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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작가 : 해적선장
작품등록일 : 2016.10.27

역적으로 몰려 바닷가 마을로 귀양을 온 왕족 김현은 신비한 도승 성탄스님으로 부터 기묘천서라는 비서를 얻게 되고, 김현과 한 마을에서 자란 윤슬과 치우의 인생의 역정 이야기

 
11화 전설의 실체
작성일 : 16-10-29 18:06     조회 : 635     추천 : 0     분량 : 1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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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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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달군이 고을사람들과 사라지고 서너 달이 지나도록 조남박은 그 들을 찾아내지 못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마을에서 이상한 소문들이 나돌기 시작했고, 그 소문은 시나브로 옆 마을까지 퍼져 났다.

 “그 말 들었소? 어제 김진사댁 덕출이가 아침에 낙엽을 쓸다가 이상한걸 발견했다 카데요”

 “멋을??”

 “벌레가 잎사귀를 갉아 묵었는데, 그기 글자가 써 있었다 카데”

 “머라꼬?”

 “하늘이 내린 사람이 손 씨다. 머 그런 뜻이라 카데요”

 “그기 참말이고? 손달군 그 양반이 키는 쪼깨 내도 야무지게 일도 잘하고 두루두루 모르는 이가 없어서, 보통내기가 아니긴 했지”

 “허긴 가만 생각해보면 관아에 그리 관졸들이 많은데, 어찌 그리 구신같이 마누라랑 친구 딸까지 구해내서 바람같이 사라졌을꼬? 그라고 아직도 어디로 갔는지도 모른다 카데.”

 “그라고 그 날 밤에 갑자기 마른하늘에 날 벼락이 치고, 그리 갑작시리 비가 왔다 안 하나”

 “그라믄 장날에 사당패랑 각설이들하고, 광대들이 손족장! 손족장 함서 칭송하는 노래가 손달군 그 양반 말하는 갑내. 그치들이 또 팔도에서 그런 소식이 젤 빠르다 안하나. 옴마야. 우리 동네서 인물 났다.”

 “하이 고마. 그럼 내가 본 기 참말 손 달군님이 맞다”

 “할매 그건 또 무신 소리요? 손 달군님을 봤다고요?”

 어느 새 마을 아낙들은 손달군의 이름 뒤에 님 자를 붙이고 있었다.

 “내가 며칠 전에 장에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하도 힘들어서 잠깐 쉰다고 앉았다 안 하나. 그래 세월도 뒤숭숭하고 혀서 감악산쪽을 바라보미 넋을 놓고 있는데, 그 와 감악산 아래 작은 봉우리 두개 안 있나? 그 봉우리 두개 사이로 학이 왔다 갔다 하더라.

 “학이요? “

 “그래. 저기 머꼬 싶어서 인 나서 자세히 보니 아! 글쎄 손달군 그 분이 학에 앉아 있더라!. 한 서너 번을 학을 타고 이 봉우리 저 봉우리 왔다 갔다 하시더니 금시 사라지시더라. 내 니들 하는 말을 들어보니 그 분이 하늘이 내린 분이 맞는 갑다. 도술을 안 부리면 어찌 그리 하겠나”

 고령에 눈이 어두운 엄 씨 할멈이 필시 잘 못 봤을 수도 있으나, 말하기 좋아하는 동네 아낙들에게 이 보다 더 좋은 이야기 거리는 없었고, 한 집 건너 말이 전해 질 때 마다 손달군은 전우치 급의 도술을 부리는 사람으로 각색되어 가고 있었다.

 

 사실 이런 소문은 손달군의 부인 박정숙에서 나왔고, 전설의 시작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손달군은 이방의 도움으로 겨우 도망을 쳐 나왔지만,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어찌 하다가 부모님 선산이 있는 마을을 버리고 도망자의 신세가 되었는지 얼떨떨하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고, 조남박 같은 현감 아래에서는 삶에 대한 희망은 사치일 뿐 이었다. 각 식솔들이 가져온 식량으로 한 달은 버틸 수 있겠지만, 그 이후가 문제이다. 이런 저런 상념에 빠져 있을 때 부인 박정숙이 다가온다.

 “서방님 여기는 깊은 산중이라 관아에서 저희를 찾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이것은 하늘이 주신 기회입니다. 우선 막사들을 지어 비바람을 피하고, 텃밭을 일구어서 자체적으로 식량을 공급 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지요. 밤이슬은 피해야 안 하것소 마침 목수고 대장장이고 다 딸려 왔으니 서로 힘을 합치면 큰일은 아니 겠고만요 부인”

 “서방님 지난밤에 저희가 고을을 떠날 때 갑자기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치고 장대비가 쏟아지신 것을 기억 하시지요?”

 “야. 그 비 때문에 오는데 식겁 했다 안하요. 날씨가 울매나 요사 시럽다 안하요.”

 “서방님 아시는 사람 중에 광대들도 당연히 있으시지요?”

 “허허 부인 참말로 내가 또 세상구석구석 각 분야별로 모르는 사람이 없다 안 하요. 광대는 물론이고 사당패까지 끈끈한 정으로 뭉쳐져 다 형님 아우하며 지내는 사람들이 많소. 근데 그건 와 물어 보요?”

 “근동의 광대와 사당패들을 시켜 소문을 내게 하세요.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날에 한 판 크게 놀면서, 노래를 지어 부르게 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소문이라 하면 어떤 소문을 말 하요?”

 “소문의 골자는 서방님이 하늘이 점지하신 분이라는 것입니다”

 “야? “

 “서방님, 저희는 이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이왕지사 이리 된 것 사람들을 모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단단히 지켜야지요. 다행스럽게도 지금 조정은 제대로 된 관리가 없어 나라라고 부르기도 민망합니다. 저희가 조금만 힘을 키우면 우리끼리 조용히 최소한 굶어 죽을 일은 없을 것입니다”

 “혹시….마…..역모 이런 걸 생각 하는 거 아이지요 부인?”

 “서방님. 최소한 조남박 으로부터 우리와 함께 온 사람들을 지키자는 겁니다. 그리하려면 더 많은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사람들을 모으려면 구심점이 필요하고, 그 구심점이 될 사람은 비범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광대들과 사당패의 입을 통해서 서방님이 비범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근데 사람들이 그리 쉽게 속겄소?”

 “온 나라의 백성들이 지쳐 있습니다. 모두가 영웅의 출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백성들은 소문과 사실이 확인된 진실을 굳이 구분하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삶 자체가 너무나 힘드니까요 우리가 희망이 되어 주는 겁니다. 아니 서방님이 희망이 되어 주셔야 합니다.”

 “내사 먼말인지 다는 이해는 못 하겠고, 부인이 그리 하자니 하지요. 그래 어떤 소문을 우찌 내면 되겄소?”

 박정숙은 어디서 주워 왔는지 나뭇잎사귀 수 십장을 손달군 에게 내민다.

 “이 잎사귀에 제가 꿀로 글씨를 써 놓았습니다. 마을에 사람을 보내 양반집 나무에다 올려놓으라고 하십시오. 벌레가 꿀이 있는 자리만 갉아 먹을 것입니다.”

 “또한 이 가사로 사당패나 각설이들이 노래를 지어 부르게 하세요. 가락은 아이들까지 따라 부를 수 있도록 쉽게 하란다고 전해주시구요”

 “마지막으로 화공을 시켜 서방남이 학을 타고 있는 그림을 그려 놓았습니다. 고을에서 입심 좋기로 소문난 엄 씨 할멈이 장에 나갔다 올 시간에 맞춰 그 그림을 띄울 것입니다. 멀리서 보면 마치 서방님이 학을 타고 산을 오가는 모습처럼 보일 것입니다.”

 손달군은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 말이라고 생각하지만, 부인이 시킨 대로 일에 적합한 사람들을 골라 지시를 내린다. 손달군이 나가자 박정숙은 혼자 생각에 잠긴다.

 ‘지금 팔도에는 화적떼와 도적이 들끓고 있다지만, 그 들을 도적으로 만든 게 누군가. 굶어 죽지 않기 위해 아들을 종으로 팔고, 딸을 첩으로 넘긴 백성들이다. 구심점만 만들어주면 반드시 서방님 아래로 몰려들 것이다.

 윤슬 내 고을을 도망치다시피 빠져 나온 박자광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며칠째 방안에서 두문불출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초선이 저녁을 함께 하자고 하여 이에 응하기로 하였다.

 “어쩐 일이시오? 한 지붕 아래 살면서도 저녁을 함께 하자는 것도 드문 일인데, 어인일로 술 까지 준비를 하셨소?”

 “그간 저희가 서로 격무에 너무 바빠 소원하였던 거 같아, 제가 귀한 술을 구하였기에 한 번 대접을 하고 싶었습니다. “

 “나 같은 놈한테 부탁을 할 일이 있을 거 같지도 않고, 무슨 심산이신지 참.”

 “너무 빈정거리지 마시고 귀한 술이니 일단 한 잔 하시고 제 말 좀 들어보세요. 귀가 솔깃하실 겁니다.”

 “어허 그 참. 자리는 내 집에서 잡고, 중요한 일은 다 아버님과 상의 하고, 집 주인은 허수아비 취급 하는 데 내 심사가 뒤틀려 있지 않으면 그 것이 비정상 아니겠소?”

 박자광은 능력은 안 되지만 욕심만 많은 자인데, 능력이 안 되기에 박관수 대감이 양아들로 데려왔던 것이다. 정치에 욕심 부리지 말고 집 안의 대만 이으라는 씨 종자 역할 이상을 주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항상 자신의 능력보다 큰 야망을 여실히 드러내놓고 다니고 있었다.

 술잔이 오가고 쓸데없는 잡담이 오간 후 초선이 문 밖에 대기하고 있던 시종들까지 다 물리자, 박자광은 일순간 긴장한다.

 “대감. 언제까지 박관수 대감에게 구박이나 받는 아들로 사실 작정이십니까? 기실 친척이라고는 하지만 혈육의 정도 없으시잖습니까? 박관수 대감이 정녕 대감을 후계자로 점찍었다고 생각 하시는 건 아니시지요?”

 ‘이 년이 지금 무얼 하자는 것이지….까닥 잘못 말 했다간 본전도 못 찾을 것인데…가만있자…”

 “박세동 대감도 함께 하실 겝니다. 지금 이대로 정국이 흘러가면 임금과 왕비에게 나라를 받치는 것입니다. 죽 써서 개 주는 꼴이 되는 것이지요. 박관수대감은 딸 때문에 혜안을 잃었습니다. 박대감 입장에서는 아쉬울 것이 없지요. 사위와 며느리가 모든 것을 잡게 되면, 박관수 대감은 천수를 누리고 미련 없이 이 세상 떠나면 될 것이지만, 나나 대감이나 박세동 대감은 어찌 될 것 같습니까?”

 초선의 말은 아무리 생각해도 앞뒤가 딱 들어맞는 말이다. 그러나 박자광은 조심 또 조심을 해야 할 입장이고 그릇 자체가 크지를 못하다.

 “박세동 대감의 입 에서 같은 말이 나오면 내 생각해 보리다”

 가진 야망에 비해 담력은 작은 박자광은 한 발 물러난다.

 “두 놈 다 배포가 여기까지구나. 나야 고맙다. 욕심과 야욕을 빼면 허상 같은 존대들이로다. 네놈들은 개, 돼지보다도 못한 것 들이다..’

 한 편 김현은 쓰러진 후 지혈을 하고 상처가 난 부위를 치료를 하였으나, 워낙 큰 상처라 겨우 목숨만 건지고 3일째 의식이 돌아오지 않는 상태이다. 윤슬은 김현의 곁을 잠시도 떠나지 않고 지켰으며, 식음을 전폐한 상태이다.

 “윤슬아. 머라도 좀 먹어야 안 하겄나”

 “엄니 지는 괜찮응게, 엄니는 어여 가서 아부지 진지나 챙겨주소. 나 땜시 이리 사람이 눈도 못 뜨고 누봐 있는데 내 목구멍으로 밥이 넘어 가겄소”

 “그기 사실이긴 하다만. 참말로. 내사 니가 이렇기 까지 해야 되는지는 잘 모르겄다.”

 “엄니!!!!아 그럼 내가 더 하면 더 해야지 잘 모르겄다니 고것이 시방 먼 소리요!”

 “알았어. 가시내야. 밥도 안 쳐 묵은 년이 목소리는 우렁차내 참말로. 내사 니가 이러코롬 밥도 안 묵고 있다 탈 날까봐 그라제”

 “곧 깨어날 것이요. 상처가 원체 깊어서 젊은 사람도 정신을 차리기가 어려 바서 그런기지. 괜찮을끼요. 암요.”

 사실 김현의 상태가 심각한 것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의원이 이틀간 머물다 떠나면서 천만다행으로 목숨을 건질 수는 있겠으나, 정상적인 생활은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칼이 등과 허리를 길게 베면서 신경 쪽을 건드린 것이다. 그러나 모두의 바람과 달리 일주일이 지나도 김현은 깨어나지 못하였다. 윤슬 내 바다에 반달이 올라오던 날 치우가 윤슬을 끌고 마을에 도착하였다.

 

 

 

 

 

 

 

 

 

 

 

 

 

  손달군이 고을사람들과 사라지고 서너 달이 지나도록 조남박은 그 들을 찾아내지 못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마을에서 이상한 소문들이 나돌기 시작했고, 그 소문은 시나브로 옆 마을까지 퍼져 났다.

 “그 말 들었소? 어제 김진사댁 덕출이가 아침에 낙엽을 쓸다가 이상한걸 발견했다 카데요”

 “멋을??”

 “벌레가 잎사귀를 갉아 묵었는데, 그기 글자가 써 있었다 카데”

 “머라꼬?”

 “하늘이 내린 사람이 손 씨다. 머 그런 뜻이라 카데요”

 “그기 참말이고? 손달군 그 양반이 키는 쪼깨 내도 야무지게 일도 잘하고 두루두루 모르는 이가 없어서, 보통내기가 아니긴 했지”

 “허긴 가만 생각해보면 관아에 그리 관졸들이 많은데, 어찌 그리 구신같이 마누라랑 친구 딸까지 구해내서 바람같이 사라졌을꼬? 그라고 아직도 어디로 갔는지도 모른다 카데.”

 “그라고 그 날 밤에 갑자기 마른하늘에 날 벼락이 치고, 그리 갑작시리 비가 왔다 안 하나”

 “그라믄 장날에 사당패랑 각설이들하고, 광대들이 손족장! 손족장 함서 칭송하는 노래가 손달군 그 양반 말하는 갑내. 그치들이 또 팔도에서 그런 소식이 젤 빠르다 안하나. 옴마야. 우리 동네서 인물 났다.”

 “하이 고마. 그럼 내가 본 기 참말 손 달군님이 맞다”

 “할매 그건 또 무신 소리요? 손 달군님을 봤다고요?”

 어느 새 마을 아낙들은 손달군의 이름 뒤에 님 자를 붙이고 있었다.

 “내가 며칠 전에 장에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하도 힘들어서 잠깐 쉰다고 앉았다 안 하나. 그래 세월도 뒤숭숭하고 혀서 감악산쪽을 바라보미 넋을 놓고 있는데, 그 와 감악산 아래 작은 봉우리 두개 안 있나? 그 봉우리 두개 사이로 학이 왔다 갔다 하더라.

 “학이요? “

 “그래. 저기 머꼬 싶어서 인 나서 자세히 보니 아! 글쎄 손달군 그 분이 학에 앉아 있더라!. 한 서너 번을 학을 타고 이 봉우리 저 봉우리 왔다 갔다 하시더니 금시 사라지시더라. 내 니들 하는 말을 들어보니 그 분이 하늘이 내린 분이 맞는 갑다. 도술을 안 부리면 어찌 그리 하겠나”

 고령에 눈이 어두운 엄 씨 할멈이 필시 잘 못 봤을 수도 있으나, 말하기 좋아하는 동네 아낙들에게 이 보다 더 좋은 이야기 거리는 없었고, 한 집 건너 말이 전해 질 때 마다 손달군은 전우치 급의 도술을 부리는 사람으로 각색되어 가고 있었다.

 

 사실 이런 소문은 손달군의 부인 박정숙에서 나왔고, 전설의 시작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손달군은 이방의 도움으로 겨우 도망을 쳐 나왔지만,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어찌 하다가 부모님 선산이 있는 마을을 버리고 도망자의 신세가 되었는지 얼떨떨하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고, 조남박 같은 현감 아래에서는 삶에 대한 희망은 사치일 뿐 이었다. 각 식솔들이 가져온 식량으로 한 달은 버틸 수 있겠지만, 그 이후가 문제이다. 이런 저런 상념에 빠져 있을 때 부인 박정숙이 다가온다.

 “서방님 여기는 깊은 산중이라 관아에서 저희를 찾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이것은 하늘이 주신 기회입니다. 우선 막사들을 지어 비바람을 피하고, 텃밭을 일구어서 자체적으로 식량을 공급 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지요. 밤이슬은 피해야 안 하것소 마침 목수고 대장장이고 다 딸려 왔으니 서로 힘을 합치면 큰일은 아니 겠고만요 부인”

 “서방님 지난밤에 저희가 고을을 떠날 때 갑자기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치고 장대비가 쏟아지신 것을 기억 하시지요?”

 “야. 그 비 때문에 오는데 식겁 했다 안하요. 날씨가 울매나 요사 시럽다 안하요.”

 “서방님 아시는 사람 중에 광대들도 당연히 있으시지요?”

 “허허 부인 참말로 내가 또 세상구석구석 각 분야별로 모르는 사람이 없다 안 하요. 광대는 물론이고 사당패까지 끈끈한 정으로 뭉쳐져 다 형님 아우하며 지내는 사람들이 많소. 근데 그건 와 물어 보요?”

 “근동의 광대와 사당패들을 시켜 소문을 내게 하세요.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날에 한 판 크게 놀면서, 노래를 지어 부르게 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소문이라 하면 어떤 소문을 말 하요?”

 “소문의 골자는 서방님이 하늘이 점지하신 분이라는 것입니다”

 “야? “

 “서방님, 저희는 이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이왕지사 이리 된 것 사람들을 모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단단히 지켜야지요. 다행스럽게도 지금 조정은 제대로 된 관리가 없어 나라라고 부르기도 민망합니다. 저희가 조금만 힘을 키우면 우리끼리 조용히 최소한 굶어 죽을 일은 없을 것입니다”

 “혹시….마…..역모 이런 걸 생각 하는 거 아이지요 부인?”

 “서방님. 최소한 조남박 으로부터 우리와 함께 온 사람들을 지키자는 겁니다. 그리하려면 더 많은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사람들을 모으려면 구심점이 필요하고, 그 구심점이 될 사람은 비범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광대들과 사당패의 입을 통해서 서방님이 비범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근데 사람들이 그리 쉽게 속겄소?”

 “온 나라의 백성들이 지쳐 있습니다. 모두가 영웅의 출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백성들은 소문과 사실이 확인된 진실을 굳이 구분하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삶 자체가 너무나 힘드니까요 우리가 희망이 되어 주는 겁니다. 아니 서방님이 희망이 되어 주셔야 합니다.”

 “내사 먼말인지 다는 이해는 못 하겠고, 부인이 그리 하자니 하지요. 그래 어떤 소문을 우찌 내면 되겄소?”

 박정숙은 어디서 주워 왔는지 나뭇잎사귀 수 십장을 손달군 에게 내민다.

 “이 잎사귀에 제가 꿀로 글씨를 써 놓았습니다. 마을에 사람을 보내 양반집 나무에다 올려놓으라고 하십시오. 벌레가 꿀이 있는 자리만 갉아 먹을 것입니다.”

 “또한 이 가사로 사당패나 각설이들이 노래를 지어 부르게 하세요. 가락은 아이들까지 따라 부를 수 있도록 쉽게 하란다고 전해주시구요”

 “마지막으로 화공을 시켜 서방남이 학을 타고 있는 그림을 그려 놓았습니다. 고을에서 입심 좋기로 소문난 엄 씨 할멈이 장에 나갔다 올 시간에 맞춰 그 그림을 띄울 것입니다. 멀리서 보면 마치 서방님이 학을 타고 산을 오가는 모습처럼 보일 것입니다.”

 손달군은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 말이라고 생각하지만, 부인이 시킨 대로 일에 적합한 사람들을 골라 지시를 내린다. 손달군이 나가자 박정숙은 혼자 생각에 잠긴다.

 ‘지금 팔도에는 화적떼와 도적이 들끓고 있다지만, 그 들을 도적으로 만든 게 누군가. 굶어 죽지 않기 위해 아들을 종으로 팔고, 딸을 첩으로 넘긴 백성들이다. 구심점만 만들어주면 반드시 서방님 아래로 몰려들 것이다.

 윤슬 내 고을을 도망치다시피 빠져 나온 박자광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며칠째 방안에서 두문불출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초선이 저녁을 함께 하자고 하여 이에 응하기로 하였다.

 “어쩐 일이시오? 한 지붕 아래 살면서도 저녁을 함께 하자는 것도 드문 일인데, 어인일로 술 까지 준비를 하셨소?”

 “그간 저희가 서로 격무에 너무 바빠 소원하였던 거 같아, 제가 귀한 술을 구하였기에 한 번 대접을 하고 싶었습니다. “

 “나 같은 놈한테 부탁을 할 일이 있을 거 같지도 않고, 무슨 심산이신지 참.”

 “너무 빈정거리지 마시고 귀한 술이니 일단 한 잔 하시고 제 말 좀 들어보세요. 귀가 솔깃하실 겁니다.”

 “어허 그 참. 자리는 내 집에서 잡고, 중요한 일은 다 아버님과 상의 하고, 집 주인은 허수아비 취급 하는 데 내 심사가 뒤틀려 있지 않으면 그 것이 비정상 아니겠소?”

 박자광은 능력은 안 되지만 욕심만 많은 자인데, 능력이 안 되기에 박관수 대감이 양아들로 데려왔던 것이다. 정치에 욕심 부리지 말고 집 안의 대만 이으라는 씨 종자 역할 이상을 주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항상 자신의 능력보다 큰 야망을 여실히 드러내놓고 다니고 있었다.

 술잔이 오가고 쓸데없는 잡담이 오간 후 초선이 문 밖에 대기하고 있던 시종들까지 다 물리자, 박자광은 일순간 긴장한다.

 “대감. 언제까지 박관수 대감에게 구박이나 받는 아들로 사실 작정이십니까? 기실 친척이라고는 하지만 혈육의 정도 없으시잖습니까? 박관수 대감이 정녕 대감을 후계자로 점찍었다고 생각 하시는 건 아니시지요?”

 ‘이 년이 지금 무얼 하자는 것이지….까닥 잘못 말 했다간 본전도 못 찾을 것인데…가만있자…”

 “박세동 대감도 함께 하실 겝니다. 지금 이대로 정국이 흘러가면 임금과 왕비에게 나라를 받치는 것입니다. 죽 써서 개 주는 꼴이 되는 것이지요. 박관수대감은 딸 때문에 혜안을 잃었습니다. 박대감 입장에서는 아쉬울 것이 없지요. 사위와 며느리가 모든 것을 잡게 되면, 박관수 대감은 천수를 누리고 미련 없이 이 세상 떠나면 될 것이지만, 나나 대감이나 박세동 대감은 어찌 될 것 같습니까?”

 초선의 말은 아무리 생각해도 앞뒤가 딱 들어맞는 말이다. 그러나 박자광은 조심 또 조심을 해야 할 입장이고 그릇 자체가 크지를 못하다.

 “박세동 대감의 입 에서 같은 말이 나오면 내 생각해 보리다”

 가진 야망에 비해 담력은 작은 박자광은 한 발 물러난다.

 “두 놈 다 배포가 여기까지구나. 나야 고맙다. 욕심과 야욕을 빼면 허상 같은 존대들이로다. 네놈들은 개, 돼지보다도 못한 것 들이다..’

 한 편 김현은 쓰러진 후 지혈을 하고 상처가 난 부위를 치료를 하였으나, 워낙 큰 상처라 겨우 목숨만 건지고 3일째 의식이 돌아오지 않는 상태이다. 윤슬은 김현의 곁을 잠시도 떠나지 않고 지켰으며, 식음을 전폐한 상태이다.

 “윤슬아. 머라도 좀 먹어야 안 하겄나”

 “엄니 지는 괜찮응게, 엄니는 어여 가서 아부지 진지나 챙겨주소. 나 땜시 이리 사람이 눈도 못 뜨고 누봐 있는데 내 목구멍으로 밥이 넘어 가겄소”

 “그기 사실이긴 하다만. 참말로. 내사 니가 이렇기 까지 해야 되는지는 잘 모르겄다.”

 “엄니!!!!아 그럼 내가 더 하면 더 해야지 잘 모르겄다니 고것이 시방 먼 소리요!”

 “알았어. 가시내야. 밥도 안 쳐 묵은 년이 목소리는 우렁차내 참말로. 내사 니가 이러코롬 밥도 안 묵고 있다 탈 날까봐 그라제”

 “곧 깨어날 것이요. 상처가 원체 깊어서 젊은 사람도 정신을 차리기가 어려 바서 그런기지. 괜찮을끼요. 암요.”

 사실 김현의 상태가 심각한 것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의원이 이틀간 머물다 떠나면서 천만다행으로 목숨을 건질 수는 있겠으나, 정상적인 생활은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칼이 등과 허리를 길게 베면서 신경 쪽을 건드린 것이다. 그러나 모두의 바람과 달리 일주일이 지나도 김현은 깨어나지 못하였다. 윤슬 내 바다에 반달이 올라오던 날 치우가 윤슬을 끌고 마을에 도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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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화 비밀의 화원 2016 / 10 / 30 416 0 5488   
23 23화 춤 추는 중전 2016 / 10 / 29 453 0 5409   
22 22화 갑장산 마애석불 2016 / 10 / 29 399 0 5420   
21 21화 불의 구슬 2016 / 10 / 29 420 0 3212   
20 20화 십자가 처형 2016 / 10 / 29 490 0 5635   
19 19화 귀로 2016 / 10 / 29 504 0 5309   
18 18화 바다구슬 2016 / 10 / 29 483 0 5103   
17 17화 러시안 룰렛 2016 / 10 / 29 641 0 5516   
16 16화 피의 축제 2016 / 10 / 29 410 0 5231   
15 15화 야바위 요괴 2016 / 10 / 29 389 0 5156   
14 14화 법주사 팔상전 2016 / 10 / 29 400 0 5301   
13 13화 혼불 2016 / 10 / 29 408 0 5921   
12 12화 문방사우 2016 / 10 / 29 399 0 5198   
11 11화 전설의 실체 2016 / 10 / 29 636 0 10012   
10 10화 인간사냥 2016 / 10 / 29 402 0 6149   
9 9화 탈옥 2016 / 10 / 29 413 0 5808   
8 8화 슬픈 예감 2016 / 10 / 29 400 0 6079   
7 7화 말할 수 없는 비밀 2016 / 10 / 29 519 0 6297   
6 6화 반인반어 2016 / 10 / 29 405 0 6995   
5 5화 사위의 기습 2016 / 10 / 29 591 0 5849   
4 4화 적과의 동침 2016 / 10 / 29 498 0 6754   
3 3화 기묘천서 2016 / 10 / 29 553 0 6442   
2 2화 보름달의 거래 2016 / 10 / 29 411 0 5446   
1 1화 그들의 첫 대면 2016 / 10 / 27 687 0 7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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