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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작가 : 해적선장
작품등록일 : 2016.10.27

역적으로 몰려 바닷가 마을로 귀양을 온 왕족 김현은 신비한 도승 성탄스님으로 부터 기묘천서라는 비서를 얻게 되고, 김현과 한 마을에서 자란 윤슬과 치우의 인생의 역정 이야기

 
2화 보름달의 거래
작성일 : 16-10-29 17:39     조회 : 411     추천 : 0     분량 : 5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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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대신들이 이른 아침부터 입궐을 하느라 궁궐은 어느 때 보다 분주하다.

 “오늘 무슨 중대한 발표가 있나? 머 좀 들은 거 있으시오?”

 “같은 미관말직끼리 내가 알면 뭘 더 알겠소! 보나마나 영상 대감이 형식상 청을 올리면, 주상이 마지못해 알았다고 하면, 일 끝난 거지. 거 괜한 관심 끄고 무슨 일이 일어나나 구경이나 하고 떨어지는 콩고물이나 잘 주워봅시다 그려”

 이전부터 나랏일은 박관수 대감의 사랑방에서 먼저 결정이 나면, 박세동 대감이 임금에게 형식적으로 고하고, 임금은 결제 판에 옥새만 찍어주는 식이었다.

 “주상전하! 신 영의정 왕비 간택에 대해 한 말씀 아뢸까 하옵니다”

 “그래요. 말씀 해 보세요. 아버님의 국상 기간이 아직 끝나진 않았으나, 국모의 자리를 오래 비워 둘 순 없으니 속히 서두르는 것이 좋겠지요?”

 “지당하신 말씀 이옵니다. 원래는 왕비 간택 기간 동안 전국에 혼인금지령을 내리고, 세 차례에 걸친 심사를 마쳐야 하오나. 지금 백성들은 계속되는 가뭄과 천재지변으로 지칠 대로 지쳐 있나이다. 이럴 때 일수록 왕실에서는 백성들의 본보기가 되는 행동을 보여야 할 것이라 사료 되옵니다. 형식상 절차를 최소화 하여 쓸데없는 경비의 지출과 시간의 낭비를 막는 것이 옳다고 생각되옵니다.”

 ‘고얀 놈 누구 때문에 백성들이 굶어 죽어 나가고 있는데, 저 자들은 진정 양심이라는 것이 없는 자들이구나’

 영의정 박세동이 준비된 각본대로 대사를 마치고 나니 허수아비들의 맞장구가 이어진다.

 “주상전하 영상대감의 말씀이 이치에 맞는 이야기라 사료 되옵니다. 하교하여 주시옵소서.

 전주 박씨 집안의 영향력 아래 있는 대부분의 관료들과 그 집안에 충성을 하기 위해 출세의 계단에 발을 디디려는 자들까지 모두 함께 합창을 하듯이 지껄인다.

 “하교 하여 주시옵소서.

 제대로 된 관리라고는 단 한 명도 없는 궁궐 안 에서 왕은 무기력함과 함께 깊은 피로감을 느낀다.

 “알겠소. 경들의 뜻이 정 그러하다니 내가 왕된 도리로써 모범을 보일 테니 적당한 왕비 감을 간택하여 알리도록 하시오. 아니 이미 나만 모르게 이미 정해져 있는 게요?”

 영의정 박세동은 고개를 돌려 날카로운 눈빛을 임금에게 날린다.

 ‘저것이 기왕 따를 거면 마지막까지 좋게 따라 올 것이지 꼴에 왕이라고 꼭 한번 비꼰단 말이지.’

 왕에게 쏘아 붙이던 눈길을 거두고 좌의정에게 고개 짓을 하자, 좌의정은 이미 준비를 마쳤다는 듯이 임금에게 아뢴다.

 “전하, 신 좌의정 박관수 대감의 첫째 딸이 적합하다고 생각 되옵니다. 그의 여식은 성품도 고울 뿐만 아니라, 학문의 깊이가 어지간한 선비 못지않다고 들었사옵니다. 또한 그 아비 박관수 대감으로 말 할 거 같으면…..”

 “됐소. 그만 하시오”

 왕이 짜증과 포기가 반씩 섞인 말투로 좌의정의 예상 가능한 다음 말을 막아버린다. 아직 전주박씨 에도 속하지 않고 그렇다고 왕의 라인을 타지도 않은 말단 관리들은 숨죽이며, 양 진영의 눈치를 살핀다. 전주박씨 집안의 사냥개들은 왕의 다음 말에 따라 어떻게 응수할지 머리를 이리 저리 굴리느라 여념이 없다.

 “경들의 뜻대로 하시오. 가례 절차도 알아서 진행 하리라 믿소. 내 오늘은 몸이 몹시 피곤하니 물러가 쉬도록 하겠소.

 왕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용포자락을 한 번 휘두르며 자리를 뜨고, 대신들은 늑대 같은 웃음을 흘리며 서로의 어깨를 두드린다.

 

 한 편 이 시각 경상도 한 고을에 사또로 막 부임한 조남박은 이를 갈며 이방을 부른다.

 ”야 이방! 일로 퍼뜩 와 본 나.”

 “네 사또. 부르셨습니까?”

 “니 내 말 좀 들어 보래이. 내가 박자광한테 백만냥을 주고, 기름기가 고마 잘잘 흐르는 평야가 넘실되는 전라도 땅으로 발령을 약속 받았던 기라. 그런데 중간에 일 하는 놈이 헤쳐 묵어서 돈이 전달이 안 된 긴지 아니면 박자광 이 노마가 돈만 받아 쳐 묵고, 날 이리 보낸 긴지 참 말로 알 수가 없데이. 니 같으면 내가 억울하겠나 안 하겠나?”

 “당연히 억울하십니다. 사또”

 “내사 이제 땡전 한 푼 없다. 처가 집이라고 사우 출세하는데 돈 한 푼 대 줄 능력이 있나. 돈이 없으니. 내는 인제 고마 천애의 고아 인기라 이방 내가 앞으로 어찌 살아야 될지 니도 생각이 있으면 씨부리 봐라.”

 “네? 아….나라에서 나오는 녹봉이 적지 않으니 열심히 모으시고 또한 아껴 사신다면….”

 “인마가 대갈빡에 빵구 나고 싶어 환장했나? 니 나 환장 하는 꼴 보고 싶나? 녹봉 가지고 언제 돈 모아 출세하나? 니가 그래서 이 나이 처 묵도록 이방인기라. 니 내 말 단디 들으래이. 내는 박자광이 아가리에 쳐 넣은 돈을 이 고을서 4년 안에 뽑아야 한다. 그 돈을 써서 꼭 전라도 금 싸래기 땅으로 발령 받을 끼다. 그 기 우리 아배 소원이었다. 이런 꿈을 꾸는 기 사내대장부고 효자의 길 인기라! 돈이 부모고 하늘이다.”

 “사또. 4년 안에 무슨 수로 그 돈을. 이 고을은 곡창 지대도 아니올 뿐더러, 최근 3년 동안의 가뭄으로 아사 하는 백성들이 나오는 판 인데……”

 “내는 머 백만냥이 하늘에서 뚝 떨어져서 박자광이 아가리에 쳐 넣은 줄 아나? 나도 없이 살았다. 쥐어짜면 나온다. 함 봐라. 니는 고마 내 말 믿고 잘 따르기만 함서 콩고물이나 얻어 처 묵어라. 내일부터 당장 마을 마다 농수로 사용되는 냇가나 하천을 조사하고 그 농수를 끌어 쓰는 가구를 조사해서 보고서 올리라. 지금 한 시가 바쁘다. 빨리 튀어가라 이 늙은 놈아”

 

 박관수가 권력을 잡으면서 제일 먼저 시행 한 일이 과거제의 유명무실화였다. 과거를 통해 선발된 인재들이 관리로 임명이 되면 자기들 입맛에 맞는 사람을 뽑기가 불가능하기 때문 이다.또한 뇌물을 받을 수 있는 창구가 사라지며, 모든 사람이 동일한 선상에서 같이 출발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과거제는 그들에겐 암적인 존재인 것이다. 이에 과거시험의 횟수를 대폭 줄였을 뿐만 아니라, 합격자도 고위관리 자제들로 이미 내정이 되어 있었다. 이렇게 되니 과거시험 일정이 발표가 나면 시험 날짜가 되기도 전에 합격을 할당 받은 집 에서는 잔치 준비를 하고, 과거 시험장에는 글도 모르는 집안 하인을 보내기도 하였다. 일부 부유층 자제들은 술을 쳐 먹고 과거장에 난입하여, 춘화도를 그려서 제출을 하기도 하였다. 출세의 길은 오직 박자광 집 문턱을 뻔질나게 드나들며, 얼굴을 익혀 재물을 실어 나르는 방법뿐이었다. 전국 각지에서 이런 인간들이 모여드니 박자광을 대면하고 돈을 전달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인 상황 이었다. 상황이 이러하니, 박자광과 안면이 있는 쓸개 빠진 인간들 중에 돈을 전달하는 중개인을 자처 하는 자들 까지 나오게 되었다. 이 중개인들이 받은 돈의 일부를 착복하기도 하고 더러는 전혀 전달이 안 되는 경우까지 발생 하였다. 조남박의 경우에는 전자인지 후자 인지 확실치 않고, 그의 추측대로 박자광이 영향력 없는 집안사람인 조남박의 돈만 받고 적당한 자리를 내어 준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사실 박자광은 아버지 따라 입궐도 해야 하고, 여러 정치적인 자리에 참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일까지 처리 할 수 없었다. 소문에 의하면 박자광의 자금관리와 실질적인 관리임명은 초선이라고 불리는 여인이 담당 하고 있었다고 한다. 별당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박자광의 첩이라는 소문도 있다. 그러나 언제 오게 되었고 어디 출신인지 소문만 무성할 뿐 확인된 사실은 없었다. 박자광의 아비인 박관수가 지방 관리로 잠시 나가 있을 때 그 지역에 유명한 무당이라 소개를 받은 후 박관수와 함께 서울로 올라 왔다고도 한다. 조심성 많고 세간의 이목을 신경 쓰는 박관수가 양아들 집에 두고 살림을 맡겼다는 설이 유력하긴 하다. 대외적으로는 박자광의 첩으로 안 살림을 맡아 처리 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정확한 이름 또한 알려지지 않았으나, 가끔 얼굴을 내 비칠 때 본 하인들이 삼국지에 나오는 초선처럼 아름답다 하여 사람들 사이에 초선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분명한 것은 초선이가 박자광 집안의 돈 줄을 쥐고 흔들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초선을 야심한 시각에 찾아온 여인이 있었으니…

 “별당마님, 박관수 대감의 둘째 따님 선희 아가씨가 찾아 오셨습니다.

 “내가 잠시 하던 일이 있었으니 잠시만 기다리라고 말씀 드려라”

 양 오빠의 정실부인도 아닌 첩으로 알고 있는데, 자신을 기다리게 하라는 말을 듣고, 선희는 몹시 화가 났지만 자신이 아쉬워 찾아 온 처지기에 일단은 참지만, 방으로 들어가면 한 방 먹여야겠노라고 벼르며 기다린다.

 “월선아. 이제 아씨를 뫼시어라”

 방문이 열리자마자 발을 디디며 제 성을 못 이기는 선희는 딱 철없는 소녀 그대로의 모습이다. 자신의 감정을 여실 없이 드러내며 이미 초장부터 초선에게 얕잡아 보인 것이다.

 “굳이 따지자면 시누이와 올케 사이지만, 자광 오라버니와 내가 피를 나눈 것도 아니고 그 쪽이 정실부인도 아니니 내가 상석에 앉겠소.

 “호호 호호호, 그리 하시지요. 쇤네에게는 동서남북이 중요한 것이 아니 오라 자리를 잡는 사람의 인품이 중요한 것이니, 편하신 데로 하시지요.”

 자기를 희롱 하는 지도 모르고 선희는 웃기지도 않는 승리의 도취감에 빠져 윗자리에 앉는다.

 “내 실은 궁금한 것이 있어 찾아왔소. 사실 그 쪽이 별당에 온 첫해에는 관심도 없었고, 둘째 해부터 여러 가지 재미있는 소문을 들어 직접 확인하고 싶었으나 아버님 눈치도 봐야 해서, 이제야 오게 됐소.

 선희는 굳이 아니해도 될 말을 늘어놓으며, 자신의 조바심을 들어낸다.

 “정말 이름이 초선이고, 용한 무당이라 앞으로 일어날 일도 미리 알 수 있고, 부적이나 도술을 부려 사람목숨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오?”

 “숨 넘어 가겠소. 사람 목숨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그게 귀신이지 사람인가? 나는 이렇게 아씨 앞에서 살아 숨 쉬는 사람이요.”

 선희의 철없는 행동에 상대를 파악한 초선은 은근슬쩍 말을 놓는다. 그리고 어쩜 친 언니인 정연과 선희가 이리도 다른지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거 말 빙빙 돌리지 말고 내 묻는 말에 그렇다 아니다 대답 좀 해주오. 사실이라면 내가 긴히 청할 일이 있어 그러하오. 사례는 내가 나중에 반드시 하리다”

 “호호 호호호, 소문을 하나만 듣고 둘은 못 들으셨나? 나는 사례 같은게 필요할 만큼 궁색하게 사는 사람이 아니외다. 더군다나 사례를 나중에 하겠다? 외상 사절이나 내 아씨는 특별히 어여삐 여겨 무슨 청인지 들어나 보고 가타부타 결정을 하리다. 내가 귀신은 아니나 귀신 뺨치는 재주는 가지고 있는 건 사실이오. 대신 우리 둘 만의 비밀이란 걸 명심하셔야 하오”

 둘 만의 비밀이란 말을 하며 초선은 선희에게 바짝 다가와서, 선희의 쪽진 머리 아래로 흘러내린 옆머리를 귀 뒤로 넘겨준다. 선희는 갑작스러운 초선의 행동에 놀라 몸이 완전히 굳어 버렸다가 정신을 차린다.

 “언니! 내 언니라고 부르리다. 그리고 이리 위 쪽으로 앉으시오. 내 소원만 들어주면 언니 팔자도 지금보다 더 좋아 질 거외다”

 초선은 자연스럽게 상석을 차지하며, 올린 무릎에 턱을 괴고 고개를 왼쪽으로 기울이며 선희를 바라본다. 선희의 가슴은 이상 하리 만치 콩닥콩닥 뛰지만 일이 잘 풀릴 거라는 기대감과 낯선 장소에서 상대의 뜻밖에 행동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들뜬 기분 탓인지 거두절미 하고 자신이 바라는 바를 말한다. 아니 이것은 선희의 원래 성격이기도 하다.

 “언니! 나는 이 나라의 왕비가 되고 싶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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