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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보이지 않는 존재들
작가 : 이야기
작품등록일 : 2021.12.26

한 방에 모여있는 사람들. 모두 이곳에 어떻게 왔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이들은 왜 이곳에 있는 걸까. 보이지 않는 존재들과의 싸움이 시작됐다.

 
미지의 방①
작성일 : 21-12-26 17:33     조회 : 417     추천 : 3     분량 : 5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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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음..'

 

 의식을 찾은 한 남자가 천천히 눈을 떴다. 낡은 천장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남자가 중얼거렸다.

 

 '여기가 어디지.'

 

 남자는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하지만 몸 곳곳에서 통증이 이어진 탓에 남자의 인상이 일그러졌다. 남자는 손바닥으로 자신의 이마 양 옆을 한동안 문질렀다.

 

 남자는 곧 바닥에 손을 대며 앉았다. 그러면서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놀랍게도 수 십 명의 무리들이 남자를 무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무리들은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했다. 다들 같은 옷을 입고 있었는데 회색 빛의 낡은 옷이엇다.

 

 화들짝 놀란 남자가 물었다.

 

 "누.. 누구세요?"

 

 남자의 말에도 무리들은 꿈쩍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저 말없이 남자를 지켜봤다. 남자가 재차 물었다.

 

 "여기.. 여기가 어디죠?"

 

 남자의 이어진 물음에 무리들은 그저 고개만을 두리번 거렸다. 누군가를 찾고 있는 모습이었다. 남자가 다시 외쳤다.

 

 "이곳이 어디에요?"

 

 남자의 공허한 외침 속에 이윽고 한 사람이 등장했다. 작고 왜소한 백발의 노인이었다. 노인의 입 주변에는 흰 수염이 듬성듬성 나 있었다.

 

 "새로운 녀석이군."

 

 "누구시죠?"

 

 노인의 말에 남자는 눈을 크게 뜨고 바라봤다. 노인은 껄껄 웃더니 남자에게 다가왔다.

 

 '자.. 볼까..'

 

 노인이 앉아 있는 남자에게 다가가 손을 뻗었다. 남자는 재빨리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

 

 "지.. 지금 뭐하는거예요?"

 

 남자가 움찔하자, 노인은 다시 껄껄 웃었다. 무리들도 덩달아 웃었다. 노인이 말했다.

 

 "녀석. 재빠른 거 보니 여기서 죽지는 않겠군."

 

 "뭐라고 하는 거야!"

 

 남성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려했지만, 곧 다시 쓰러졌다. 어지럼증 때문이었다. 노인이 차분히 말했다.

 

 "녀석. 성격도 급하군. 약 때문에 바로 일어나지 못할 거야. 조금 있으면 사라지니 기다려봐. 한 마디만 하지. 나도, 여기있는 사람도 너가 어디서 왔는지, 이곳이 어디인지 몰라. 다만 저 벽에서 떨어졌다는 것 밖에."

 

 노인이 손가락으로 벽을 가리켰다. 낡은 벽 중에 유독 검은색으로 이뤄진 벽들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낡은 벽 일부분을 떼어 낸 뒤, 새로 다시 벽을 만든 것 같았다. 노인이 입을 열었다.

 

 "여기 있는 사람 모두 저기서 나왔지. 그리고 모두 너처럼 똑같은 반응을 보였고."

 

 "그게.. 무슨..."

 

 "네 존재를 알려고 하지마. 피곤해질 뿐이야. 여기 모두 그러기를 포기했지. 그러는 게 스스로에게 편해. 자. 내가 자네한테 얘기하고 싶은 건 말이야. 이곳에 적응하고 싶으면, 이 곳에 규칙을 따르는 게 좋아. 나도 매번 이곳에 오는 녀석들한테 같은 설명을 한다는 게 여간 귀찮은 게 아니거든."

 

 남자는 주변을 둘러봤다. 무리들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노인의 말이 옳다는 것을 암시했다.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노인이 웃으며 말했다.

 

 "녀석. 말귀가 빠르군."

 

 노인은 천천히 다가와 남자의 귀 뒷편을 살폈다. 그러자 노인이 외쳤다.

 

 "이 녀석은 20번이네."

 

 노인의 말에 무리들이 외쳤다.

 

 "20번이래."

 

 "20번!"

 

 무리들은 서로 답하며 박수를 쳤다. 남자가 의아해 하는 표정을 지었다. 노인이 말했다.

 

 "놀랄 것 없어. 환영한다는 의미지. 자. 여기 떨어진 모든 사람들의 귀 뒷편에 번호가 적혀있지. 그러다 보니 자신이 자신의 번호를 못 봐. 다른 사람들이 확인해 줘야 하지. 물론 누가 여기다 적었는지 몰라. 분명 아주 고약한 녀석일 거야. 이렇게 귀찮게 하니까. 어쨌든 환영하네. 20번. 그게 네 이름이야."

 

 20번은 자신의 귀를 만지작 거린 뒤 고개를 끄덕였다. 노인은 껄껄 웃더니 이윽고 자리로 돌아갔다. 모여있던 무리들도 하나둘 해산하기 시작했다. 그때 한 아이가 20번에게 다가왔다.

 

 "형. 나는 54번이야."

 

 작고 어린 아이였다. 몸집만 보면 10살쯤 된 것으로 보였다. 54번의 악수 요청에 20번은 얼떨떨하는 반응을 보이며 손을 잡았다. 54번이 손을 꽉 쥐며 말했다.

 

 "당황스럽지? 여기 모두 다 그랬어. 아까 형한테 얘기한 사람은 99번이야. 나는 할아버지라고 불러. 할아버지는 여기에서 가장 오래있었대. 그래서 형처럼 처음 온 사람이 있으면 할아버지가 이름을 확인해줘. 누군가는 이곳에서 해야 하니까. 무튼 나는 형이 마음에 들어. 왠지 착해 보이거든."

 

 54번이 씩 웃으며 말했다. 20번이 물었다.

 

 "54번은 얼마나 오래 있었는데?"

 

 "몰라. 1년 까지는 손으로 세어 봤는데 그 뒤로는 세지 않았어."

 

 54번의 말에 20번은 입을 꾹 다물었다.

 

 '1년 이라..'

 

 20번은 다시 주변을 살펴봤다. 이곳은 하나의 큰 방이었다. 한 쪽에는 쉼없이 뛰는 사람이 있었고 또 다른 한 쪽에는 잠을 자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거대했다. 멀리 한 곳에는 불빛이 났다. 20번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저 불은 뭐야?"

 

 "우리가 자는 곳이야. 불이 하루종일 꺼지지가 않아서 보통 저곳에 사람들이 모여 있어."

 

 20번이 놀라 되물었다.

 

 "불이 꺼지지 않는다고?"

 

 "응. 볼래?"

 

 54번은 20번의 손을 잡았은 뒤, 불빛이 나는 곳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불길에 에워싼 구슬 하나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꼭 지팡이에 구슬 하나를 올려둔 모양이었다.

 

 '구슬이..'

 

 20번이 신기한 듯 다가가려 했다. 그러자 누군가가 말했다.

 

 "다가가지 않는 게 좋아. 죽기 싫으면."

 

 20번이 고개를 돌리자, 단발머리를 한 여자가 뒤에 서 있었다. 여자는 말없이 손가락으로 바닥을 가리켰다. 20번이 고개를 숙이니 바닥에는 정체모를 재들로 가득했다. 그제야 20번은 구슬에 가까이 가면 무언가 일이 벌어진다는 것을 직감했다.

 

 "뭐.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같겠지만."

 

 여자는 이 말을 한 뒤, 슥 자리를 떠났다. 20번이 54번에게 물었다.

 

 "누구야?"

 

 "응. 7번 누나야. 이 곳을 탈출할 가장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지."

 

 " 탈출?"

 

 20번이 일어나 주변을 다시 자세히 바라봤다. 천장까지 훑었지만, 모두 막혀 있어 따로 통로가 보이지 않았다. 20번이 다시 물었다.

 

 "어떻게 탈출해?"

 

 54번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윽고 손가락으로 한 곳을 가리켰다. 이 공간 끝에 있는 벽이었다. 54번이 말했다.

 

 "시간이 되면 열려. 그런데 저곳에 들어간 간 사람은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어."

 

 한동안 벽을 바라본 20번이 다시 물었다.

 

 "돌아오지 못했다고? 그러면 이곳에 몇명이 있는 거야?"

 

 "그때마다 달라."

 

 54번의 모호한 답에 20번은 인상을 찡그렸지만, 다시 물었다.

 

 "구슬. 가까이 가면 어떻게 돼?"

 

 "우리는 메시아라고 부르지. 메시아 근처에 가면 타버려. 형체도 없이."

 

 낯익은 목소리에 20번이 뒤를 돌아봤다. 99번이었다. 99번은 뒷짐을 진 채로 메시아를 바라봤다.

 

 "저 조그마한 구슬이 평소에는 이곳을 따듯하게 해주지. 하지만 여기서 버티지 못한 이들에게는 또 다른 탈출구가 돼."

 

 "무슨 말이죠?"

 

 "이곳에 오래있던 사람들. 희망이 없으니까. 차라리 죽음을 택하더라고. 그렇다고 저 벽 뒤로 간 사람은 영영 돌아오지 않고."

 

 메시아라는 곳으로 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의미였다. 20번이 다시 물었다.

 

 "저 벽 뒤에 뭐가 있어요?"

 

 20번의 말에 99번은 뜸을 들이며 말했다.

 

 "....직접 봐야 알 거야. 마침 내일 이곳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있어. 도전하는 자들이지. 내일 보면 알 거야."

 

 "형. 형은 가지마. 저기 가면 다들...."

 

 54번이 울먹이며 말했다. 그 모습에 99번이 안타까워 했다.

 

 "욘석아.. 저 형이 이곳에 온지 얼마나 됐다고.. 너무 정들지 말래도..."

 

 99번은 혀를 끌끌 차며 54번을 걱정스럽게 바라봤다. 54번은 입을 삐죽 내밀며 다른 곳을 바라봤다. 20번은 혼자서 중얼거렸다.

 

 "도전하는 자들이라.."

 

 "자자. 20번. 지금 정신 없을 텐데 식사라도 함께 하자고. 54번도 가자."

 

 99번 뒤로 20번, 54번이 따라갔다. 곧 한 대머리 남자가 줄을 선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나눠주고 있었다. 99번이 줄을 서며 말했다.

 

 "감자네. 우리가 먹는 유일한 음식."

 

 "감자요?"

 

 20번은 주변을 둘러봤다. 아무리 봐도 감자를 심을 만한 공간이 없었다.

 

 "어떻게 감자를.."

 

 99번은 손으로 벽을 가리켰다. 20번이 떨어진 벽이었다.

 

 "저 곳에서 감자가 떨어지지."

 

 20번은 벽을 빤히 쳐다본 뒤 말했다.

 

 "감자를 꾸준히 주는 것이라면.. 누군가 우리를 가둬 둔 것이겠군요."

 

 "하하하. 눈치가 빠르군. 맞아. 분명 누군가 우리를 가둬 둔 것이지. 그런데 죽일 생각은 없는 모양이야. 내가 이렇게 오랫동안 살아도 음식을 꾸준히 주고 있거든."

 

 "나갈 생각.. 안 해 봤어요?"

 

 "글쎄. 나는 이미 이 곳 생활에 적응한지 오래야. 지금 내 나이에는 저 벽 너머에 세상보다 두 발 쭉 뻗으며 이곳에 있는게 더 중요하지."

 

 감자를 받을 차례가 오자 대머리 남자가 말했다. 그는 보통 사람보다 근육이 많아 몸집이 컸다.

 

 "20번이라고 했나? 자자 먹고 빨리 적응하라고. 흐흐흐."

 

 대머리 남자의 목소리 또한 커 멀리서도 다 들릴 것만 같았다. 대머리 남자는 20번에게 감자를 건넸다. 볼품없는 작은 감자 한 개였다. 그러자, 54번이 목소리 높여 말했다.

 

 "아저씨는 또 장난을 치는 거예요? 왜 처음 오는 사람한테만 그래요?"

 

 54번의 외침에 99번도 나섰다.

 

 "84번은 아직도 새로운 사람만 보면 정신을 못 차리군. 정확히 배분 하게나."

 

 99번의 말에 대머리 남자는 인상을 한 차례 찡그리더니 20번에게 감자 두 개를 더 건넸다. 감자를 받은 20번은 99번 뒤를 따라가 물었다.

 

 "누구에요?"

 

 "84번. 고약한 녀석이지. 자네처럼 새로운 사람만 보면 괴롭히려고 해. 20번도 조심하는 게 좋아. 그나저나 녀석이 자네를 벌써부터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군."

 

 99번의 말에 20번은 54번을 바라봤다. 54번은 방긋 웃더니 말했다.

 

 "형아. 잊지마. 감자는 아침은 2개, 점심, 저녁은 3개야."

 

 20번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자. 여기서 먹자고."

 

 사람이 없는 곳에 99번이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감자를 한입 베어 물었다. 20번도 옆자리에 앉아 감자를 먹었다. 감자는 생각보다 딱딱했지만, 그래도 단 맛이 났다. 54번이 말했다.

 

 "형. 물은 저기있어. 저 벽 보이지?"

 

 54번이 가리키는 곳에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알고보니 벽면 중간에 호스가 박혀 있었는데 그곳에서 물이 흘러나왔다. 20번이 물었다.

 

 "저기는.."

 

 99번이 말했다.

 

 "여기서 오아시스라고 부르지."

 

 "물은 계속 나와요?"

 

 "아니. 정해진 시간에만 나와. 그래서 보관하는 게 중요하지."

 

 "그래요? 어떻게 보관하는데요?"

 

 "남겨 놓은 사람들의 물품으로."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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