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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청춘의 빛 -십오년의 과거형-
작가 : 윤아영
작품등록일 : 2021.12.26

청춘의 빛-과거형-은 단편수필소설입니다.
이야기는 이어지지 않고 에피소드 한 편씩 한 편씩 연제되어집니다.

청춘의 빛은 저자의 실제이야기를 바탕으로한 이야기입니다.
원고는 10년전에 거의 완성되었지지만 이번 기회로 꼭 마무리 지을 수 있기를 바라며 잘 부탁드립니다.

 
5화 청춘의 빛 _ 마침표
작성일 : 21-12-27 14:14     조회 : 173     추천 : 0     분량 : 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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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화 청춘의 빛 _ 마침표

 

 

 

 옥상에서의 일이 있은 후

 나는 엄청나 s 감정덩어리로 인해 하루하루가 지나갈수록 헬슥해지던 가던 때이다.

 일을 할 때에도 밥은 먹을 때에도 그리고 잠을 자기 전까지 오직 머릿속에서 생각난 건 그 달 밝던 그 날의 일과 그리고 몇 가지 의문.

 

 “난 첫사랑을 아직 못 잊었는데..”

 “사람이 한 번에 두 명을 좋아 할 수도 있는 건가”

 “그와 난 같은 남자인데...”

 

 아무래도 맨 마지막 의문이 그때의 나로서는 받아들이기 제일 어려웠다. 뭐 어릴 때부터 동성애에 대해 별다른 감정이 없었던 건 사실이다. 거부감이나 그렇다고 좋다라는 감정이 아니라 그냥 동성애도 있구나라고 생각했었지,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다. 아무래도 그때의 나는 첫사랑이 여자였다는 것에 대한 관념, 그래 그 관념 때문에 그런 혼란이 일어났지 싶다. 나는 자그마치 첫사랑을 5년 동안 어쩌면 굉장히 길고 아니면 짧다고 할 수도 있는. 그 5년이라는 사이에 많은 일들이 벌어지기도 했다. 무, 슬픈 일이 더 많기는 했지만. 그런데 이제 와서 남자를 좋아한다거나 그러면 어쩌란 말인가.

 저 말 무슨 무방비 상태에서 폭격을 맞은 듯 한 충격 이였다.

 몇 번의 미사일에 초토화 되어 버리는. 어쩌면 단 한 번의 공격으로도 무효화 되어버리는.

 가뜩이나 그때는 날도 더워서 일도 힘들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고 학교도 다 때려치우고 싶었던 때라 더욱 그랬다. 그래서 그랬던가. 나는 내 일생에서 두 번째의 커다란 결심을 하게 되었다. 첫 번째는 여기 학교에 오는 것. 그리고 두 번째는…….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었었던 나는 한 가지 결론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져들었다.

 덕분에 살은 완전 쭉 빠지고 흐물흐물 거리는 오징어가 따로 없었다.

 일을 할 때도 멍하고 밥을 먹을 때도 멍하고 뭐 그냥 온종일 멍했다고 하는 게 맞는 말이 다. 민현을 좋아함에 있어 확실한 마음. 그도 그럴 것이 내가 내린 결론은 그 만큼 책임도 따르고 어쩌면 커다란 모험을 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정말 그 만큼 힘든 결정.

 

 

 그날은 유천이 출근하고 내가 피곤도 하고 몸에 힘도 안 들 어가 결근을 했다.

 그러나 왠지 혼자 방에 누어있기에는 너무 적막해 민현에게 문자를 보냈다

 

 -민현아 나 너 방에서 자도 돼?

 

 그러자 잠시 뒤 답장이 왔다.

 

 -그래. 근데 오늘 출근 안했어?

 -어. 피곤해서.

 -어째. 약은 먹었어?

 -약은 무슨. 그냥 핑계지, 핑계.

 -핑계는 무슨. 내가 일마치고 갈게. 얼른자, 준수야.

 -응. 고마워.

 -어른 자.

 -그래. 나 이제 진짜 잔다. 수고해.

 -보고.

 -잘 거야. 답장 보내지마.

 -너나 보내지 마라?

 

 나는 그 때부터 문자를 안 보냈다. 그리고 5분쯤 지났을까. 문자가 한 통 왔다.

 

 -준수야, 아프지 말고 이불 꼭 덮고 자. 내가 이 마치자마자 잘게. 잘자. 좋은 꿈 꿔.

 

 ...........

 

 “정말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한숨을 내쉬며 몸을 일으키고 건너편 옆 동네인 민현의 방으로 갔다.

 비밀번호를 착착 누르며 물을 여니 평소 민현에게서 나던 향이 내 코를 자극한다.

 근데 왠지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어쩐지 되게 그리워지게 될 것 같은 느낌에.

 

 “아. 이러면 안 되는데…….”

 

 나는 애써 떨리는 마음을 지우고 민현의 침대로가 벌러덩 누어버렸다.

 그리고 민현의 베개에 고개를 묻으며 끝내는 눈물을 흐리고 말았다. 어쩐지 팜을 수 없는. 아니, 참고 싶지 않은 그런 감정이 치솟아 올랐기 때문이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이리도 고단하고 힘이 들고 그리고 다시 찾게 되고 그런 것 같다.

 그렇게도 좋아했던, 아니 첫사랑이라고 감히 당당히 말할 수 있는 만큼 사랑했던 그녀를 이렇게 잊는다는 건 충격이었다. 솔직히 항상 잊어야지, 잊어야지 생각했던 것이 자연스레 이루어졌는지도 모르겠지만 사람 마음이라는 게 원래 그렇듯. 그렇게 모순적이듯 허탈한감정이 뒤이어 내 마음을 흔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나는 그 허탈감. 그리고 민현의 대한 내 혼란스러운 감정. 그리고 내 결심에 대한 그 한 덩이의 감정에 스스로가 무너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 커다란 감정덩어리를 꾸역꾸역 삼키며 참을 수 없는 문물을 흘리며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제발 꿈속에서는 아무도 나오지 않기를 바라며.

 

 그리고 8시간이 흐른 후.

 내 머리를 살살 문지르는 느낌에 슬며시 눈을 떠보니 유천이 침대에 턱을 괴곤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있었다.

 

 “왔어?”

 

 울어서 그런지 목소리가 상당히 쉬어버렸다.

 

 “응. 퇴근. 근데 너 목소리 왜 그래? 또 눈은 왜 그렇고”

 

 나는 민현의 말에 얼른 손으로 눈을 누르며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고 쉬어버린 목소리가 돌아오는 건 아니었지만.

 

 “응? 눈이 부었어? 내가 잠을 너무 자버렸나”

 

 내 말에 유천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아닌데? 너 그 정도 자선 눈 안 부어. 그리고 목소리도 그렇고”

 “아닌데... 피곤했으니까 그럴 수 있지.”

 

 하지만 민현은 내 말은 신뢰할 수 없다는 듯 눈을 더욱 가늘게 뜯다가 이내 눈을 풀며 말했다

 

 

 “김준수. 힘들면 말을 해야지. 그렇게 속에 다 묻어두고 그러면 이렇게 눈도 띵띵뿔고, 목소리도 걸걸해지는 거야. 그러니 속앓이 하지 마.”

 “진짜 그런 거 아닌데...”

 

 나는 말을 더 잊고 싶었지만 다시 눈을 게슴츠레 뜨는 민현을 보며 체념했다. 뭐 저 말은 사실이니까.

 

 “알았어. 그래! 나 울어다. 인마. 하여튼 김민현 너는 눈치도 없어. 이런 건 그냥 넘어가야 되는 거라고. 오케이?”

 “오케이는 무슨. 뭘 넘어가. 그러다 너 큰일 나면 어쩌려고”

 “큰일은 무슨. 나 다 컸어.

 “누가 안 컸대? 그리고 여기서 큰 거랑 무슨 상관이래. 커서도 어려서도 힘든 건 마찬가지고 그런데. 그렇지, 김준수?”

 “에이씨, 계속 놀릴 거야?”

 “아니. 이제 그만”

 “…….”

 “그러니까 혼자 힘들어 하지 말라고. 속상하잖아.”

 “누가 속상해?”

 “누구긴 누구야. 나지”

 “네가 왜 속상해? 내 속이 상하지. 바본가? 에휴 역시 너라는 사람은 어쩔 수 없네. 못 이겨”

 

 내가 일부러 한 숨을 푹푹 쉬면서 저리 말하니 민현이 그런다.

 

 “나 안 보이는 곳에서 너 속앓이 하는데 내 속이 어떻게 정상이겠냐? 그리고 네가 더 바보다. 나쁜 김준수야”

 “…….”

 

 또 할 말을 잃은 나는 그냥 민현을 빤히 보다가 침대 옆의 빈자리 쪽으로 자리를 옮기고 민현에게 내 옆을 손짓하며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아이구 기특한 김민현아, 이래선 혼자 힘들 수도 없겠네. 피곤하지? 여기 누어... 잠시만 너 샤워는 했지?”

 “당연하지, 내가 너냐? 이미 다 했거든요. 좀 더 옆으로가. 자리 모자라”

 “흥 알겠다, 어떻게 한마디도 안져주냐. 나쁜 놈”

 “아이고 삐쳤어요? 김준수양”

 

 민현의 침대에 누우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에휴, 진짜 미워 할 수 없는 놈”

 

 우리는 한동안 누어서 아무 말이 없었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분위기가 그랬다.

 현재 야간반타임을 하고 있는 우리 반은 아침에 잠들기 때문에 지금 창문으로 들어오는 따뜻한 햇님만이 방안을 가득 매우고 이었다. 그리고 그 빛 아래에는 보라색 이불을 나란히 덮고 있는 민현과 내가 있고. 그리고 밖의 복도는 이미 아이들이 다 잠들었는지 적막하기만 했다. 그러다 맞추쳤다.

 손도 아니고 눈도 아닌, 두 발이.

 

 순간 우리 둘 다 움찔했다. 그 조용하고 따뜻한 적막아래 갑자기 두발이 맞추친다는 건 정 말 그대로 심장이 터져나갈만큼의 커다란 움직임 이였다.

 하지만 그런 심장의 움직임에도 우린 누가먼저 발을 때거나 하지 않았다.

 왠지 이 발을 때어버리면 이 적막이 깨져버리고 어색해지고 그리고 왠지 상처를 주거나 아님 받거나 할 것 같은 느낌에. 그렇게 한 동안 있다가 우린 서로를 마주보았다.

 

 누구랄 것도 없이 그냥 아주 자연스럽게. 그래. 아주 당연하게.

 그리고 마주친 눈동자.

 심장은 터져버릴까 조마조마 할 정도로 크게 울리고 있었기에 혹시나 이 두근거리는 소리가 민현에게 들릴까봐 호흡도 가다듬어야 했다. 침 삼키는 소리도 클까봐 그것 또한 조심했다.

 왜냐면 그건 긴장을 엄청나게 했다는 소리이니까.

 그러다 갑자기 머리와 마음에 해일처럼 들어오는 나의 깨달음

 

 ‘나 정말 이 아일 좋아한다.’

 ‘나 정말 이 아일 좋아한다.’

 ‘나 정말 이 아일 좋아한다…….’

 

 ‘하지만... 하지만 안 돼. 피해만 줄 꺼다. 김준수, 마음 다잡아.... 이건 아니야. 하지만... 하지만 나는 좋아하는데...’

 

 계속 머릿속에 이 생각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이건 극도의 혼란 이였다.

 분명 좋아하는데 내가 좋아해버리면 이 아이가 피해를 입을 것만 같았다. 가뜩이나 인기도 많은 아이인데 나 때문에 피해를 입는다는 건 말도 안 되는 거니까.. 이미 이렇게나 좋아해 버렸지만 내 역심 때문에 이러면 안 되는 거다, 라고 그렇게 계속 잡고 잡고 나를 다잡았다.

 

 그러다 나는 나의 그 커다란 결심을 확정짓데 되었다. 나를 위해서도 그래야 해다. 민현을 위해서 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러는 중에 민현이 눈을 깜빡이며 살짝 웃으면 자신의 손으로 내 눈을 건드린다.

 

 “준수야. 너 눈동자 많이 흔들린다.”

 “...응”

 “왜 그래?”

 “혼란스러워서 그렇겠지.”

 “그때도 그랬지. 혼란스럽다고”

 “그래”

 “왜 혼란스러운데?”

 “......”

 “응?”

 “몰라도 돼. 너는”

 “......”

 “......”

 “근데 준수야.”

 “응”

 “네 눈동자가 흔들리니까 나까지 흔들릴 것 같아”

 “......”

 “그럼 나도 혼란스러운 거네.

 “.......”

 “우리 둘 다 정말 바보다.”

 “그러게”

 

 유천은 내 말을 들으며 살짝 웃었다.

 

 우리는 그 따뜻한 적막이 흐르는 곳에서 보라색 이불을 나란히 덮은 채 서로를 향한 시선과 서로가 맞닿은 두발을 되새기며 천천히 잠이 들었다. 마지막 의식이 남아있던 그 순간에 민현의 살짝 흔들리던 눈동자를 생각하며 내가 정한 그 결심에 한 번 더 확정을 지은 건 아무래도 마음이 아파서, 아련해서, 그리고 흔들려서 그랬던 거라고 생각하며 잠이 든 민현을 잠시 바라보다 나도 잠이 들었다.

 

 살짝. 아주 살짝 민현의 아기손가락에 내 아기손가락을 대며.

 그리고 확실하게 마침표를 찍은 내 마음을 위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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