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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공포물
뻔했던 이야기
작가 : 이림림
작품등록일 : 2021.9.6

득종, 건우, 장희는 오랜만에 고향에서 술을 한잔했다. 초등학교 동창인 그들은 술에 취해 그들이 나온 초등학교에 오랜만에 가보기로 한다. 초등학교는 오래전 기억보다 더 낡아 있었고 더욱 기괴한 모습이었다. 주변을 돌아보던 그들 중 건우는 학교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한 여자의 말에 이끌렸고 득종이와 장희가 막아섰지만 학교에 들어서고 만다. 그런데, 건우가 들어가자마자 복도를 비추던 그의 불빛이 사라지고 마는데..
뻔한 이야기들만 모아놓은..
- 아주 뻔한 이야기-

 
3. 1층
작성일 : 21-09-06 21:39     조회 : 275     추천 : 0     분량 : 5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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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벨소리가 울렸다. 득종이였다. 건우를 찾을 것일까?

 

 “여보세요?”

 “......”

 

 전화 너머로는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냥 화이트 노이즈만 흘러나올 뿐이었다.

 

 “여보세요? 야, 남득종. 여보세요. 여보세요! 여보세..”

 “어, 나야.”

 

 꽤나 장시간의 침묵 끝에 득종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 야. 건우 찾았어? 어딘데.”

 “어..”

 “찾았다고? 어딘데. 1층이야?”

 “.....어...”

 

 득종이의 목소리는 치직-거리는 전자음과 함께 잘 들리지 않았다. ‘어’라고 긍정으로 답하는 것인지 아니면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어’로 끝나는 것인지 구분 되지 않았다.

 

 “야, 똑바로 이야기 해봐. 1층 맞아?”

 “....어....나.....”

 “뭐라고? 야, 장난 치지 말고 똑바로 말해.”

 “어, 나야. 나야, 어, 나야, 어, 어, 나야, 나야, 어, 어, 어, 나야, 어. 어, 어. 나, 어. 나. 어. 어, 나, 나야, 나야, 야, 나, 어, 야나야어, 야, 어, 나.”

 

 순간 득종이의 목소리가 알 수 없는 기계음과 뒤섞여 버렸다. 나는 전화에서 귀를 떼고 핸드폰을 바라보았다. 핸드폰에는 분명 득종이의 번호와 이름이 적혀 있었는데 거기엔 온갖 이상한 글자가 뒤덮여 있었다.

 

 [§&*^$%#*@&#%㎛㎹¥℃ÅδΦ½⅞ㅮㅷㆀㅿㅁⅧ]

 

 “이게 뭐야...”

 

 -쨍그랑!-

 

 그때 멀리서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분명 가까운 곳은 아니었다. 2층? 아니, 1층인가? 아무튼 아주 먼 곳에서 들린 것이 확실했다.

 

 나는 3층을 아직 확인하지 못했지만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파 방해로 득종이가 분명 전화를 했는데 소리가 끊기는 걸 수도 있으니까.

 

 아 참 득종이 전화.

 

 난 울렸던 핸드폰을 다시 보았다. 그러나 핸드폰은 언제그랬냐는 듯 검은 화면이고 바닥에 흰 불빛만 비추고 있을 뿐이었다.

 

 나도 술을 많이 먹어서 헛것을 본 것일까? 섬뜩한 느낌이 휩싸여서 이상한 것을 보는 것일까? 확신이 서지 않았지만 일단 나는 아래층으로 내려가보기로 했다. 득종이를 확인해봐야겠다.

 

 중앙 계단을 조금 빠르게 내려가 1층에 도착했다. 1층은 3층보다 조금 더 습하고 음산했다.

 

 “야, 득종아. 남득종. 거기 있냐?”

 

 난 득종이를 중앙 현관부터 부르며 복도를 걸었다.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때였다.

 

 [야옹]

 

 고양이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검은 것이 다리 사이로 지나갔다.

 

 소름끼치게 놀랐지만 소리를 지를 수 없었다. 너무 놀란 나머지 그것도 까먹은 것이었다.

 

 그러다가 나는 고양이 소리가 들렸다는 것을 상기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며 핸드폰 불빛으로 주변을 보았다. 멀지 않은 곳에서 고양이 한 마리의 모습이 보였다. 모습을 확인하고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려 숨을 들이마셨지만 난 그 한숨을 편히 내쉴 수 없음을 깨달았다.

 

 고양이는 나를 돌아보았지만 그와 눈을 마주칠 수 없었다. 그의 얼굴 전면이 불에 그을려 타버린 모습으로, 눈동자가 있어야 할 공간에서 회색 액체가 줄줄 아래로 흘러내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흘러내리는 액체 끝자락에 있는, 살점이 거의 떨어져 나간 입에서 소리가 흘러나왔다.

 

 [야....옹]

 

 그건 분명

 

 고양이의 소리가 아니었다.

 

 “야, 여기서 뭐해.”

 “우와!!”

 

 나는 너무 놀라 뒤로 자빠지고 말았다. 그리고 뒤에서 나를 이상하게 보고 있는 득종이를 보았다.

 

 “하, 놀랐잖아.”

 “야, 너가 놀라는 거에 내가 더 놀랬다. 어우, 깜짝이야. 뭐하고 있었어.”

 “아, 그래. 저 고, 고양이가.”

 

 나는 들고 있던 핸드폰으로 방금 전 고양이가 있던 곳을 비추었다. 그런데

 

 거기엔 아무것도 없었다.

 

 “뭐? 고양이가 어쨌다고.”

 “부, 분명 있었는데.”

 “아, 나도 알아. 나도 화장실에서 밖으로 나가는 거 봤어. 어디서 들어온 걸까? 어디 개구멍이라도 있는걸까?”

 

 득종이는 시큰둥하게 불빛으로 주변을 비추다가 다시 나에게 말을 걸었다.

 

 “근데 너 여긴 왜 내려왔어? 3층은 다 본거야?”

 

 득종이의 말에 나는 정신을 차리고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맞아, 득종이가 전화했었지.

 

 “네가 전화했잖아. 전화하고선 건우 찾았다고 하지 않았어?”

 “응? 나 전화한적 없는데?”

 “뭐?”

 

 난 반문했지만 득종이는 전혀 모른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진짜 전화를 안한건가? 아냐, 나는 분명 전화를 받았는데?

 

 “야, 아니야. 이것 봐봐. 네가 분명 전화 했었다니까?”

 

 나는 핸드폰을 뒤져 통화기록을 보았다. 그곳엔 분명히 득종이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득종이는 그 통화기록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어라? 뭐 잘못 눌렸나? 전화한적 없는데? 내 통화기록 봐봐.”

 

 득종이는 핸드폰 통화기록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그러나 거기엔 내 이름이 적혀 있지 않았다.

 

 “이게,, 어떻게 된거지?”

 

 나와 득종이는 눈을 마주쳤고 마른 침을 삼켰다. 조금 소름이 돋아버렸다. 그때,

 

 [♩♪♬]

 

 다시또 벨소리가 울렸다. 밝은 화면과 함께 드러나는 이름은 다름아닌 ‘득종이’였다.

 

 “이, 이건 또 어떻게 된거야?”

 

 그때,

 

 [♩♪♬]

 

 득종이의 핸드폰도 벨소리를 내며 울었다. 핸드폰에서 나타난 이름은

 

 내 이름이었다.

 

 득종이는 긴장된 얼굴로 자신의 핸드폰과 내 핸드폰 그리고 나를 번갈아 보았고 나도 역시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나는 득종이와 약속이라도 한 듯 눈을 마주치다가 핸드폰 통화버튼을 동시에 눌렀다. 그때 서로의 핸드폰 스피커에서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 나야.”

 

 득종이와 나는 통화 종료버튼을 눌렀다. 아무것도 안했는데 숨이 가빠졌다. 심장 소리가 커져 귀에서 까지 울리는 것 같았다.

 

 그때 또다시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 이번에도 서로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우리는 난감해하며 서로를 보다가 다시 통화버튼을 눌렀다.

 

 “.....알아버렸구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귀를 찢는 듯한 날카로운 웃음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다. 나와 득종이는 인상을 쓰며 종료 버튼을 눌렀지만 통화는 끊기지 않았다.

 

 “이거 어떻게 좀 해봐!!”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소리쳤지만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우리는 핸드폰을 저 멀리 던져버렸고 주변을 살폈다. 주변에 주먹만한 콘크리트 조각들이 몇 개 있었다.

 

 나는 그것을 주워들어 가차 없이 핸드폰 스피커 부분을 내리쳤다.

 

 -빠각-

 

 기계를 때리는 둔탁한 소리가 몇 차례 들리고 다행히 더이상 웃음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득종이와 내 핸드폰 스피커 부분은 완전히 깨져 제기능을 못할 듯 보였다.

 

 득종이는 얼이 빠진 모습으로 바닥에 주저앉았고 나는 숨을 헐떡이며 손에 들고 있던 콘크리트 조각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복도엔 이제 우리 숨소리 말고는 들리지 않았다.

 

 득종이와 나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어떻게 설명 할 수 없었다. 귀신이라고 씌인 건가? 우리 학교가 원래 이런 곳이었던가? 여긴 어떻게 온거지?

 

 잘 생각나지 않았다. 갑자기 졸리고 피곤하고 속이 좋지 않았다. 몸에 기운이 빠져 나도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그때

 

 “니들 여기서 뭐하냐?”

 

 건우였다.

 

 건우?

 

 “이, 이건우..!!”

 

 건우는 너무나 태연한 모습으로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득종이는 건우를 바라보다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하고 바닥에서 일어나 그를 향해 달려가 그의 멱살을 잡았다.

 

 “너 지금까지 어디있었어!! 그렇게 불렀는데!!”

 “뭐, 뭐라는거야! 아무소리도 안들렸구만! 왜 이래!! 야, 장희야 얘좀 말려봐!”

 

 득종이는 건우의 숨을 조일 듯이 멱살을 잡아끌었고 나는 득종이를 말려 세울 수밖에 없었다. 건우는 득종이의 손에서 벗어나자마자 목을 잡고 기침을 몇 번 했다.

 

 “콜록, 콜록. 어우. 왜 그러는 건데 도대체. 니들은 그리고 여기 왜 들어왔어.”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니 핸드폰 불빛이 꺼져서 걱정돼서 들어와봤어. 너 괜찮아? 핸드폰 불빛은 왜 껐던거야?”

 “무슨 소리하는 거야.”

 

 건우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고 너무나 태연하게 그의 손에는 불빛이 빛나고 있는 핸드폰이 들려 있었다. 득종이와 나는 방금 전 상황과 지금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아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건우는 우리가 조금 혼란스럽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우리 어깨를 두드렸다.

 

 “땀들은 왜 이렇게 흘리고 있어. 어우, 미안해 미안해. 나도 술김에 잠깐 들어왔다가. 이제 나가려고 하고 있었어. 우리 같이 나가자.”

 “이제라도 그렇게 말하니까 됐어.”

 

 득종이는 원망섞인 어조로 말했고 나는 그의 등을 토닥였다.

 

 “근데, 여자는 찾았어?”

 “아니, 못찾았지. 도통 어디로 숨었는지 모르겠더라고. 어우 근데 못 돌아다니겠다야. 무서운 거 참고 술김에 지금 한 삼십분은 돌아다닌 거 같은데, 어우 도저히 안되겠네.”

 “삼십분? 에이, 오바하지마. 너 들어온 지 10분도 안 됐어.”

 “응? 10분이라니. 나 분명 너네한테 욕먹을 거 각오하고 여기 계속 돌아다녔는데.”

 

 건우는 순진무구한 얼굴로 말했다. 득종이와 나는 시선을 나눴고 그의 말에 실소했다.

 

 “야, 우리가 여기 들어와서 너 찾으러 돌아가닌게 십분이 안되는데, 무슨 삼십분이야.”

 “그래.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진짜.”

 “아니야, 이것봐. 나 여기 들어와서 시간 봤던게 11시 쯤인데. 지금 11시 30분이잖아.”

 

 건우는 핸드폰으로 시간을 보여줬다. 핸드폰 배경화면에는 큰 글씨로 11시 30분이 찍혀 있었다.

 

 그럴 리가, 그렇게 시간이 많이 지났다고?

 

 나는 믿을 수가 없어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핸드폰으로 다가갔다. 득종이도 바닥에 스피커 부분이 깨져있는 핸드폰으로 다가갔고 옷에 비벼 털며 핸드폰 화면을 켰다.

 

 내 핸드폰 화면의 시계는 11시 1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야, 봐. 내 핸드폰은 11시 15분인데?”

 

 건우는 내 핸드폰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 그럴 리가.”

 

 두 핸드폰을 비교해서 보았지만 역시나 건우의 핸드폰은 11시 30분을 지나 31분을 나타내고 있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그때 득종이가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교차된 두 핸드폰 사이로 내밀었다.

 

 그의 핸드폰은 11시 22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

 

 우리는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그 순간 머릿속에서 수많은 영상들이 지나갔다. 득종이의 전화. 들렸던 소리들. 고양이. 득종이와 내 핸드폰에서 들렸던 웃음소리. 건우의 핸드폰 화면. 이해가 되지 않은 것들을 논리적으로 맞춰보려 했지만

 

 도무지 아무것도 맞춰지는 것이 없었다.

 

 “이, 일단 여길 좀 나가자.”

 

 득종이는 바짝 얼어붙은 목소리로 말했다. 건우와 나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래, 일단 나가는 게 중요하다. 무슨 일인지 이해는 못하겠지만 일단 나가야겠다. 나가서 생각하자.

 

 나가서.. 이곳을 빨리 나가서 생각해보는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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