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공포물
뻔했던 이야기
작가 : 이림림
작품등록일 : 2021.9.6

득종, 건우, 장희는 오랜만에 고향에서 술을 한잔했다. 초등학교 동창인 그들은 술에 취해 그들이 나온 초등학교에 오랜만에 가보기로 한다. 초등학교는 오래전 기억보다 더 낡아 있었고 더욱 기괴한 모습이었다. 주변을 돌아보던 그들 중 건우는 학교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한 여자의 말에 이끌렸고 득종이와 장희가 막아섰지만 학교에 들어서고 만다. 그런데, 건우가 들어가자마자 복도를 비추던 그의 불빛이 사라지고 마는데..
뻔한 이야기들만 모아놓은..
- 아주 뻔한 이야기-

 
6. 탈출
작성일 : 21-09-26 10:09     조회 : 222     추천 : 0     분량 : 5151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우리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소리를 내면 저 수많은 머리들이 뒤를 돌아볼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득종이는 아주 천천히 몸을 움직여 복도에 굳어있는 건우를 끌었고 우리는 꺾이는 복도를 등지고 서서 숨을 몰아쉬었다.

 

 “저게 뭐야..”

 “미치겠네, 진짜. 어떡하지? 지나가야하나?”

 “아냐, 일단 다른 교실부터 뒤져보자. 1학년 교실 어딘가에는 있을거 아냐.”

 

 우리는 모두 동의하고 1학년 2반 교실부터 들어가기로 했다. 도저히 저 머리들을 지나쳐 1반으로 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우리는 가슴까지 찬 물을 헤집고 1학년 2반의 문을 열었다.

 

 물이 많이 차 있었는데도 다행히 문은 잘 열렸다.

 

 2반의 교실은 다행히 너무 평범한 모습이었다. 천장이 부서지거나 뭔가 무너져 있는 곳은 없었고 바로 옆 칠판과 사물함만 보일 뿐이었다.

 

 “책상, 의자가 있을까? 가기 어렵겠는데?”

 “교탁으로 가보면 괜찮지 않을까? 개구멍이 어디있었지?”

 “저기 저 TV놓는 보관함 뒤로 있었지.”

 

 건우는 손가락으로 문이 닫힌, 키가 큰 보관함을 가리켰다.

 

 저 뒤에서 체육시간에 옷을 갈아입곤 했는데. 기억이 새록새록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감상에 젖을 시간이 아니었다. 나는 걸음을 옮겨 얼른 그 보관함으로 다가갔다.

 

 보관함은 기억속의 모습보다 작고 낡아 있었다.

 

 “자, 같이 밀어보자.”

 

 내 말에 건우가 다가와 보관함을 잡았고 득종이는 멀리서 불빛으로 우리를 비춰주었다.

 

 건우와 나는 ‘둘, 셋’이라는 구호와 함께 보관함을 당겼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보관함은 당겨지지 않았다. 바닥에 나사라도 박힌 것일까? 우리는 몇 번이나 힘을 주었지만 보관함은 꿈쩍도 하질 않았다.

 

 “물때문인가?”

 “그럴 수도 있고, 아니면 아래에 뭔가 고정 시킨 걸 수도 있어. 우리도 학교 다닐 때 여기 뒤로 막 돌아다니다가 앞으로 넘어지곤 했으니까.”

 “그럼 어쩌지..”

 

 우리는 뒤로 몇 걸음 물러나 보관함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자세히 보니 뒤쪽으로 사람 하나가 들어갈 수도 있을 것 같은 공간이 있었다.

 

 “여길 비집고 못들어갈까?”

 “들어갈 수야 있겠지만,, 뒤쪽으로 숨쉴 공간이나 있나 모르겠네. 그리고 빛도 들지 않을 것 같은데 찾을 수 있어?”

 

 건우의 말이 맞았다. 잠수로 들어갈 수야 있겠지만 저 뒤쪽은 빛이 닿지 않는 완벽한 어둠. 핸드폰으로 물 속을 비출수도 없고, 난감한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여기까지 와서 포기할 순 없었다. 다시 2층으로 올라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 3층에는 딱히 나갈 수 있을 방법이 없을테니까.

 

 “내가 한번 찾아볼게.”

 

 나는 득종이에게 핸드폰을 넘겼다. 득종이는 토끼눈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괜찮겠어?”

 “그러면 어떡해. 빨리 나가야할거 아냐.”

 

 나는 안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면서 건우를 보았다. 물 위로 들어 올린 건우의 손과 묶인 붕대에 묻은 피를 보니 괜스레 마음이 더 조급해졌다.

 

 뒤를 돌아 보관함을 보며 숨을 몇 번 들이마셨다가 내쉬기를 반복했다. 최대한 참으면 1분, 손으로 더듬거리면 분명히 뭔가를 찾을 수는 있을 것 같았다.

 

 난 몇 번의 결심을 하고 숨을 깊게 들이 마신 후 물로 잠수를 했다.

 

 차가운 물이 얼굴에 닿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물에서 눈을 떴지만 뿌연 물 탓에 앞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나는 감각만으로 손을 뻗어 TV 보관함을 찾았다. 보관함을 찾는 사이에도 뭔가 손에 걸리는 것들이 많았다.

 

 부유물 들인가?

 

 난 헤엄을 쳐 보관함 뒤쪽으로 움직였고 벽으로 느껴지는 곳에 닿았다. 보관함과 벽 사이에는 작은 공간이 존재했는데 몸을 밀어 들어가려 했지만 들어가지지 않았다.

 

 나는 하는 수 없이 그 안으로 손을 뻗어 개구멍을 찾았다. 분명 개구멍이 있다면 나무 판자 같은게 만져질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손으로 더듬더듬, 위에서부터 아래로 벽을 타고 손을 움직였다. 그러나 손에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점점 숨이 차올랐다. 위로 올라가야 하나?

 

 아니다, 위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올 용기가 나지 않았다. 찬물에 몸을 오래 담고 있던 탓인지, 체온이 떨어져 한계를 느꼈다.

 

 그렇게 몇 초나 더 더듬거렸을까 숨이 정말 끝까지 차올랐다. 포기하려는 순간 무언가 손가락에 걸렸다.

 

 까슬까슬한 감각, 마치, 나무..? 아니 뭔가 다르긴 한데? 모르겠다. 일단 나는 그것을 손으로 움켜쥐고 있는 힘을 다 주었다.

 

 그러나 뽑히지 않았다. 나무 판자라면 못으로 박아 놨을테니 당연한 거였다. 하지만 이것만이 살길이다. 나는 있는 힘을 다해 그것을 잡고 미친듯이 당겼다. 그 순간 그것이 ‘투둑’하는 기분 나쁜 소리를 내더니 조금 뜯겨져 나오는 것 같았다. 나는 더 힘을 주어 그것을 잡아 당겼고 그것이 전부 뜯겨 나왔다.

 

 성공이다!

 

 “푸하!!”

 

 나는 물에서 나와 숨을 내뱉었다. 건우와 득종이는 뒤에서 빛을 비추고 있었고 나는 거친 숨을 내뱉었다.

 

 “뭐야, 찾았어? 성공했어?”

 “있었어? 개구멍, 있었지?”

 “헉, 헉, 몰라. 뭔가 손에 잡혀서 뜯어내긴 했는데. 헉, 헉. 물이 빠져나가는 것 같나?”

 

 개구멍을 열었으면 물이 빠져나가야 정상일텐데 다리 사이로는 어떤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다. 건우와 득종이는 고개를 저었고 나도 뭔가 다른 것을 뜯어냈다는 것을 깨닫았다. 그러면

 

 내가 지금 손에 쥐고 있는 건 뭐지?

 

 나는 수면 위로 손을 들어올렸다. 득종이가 빛으로 그것을 비추었고 내 손에 들린 것은

 

 한 뭉터기의 머리카락이었다. 그것도 아주 긴, 머리카락이었다.

 

 “이게 뭐야..”

 

 나는 그 머리카락을 유심히 보았고 건우와 득종이의 시선도 자연스레 그것으로 향했다. 그때 머리카락들이 옆으로 갈라지며 천천히 뭔가 드러났다.

 

 눈.

 

 눈이었다. 머리카락들 사이로 사람 눈이 보이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게 한두 개가 아니었다. 수십 개의 눈이 머리카락들 사이로 튀어나와 나와 득종이를 보며 눈을 꿈뻑였다.

 

 “으어어어!”

 

 나는 물 위로 그 머리카락들을 던졌고 득종와 건우는 몸을 뒤로 뺐다. 그리고 우리는 바로 교실 밖으로 나가려 했다. 그때, 교실 앞문으로 비춘 조명에

 

 그 수많은 머리들이 서있었다.

 

 그리고 그 수많은 머리들의 가운데서 검은 눈들이 피부를 찢고 나와 우리를 주시했다.

 

 우리는 마치 뱀앞에 개구리 마냥 얼어붙어 그 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이, 이것들은 뭐야.. 도대체.”

 

 건우의 말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 것은 살면서 처음 보는 것이었다.

 

 수십 개의 기다란 머리에서 눈만 머리카락 사이로 나와 끔뻑, 끔뻑 우리는 보고 있는 것을 뭐라고 설명할 수가 있었을까. 난 도저히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조금 이상했다.

 

 그것들은 우리를 보고 있을 뿐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고 있지 않았다. 굳이 얘기하자면, 적대적인 행동을 안한다고 해야할까?

 

 공격을 하거나 다가오는 등의 행동은 하지 않았다. 그랬기에 우리는 내심 안심을 할 수 있었다. 나는 그래도 이 상황을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에 걸음을 옮겨 그것들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역시 그것들은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

 

 “고, 공격하진 않을 건가봐.”

 “놀라서 온건가..?”

 

 다행히 그들은 우리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득종이와 건우, 그리고 나는 조금 안심을 하며 긴장한 어깨를 풀었다.

 

 “그냥 지나가자. 뒷문으로.”

 

 득종이는 불빛으로 뒷문을 가리켰다. 다행히 뒷문에는 그것들이 없어서 충분히 지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는 득종이의 말에 동의하고 걸음을 천천히 옮겼다. 당연히 시선은 그것들과 뒷문을 함께 보며, 그렇게 뒷문으로 향했다.

 

 뒷문으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조금 불편했다. 책상과 의자들이 있는 터라 우리는 중간에 공간들을 활용해 조심히 걸었는데, 그 중간 중간에도 그것들은 멀리서 우리를 마치 관찰하듯 바라만 볼 뿐이었다.

 

 “그래도 다행이네. 공격하지는 않으니까 말이야.”

 “그러게. 괜히 쫄았나봐.”

 

 그때, 입이 방정이었던 것일까. 그들의 뒤쪽으로 무언가 검고 거대한 것이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쿵, 쿵, 쿵, 쿵-

 

 물이 진동할 만큼 거대한 움직임에 우리는 뒷문으로 거의 빠져나왔음에도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 그 거대한 움직임 때문에 일어난 파도가 우리 몸을 흔들었고 우리는 중심을 잡기 위해 뒤쪽 사물함을 잡고 앞문을 바라보았다.

 

 그때, 앞문에서 천장만한 무언가가 교실로 걸어들어왔다.

 

 사람의 머리카락과 뭔가의 뼈, 살점 같은 것이 한데 뭉친 기이한 모습의 덩어리는 교실로 걸어들어와 하얀 입김을 내뱉었다. 그 입김이 퍼지며, 썩은 내, 1층에 내려오면서부터 났던 그 썩은내가 퍼졌다.

 

 그것은 교실에 들어와 교탁에 있던 수많은 머리들을 내려다보았고 머리카락과 썩은 살덩이로 이루어진 손을 뻗어 그 머리를 하나 잡아 들었다.

 

 머리는 수면에서 뽑히듯 빠져나와 그 괴물의 입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괴물은 턱에 힘을 주어 그것을 씹었다.

 

 -촤아아아악-

 

 검은물과 피 같은 것이 바닥으로 쏟아졌고 역한 곰팡이 냄새가 피어올랐다. 나는 당장이라도 토악질을 해대고 싶었지만 지금 여기서 쏟아 낸다면 저 괴물이 우리를 발견 할 것 같아 최대한 구역질을 참,,

 

 “우에에에엑.”

 

 득종이는 토악질을 참지 못하고 옆으로 뱉어내고 말았다. 그리고 자신도 실수한 것을 깨닫았는지 손으로 손을 막았지만 이미 늦었다.

 

 괴물을 보니 그의 거대한 눈이 우리를 보고 있었다.

 

 “....뛰어!”

 

 우리는 뒷문을 열고 미친 듯이 몸을 움직였다. 물 때문에 몸이 잘 움직이지 않았지만 온 힘을 다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뛰면서 뒤를 돌아보았다.

 

 그때 그 괴물이 2반 문을 부수고 튀어나와 우리에게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끼에에에에에에에!!]

 

 창문이 터져나갈 듯한 괴성을 지르며 달려오는 그 괴물의 모습에 나는 더 미친 듯이 뛸 수 밖에 없었다. 득종이와 건우도 미친 듯이 몸을 움직여 우리는 중앙 현관까지 도착했고 이내 우리의 시야에 중앙 계단이 보였다.

 

 “어서 올라가!!!”

 

 허우적 대며 중앙현관을 지나고있는 중에 나는 느낄 수 있었다. 그 괴물이 바로 뒤까지 쫒아왔다는 것을.

 

 우리가 일으킨 물보라와 그 괴물이 일으키는 파도가 만나 이젠 거의 물을 마시고 있는 상태로 달리고 있었다.

 

 건우는 제일 먼저 중앙 계단으로 달려가 계단을 올랐고 내가 그 뒤를 따랐다.

 

 계단을 올라 수면을 벗어나 뒤를 보니 득종이가 아직 물 속에 있었다.

 

 득종이는 거의 울면서 달리고 있었다.

 

 “야! 남득종 빨리 달려!!”

 “시발, 나도 달리고 있다고!!”

 

 득종이는 악에 바친 듯 소리를 질렀지만 물이라서 그런지 속도가 나지 않았다. 그때 그의 바로 뒤에서 괴물의 모습이 비추었고 득종이가 물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득종아!!”

 

 계단을 내려가 보니 득종이가 수면 위로 끌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뒤로 마치 거대한 악어처럼 수면에 몸을 숨긴 괴물의 모습이 중앙현관을 지나 1학년 복도로 사라지고 있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7 7. 옥상 2021 / 9 / 26 243 0 5565   
6 6. 탈출 2021 / 9 / 26 223 0 5151   
5 5. 1층으로 2021 / 9 / 7 283 0 5101   
4 4. 나가는 문 2021 / 9 / 7 284 0 5497   
3 3. 1층 2021 / 9 / 6 276 0 5244   
2 2. 교실 2021 / 9 / 6 277 0 5452   
1 1. 초등학교 2021 / 9 / 6 499 0 524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