슬의 목숨과 직결된 일이다. 한 참의 시간이 지난 후 치우가 윤슬을 바라보며 말한다.

 “윤슬아, 이번에는 화살이 맞는 갑다. 저 가운데 도는 점을 내가 화살로 맞히고 3층에 가서 책을 다시 보자. 내 죽는 건 겁 하나도 안 나는데 내가 잘못 판단해서 네가 죽어 삐까봐 그기 겁난다”

 화살을 쥔 치우의 손은 몹시 떨리고 있었다.

 “오라버니 괘 안소. 내는 그 누구보다 명이 질기지 싶소. 맘 편히 하고 오라버니 평소대로 쏘시요잉”

 “저기 저래 빙빙 어지럽게 돈다고 해도 내가 저거 하나 못 맞추겠나? 내는 그게 아이고 이번 판이 책을 써야 하는 판이 아닌가 싶어서.”

 화살을 쥐고 떨고 있는 치우의 손 위에 윤슬이 자기 손을 포개고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치우도 일어나 심호흡을 크게 두 번 하고, 손가락으로 눈가를 문지르고 목을 돌리며 긴장을 푼다. 윤슬은 차마 보지 못하고 눈을 질근 감고 천지신명에게 빌기 위해 두 손을 모은다. 치우는 마침내 치우는 활시위를 길게 당기고 화살을 놓을 채비를 마쳤다.

 “잠깐~~!!”

 윤슬이 너무 놀라 소리를 지르며 치우에게 말한다.

 “오…….오라버니…….이…….이 것 좀 보소. 책에 막 글…….글씨가 저절로 써지고 있소”

 활시위를 내려놓고 치우도 기묘천서를 바라보니, 펼쳐진 종이에 붓도 없는데 저절로 글씨가 써지고 있었다. 윤슬과 치우는 너무 놀라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마침내 글이 완성된 듯 글쓰기가 멈추었다. 책에 쓰인 글귀는 언문인데 일반적인 글귀가 아니다.

 “이…….이기 시방 먼 말 이 다요? 언문인디. 참말로 요상 실없소”

 당황스럽기는 치우도 마찬가지이다. 속으로 한 글자 한 글자 되짚어 보니 마치 어떤 주문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바리밀반야 바라오경다 마리밀반야 바라밀다사’

 “윤슬아 화살이 아니고 이 주문을 저 회오리 같이 생긴 문짝 앞에서 외우면 되지 싶다”

 “그라요. 나도 그리 생각혀요. 내가 가서 해 볼 라요”

 가운데 점을 기준으로 회오리처럼 돌고 있는 문 앞에 다다른 두 사람은 서로 고개를 돌려 눈빛으로 확인을 한 후 윤슬이 책에 쓰인 글씨를 읽기 시작한다.

 “바리밀반야 바라오경다 마리밀반야 바라밀다사”

 윤슬이 주문을 외우고 나서도 아무런 변화가 없자 윤슬은 다시 한 번 주문을 외운다.

 “바리밀반야 바라오경다 마리밀반야 바라밀다사”

 두 번째로 주문을 외우자 마침내 점을 중심으로 돌던 모든 것들이 태풍의 눈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이 사라지고 만다. 그리고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마침내 보이는 것이다. 윤슬과 치우가 3층에 올라서자 그 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사람도 아니요 귀신도 아닌 모습의 요괴가 있는 것이다. 이 요괴는 제사상 같은 상 위에 호리병 두 개를 올려놓고 둘을 기다리고 있었다. 요괴는 찌그러진 눈사람 모양인데, 얼굴과 몸통이 정확하게 이등분 된 모양이고 다리는 손가락 한 뼘 만큼의 길이인데 다리라고 할 수도 없이 발만 붙어 있는 모양새다. 그래서 보기에는 이 요괴가 상 앞에 앉아 있는 것도 아니요 일어서 있는 것도 아닌 것처럼 보였다.

 윤슬과 치우가 놀라 눈만 깜빡이고 있으니 이 것이 생김새와는 다르게 애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 귀찮아 죽겠네. 아래층이 소란스럽더니 인간들이 온 것이 맞고만. 우리도 바쁘다, 빨리빨리 마치고 가자. 사내놈이 화살을 메고 있는 걸 보니 네 놈이 활을 좀 쏠 줄 아는 가 보구나. 그럼 옆에 계집아이가 여기로 들어가야겠군.

 “시방 고것이 먼 소리래요? 어디로 간다는 것이여?”

 윤슬이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찌그러진 눈사람처럼 생긴 요괴가 “모동” 이라고 외치자 윤슬의 몸이 왼쪽 호리병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순간적으로 놀란 치우는 화살로 요괴를 겨냥하자, 요괴가 애기 목소리로 외친다.

 “인간세계 에서 사용하는 그런 잡스러운 것으로 내 몸에 상처 하나 낼 수 있을 것 같아? 어리석은 놈”

 머리와 몸통으로 이분 된 몸통 양쪽에서 갑자기 팔이 늘어나더니 두 호리병의 자리를 바꾸기 시작한다. 속도가 점점 빨라지더니 나중에는 아예 병 자체들이 보이지도 않게 되었다.

 “자 이쪽 병 하나는 빈 병이고, 한 쪽 병엔 아까 그 아이가 들어가 있다. 상심할 것 없다. 인간의 눈이란 어차피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한심한 능력뿐 이다. 마음으로 봐라. 마음으로 보면 능히 찾아 낼 수 있을 것이다. 신궁 인지 그저 활 좀 쏠 줄 아는 날건달인지 네가 스스로 자신을 시험 해 보거라.”

 “화…….화살을 쏘란 말이요?”

 치우가 너무 놀라 요괴에게 존댓말을 쓰며 묻는다.

 “그럼 퉁소를 불 작정이었냐?”

 요괴는 긴장한 치우를 비아냥거리며 말을 덧붙인다.

 “지금 사용해야 할 것이 화살이고 퉁소가 마지막이다. 마음으로 읽어 빈 병을 찾아 깨트리면 그 아이는 자연히 다른 병에서 나올 것이다”

 “만일에 내…내가 잘 못 선택해서 윤슬이가 있는 병을 쏘면 우찌되오?”

 “낄 낄낄낄 네 놈이 생각하는 그 대로 될 것이다. 이 정도 어려움도 생각 아니 하고 여기를 찾아 온 것은 아닐 것 아니냐? 머야 낄낄낄 대답이 없는 것을 보니 사냥놀이 하는 수준으로 생각하고 여길 온 것이야?”

 치우는 온 몸에서 식은땀이 흐리기 시작하고 눈앞이 깜깜해진다.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심호흡을 크게 하고 온 몸의 작은 세포 하나까지 깨운다는 생각으로 두 개의 호리병에 자신의 마음을 집중 한다. 혹시 작은 소리가 날까 더 집중을 하기 위하여 눈을 감아본다. 아무소리도 들을 수가 없다. 다시 눈을 뜨고 미세한 흔들림이 있는지 잡아내기 위해 무섭게 병을 노려본다.

 “낄 낄낄낄 하찮은 인간의 청력과 시력에 아직도 기대를 하는 것이냐? 내 분명 마음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치우는 다시 온 정신을 가다듬고, 윤슬과 어렸을 때부터 지냈던 기억들을 떠올려 본다. 대부분 좋은 기억이지만 최근에는 아픈 기억들이 더 많은 듯하다. 그래도 치우에게는 언제나 사랑스러운 윤슬이고, 반드시 살려야 할 소중한 존재다. 이 곳까지 와서 자기 손으로 윤슬을 죽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갑자기 징 소리가 크게 울리며 요괴가 경고를 한다.

 “달이 곧 진다. 징이 세 번 울리면 네 놈은 활을 쏠 기회조차 갖지 못할 것이다.

 이미 요괴의 모습은 사라지고 어디서인지 목소리만 들렸다. 치우는 요괴의 경고에 아랑곳 하지 않고 정신을 모아 집중을 하였다. 마침내 두 번째 징 소리가 울리자 치우는 결심을 한 듯 활을 집어 든다. 세 번째 징소리가 끝나기 전에 둘 중에 하나의 호리병을 선택해서 활을 날려야 한다.

 

 왕비인 정연 주변에 호위무사 정찬동이 며칠 안 보이는 것을 알아챈 박자광은 이를 초선에게 알리기 위해 초선을 찾아왔고 박자광도 함께 자리를 하였다.

 “대감마님들, 준비는 되셨지요? 남의 손을 빌리면 안 됩니다. 반드시 두 분이 하셔야 합니다. 부정이 타서 제가 하는 일까지 망칠 수 있습니다.”

 박자광과 박세동은 박관수 대감의 암살에 자객이나 다른 사람을 쓸 것을 거듭 요청 하였으나, 초선은 안 된다고 못을 박고 있는 것이다.

 “끄응. 알겠네.”

 박세동이 마지못해 대답을 한다.

 “작은 대감님은 어찌 말이 없으신지요?”

 초선이 날카로운 눈초리로 박자광을 노려보며 묻는다.

 “그 알았으니 그만 채근 하시오. 썩 내키지는 않으나 못 할 것도 없는 일이지만 사람을 죽여 본 일이 없으니 혹시나 실패 할까봐 걱정 하는 것이요”

 “호호. 두 분 대감은 잘 해 내실 것입니다. 그 누구보다도 요”

 ‘네 놈들은 천성이 악마 같아 막상 피를 보면 돌변 할 것이다. 짐승처럼’

 초선은 두 대감을 자기도 모르게 경멸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다 상대가 눈치 챌라 시선을 얼른 거둔다.

 “큰 대감님 제가 부탁드린 것은 가져 오셨는지요?”

 초선이 묻자 영의정 박자광이 주섬주섬 물건들을 꺼낸다.

 “여기 왕이 입던 용포의 자락과 왕이 베던 베개의 속, 바닥에 떨어진 왕의 머리카락, 왕이 사용하던 수저랑 젓가락이요”

 내용물을 일일이 확인 하고 냄새까지 맡아 보던 초선은 만족스러운 웃음을 짓는다.

 “이제 준비가 다 됐군요. 두 대감께서 움직이시는 날 저도 움직이겠습니다.”

 박세동이 꺼내 놓은 물건들을 쳐다보던 박자광이 초선에게 궁금하여 묻는다.

 “임자는 대체 이 것들로 이걸 어찌 하겠다는 거요?”

 초선에게 질문을 하면서 엄지손가락을 들었다 내린다.

 “저는 인형놀이를 좀 하려고 합니다. 인형 안은 베개 속으로 채우고, 용포자락으로 어여쁜 옷도 제가 직접 만들어 줘야지요. 머리카락도 잘 다듬어 진짜 사람 같은 인형을 만들어서 한 바탕 놀려고 합니다. 호호 호호호”

 두 대감은 초선의 웃음소리는 언제 들어도 기분 나쁘다고 모처럼 같은 생각을 한다. 두 대감이 돌아 간 후 초선은 다시 먹을 갈기 시작하고, 이윽고 먹 속으로 사라진다. 그러자 초선은 선희의 방에 모습을 나타내게 되었다.

 “에구머니나, 언니 왔소! 이리 오는 건 그리 자주 겪어도 아직도 적응이 안 되오.”

 선희가 얼굴에 웃음 가득 초선을 반기면 품에 안긴다.

 “일이 있어 온 것이니 먼저 말을 전하고 나서 일을 보자꾸나.

 선희는 토라진 듯 새침하게 초선의 품 안에서 나와 자리를 잡는다.

 “이제 달이 찼다. 달이 찼으니 네 날카로운 비녀로 달을 터트려 줘야겠다. 내일 궁에 사람을 보내 모래는 언니를 사가에 들어오게 해서 일을 진행 하거라.”

 “정말이오? 드디어 때가 온 것이요? 호호호 흥이 납니다 언니. 안 그래도 그 년이 조만간 아버님 뵈러 오겠다고 했는데 잘 됐소. 내가 또 보고 싶다고 하면 강아지처럼 쪼르르 달려 올 것이요.”

 초선은 남자들 보다 선희쪽이 훨씬 일을 잘 처리 할 것이라는 생각을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다. 초선은 선희쪽은 안심이 되는 듯 더 이상 묻거나 확인을 하지 않는다.

 ‘이 년은 타고난 것이야. 무서운 년이로다’

 선희는 초선의 이런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철없는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내가 왕비가 되면 언니도 궁에 들어와 같이 삽시다.

 “그건 조금 더 두고 볼 일이다. 그리고 당장 네가 왕비가 되지는 못 할 것이다. 왕이 없는데 어찌 왕비가 있겠느냐. 새 왕이 올 때 까지 조금만 더 기다리거라”

 “아니 무슨 절차가 그리 복잡하오. 기다리다 목 빠지겠소.

 선희의 투정을 흘려듣던 초선은 조금씩 자신의 꿈이 이루어지는 것 같아 오늘 밤은 잠을 이루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선희의 문으로 법주사 팔상전 위에 떠 있는 것과 같은 보름달빛이 새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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