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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Eye.
작가 : MJfafa
작품등록일 : 2021.12.27

귀신을 볼수 있는 눈. 그리고 귀신을 죽일수 있는 눈.
이 두눈을 가진 두 남자의 얽히고 설킨 이야기.
도대체 악귀는 어디서 오는것인가?

 
제1장. 좌절-2
작성일 : 21-12-29 07:09     조회 : 201     추천 : 0     분량 :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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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십년 전.06.21일

 

 평소 같았으면 5분만 더 10분만 더를 외치며 늦잠 자느라 항상 지각하기 일쑤이던 요한은 오늘따라 이른 시각에 눈을 뜨자마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부리나케 방문을 박차고 거실로 뛰어나갔는데 집안이 고요했다.

 

 왠지 모르게 적막감마저 감도는 게 이상한 기분이 든 요한은 엄마를 부르기 시작했다.

 

 “엄마! 어디 있어? 엄마! 엄마~~!”

 

 아무런 대답이 없자 요한은 조금은 무서운 생각이 들면서 울음이 조금씩 섞인 목소리로 엄마를 부르며 안방으로 달려가 문을 활짝 열어 제쳤다.

 

 다행히 아빠가 주무시고 계신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요한은 안도의 미소를 지으며 이불속으로 파고들어가 아빠의 옆구리를 간질이며 말했다.

 

 “잠꾸러기 아빠씨! 빨리 일어나 봐요~ 빨리요~”

 

 생각해보니 어릴 때부터 아빠한테 먼저 다가가 안겼던 기억이 그리 많지 않았다.

 

 요한과 신나게 놀아주는 사람은 엄마보단 아빠였지만 요한이 파고드는 품속은 항상 엄마 몫이었다.

 

 아마도 수시로 뽀뽀 한번 하자며 얼굴을 부비는 아빠의 수염이 따가워서 피하던 버릇이 남아 그런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확실한건 아니었다.

 

 반면 엄마와 포옹 할 때엔 항상 좋은 냄새가 났다.

 

 비누향이나 화장품냄새 같은 것이 아닌 말로 설명하기 힘든 기분 좋은 향기였다.

 

 그래서인지 엄마껌딱지 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요한은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도 엄마 품에 안기는 걸 무척 좋아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지금은 그냥 이대로 아빠 품에 안겨 누워 있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잠시 누워있던 요한의 눈꺼풀이 조금씩 무거워지며 잠이 스르르 들어가던 찰나였다.

 

 갑자기 여러 사람들이 안방으로 뛰어 들어오기 시작했다.

 

 잠옷차림을 한 엄마의 눈은 눈물에 젖어 퉁퉁 부어있었고 뒤따라 들어온 아저씨들은 아빠와 함께 근무하시는 구급대원 아저씨들이었다.

 

 엄마는 나를 이불속에서 끄집어내 끌어안고 계속 우셨고 구급대원 아저씨들은 아빠의 몸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무언가를 하는 것 같았다.

 

 아저씨들끼리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고 요한을 끌어안은 엄마의 팔은 부들부들 떨다 축 늘어졌다.

 

 요한은 이 모든 게 꿈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때 들린 엄마의 울부짖는 외침에 요한은 현실 속으로 돌아왔다.

 

 “요한 아빠!”

 

 잠시 후 구급대원 아저씨들이 황급히 아빠를 구급차에 싣고 떠나자 엄마도 바로 따라 나갈 채비를 하셨다.

 

 항상 집 앞이라도 외출 하실 때엔 단정한 차림으로 나가시던 엄마가 오늘은 머리도 제대로 묶지 않은 채 요한의 손에 만원짜리 한 장을 쥐어주며 말씀하셨다.

 

 “요한아, 아빠가 조금 아프셔서 엄마도 병원에 가봐야 하니까 아침은 빵같은거 사먹고 학교 갔다 와서 집에서 TV 보고 놀고 있어, 알았지?”

 

 엄마의 목소리는 평소와 달리 힘이 없었고 떨리고 있었다.

 

 “엄마, 왜 그래? 아빠 어디가 아픈 건데? 어?”

 

 그러나 엄마는 아무말씀도 안하시고 서둘러 현관문을 열고 나가셨다.

 

 “엄마!”

 

 요한의 부름에 돌아선 엄마는 화난 얼굴로 소리치셨다.

 

 “왜! 엄마 바쁜 거 안보이니? 왜 이렇게 귀찮게 굴어!”

 

 태어나서 처음 보는 엄마의 무서운 얼굴에 놀란 요한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엄마 발이…….”

 

 요한의 눈에 들어온 엄마의 발은 맨발이었다.

 

 아까 집 앞으로 구급대원 아저씨들을 마중 나가셨을 때도 맨발로 뛰어나가셨던 모양이다.

 

 잠시 자신의 발과 요한의 얼굴을 번갈아 보시던 엄마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요한을 끌어않고 한참을 우셨고 요한도 놀란 마음에 덩달아 따라 울어버렸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리신 엄마는 신발을 찾아 신고 현관을 나가시다 다시 뒤돌아서서 고개를 숙여 요한의 눈과 눈높이를 맞추고 살짝 미소를 지어보이시며 말씀하셨다.

 

 “아들, 아깐 엄마가 미안했어.”

 

 그게 마지막이었다.

 

 그 후론 엄마의 웃는 얼굴을 단 한 번도 볼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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