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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작가 : 해적선장
작품등록일 : 2016.10.27

역적으로 몰려 바닷가 마을로 귀양을 온 왕족 김현은 신비한 도승 성탄스님으로 부터 기묘천서라는 비서를 얻게 되고, 김현과 한 마을에서 자란 윤슬과 치우의 인생의 역정 이야기

 
12화 문방사우
작성일 : 16-10-29 18:06     조회 : 398     추천 : 0     분량 : 5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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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은 목숨은 붙어 있으나, 1년째 의식이 전혀 돌아오지 않는 산송장 같은 상태이다. 이런 김현의 곁을 윤슬은 힘든 내색 한 번 하지 않고 지키고 있었다.

 “으메. 우리 서방님 어제는 미음을 좀 많이 잡수두만, 오늘은 변 색깔이 아주 좋소!”

 윤슬은 대답이 없는 김현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돌봐줄 사람이 없는 김현을 대신하여 윤슬은 아예 거처를 김현의 집으로 옮기고, 수발을 들기로 하였다. 부모님의 엄청난 반대가 있었지만, 윤슬의 고집은 아무도 꺾을 수가 없었다. 혼례 같은 건 당연히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었다.

 “괜찮소. 부부가 다 이라고 사는 것 이제. 미안해 할 거 없소. 혹시 아오? 내가 서방님 덕에 호강할 날이 또 올지.”

 “내 서방님이 다 듣고 있는 거 아요. 쥐뿔도 모르는 것들이 서방님이 암 것도 못 듣는다고 하는 디. 이라고 있다가 어느 날 확 정신이 번쩍 돌아올 날이 올 것이여. 서방님도 그 동안 쪼까 갑갑 혀도 좀만 참으소. 오늘은 치우 오라비가 오는 날인께 우리 바람 쐬러 갑시다. 내 이거 언능 치우고 오겄소.”

 윤슬이 김현의 뒤처리를 위해 방을 나서니 방 문 앞에서 치우가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어미 놀래라! 아 이 곰 같은 인간아! 인기척 좀 하소. 애 떨어 지겄내. 흐미 놀래라. 아 언제부터 와서 그리 엿듣고 있었소?”

 “………………..”

 치우는 무과시험장에서 윤슬이라 이름 붙인 명마를 타고 고향으로 돌아온 후부터 부쩍 말수가 줄어들었다.

 “니….언제 까증….”

 “아따 참말로 엄니 잔소리도 이골이 나는 디, 오라버니까지 고만하소. 내 승질 알문서”

 “오늘도 내가 바람 쐬러 가면 오라버니 좋아하는 퉁소 불어 줄꾸마잉. 내 이제 솔찬히 잘 분다 안하요. 서방님한테 부는 방법만 배웠었는디 혼자 한 제법이랑께. 그 때 좀 야무지게 배워 놓을 것을......”

 “혼례도 안 올리고 초야도 안 치른 것이 서방은 무슨 서방이고”

 “어허. 참말로 그러다 벌 봤소. 사람이 원래 안 그럼서 괜히 또.”

 치우는 윤슬이 때문에 김현이 저리 된 것은 사실이지만, 혼례도 안 올리고 윤슬이 이렇게 까지 해야 하는지 안타까운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사실 본인이 윤슬에 대하여 누이동생의 감정인지 여인으로서 대하는 감정인지 경계선에 있었던 찰나였는데, 일이 이렇게 되어 버리니 허탈하기 까지 한 것이다.

 “니는 형님이 저리 된기 니 탓이라고 생각해서 이러는 기가? 내 보기엔 니가 꼭 형님이 저리 되서 옆에 딱 붙어 있게 되서 좋아하는 거 같다. 니 맴은 머꼬?”

 “옴마. 곰 인줄 알았두만. 제법 섬세한 구석이 있소.”

 윤슬은 미소를 지으며 치우를 바라보며, 뒷정리를 하고 나갈 준비를 한다.

 “날씨가 참말로 좋소. 바람이나 쐬러 갑시다.”

 윤슬이 퉁소를 챙기며 김현의 외출 준비를 하자, 치우는 방으로 들어가 종잇장처럼 가벼워진 김현을 업고 밖으로 나온다.

 ‘형님…..내는 가끔 형님이 부러울 때가 있소.’

 

 손달군의 감악산 비밀요새에는 1년 사이에 엄청나게 식구가 불어났다. 천민이나 굶어 죽기 일보직전의 농민들만 모여 든 것이 아니라. 사회에 대한 불만이 가득한 양반, 무인, 학자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손달군 아래로 모인 것이다. 손달군은 언제나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며, 모든 사람들을 대함에 차별이 없었다. 이런 손달군 아래 모인 사람들은 신분의 차별도 없고, 열심히 일한 만큼 자기 몫을 가져갈 수 있었다. 횡포를 부리는 관리도 없고, 수탈하는 지주도 없으니 사람들은 자연히 자기보다 못한 사람에겐 베풀 줄 아는 아량도 생기게 되었다.

 “족장님. 시키신 일 다 마쳤습니다.

 “수고했고 마. 오늘 의논할 일이 있다. 점심들 먹고 일 나가기 전에 좀 보자 캐라”

 각 분야별로 전문가들이라 할 수 있는 12명이 자리에 모였다. 손달군은 족장이라 불리며 리더로서 소임을 다하고 있었고, 이제 공동체의 틀이 어느 정도 갖추어 지자 다음 단계로 나가기 위한 발표를 하려고 한다.

 “다들 1년 동안 참말로 고생이 많았소. 우리가 첨에 모일 때만 혀도 굶어 죽지 않을 라고 고향을 떠나 이리 모였는데, 인자 제법 사람 사는 꼴도 갖췄소. 모두 다 여러분들의 덕이요”

 “아닙니다. 하늘이 점지하신 족장님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태어나 처음으로 사람대접도 받고, 맘 편하게 살게 됐습니다.

 상인출신 이었으나, 고을 현감에게 전 재산을 억울하게 몰수당하고 이 곳으로 와 손달군의 핵심참모 노릇을 하고 있는 이관용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을 하자 손달군은 민망해 하며 말한다.

 “그 우리끼리 있을 때는 고런 낯간지러운 소리 하지 좀 마소.”

 모두들 박장대소를 하고 사람들의 표정은 어느 때 보다 밝다.

 “사실 내는 시방도 맘이 편 하들 안 합니더. 다들 들어서 알겄지만, 산 아래는 1년 전과 다를 것이 하나 없다하오. 조남박이는 흘러가는 강물에 물세를 받고, 남의 땅에 지 애비 공덕비까지 세우고, 여타 다른 세금까지 부과하고 있다하오. 굶어죽어 나가는 백성들은 여전하고, 여기로 오고 싶어 하는 백성들이 많다고 합디다. 하지만 우리가 있는 곳이 이리 좁아 여기 더 오고 싶어 하는 양민들을 다 받아 주지 못하니.......”

 이렇게 온 사람들 중에는 일부 가족은 남아 있는 경우도 있어, 남기고 온 가족들을 생각하니 일순간 분위기가 숙연해진다.

 “백방으로 사람을 보내서. 우리들은 물론이고 더 많은 사람들을 받아 들 일 수 있는 섬을 하나 찾았심더. 그래서 그 섬으로 들어갈라 캅니다. 하지만 늘 그래왔듯이 각자의 의견을 존중 허기로 했습니다. 섬으로 갈지 이 곳에 남을지 이도 저도 아니면 다른 곳으로 가실지 각자의 의견에 맡기겠습니다.”

 사람들은 술렁이기 시작한다.

 “압니다. 내 여러분들 맘 다 압니다. 지금 바로 떠날 여건은 되지 않았고 이 곳의 생활도 안정을 찾아 가는 것 압니다. 허나, 관군들이 언제 들어 닥칠지도 모를 일이고 해서, 미봉책에 불과 하다고 생각 했습니더. 각 집의 상황에 맞게 충분히 생각들 하시고, 의견을 모아 주소.”

 

 초선과 박세동, 박자광 세 사람은 1년 동안 서로를 의심하고, 염탐하며 의중을 확인 하는 시간을 거쳐 마침내 뜻을 함께 하기로 하였다.

 “대감님들. 이제 과실이 익을 대로 익었습니다. 물러터지기 전에 따야 할 것입니다.”

 “그래요. 이제 서로 패를 보일 만큼 보였고, 이제 우리가 남도 아닌 거 같소이다. 한 마차를 탔어요. 껄껄껄”

 박세동은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일이 이루어지면 자기가 1인자가 될 것이라고 확신을 하고 있다.

 “그럼 박관수 대감은 두 분께서 맡아 주십시오. 그 철없이 날뛰고 있는 부부는 제가 알아서 처리 하겠습니다”

 “헌데 세동이 자네 할 수 있겠나? 자칫하면 아비를 배신한 동탁 소리를 들을지도 모르는데”

 “대감.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겠습니까? 그리고 역사는 승자의 기록입니다. 잠시 잠깐 천한 것들의 손가락질 받는 것쯤 일도 아니지요. 또한 그걸 누가 또 얼마나 오래 기억하겠습니까? 백성들은 먹고 살기 힘들게 만들어 주면 금방 잊습니다. 그래서 백성들을 배부르고 등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군주는 바보 천지인 것이지요.”

 박자광은 박세동을 노려보며 말을 잇는다.

 “한 말씀 덧붙이자면, 만약 누군가 배신자 소리를 듣는 다면 이 자리에서 저 하나만은 아닌 거 같은데요?”

 “어험……”

 박세동은 괜한 소리를 했다 싶었는지 다시 대꾸를 하지 않고, 물러난다.

 “영상대감. 우리의 수족이 되어줄 새로운 왕 이 될 자를 찾는 일은 어찌 되고 있습니까?”

 “그 박관수 대감이 왕족의 씨를 말려나서, 적당한 인물 찾는 것은 고사하고 왕족자체를 찾기가 쉽지 않아. 의종의 8촌 안에서는 여식도 없으니, 이러다 어디서 양자라도 구해야 할 판이야. 껄껄껄”

 두 남자가 떠나자, 초선은 잠자리에 들겠다고 하녀들을 물리고 방 안에 불을 끄더니, 벼루와 먹을 꺼내 갈기 시작한다. 글을 쓰려는 것인지 한참을 정성 들여 먹을 갈고 있다. 충분히 글을 쓸 만큼 먹이 가라질 때쯤 초선이 연기처럼 벼루 속으로 사라진다.

 

 아직 이른 밤이라 선잠이 들어있던 선희는 방안에서 인기척이 느껴져 실눈을 떠보니 초선이 앉아 있는 것이다.

 “헉! 언제 어떻게 들어 왔소? 귀신이 곡할 노릇이구려. 아니 그러고 이 옷차림은 머요? 정녕 이런 옷차림으로 거리를 걸어 온 거요?”

 “잠들기 전에 네게 긴히 할 말이 있어. 내 이리 급히 들렀다. 당연히 걸어오지는 않았다.”

 “언니는 정말로 용한 무녀가 많군요! 어찌 이리 신기한 일이 내 눈앞에 일어 날 수 있는지! 그럼 갈 때도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게요?”

 “오늘은 우선 중요한 이야기를 마치고, 네가 잠들면 집으로 돌아 갈 것이다”

 “무슨 중요한 이야기요?”

 “이 나라의 왕비만 될 수 있다면, 넌 무엇이던지 할 수 있다고 했지?”

 “아 몇 번을 묻소. 자꾸 뜸만 들이지 말고, 일이나 시행 해주시오. 난 이미 오래 전부터 준비가 되었소.”

 “여기 비상이 있다. 인덕왕후 즉 네 언니를 이 집으로 불러. 곶감을 띄운 수정과에 이 약을 타서 먹이 거라. 그리고 네 언니 몸에 불을 붙여놓고, 그 길로 너는 방을 뛰쳐나와 네 오라비 박자광 대감 집으로 가거라. 내가 기다리고 있겠다. 종년은 데리고 오지 말고, 신발도 신지 말고 뛰어 와야 한다. 되도록 이면 많은 사람들 눈에 띄도록 하여라. 놀라서 오라버니 집으로 피신하는 것처럼 보이란 말이다. 할 수 있겠느냐?”

 선희의 표정변화가 전혀 없기에 초선은 불안한 마음에 물어본다.

 “왜 이제야 이러는 게요. 내 그동안 얼마나 이 순간을 기다렸는지 아시오? 내일 당장 하리까?”

 

 

 

 초선은 혹시나 하는 마음을 가졌다가 안도의 한숨을 쉰다.

 “어서 빨리 궁으로 들어가고 싶소. 언니는 왕비를 그리 원하지도 않았으니 이리도 간절히 원하는 내가 차지하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소? 호호 호호호”

 정연과 선희가 극명하게 대비되는 성격이기는 했지만, 둘 사이가 나빴다고는 할 수 없다. 정확히 말하면 정연이 일방적으로 동생을 아끼긴 했다. 아무리 그래도 선희의 이런 면은 제 아비를 능가하는 냉혈한 살인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김현을 업은 치우와 윤슬이 작은 언덕을 올라 먼 바다가 보이는 그 들만의 장소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잠시 땀을 식히고, 윤슬이 퉁소를 불기 시작한다. 김현이 퉁소를 워낙 좋아하였기에, 혹시 반응을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퉁소를 불기 시작하였던 것이 이제는 제법 잘 불게 되었다. 치우는 시원한 바다 바람을 맞으며 퉁소 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더욱 울적해 지는 것 같다. 그 순간 시원한 바람에서 갑자기 냉기가 느껴졌고, 뒤를 돌아보니 성탄 스님이 염불을 하는 자세로 앉아 있는 것이다. 윤슬도 퉁소 부는 것을 멈추고 놀란 눈으로 스님을 바라본다. 스님은 시선은 그 들에게 주지 않고, 무심하게 한 마디 말을 한다.

 “그 퉁소로 잠든 자를 깨어나게 할 수 있다면, 내 말대로 한 번 해보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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