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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보이지 않는 존재들
작가 : 이야기
작품등록일 : 2021.12.26

한 방에 모여있는 사람들. 모두 이곳에 어떻게 왔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이들은 왜 이곳에 있는 걸까. 보이지 않는 존재들과의 싸움이 시작됐다.

 
미지의 방②
작성일 : 21-12-29 21:11     조회 : 267     추천 : 3     분량 : 5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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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품이요? 그게 무슨.."

 

 20번이 놀라 되물었다. 99번은 20번의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감자를 한 입 베어 물며 말했다.

 

 "이곳에 떨어질 때 다들 소지품을 하나씩 들고 오지. 어떤 사람은 칼을 들고 왔고 어떤 사람은 방패를 들고 왔지. 자. 자네는 뭘 갖고 왔나?"

 

 99번의 말에 20번은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무언가를 들고왔다는 기억 자체가 20번에게 없었다. 20번이 다시 말했다.

 

 "그게 무슨 소리죠? ..저는.. 뭐 가져온 게 없는데.."

 

 99번이 자신의 가슴에 손을 툭툭 쳤다. 직접 확인하라는 의미였다. 20번은 자신의 몸을 더듬기 시작했다. 바지 양쪽에 주머니가 있었지만, 아무것도 나온 게 없었다. 그 모습에 99번이 혀를 차며 말했다.

 

 "똑똑한 줄 알았더니.. 쯧쯧.. 자네 목이나 확인해보게."

 

 20번은 그제야 자신의 목에 목걸이가 채워져 있음을 깨달았다. 워낙 딱 맞았던 탓에 20번은 목걸이가 있는지도 몰랐다. 그 모습을 본 54번이 말했다.

 

 "보통 사람들은 남을 공격하는 무기를 들고 오는데. 형은 무기대신 목걸이를 가져온 거면.. 분명 밖에서 소중하게 여겼던 거였을 거야."

 

 '소중한 거라..'

 

 20번은 밖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어떤 기억도 나지 않았다. 자신이 밖에서 무엇을 했고 어떤 것을 좋아했는지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다.

 

 99번이 다시 입을 열었다.

 

 "보다시피 외부로부터 꾸준히 들어오는 건 감자와 물.. 그리고 사람이지."

 

 20번은 주변을 다시 둘러봤다. 바닥에 있는 이불, 쇠막대 등의 물건들이 20번의 눈에 들어왔다.

 

 "그렇다면 저건.."

 

 "맞아. 20번처럼 이곳에 떨어진 사람들과 함께 들어온 물품이지."

 

 20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한동안 바닥에 놓인 물품을 바라봤다. 그때 20번의 눈에 금덩어리가 보였다. 방 구석에 놓여져 있는 것이었다. 한눈에 봐도 먼지가 잔뜩 쌓여있는 게 한동안 사람 손이 타지 않은 것 같았다. 99번의 말이 맞다면 금덩어리도 외부에서 들어온 게 분명했다. 20번이 물었다.

 

 "저 금의 주인은..."

 

 "없어. 메시아를 만졌거든. 뚱뚱한 아저씨였는데 이 곳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어."

 

 54번이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20번은 그 말이 어떤 의미인지를 이해했다. 금덩어리의 주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의미였다. 20번이 99번에게 말했다.

 

 "왜 그런 선택을..."

 

 99번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희망이 안 보이니까. 이곳에 금덩어리를 가지고 온 들 무슨 소용이 있겠나. 먹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자신을 지켜주지도 못하는데. 여기선 그저 돌덩이일 뿐이지. 그래도 여기까지 가지고 온 걸 보면.. 밖에서 얼마나 물욕이 많았던 인간이었겠어."

 

 99번은 혀를 길게 찼다. 20번이 바닥에 놓인 금덩어리를 보며 다시 물었다.

 

 "주머니보다 큰 물건은... 어떻게 들어오는 거죠?"

 

 99번은 고개를 끄떡이며 말했다.

 

 "자네처럼 몸에 붙어 있거나 아니면 옷 주머니에 들어 있을 때도 있지. 자네 말대로 물건이 크다면 사람하고 동시에 떨어지더군."

 

 "어떻게 알고 지켜보는 거예요?"

 

 "소리가 나지. '웅' 하는 소리 말이야. 그래서 자네가 떨어질 때 지켜봤지. 어떤 물건이 떨어질까를 기대하면서 말이야."

 

 20번은 그제야 사람들이 호기심 어리게 자신을 바라본 것을 떠올렸다.

 

 "제가 이곳에 왔을 때는 목걸이밖에 없어서 실망했겠군요."

 

 "하하하. 그건 자네의 생각에 맡기겠네."

 

 20번은 자신의 목걸이를 만지작거렸다. 그러면서 목걸이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려 했지만, 기억은 여전히 떠오르지 않았다. 20번이 물었다.

 

 "그러면 이곳에는 몇 명이나 있는 거예요?"

 

 99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은 질문이군. 지금 이 곳에는 60명 정도가 모여 있지. 많아졌을 때는 70명도 넘었지."

 

 "그래요? 그런데 번호가..."

 

 "나도 몰라. 번호가 어떻게 해서 붙여지는지. 확실한 건 세자리수는 못 봤다는 거야. 이곳에선 내가 가장 마지막 숫자지."

 

 99번의 말에 20번은 고개만을 끄덕일 뿐이었다. 그러다 다시 물었다.

 

 "그나저나, 이곳을 떠난다는 사람들. 도전하는 자들은 누구예요?"

 

 "궁금한 게 많은 친구군. 자네도 곧 보게 될 거야."

 

 99번은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54번이 말했다.

 

 "사실 탈출하는 날이 우리에게는 그렇게 좋은 날은 아니야. 왜냐하면.. 정든 사람들이 떠나는 날이니까.. 잘 떠나면 다행이지만..."

 

 54번이 말을 못 잇자, 99번은 한 차례 헛기침을 했다. 그런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20번이 말했다.

 

 "어디가요?"

 

 "그냥 혼자 생각하고 싶군. 불이나 쬐어야겠어."

 

 99번은 터벅터벅 혼자서 걸어갔다. 20번이 그의 뒤를 따라가려고 했지만, 54번이 20번의 손을 잡았다. 가지 말라는 뜻이었다. 20번이 물었다.

 

 "왜 그래?"

 

 "탈출하는 전날만 되면 할아버지는 저렇게 혼자서 생각해. 형도 내일이면 왜 그런지 알게 될 거야... 그나저나 물 안 마시고 싶어?"

 

 20번은 54번의 의도를 알아챘다. 다른 얘기를 하자는 것이었다. 20번은 순수히 54번의 말을 따랐다.

 

 "그래. 물 마시러 가자."

 

 20번은 54번의 손에 이끌려 '오아시스'로 향했다. 이곳에서도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사람들은 물을 보관하기 위해 다양한 물건들을 손에 쥐었다. 컵이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신발을 든 사람도 있었다. 20번이 말했다.

 

 "물은 언제 언제 나와?"

 

 "밥 먹고 나면 한 시간 정도 나와."

 

 하루 세 번 물이 나온다는 의미였다. 20번은 주변을 둘러보며 줄을 섰다. 그때 7번이 앞에 서 있었다. 20번은 반가운 나머지 7번을 향해 아는 체했다.

 

 "7번이라고 했죠? 전 20번이예요. 반가워요."

 

 7번은 무표정을 한 채로 20번을 바라봤다. 순간 무안해진 20번은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때였다.

 

 "어이. 신참."

 

 20번이 고개를 돌자, 84번이 잔뜩 못마땅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다가왔다. 그 뒤로는 2명의 남성이 웃으며 서 있었다. 84번이 말했다.

 

 "신참 주제에 벌써 물 마시려고 줄을 서나? 지금 인사하기도 바쁠 텐데 말이야. 내가 지금 목이 마르니 자리를 양보해줘야겠어. 당장 내 눈앞에서 꺼져."

 

 두 주먹을 쥔 84번이 허공에 주먹을 날렸다. 그때마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났다. 54번이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아저씨는 그렇게 사람들을 괴롭히더니. 이번엔 자리까지 빼앗으려고!"

 

 54번의 말에 84번은 껄껄 웃으며 말했다.

 

 "이 꼬맹이가. 너는 99번만 아니었으면 이미 내 손에 죽었어. 까불지 마."

 

 "뭐라고! 이씨!"

 

 54번은 그대로 84번을 향해 달려갔다. 84번은 가볍게 피하며 54번의 다리를 걸었다. 54번은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졌다. 20번이 외쳤다.

 

 "뭐야. 아이한테 너무 하잖아!"

 

 20번의 말에 84번은 껄껄 웃으며 말했다.

 

 "어이구. 지금 화내는 거야? 무서워라. 하하하. 너무하다 싶으면 신참이 덤비던지. 주제도 모르는군."

 

 84번은 말이 끝나게 무섭게 20번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깜짝 놀란 20번은 허둥대다 84번의 주먹을 피했다.

 

 "피해? 운이 좋군."

 

 84번이 다시 주먹을 날렸다. 이번에도 20번은 고개를 바짝 낮춰 공격을 피했다. 연이어 공격을 피하자, 20번도 놀라 하는 눈치였다.

 

 "내게 이런 능력이..."

 

 하지만 세 번째 공격은 피할 수 없었다. 84번의 발차기에 20번은 뒤로 나자빠졌다.

 

 "으하하하하. 계속 운이 좋을 것 같아?"

 

 84번이 넘어진 20번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지만, 이번에는 20번이 재빨리 피했다.

 

 "이 쥐새끼 같은 녀석이!"

 

 84번은 품 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팔뚝만한 칼이었다. 날카로운 칼이 나오자, 순간 주변 사람들이 술렁대기 시작했다.

 

 "살살 다뤄주지."

 

 84번이 공격할 찰나, 7번이 나섰다.

 

 "어이. 돼지. 칼을 든 건 너무 하지."

 

 7번이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로 터벅터벅 나왔다.

 

 "돼지라고? 7번. 방해하면 안 좋을 텐데. 여자라고 봐주는 건 없어. 내가 칼을 꺼내면 이성을 잃어서 말이야."

 

 84번은 칼을 허공에 휘둘렀다. '훙'하는 소리가 울렸다. 7번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 일에 끼어들고 싶지는 않지만.. 워낙 시끄러워서 말이야.."

 

 "이제 곧 떠난다고 정신이 나갔나 보군. 오늘 내 손으로 죽나, 내일 저 방에서 죽나 똑같겠지."

 

 "길고 짧은 건.."

 

 7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84번이 칼을 들고 달려들었다. 7번은 잽싸게 자신의 발로 84번의 배를 찬 뒤, 그의 턱을 날렸다. 워낙 빠른 공격에 84번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고꾸라졌다. 84번은 순간 의식을 잃은 듯 했다.

 

 이 모습에 주변에선 탄성이 울려 퍼졌다. 84번의 일행은 머리를 움켜쥐며 안타까워했다.

 

 "말도 안 끝났는데.. 그렇게 치사하게 공격을 하면 안 되지... 뭐 어쨌든 너희들도 덤빌 거야?"

 

 7번의 말에 84번을 쫓아다니던 이들이 줄행랑을 쳤다. 20번은 7번의 모습에 감탄하며 바라봤다. 입까지 벌리고 멍하니 바라볼 정도였다. 54번도 엄지를 치켜세우며 다가왔다.

 

 "누나. 진짜 짱이야!"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7번은 곧 자리를 뜨려고 했다. 20번이 다급히 말했다.

 

 "저기.. 잠깐만..."

 

 20번의 말에 7번은 고개를 돌렸다. 20번은 쑥스러워하며 말했다.

 

 "고.. 고마워요."

 

 "여기서 살고 싶으면 정신 똑바로 챙겨."

 

 이 말을 한 뒤, 7번은 다른 곳으로 향했다. 20번이 54번에게 속삭였다.

 

 "와. 봤어? 엄청 빠르더라. 7번은 원래 저렇게 싸움 잘해?"

 

 "잘하는 거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보니까 더 멋진 거 같아. 형! 그만 좀 봐! 부끄러워."

 

 20번의 눈은 한동안 7번에게 향했다. 그러다 20번이 54번에게 물었다.

 

 "7번이 곧 떠난다며. 99번이 얘기한 도전하는 자들 중 하나인 거지? 그게 그렇게 위험한 거야?"

 

 20번의 말에 54번의 표정이 달라졌다. 54번은 입을 굳게 다문 뒤에 조심스레 말했다.

 

 "응. 돌아온 사람이 없어."

 

 "좋은 곳으로 가서 그런 거 아냐?"

 

 "그랬으면 좋겠는데.. 그런 건 아닌 거 같아..."

 

 "무슨 말이야?"

 

 "내일.. 내일이면 형도 알 거야."

 

 54번의 말에 20번은 의아해 하며 다시 물었다.

 

 "탈출하지 않으면 여기서 계속 있어야 돼?"

 

 20번의 말에 54번은 고개를 끄덕였다. 20번이 재차 물었다.

 

 "너는 왜 안 나가고..."

 

 "아직 어리니까."

 

 99번이 끼어들며 말했다. 깜짝 놀란 20번은 뒤를 돌아봤다. 99번이 20번을 보며 못마땅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새 한바탕 소란을 피웠더군. 자. 이리 와. 얘기해주지."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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