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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회귀자는 힘을 숨긴다
작가 : 마이
작품등록일 : 2021.12.29

실패했다.
세상은 멸망했고, 동생도 가족도 모두 죽었다.
나는 후회했다. 오만, 내가 모두를 지키고자 했던 것은 다 오만이었다. 나 혼자서는 무엇 하나 지킬 수 없었다. 독식해서는 안 되었다. 혼자만 강해져서도 안 되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이미 늦었다.
그렇게 후회 속에 눈을 감았는데...
"...? 뭐야 이게."
9년 전 과거로 돌아와 있었다.
이번에는 반드시 지키리라.

 
프롤로그
작성일 : 21-12-29 10:36     조회 : 270     추천 : 0     분량 : 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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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그것은 갑작스레 나타난 재앙과도 같은 것이었다.

 세상은 너무나도 급변하였고, 그 변화에 따라가지 못한 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목숨을 잃어갔다.

 누군가는 말했다. 이것은 소설에서나 나올법한 일이라고.

 마침 그 당시에 유행하던 소설과 너무나도 흡사했기에 그 말은 상당히 유명해졌지만 그렇다고 그 말이 무언가를 바꾸지는 못하였다.

 그럴듯한 말 한마디로 무언가가 바뀔만한 시대는 이미 지나간 것이다.

 세상에는 게이트가 나타났고, 사람들은 그 불길한 징조에 벌벌 떨기만 했다. 그리고 정확히 3일이 지나던 날, 불안은 현실이 되었다.

 게이트의 안에서는 수많은 몬스터들이 터져 나왔다. 어느 게이트에서는 고블린, 어느 게이트에서는 오크. 소설이나 게임에서 자주 보는 것들이 현실에서 나타나자 세상은 혼란에 휩싸였다.

 

 하룻밤.

 

 단 하룻밤 사이, 인류의 1/5이 줄었다.

 그 다음날은 남은 인류의 1/5이 또 줄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도.

 점점 죽는 사람의 수는 줄어갔지만 그럼에도 천문학적인 수의 인간이 죽어간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

 점점 사람들은 희망을 잃어갔고 절망에 빠져 들어갔다.

 이 세상은 끝이 난 것이라고, 자신들은 그저 운이 좋아 살아남은 것 뿐 분명 머지않아 똑같이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고.

 그렇게 사람들은 그저 죽음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멸망을 앞전에 두고 암울한 기운만이 맴돌던 중, 이변이 일어났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헌터로 선발이 되었습니다!]

 

 일부의 사람들에게 이런 글귀가 적힌 반투명한 창이 나타난 것이다.

 

 [헌터로써 당신이 각성한 능력은 ‘검술 Lv1'입니다! 몬스터를 쓰러뜨리고 그들에게서 마석을 빼앗아 세상을 더욱 발전시키십시오!]

 

 각성한 능력은 같은 사람도 있었고, 다른 사람도 있었지만 아무튼 이 능력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모두를 구할 구세주나 다름이 없었다.

 사람들은 헌터라는 이름의 능력자들에 의해 가까스로 안정을 되찾아갔고, 헌터들은 마침내 게이트가 생성된 지 3일 안에 그 안으로 들어가서 공략 하지 않으면 몬스터들이 터져 나오게 된다는 것을 알아내었다.

 그리고 한 번 공략 하면 그 이후부터는 안정화되어 몬스터들이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도.

 안정화에 대한 것까지 알게 된 후 헌터들은 게이트가 생성되면 족족히 3일 안에 들어가서 공략 하였고, 세상은 다시 안정되었다.

 

 그리고...

 

 현재, 그로부터 약 30년 후.

 세상은 또다시 멸망의 목전에 있었다.

 어쩌면 그 당시보다도 훨씬 명확한 멸망의 직전이었다.

 어느 날을 기점으로 점점 더 강력한 몬스터들이 나타나는 게이트가 생겨났고, 그것은 결국 누구도 감당할 수 없는 것이 되었다.

 세계 최강이라 불린 자신조차도.

 

 ...실패했다.

 

 실패했다, 실패했다.

 

 나는... 실패한 것이다.

 이제 눈앞에는 한 눈에 다 담는 것조차 힘들 만큼 거대한 게이트가 공간을 흐트러뜨리며 존재하고 있었다.

 세상은 반쯤 파괴당했으며, 이제 살아남은 사람이라고는 몇 명 존재하지도 않았다.

 저 게이트가 나타난 것은 어제. 이제 이틀 후면 세상은 멸망한다.

 끝.

 이제 끝이었다.

 

 “...아니, 아직이다. 아직 포기할 순 없어.”

 

 아직 나에게는 지켜야 할 것이 남아 있었다.

 비록 어머니는 지켜내지 못했지만 그래도 동생은, 동생 이현만큼은 제 곁에 남아 있었다. 그러니까 포기할 순 없었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난, 게이트를 공략 해야만 한다.

 

 무언가에 홀린 듯이 나는 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마지막으로 이현의 얼굴을 보기 위해.

 

 이현에게는 미안한 일들뿐이었다.

 헌터로 선발 될 때 이현과는 다르게 검술과 마법의 힘 두 가지를 모두 받은 나는 그냥 검술을 선택하는 길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내게도 마법이란 어릴 적의 꿈과도 같았으니까. 우리는 여러모로 정 반대의 성향을 가진 형제였지만 비극적이게도 그 꿈은 동일했고, 운명처럼 둘 다 마법의 능력을 각성했다.

 그러나 얄궂게도 그 재능은 같지 않았다.

 내가 그냥 검술을 선택했다면, 분명 별 문제가 없었을 것이고 이현도 천재적인 재능이라며 각광받았을지도 모른다.

 나에게 비교하면 어떨지 몰라도 이현도 굉장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난 어릴 때부터 ‘특별한 아이’였다. 비정상적일 정도로 무언가를 배우는 것이 말도 안 될 정도로 빨랐고, 육체적으로든 두뇌로든 무엇 하나 1위를 따내지 못한 것이 없었다.

 그에 비해 이현에게는 마법밖에 없었다. 그가 유일하게 재능을 보인 것은 마법뿐이었다.

 이제 와서 나는 그것이 후회였다.

 난 이현의 단 하나를 빼앗았다.

 가족을 지키지 못했다.

 

 “이...현...”

 

 눈앞에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져있는 한 사람의 이름을 나는 그저 중얼중얼 읊조렸다.

 그가 왜 쓰러져 있는 것인지... 잠시 상황파악이 되지 않았다.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마력의 흔적으로 보아 그의 사인은...

 

 “아니야.”

 

 악 다문 입술이 떨리며 이빨이 딱딱 소리를 냈다.

 

 “아니야, 아니야.”

 

 애써 유지하고 있던 무표정이 와장창 무너져 내렸다.

 자살, 스스로 목숨을. 마력의 흔적은 분명 그것을 가리키고 있었다.

 하지만 아니다, 그럴 리가 없다.

 그래서는 안 된다.

 

 “뭐하는 거야...”

 

 사정없이 떨리는 목소리를 통제하지 못하고 그대로 내뱉었으며, 죽은 지 얼마 안 된 듯, 아직 따뜻한 이현을 몸에 손을 대고 흔들었다.

 

 “일어나... 정이현...”

 

 헌터는 자살률이 극단적으로 낮았다. 그 이유는 헌터의 죽음은 끔찍한 고통을 동반하기 때문이었다. 강화된 육체는 쉬이 죽지도 않았고 강화된 정신은 쉬이 정신을 잃게 해주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그런데도 죽어야만 했어?

 그 고통보다도 더 세상이 절망스러웠어?

 아니면... 나 때문이야?

 그리 묻고 싶었지만 더는 그 대답을 들을 수가 없었다.

 

 “...”

 

 나는 그대로 걸었다.

 천천히, 천천히 걸어서 원래 있었던 그 자리로 돌아갔다.

 거대한 게이트가 있던 그 자리.

 이제 남은 것은 무엇도 없었다. 지킬 것도, 살아남아야 할 이유도.

 거대한 게이트의 코앞까지 온 나는 별 망설임 없이 그 안으로 들어섰다.

 이전의 그것과는 달랐다. 그것은 죽더라도 지킬 각오라면 지금의 행동은 각오도 뭣도 아닌 그저 화풀이였고, 자살행위였다.

 공간이 일그러져있는 듯한 모양의 게이트를 통과하고 눈앞에 보이는 것은 새까만 칠흑의 공간이었다.

 무언가에 삼켜져 빛 한줌 없는 공간에 갇히기라도 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난 앞으로 전진했다. 달려드는 모든 몬스터들을 검으로 베어 가르거나 마법으로 얼리며, 팔 한 짝이 떨어져 나가도 몸의 절반이 몬스터가 뿜은 불로 불타버려도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마침내.

 

 “보스룸...”

 

 거대한 문의 앞에 도달했다.

 나는 그 문을 별 의지 없이 열어젖혔다.

 

 “...구나... ..침...자여...”

 

 문의 건너편에 있던 것은 새까만 색의 거대한 남자였다. 거대한 몸집에 맞는 거대한 의자에 꼭 왕이라도 되는 것 같은 거만한 자세로 앉은 남자는 마치 쇠가 들끓는 듯한 목소리로 낮게 뭐라 말했다.

 그러나 그 말은 내게 전혀 전해지지 않았다. 귀가 물속에 들어온 것처럼 웅웅거리며 잘 들리지가 않았다. 먹먹하다. 아까 싸우면서 부딪힌 머리 때문일까? 아니면 이 몸을 옥죄는 듯한 위압감 때문일까. 아무래도 좋다. 나는 남자가 뭐라고 말하든 아랑곳하지 않고 크게 검을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아아아!”

 

 괴성을 내지르며 남자가 있는 곳에 검을 휘두르고 물의 마법을 쏘아냈다. 뱀과 같은 형상의 물은 남자의 몸을 휘감았지만 얼마 버티지 못하고 흩어져버렸다. 그 다음은 바람의 칼날을. 또 얼음의 창을. 하지만 어떠한 공격도 남자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저 새까만 몸에 닿으면 그 어떤 마법도 바로 흩어져버렸다.

 그렇다고 검의 공격이 통하는 것도 아니었다.

 남자는 일렁이는 듯한 이상한 몸놀림으로 모든 검의 공격을 피했다.

 

 “윽-!”

 

 계속해서 하나 남은 팔로 검을 휘두르던 중에 그 남은 하나의 팔마저 남자의 손에 나타난 새까만 검에 의해 떨어져 나갔다.

 하지만 난 그럼에도 계속 마법을 쏘아내었다.

 원망스럽다.

 저 침략자들이 증오스럽다.

 세상에 게이트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랬다면 동생은 죽지 않았을까.

 

 “...”

 

 아니, 그럴 리가. 이현이 죽은 것은...

 

 나 때문이다.

 

 이번에는 두 다리가 잘려나갔다. 이제는 설 수 조차 없어 땅에 철푸덕 엎어졌다. 더는 마법을 쏘아내지 않았다.

 

 나 때문이다. 사실은 알고 있었다. 이현이 스스로 죽음을 택한 것은 살아갈 가치가 없는 세상이라서도, 어차피 곧 멸망할 세상이라서도 아닌, 나 때문이었다. 내가 그의 단 하나의 재능을 앗아갔으니까. 내가 어머니를 지키지 못했으니까. 내가...

 실패했으니까.

 실패의 원흉은 나의 오만이었다. 나 혼자만 강하면, 내가 모두를 지키면 그것으로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나 혼자만 강해서야 의미가 없었다. 모두가 강해져서 모두가 자기 자신을 지킬 수 있어야 했다. 또한 게이트는 언젠가 절대 혼자서는 공략 할 수 없는 날이 온다.

 후회스럽다.

 사지에서 피가 흘러나오며 죽음이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주마등처럼 지금까지의 삶이 눈앞에서 스러져갔다.

 한 번만 더, 기회가 있다면.

 

 “크크크...”

 

 저 남자도, 그 어떤 위기도 모두 이겨내 보일 텐데.

 이현도, 어머니도, 세상도, 모두 지켜 낼 텐데.

 점점 의식이 흐릿해져간다.

 정말로 죽음이 코앞까지 다가온 것이다.

 

 “한... 번만 더... 기회가 있다면....”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후회만을 곱씹은 채. 나는 눈을 감았다.

 

 ***

 

 [그것이... 그대의 ‘계획’... 그대는 아직도 이 세계를 지켜낼 계획을 생각해내는군요...]

 

 더는 숨을 쉬지 않게 된 유현의 빈껍데기 앞에서 한 여자가 나타나 작게 미소를 지었다.

 고운 인상에 부드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여성을 본 검은 남자는 분개해 손에 들고 있던 검을 휘둘렀지만 여성은 뒤로 한 마리의 나비처럼 가볍게 뛰어올라 그 공격을 피해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팔에는 유현의 몸이 들려있었다.

 

 [이 분은 제가 데려가겠습니다. 마왕.]

 

 “으윽... 빌어먹을 여자...”

 

 남자는 이를 갈며 말했다.

 

 “네가 언제까지고 이 차원의 자들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나? 고작 비둘기들이나 다스리는 네가?”

 

 [후후... 까마귀들의 왕 보단 아직 건재하죠. 그리고... 이 자라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킥, 수면기에 빠져 버릴 정도로 큰 힘을 소비해놓고도 세상을 지키지 못했으면서 말은 잘 하는군.”

 

 [그러니까요. 전 못했어요. 하지만 이 자는... 분명 그 누구보다도 강해질 수 있을 거예요. 당신보다도, 저보다도. 그리고...]

 

 여자는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아무튼, 다음에 언젠가... 또 봬요. 마왕.]

 

 여자가 그렇게 말하자 급히 남자가 검을 휘둘렀지만 이미 여자는 사라진 후였다. 남자는 칫, 혀를 차고는 다시 왕좌에 앉아 따분한 얼굴로 턱을 괴었다.

 
작가의 말
 

 오타나 맞춤법 지적 모두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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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로그 2021 / 12 / 29 271 0 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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