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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청춘의 빛 -십오년의 과거형-
작가 : 윤아영
작품등록일 : 2021.12.26

청춘의 빛-과거형-은 단편수필소설입니다.
이야기는 이어지지 않고 에피소드 한 편씩 한 편씩 연제되어집니다.

청춘의 빛은 저자의 실제이야기를 바탕으로한 이야기입니다.
원고는 10년전에 거의 완성되었지지만 이번 기회로 꼭 마무리 지을 수 있기를 바라며 잘 부탁드립니다.

 
7화. 청춘의 빛_ 재회_ 고백
작성일 : 21-12-28 07:16     조회 : 189     추천 : 0     분량 : 8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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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화. 청춘의 빛_ 재회_ 고백

 

 

 

 

 나는 그 때 자퇴를 하고 복학을 준비하기 우해고향으로 내려갔었는데 일재로 원서도 내고 그랬다. 면접도 봤고. 하지만 입학을 남겨둔 상황에서 왠지 회의가 밀려와다.

 내가 다시 여기서 공부하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미 사회생활도 시작했었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고향에 있고 싶지 않았다. 어찌되었든 나는 타 지역에서 9개월 생활로 작든 크든 본인에게 변화가 있었던 건지던지 그때는 학교보다는 일을 하거나 아니면 떠돌고 싶은 생각에 입학허락이 되었다는 통보를 받았지만 나는 동생에게 미안하다고 한 뒤 다시 고향을 떠났었다. 그리고 약 3년 동안 떠돌이 생활을 했다.

 여러 곳을 다니면서 굶기도 많이 굶어보고, 나쁜 짓도 많이 했고, 여러 경험도 했다.

 그리고 내가 21이던 그때의 내가 17살 때와 달라진 게 있다면 3년간의 일들로 조금 더 냉정해졌다는 것과 나 자신에 대해서 조금 더 알게 된 것.

 그리고 변하지 않았던 게 있다면, 술버릇과 그리고 잊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는 것 정도.

 

 

 

 오랜만에 돌아온 그곳은 변한 것이 없었다.

 뭐, 간간히 한번 씩 놀러 오리도 했으니까 더 그랬을 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때 친구 집에서 함께 살고 있었는데 친구가 그랬다. 여기에서 얼마 안 떨어진 곳에 민현이가 친구랑 같이 지낸다고, 그 순간, 나는 ‘그래?’라고 하며 아무렇지 않은 척 넘겼지만 솔직한 심정으로는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그러던 차에 친구가 오랜만에 한 잔 하자고해서 호프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한 두 시간 있다가 나왔는데 친구한테 연락이 온 것이다. 그리고

 

 “준수야, 민현이가 보자는데? 가까운데 있대”

 “정말?”

 “응. 오랜만이니까 보자, 괜찮지?”

 “당연. 어디서 만나기로 했는데?”

 “그게 자기도 술 먹고 있다고 거기로 오래”

 “술집?”

 “응. 친구들도 많고 그렇다는데”

 “그래? 나 사람들 많으면 별로인데.”

 “괜찮아. 동창들도 있는데 어때. 가자.”

 “흠... 아니다. 나는 그냥 기다릴게. 너 혼자 가”

 “왜. 같이 가면 좋잖아”

 “술도 많이 먹었고, 그리고 좀 불편 할 것 같아”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 그럼 너 어디가 있게?”

 “피시방?”

 “거기서 뭐하려고?”

 “뭐, 뭐하기 게임하면 되지”

 “하여튼 게임광이라니까. 알았어. 그럼 내가 최대한 빨리 올게.”

 “그래. 알겠어. 그럼 이따가 보자”

 “그래. 술 적당히 마시고”

 “알았어.

 

 그리고 친구는 먼저 발걸음을 땠다. 그리고 나도 피시방으로 향했다,

 같이 간다면 같이 갈 수도 있겠지만 내가 낯을 좀 가리는 편이라 불편했다. 더구나 지금 술도 약간 취했고. 민현을 볼 수 있다는 건 좋은데 일단 마음이 편해야 되지 않겠는가.

 그리고 나는 피시방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게임을 시작했다.

 하지만 잘 될 리가 있나. 이미 마음은 콩밭으로 떠났는데.

 나는 게임을 끄고 헤드셋으로 노래를 들었다.

 그렇게 듣고 있으려니까 민현의 생각들이 물밀 듯이 들어왔다. 내가 그때 자퇴하고 얼마 안됐을 대는 몸도 바쁘고 마음도 바빠서 민현에 대해 그렇게 생각을 못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안정 되었을 때는 항상 생각이 났었다.

 친구들과 함께 술 먹을 때 너 좋아하는 사람 있냐고 물을 때 마다 기억이 스쳤고 누군가 나에게 좋아한다고 할 때도 그랬다.

 하지만 나는 한 번 좋아하면 그 시간이 길기 때문에 그 누구도 사귈 수 없었다.

 아니 사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호감이 가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언제나 그 호감은 호감으로서만 끝나지, 좋아한다는 감정이 생기지 않아서 친구들에게 오해도 많이 받았다.

 사귀는 사람 있냐고. 아니면 좋아하는 사람 있냐고, 하지만 그때는 민현을 잊어야지라고만 생각해서 그 두 개다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 현재 이건 무엇인가. 잊는 다기 보다는 오히려 그 반대의 감정이 새록새록 피어나고 있으니 원.

 

 “미치겠네. 정말”

 

 그리고 그렇게 한 시간가량 있었을까. 다시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누군가 목에 팔을 걸어오는 게 아닌가. 나는 놀래서 고개를 돌렸고 그 곳에는 민현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정말이지 환하게.

 

 “김준수 잘 지냈냐? 어떻게 연락 한번을 안 할 수가 있어”

 “아... 응? 뭐라고?”

 

 나는 목에 걸린 팔에 정신이 없어서 말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뭐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니지만.

 

 “잘 지냈냐고, 김준수”

 “아, 그럼 잘 지냈지. 너는, 민현이 넌 키가 더 컸네?”

 “당연하지. 근데 너는 변한 게 없다”

 “뭐냐, 그거 칭찬이지?”

 “그럼, 칭찬이지. 아직도 그 샤방함을 유지하다니 대단한데”

 “샤방함? 그건 또 뭐야”

 “당사자가 모르면 어뜩하냐? 아직도 바보인건 마찬가지네”

 “에이씨”

 

 

 솔직히 처음에는 민현을 보면 어떻게 인사하고 말을 건넬까 하고 걱정했었다. 하지만 나의 이 소심한 고민은 이처럼 허무하게 깨지고 말았다. 우리는 너무도 당연하게, 아무런 어색함도 없이 3년이란 공백기가 무색하리만큼 언젠가 그랬던 것처럼 서로를 보며 웃고 있었으니까. 우린 그렇게 다시 만났다. 이걸 재회라고 하겠지. 민현이 달라진 게 있다면 키가 더 큰 것과 얼굴이 전보다 더 뚜렷해진 것. 정말이지 남자라는 느낌이 확 오는. 예전에는 곱상했는데. 이렇게 우리가 재회를 하고 있을 때 출구가 소란스러워 졌다.

 

 

 “김ㅅ준수 어디 있냐!”

 “준수야 오랜만이다”

 

 내 룸메이트와 유천의 룸메이트.

 

 구리 네명은 다 동창인데 왠지 이때만큼은 피하고 싶었다. 왜냐면 그 둘은 술이. 그러니까 술이 완전히 잠식했다고 해야했다.

 

 “아이고 못한다. 아까도 많이 마시더니 거기 가서도 또 마셨어?”

 “어? 우리 준수네. 나 별로 안마셨거든. 나는 그냥 술이 유혹해서 거기에 홀린 것 뿐”

 “술이 유혹 할 사람이 없어서 널 유혹하게? 변명은 됐다. 얼른 가자.”

 “어디? 흐흐 술양한테?”

 “뭐래. 집에 가자, 집!”

 

 뭐 이 이분은 그냥 넘어가고.

 

 “........”

 “준수야!! 이게 몇 년 만이냐? 잘 지냈어?”

 “당연하지. 정말 오랜만이다. 너도 잘 지냈어?”

 “그럼. 너는 안 본 사이에 좀 더 남자다워 졌는데?”

 “오 그 말은 내가 원하던 말...”

 “무슨? 김준수는 샤방이야”

 

 하지만 나는 말을 다 이을 수가 없었다. 김민현이 끼어들었기 때문이다.

 

 “김민현아. 나도 남자다. 샤방함이 뭐냐?”

 “아니거든. 너는 샤방함의 온리야.”

 

 무시하자

 

 

 “대체 다들 얼마나 마신거야. 다들 얼른 가자. 사람들이 다 쳐다본다.

 

 그랬다 지금은 출입문 앞이었다. 우리는 얼른 친구들을 챙기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밖에는 어느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 온다”

 “그러네. 근데 준수야, 이제 어디가?”

 “우리 집 가자. 어차피 지금 택시 타봤자 할증 붙어서 돈만 많이 나와”

 “하긴. 그럼 집에서 한 잔 할까?”

 “술? 너 방금까지 마시고 왔잖아”

 “무슨. 너 지금 나를 뭘로보고, 내가 술은 좀 먹지”

 “아, 맞아. 기억나. 너 꾼 이였어.

 “그래. 내가 좀 꾼 이였지. 그리고 너랑은 3년만이잖아. 그리니까 한잔, 오케이?”

 “그래. 알겠어. 얼른 애들 챙겨서 가자”

 “그래”

 

 

 우리는 힘겹게 친구들을 둘러맨 채 근처 편의점으로가 술을 사고 집으로 향했다.

 잠시 뒤 집에 도착했고 우린 바로 친구들을 침대로 눕혀버렸다.

 

 “진짜 많이 마셨나 보네”

 

 함께 친구들을 침대에 눕히던 민현이 내말에 답했다.

 

 “맞아. 장난아이였어. 정말 술을 들이 부었지”

 “내가 그럴 줄 알았어, 하여간”

 “그래도 집에 잘 들어왔으면 된거야”

 “그건 그래. 으……. 어깨 빠지겠다.

 “두드려줘?”

 “괜찮아. 뭐 한 두 번 이래야지”

 “맞아. 그렇긴 해. 술 거실에서 마실 거지?”

 “응, 그래야지.”

 “알겠어.

 

 그리고 민현은 거실로 나가 상에 술을 놓는다. 나는 그런 민현의 맞은편에 앉으며 컵을 건넸다. 그리고 시작된 담소. 담소라기엔 좀 조용했지만.

 처음에는 둘 다 그리 취한 상태가 아니라서 조용히 술만 먹었다. 그렇게 3-4병 가량 됐을까. 드디어 점점취하는 나를 느낄 수 있었다.역시 취하니까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 가뜩이나 거실에 보조 등만 켜놔서 어두운 편이였는데 눈이 이러니까 더욱 안보였다.

 

 “준수야 괜찮아?”

 “아. 어, 괜찮아. 눈이 뿌해”

 “아. 아직도 그래?”

 “그런가봐. 이건 아마도 평생 가지 싶어”

 

 

 그리고 또 침묵.

 

 

 “조용하다. 노래듣자”

 

 나는 뿌연 눈을 내버려 둔 채 내 폰을 찾아 노래를 틀었다.

 그리고 참 아련하게도 흘러나오는 노래는 닮은사람 이였다. 나는 노래로 추억을 많이 해서 내 폰에는 예전 노래가 많았다. 하지만 하필 이 노래일 줄이야.

 

 “어? 이 노래, 그때 그 노래다”

 “응?”

 “그 언제더라. 기억이 잘 안 나는데. 하여튼 그때 준수 네가 불렀던 노래 맞지?”

 “이야. 기억력 좋다. 맞아. 이 노래 불렀었지”

 “나 기억력 그리 안 좋아”

 “근데 어찌 기억해?”

 “솔직히 노래는 잘 기억 안 나고, 너 노래 부르던 모습이 생각났어.

 “아, 어쩐지 그 때 노래 부를 때 얼굴이 따갑더라.”

 “맞아. 그대 내가 너 보고 있었지. 아, 벌써 엄청 예전일이네”

 “그러게. 시간이 빨리도 간다.

 

 나는 왠지 센티해지는 기분에 앞에 있던 술을 마셨다. 민현도 그랬는지 앞에 놓인 본인 잔을 비웠다. 그리고 나는 갑자기 궁금한 것이 떠올랐다. 아니, 그렇다기보다는 취했으니까. 그래. 취했으니까, 그 힘으로 물어보고 싶었던 거다. 밖에는 억수같이 비는 오고, 분위기는 습하고 또 적막했으니까. 왜 취중진담이란 말이 있지 않은가.

 

 “민현아”

 “응?”

 “그러니까. 흠... 그러니까 말이야”

 “뭐야. 무슨 말을 하려고 이렇게 뜸을 들여. 말해봐, 나 궁금해진다.

 “…….”

 

 

 하지만 왠지 떨려오는 심장에 차마 묻지는 못하고 나는 다른 질문을 했다.

 

 “너 좋아하는 사람 있어?”

 “에? 그거 물어보려고 그렇게 뜸을 들이냐”

 “뭐 그럴 수 도 있지”

 “음.. 그래. 나 좋아하는 사람 없어”

 “없어?”

 “응. 근데 전에 사귀던 사람은 있었다. 근데 무라고 해야 될까, 좋아하는 건 아니었어.

 그 뭐라고 해야 하지. 어렵다. 그래. 그냥 내가 외로워서 사겼

 었는데 금방 헤어졌어.

 “왜?”

 “미안하잖아. 좋아하지도 않는데 내가 외롭다고 그러면.”

 “아...”

 “그럼 넌?”

 “뭐가?”

 “너는 좋아하는 사람 없어?”

 

 나는 순간 심장이 뛰는걸 느꼈다. 어떻게 해야 할까. 하지만 갈등은 잠시 뿐이었다.

 

 “나? 음... 나는 있어. 그것도 오래된.”

 “정말?”

 “그래. 있어”

 

 나의 있다는 말에 민현은 나를 빤히 본다.

 

 “그렇구나. 언제부터 좋아했는데? 오래됐다며”

 

 나는 그 말에 살짝 웃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가슴한쪽이 간지러웠기 때문이다.

 

 “알아서 뭐 하려고”

 “궁금하잖아”

 “안 돼”

 “뭐냐, 김준수”

 “뭐긴. 내 마음이지”

 “진짜 뭐냐”

 “하하”

 

 민현은 왠지 심통 난 표정으로 손가락을 상에 탁탁 부딪쳤다.

 

 “왜 웃어. 이...”

 “4년”

 “바보..응? 뭐라고?”

 “그래. 4년이야. 좋아하고 있는 시간이”

 

 나는 말을 마치며 한손에 턱을 괴곤 술잔을 바라보았다.

 

 “4년? 길다. 어? 잠깐만”

 

 민현은 뭔가 세어보는 듯 하더니 이내 마쳤는지 나를 빤히 본다.

 

 “준수야. 4년이면 우리 17살 때잖아. 학교 다니던 때?”

 “맞아. 나 고등학교 1학년 때”

 “아... 그럼 혹 그 첫사랑?”

 

 민현은 내 첫사랑의 존재를 알고 있었는데 아직도 기억하나보다.

 근데 바본가. 그 첫사랑이 중학교 때인데 무슨 첫사랑이라는 걸까.

 

 “무슨. 첫사랑 잊었다. 덕분에”

 “하긴. 그러면 4년보다 더 길겠구나.

 

 그리고 잠시 침묵이 내렸다. 나는 술잔만 보고 있고, 민현은 다시 상에 손가락을 탁탁 친다.

 그리고 민현이 다시 말했다.

 

 “왜, 좋아했어?”

 “응?”

 “그러니까 그 사람. 어떤 모습에 반했어?”

 “아.. 말하면 좀 아이러니 하긴 한데 첫사랑을 많이 닮았었어.

 “첫사랑?”

 “어. 처음에 웃는 거 보고 놀랐어. 어쩜 이리 닮았나하면서. 근데 지금 보니까 안 닮은 것 같아”

 “어째서?”

 “그러게. 그건 나도 모르겠어. 아무래도 그때는 아직 첫사랑을 잊지 못해서 그랬던 거 아닐까”

 “아. 뭔가 진짜 아이러니하네.

 “뭐가?”

 “그렇잖아. 잊지 못한 사람으로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된 거잖아. 그리고 그 사람은 잊었고”

 “그러네.

 

 바보. 그 아이러니가 아닌데.

 그리고 잠깐 적막해졌다. 아무래도 저 말은 생각을 많이 부르니까. 그리고 잠시 뒤, 민현이 말했다.

 

 “동갑이야?”

 “응”

 “좋아하는 사람이 동갑이라고?”

 “응, 맞아. 동갑”

 “같은 학교였던?”

 “응. 그것도 같은 반”

 

 어서 눈치 채지. 아님 배려해 주는 건가.

 

 “아... 근데 잠깐만, 준수야. 우리 남고였잖아”

 “그래. 맞아. 남고였지. 그래서 나는 되게 혼란스러웠어. 근데 이젠 뭐, 좋아하는데 무슨 상관이려나 해.”

 “…….”

 “음.. 좀 충격적인가?”

 “어? 아니. 그런 거 아니야. 나도 그렇게 생각하니까.”

 “다행이네”

 “왜?”

 “그냥”

 “그냥은 무슨. 너 내가 그 말 듣고 편견 가질까봐 그런 거지?”

 “솔직히 반반”

 “뭐야. 섭섭하잖아. 나를 어떻게 보고”

 “알았어. 미안. 내가 좀 가볍게 봤어”

 “뭐냐. 그 말이 더 서운해진다. 임마”

 “장난이지”

 “당연히 그래야지”

 “알았어. 당연해.”

 

 그리고 다시 찾아온 그 예의 적막함과 빗소리. 어쩐지 서로 생각할 것이 많은 같았다. 그렇게 얼마쯤 있었을까. 민현이 들릴 듯 말 듯 말했다.

 

 “궁금하다”

 “응?”

 “네가 반했다는 그 사람”

 “…….”

 “준수야. 누군지 물어도 돼?”

 “…….”“안되나...”

 “…….”

 “혹시.. 난가?”

 “!”

 

 “하하 왜이리. 놀래. 농담이야.”

 “…….”

 “....? 설마”

 

 나는 민현을 가만히 보았다.

 

 

 “맞아”

 “어?”

 “맞다구요, 김민현씨”

 “…….”

 “혹 알면서 모른 척 했던 건 아니지?”

 “절대 아니야. 나 정말 몰랐어... 아, 그래서”

 “.......?”

 “그 때 말이야. 너 옥상에서. 그리고 내 방에서 나한테 혼란스럽다고 했잖아. 그 뜻 아니었어?”

 “그래”

 “왜 말 안했어. 그때 그렇게 물어봤는데”

 “말하면 어뜩하냐. 그때는 나도 인정 안하려고 했는데.”

 “…….”

 “그런데 지금은 괜찮아. 그 때 좀 힘들었지만. 이젠 잊을꺼니까”

 “뭐?”

 

 나는 나를 보는 민현의 눈길에 피하지 않고 마주치며 말했다.

 

 

 “너 잊으려고 노력중이라구요”

 “왜?”

 “…….”

 

 

 하지만 민현이 왜, 라고 묻자 할 말이 없어졌다. 그 말은 정말 의외였고 생각지도 못 한 말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거짓말은 역시 힘드니까. 하지만_

 

 "그 때도 그랬어."

 “…….”

 “그때. 내가 너 좋아한다는 거 알아갈 때도 나는 그와 동시에 잊어야 한다고 생각했어.”

 “어째서”

 “아무래도... 솔직히 가망도 없고 또 어려운 거잖아”

 “어떤 게?”

 

 “정말 몰라서 묻는 거야?”

 “…….”

 “에휴,..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그때는 너도 나도 나이가 어렸잖아. 그래. 모 솔직히 나이는 핑계다. 그냥 자신도 없었어. 하지만 그 무엇보다 제일 컸던 건 너에게 피해가 갈까봐. 그랬어.

 “피해라니?”

 

 나는 민현에게 손짓하며 말했다.

 

 “너한테 괜한 슬로건 씌어서 피해줄까봐.”

 “뭐, 그래서 그랬어.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그리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어”

 “…….”

 

 

 민현은 내 말에 잠깐 멍해보였다. 그리고 그대로 생각에 잠기는지 말이 없었다. 나는 생각에 빠져있는 민현을 보다가 민현의 머리에서 머리카락 할 올을 뽑았다.

 

 “따가워!!!”

 “하하하”

 “아프잖아. 왜 머리카락을 뽑아”

 “무슨 생각을 그리 깊게 하나 싶어서”

 

 머리가 뽑힌 자리를 문지르던 민현은 내 말에 손을 내리며 말한다.

 

 “예전생각”

 “예전생각?”

 “응. 갑자기 생각났어. 아니 솔직히 말하면 자주 생각했지만.”

 “어떤 생각인데?”

 “내가 너 눈동자 많이 흔들린다고 했던 날”

 “아.... 그때는 갑자기 왜?”

 “갑자기는 아니야. 자주 생각했는데 지금 다시 생각나네.”

 “…….”

 “…….”

 

 

 갑자기 주위가 조용해지는 느낌이다. 그에 비해 빗소리는 더 굵어진 소리가 났다.

 더불어 자주 생각했다는 말에 마음이 뛰고 있는 나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용기를 내어 질문을 생각해 낸다. 정말 술기운에 조금 더 용기를 낸다면,

 

 “민현아”

 “응?”

 “혹시 말이야. 너도. 날... 좋아했어?”

 “…….”

 “…….”

 

 

 정말이지 심장이 너무 뛰어서 나는 손으로 가슴을 꾹 눌러야 했다. 괜히 물어봤나라고 생각도 했다. 하지만 그래도 왠지 저 말을 물리고 싶진 않았다. 어떻게 낸 용기인데...

 그리고 잠깐의 시간이 흘렀을까. 민현이 내 눈을 마주보며 말했다.

 

 “그때, 너 눈동자 많이 흔들렸잖아.”

 “응?”

 “우리 같이 누어있었을 때”

 “아... 응”

 

 

 내가 기억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민현이 살짝 웃었다.

 

 “그럼 나는 어땠어?”

 “어?”

 “우리가 서로 마주 볼 때 내가 너 눈동자 흔들리는 거 봤듯, 너도 내 눈동자 봤을 테니까”

 “응...”

 “그때 나는 어땠어?”

 “…….”

 “…….”

 “…….”

 “그 때 나도 너처럼 혼란스러웠는데...”

 “…….”

 “그럼 나도 흔들렸을까”“…….”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왜냐면 날 보고 있는 민현의 눈이 많이 흔들리고 있었으니까. 나는 내 손가락 끝이 살짝 떨리는 게 보였다. 그 만큼 긴장했던 걸까. 그리고 민현의 눈이 내 손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순간 이상하게 마음이 놓였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어쩐지 눈물이 날 것도 같았다. 그리고 그 민현이 떨림을 멈춘 내 손을 잡아왔다, 그리고 예전, 그 언젠가의 예전처럼 천천히 내 손으로 자신의 가슴으로 가져다 대며 말했다.

 

 

 “좋아했나봐, 준수야”

 “…….”

 “아니, 좋아하나봐”

 “…….”

 “이러게 지금도 흔들리는 거 보니”

 

 그리고 나는 내 눈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는 걸 느꼈다. 그리고 내 손에서 느껴지는 민현의 흔들림도.

 

 “우린 정말 바보다, 그치?”

 “그런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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