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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Eye.
작가 : MJfafa
작품등록일 : 2021.12.27

귀신을 볼수 있는 눈. 그리고 귀신을 죽일수 있는 눈.
이 두눈을 가진 두 남자의 얽히고 설킨 이야기.
도대체 악귀는 어디서 오는것인가?

 
제1장. 좌절-3
작성일 : 21-12-30 07:13     조회 : 201     추천 : 0     분량 : 3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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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년 전.06.21일

 

 준영은 오늘도 학교에 가지 않았다.

 

 처음엔 그저 관심을 좀 끌고 싶어 시작했던 일인데 이제는 습관처럼 결석하는 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반복되었다.

 

 불과 몇 달 전만해도 무단결석을 하면 큰 난리가 날것처럼 굴던 담임선생님도 보육원 원장님도 포기하다시피 내버려두는 날들이 많아졌다.

 

 ‘어차피 그 두 사람이 신경 써야 할 애 들이 나만 있는 게 아니야.’

 

 준영은 속으로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내심 서운한 맘을 감출 수는 없었다.

 

 ‘그래도 그렇지 이제는 아예 담임선생님은 날 찾지도 않고 원장님도 그 날 이후론 날 혼내지도 않으시는 거지? 치, 어른들이 다 그렇지 뭐.’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옛날슈퍼 앞에 도착해 있었다.

 

 이름이 다소 우스꽝스런 이곳은 사실 이름이 없는 슈퍼였다.

 

 간판이랄 것도 없고 그냥 판자쪼가리에다 매직으로 슈퍼라고 써서 걸어놓은 게 다였다.

 

 요즘 시골에 가도 없을법한 모습에 사람들이 붙여준 이름이 옛날슈퍼였다.

 

 사실 슈퍼라고 하기 에도 민망한 구멍가게인지라 물건도 제대로 된 게 거의 없었고 사람들도 근처 대형마트나 편의점을 선호하는 실정이었다.

 

 그러나 준영에게 이곳은 집처럼 편안하게 느껴지는 곳이었다.

 

 이곳에는 준영의 유일한 친구이자 말벗인 박노인이 거주하는 곳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가게 한편 1평 남짓한 쪽방에서 하루 종일 라디오를 켜놓고 있는 게 박노인의 일상이었다.

 

 가게에 손님들이 들어오건 나가건 별 신경을 쓰지 않는듯했다.

 

 그도 그럴 것이 돈을 계산해줄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박노인은 시각장애인 이었다.

 

 어린 나이에 홀로 그 동네로 들어와 궂은 일 마다 않고 열심히 살아가던 박노인이 어느 날 갑자기 시각장애인이 되었고 그 동안 이래저래 정을 쌓았던 동네 주민들이 그런 박노인을 안쓰럽게 여겨 서로 돌아가며 물건들이 들어 올 때에 맞춰 나와 받아 정리해주고 가격표를 붙여주었다.

 

 그러면 손님들이 알아서 물건 값이 적힌 표를 보고 돈통 에다가 돈을 넣어두고 물건들을 사가는 식이었다.

 

 대부분의 손님들이 박노인의 처지를 불쌍하게 여겨 도와주는 기분으로 물건을 사갔기 때문에 거스름돈은 챙겨가지도 않았고 그나마 그런 손님도 하루에 몇 명 되지 않았기에 가게 안은 항상 적막한 가운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들로 채워져 있었다.

 

 준영이 박노인을 처음 만난 것은 새 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3월 초순의 어느 비오는 날이었다.

 

 새 학기가 시작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교실안 분위기는 어수선했고 비까지 오는 흐린 날이라 기분까지 더 우울하던 점심시간 그 일이 터지고 말았다.

 

 급식을 받고 있던 준영의 뒤에서 아이들이 수군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야. 쟤 고아라며?”

 

 “그렇다네. 어디 보육원에서 먹고 자고 한다던데.”

 

 “거기서 밥 안주나봐. 저 거봐. 엄청 퍼가잖아. 크크”

 

 예전에도 가끔 있었던 일이고 그때마다 대수롭지 않게 넘기던 준영이었지만 그날은 이상하리만큼 끓어오르는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

 

 그대로 돌아서서 들고 있던 식판을 수군대던 아이들 중 한명의 얼굴에 던져버리고 달려들어 무작정 주먹질을 해댔다.

 

 식판이 떨어지는 소리, 준영과 아이들이 싸우는 소리, 구경하려 모여든 아이들과 다급히 선생님을 찾는 아이의 목소리까지 더해져 교실 안은 완전 아수라장이 되 버리고 말았다.

 

 준영이 던진 식판에 맞은 아이의 얼굴에 조그마한 생채기가 났고 준영은 두세 명의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두들겨 맞아 입술이 터지고 코피까지 흘린 후 교무실로 불려갔다.

 

 당황한 얼굴의 선생님께 자초지종을 설명하려던 찰나 얼굴에 생채기가 난 아이의 부모님과 준영이 살고 있는 보육원 원장님이 거의 비슷한 시간에 교무실로 들어오셨다.

 

 그 이후에 벌어진 일들은 어린 나이의 준영에게도 굉장히 불합리하게 느껴졌지만 담담하게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아무 불평불만 없이 원장님이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

 

 그깟 작은 상처하나 났다고 엄마 품에 안겨 울고불고 난리치는 녀석에게 사과하고 그 녀석을 품에 안고 우리 아들 잘난 얼굴 어쩔 거냐며 성질내는 아줌마 아저씨에게 무릎까지 꿇고 빌어야 했고 선생님께도 호된 꾸지람을 듣고 반성문을 쓰고 나서야 마무리가 되었다.

 

 그렇게 금방 터질 것 같은 울음을 참아가며 교무실을 나오자마자 준영은 원장님께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하려 원장님을 불러 세웠다.

 

 “저……. 원장님.”

 

 뒤돌아선 원장님은 준영을 내려다보며 너무나도 차가운 표정으로 이렇게 얘기했다.

 

 “너한테 정말 실망했다.”

 

 그동안 항상 웃어주고 늘 준영을 친자식처럼 살갑게 대해주던 원장님이었기에 준영은 자신의 얘기도 들어주지 않은 채 나무라는 원장님께 그만 억눌렀던 화를 참지 못하고 맘에도 없는 말을 내뱉고야 말았다.

 

 “제가 진짜 원장님 아들이었어도 이렇게 말씀하시겠어요!

 하긴 아이를 낳을 수도 없으시죠. 원장님은!”

 

 순간 원장님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얘지시더니 그대로 뒤돌아서 건물 밖으로 나가버리셨다.

 

 그 뒷모습을 보며 준영은 온몸이 얼어붙은 것처럼 꼼짝 못하고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무슨 말을 한 거지?’

 

 그때 본 원장님의 뒷모습을 준영은 평생 잊을 수가 없었다.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분명 원장님의 축 처진 어깨는 눈물을 흘리듯 흐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중에서야 알게 된 사실이었지만 이미 오래전에 불임판정을 받았던 원장님은 남편과 주변의 만류를 모두 뿌리치고 자신이 직접 준영을 입양하려 준비 중이었다고 했다.

 

 보육원내의 다른 아이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충분히 야기될 수 있기 때문에 모두가 원장님께 반대 의견을 제시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장님의 의지는 확고했고 모든 절차가 거의 마무리단계에 이르렀던 시기에 그만 준영이 무심코 뱉어버린 말 한마디로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가고 만 것이었다.

 

 왜 그토록 원장님이 준영을 마음에 들어 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단 한 가지는 확실했다.

 

 그토록 오매불망 갈망하던 엄마라는 이름의 손을 준영은 그날 스스로 놓아버린 것이다.

 

 ‘됐어! 다 필요 없다고!’

 

 싸움이 일어났던 상황과 그 억울함에 튀어나와버린 원장님에 대한 어리석은 자신의 행동에 화가 난 준영은 그대로 학교를 뛰쳐나와 무작정 뛰기 시작했다.

 어쩌면 이미 두 눈에 가득 차 있던 눈물이 흘러내리는 걸 그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다 숨이 차 멈춰서 주위를 둘러보니 허름한 구멍가게가 준영의 눈에 들어왔다.

 

 ‘이 동네에 이런 가게가 있었나?’

 

 호기심에 가게 안을 힐끗거리며 구경하던 찰나 한 노인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환하게 웃으며 달려 나와 준영을 맞아주었다.

 

 “드디어 만나게 되는구나. 어서 오너라.”

 

 어리둥절해하는 준영에게 노인은 한마디를 더 건넸다.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해님의 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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