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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중세 바리기
작가 : 초코칩짱
작품등록일 : 2021.8.8

아수라 중세시대의 십 대 소녀의 자립 생활기

잘부탁드려요.

 
4회 중세바라기
작성일 : 21-09-03 04:08     조회 : 277     추천 : 0     분량 : 4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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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4장

 

 

 

 

 

 

 

 

 

 

 

 빈둥거리며 곰 가죽 카펫에 드러누워 있던 제오닐이 손가락으로 자신의 입을 가리켰다. 먹여달라는 시늉을 떨며 태연하게 기다렸다.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트리아는 인상이 살짝 찌푸려지며 비스켓이 든 뜨랑슈아를 들고 내디뎠다.

 

 “어라? 고운 얼굴이 찌그러지면 못쓴다”

 

 “여기 드리겠습니다. 먹으세요.”

 

 섬짓하게 살짝 떨린 트리아의 손에 위화감을 느꼈는지 입이 점점 다물어진다. 달콤 쌉싸래한 맛과 트리아의 얼굴 한쪽이 비틀려있는 것에 두려움과 희열의 감정이 동시에 들어왔다. 한껏 부풀어오른 긴장에 퍽퍽한 비스켓이 목을 막으며 답답한 가슴을 두들겼다. 서서히 자리에서 일어나는 트리아의 치맛자락을 붙잡고 늘어졌다. 가지가지하는 제오닐의 오만상에 독기가 바짝 올라갔다.

 

 “쿨럭, 맥주, 트리아 맥주!”

 

 사색이된 제오닐에게서 삶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 네 보 정도의 거리, 비스켓을 놓았던 탁자에 김이 샌 맥주가 보였다. 일어서려고 하자, 치맛단을 끌어당겨왔다. 희망의 끈 마냥 굳게 쥐고서 잡아당겨도 놓질 않자, 왼손으로 치마를 부여잡고 탁자까지 더듬거리며 나아갔다.

 

 ‘케겍 사..., 살려줘....’

 

 맥주잔의 양철 손잡이에 가까스로 도달한 트리아는 버둥거리는 제오닐의 높은 콧대 앞에 가져다 주었다.

 

 반쯤 남아있던 보리 맥주를 단숨에 벌컥벌컥 들이켜마셨다. 눈물과 콧물 범벅이된 얼굴로 가쁜 숨을 내쉰다. 붉게 충혈된 눈으로 트리아를 쳐다봤다. ‘흠칫’. 뒤로 물러난 트리아는 상당히 겁을 먹은 상태. 제오닐은 반쯤 열린 입으로 허황된 말을 쏟아내었다.

 

 “너 때문이야, 니가 내 목구멍 속으로 비스켓을 쑤셔서 박아넣었기 때문이야”

 

 풀린 눈과 기력이 쇠한 제오닐이 원망스러운 시선을 보냈다.

 

 

 

 더 이상 떠올리기가 싫은 트리아는 밖으로 나섰다. 침침한 어둠 아래로 나가기 전 창고지기에게 받은 기름먹인 랜턴을 들어올린다. 타오르는 심지는 돌부리를 밝히기엔 충분치 않았다. 마을의 중앙 공용 화덕을 지날때였다. 먼 치에서 흙을 짓이기는 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모퉁이에서부터 희미한 불빛에 비춰 어스름하게 다가오는 그림자가 비친다. 활활 타오르는 횃대를 들고 나타난 것은 다름 아닌 제르완이었다. 뒤에 동료로 보이는 세 명의 장정과 함께였다. 각자 쇠스랑과 나무 방망이, 작업용 망치 등을 허리춤이나 어깨에 걸치고 있었다. 제르완이 반가운 얼굴로 맞이했다.

 

 “트리야? 너구나! 그 사람들은 이 늦은 시각에 보내주는 거야?”

 

 “어쩌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아,”

 

 “앞도 보이지 않는 밤길에 너무 위험하잖아, 내가 매일 집까지 데려다 줄게”

 

 제르완은 뒤에 있던 동료들을 돌아보자, 당연하다는 듯 아우성을 마구 질렀다. 갈대밭 근처까지 다다르자, 트리아가 촌장님이 떠난 후의 자경단은 어떻게 관리가 되고 있는지 물어본다.

 

 “그 노인네가 떠나고 나서부터는 영지의 주인이 관리하기로 했나 봐, 평소엔 신경도 쓰지 않았으면서 이상하지 참.”

 

 “그래도 자경단이 성하게 남아있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야”

 

 트리아의 집까지 도달한 제르완과 일행들은 아쉬운 듯한 얼굴을 하며 헤어졌다.

 

 

 

 영주의 저택에서 근 한 달 동안 적응의 시간을 가지며 미네아의 도움으로부터 다른 하녀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제오닐에게 디저트를 가져가는 순서에서는 어째서인지, 이사벨라가 항상 트리아 만이 가져다 줄 수 있게 정해두었다. 트리아에겐 정말 이해가 안되어 따져보기도 하였지만 되돌아오는 답변은 거절. 그렇기에 하루의 대부분 중 가장 힘든 시간으로 꼽혀졌다. 동이 터오며, 저택에 손님이 곧 방문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손님의 방 청소를 검사하는 이사벨라는 하녀들에게 옷매무새부터 시작해서 온갖 트집을 잡기 시작했다. 밀랍 양초의 관리와 모서리가 접힌 양피지, 깃털 펜과 잉크 같은 사소한 것까지 신경질을 부렸다. 저택의 중앙 홀, 집사가 흰 장갑을 끼우며 횡대로 선 네 명의 접객하녀 하나씩 살펴보기 시작했다. 개중에는 트리아도 포함. 이틀을 머물며 간단한 공지를 한다.

 

 “크흠! 늦은 오후에 아델 가문의 슈위츠 폰 아델 백작의 슈위츠 공, 그의 대리인 데린 추 하베츠 자작의 데린 공, 마지막으로 수하들이 이곳에 총 이틀간 머문다. 가문에 먹칠하지 않도록 주의해라 이상”

 

 제각기 할 일을 찾아가버리는 사이 집사가 자신을 불렀다. 어딘가 향하는 그의 뒷 모습에는 뾰족한 구두와 꽉조인 버클이 멋쩍게 광이 났다. 널찍한 사무실에 들어온 트리아는 어수룩한 모습으로 두리번 거렸다. 벽에 붙은 세 명의 남성 가사들이 일렬로 도열. 그의 책상에는 읽기 어려운 내용이 적힌 양피지가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으며, 실링왁스와 여러 종류의 스탬프 도장이 정렬되어있었다. 덩치 큰 남자들 옆으로 서자, 뭔지 모를 위축이 들었다.

 

 “먼저, 트리아 전부터 보아하니 네 외모가 꽤 눈에 띄더구나. 그런 이유로 네가 맡아야할 일이 따로 있단다. 슈위츠 공과 데린 공의 심부름은 나와 맡을 것이야.”

 

 “알겠습니다. 허셸님”

 

 인자해 보이는 그의 다분한 이미지에 집사에 대한 관념이 바뀐 트리아는 살포시 고개를 숙이고 창고로 향한다.

 

 

 

 흔들리는 마차안, 가슴에 비둘기와 물고기 모형의 황금 브로치가 반들거린다. 백색 케이프를 두른 그는 무엇을 심히 고민 하는 표정이었다. 까마득했던 산림을 지나 드넓게 펼쳐진 평야가 드러냈다. 반월달에 은은하게 비추는 휴경지와 추경지가 한눈에 들어왔다. 요동치던 수레가 멈추며 마부가 일렀다.

 

 “나으리, 도착은 했습니다요”

 

 마부가 문을 열어주자, 분주하게 짐을 나르는 종들이 눈에 띄었다. 마차에서 내리니, 몸이 가벼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바로 앞서가던 다른 마차에서도 마부가 힘겹게 부축을 해주며 누군가 내려온다. 그는 자주색의 얕은 재질의 클록을 끼고 있었는데, 멀미가 온 탓인지, 매우 힘들어 보였다.

 

 “슈위츠 공, 안색이 안 좋아 보이시오. 괞찬소?”

 

 “말짱한 자네가 신경할 따름이오. 난 괞찮으니 어서가세나.”

 

 각자 무거운 짐을 든 수하들이 램프를 켜고서 앞을 밝혀나간다. 원래 마차는 남작가의 저택 대문 입구에 정차할 예정이었으나, 한사코 내리고 싶어하는 슈위츠 공의 말이 있었다. 먼 거리를 걸으며 지평선 넘어까지 이어진 은하수가 보였다. 눈에 익어 들어오는 별자리가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채, 빛을 내뿜었다. 백작가와 수도, 왕궁에서 길게 이어진 회의 내용이 다시금 떠오른다. 실로 말할 것 없는 이민족의 위협, 북쪽의 군벌집단과의 협상 결렬, 이 밖에도 내부 정치적인 문제. 나라의 정세가 위험 세력 간에 다방면으로 노출되어있었다. 얽히고 설킨 그의 나약해진 신념이 견고해지기 시작했다.

 

 

 

 낯선 사람들이 배낭과 짐을 들고 홀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밖에서 말 짐승들이 우는 소리가 들렸다. 북적이는 사람들 사이로 한 하녀가 짐을 할당량 만큼 무겁게 들고서 창고로 옴긴다. 활짝 열려있는 대문에서 화려한 복장의 장성 한 명이 들어왔다. 하인이 거들어주며 들어왔는데, 영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그의 뒤에는 하얀 선 장식의 튜닉을 입은 귀족이 따라서 들어왔다. 귀 뒤로 허연 머리와 특유의 푸근한 모습이 친숙했다. 기다렸단 듯이 집사가 마중을 나와서 안내를 시작했다. 데린은 스쳐서 나가는 하녀가 몹시 익숙해 보이길래 뒤로 돌아보았다. 자세히 살피진 못했으나, 천진난만한 걸음걸이가 익숙해 보였다. 집사의 공손한 말투가 이어지며, 한동안 머물 방까지 앞으로의 일정을 간결히 말했다. 양털 침대에 몸을 눕힌 그는 몸시 피곤함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팔이 점점 저려오는 트리아는 생판 처음보는 복장의 귀족들을 떠올렸다. 간들거리는 수염, 매끄러워 보이는 옷감, 재벌의 부러움. 제오닐이 부리던 사치와는 다른 개념이다. 하녀 장이 손님이 계실 때는 창고에서 지내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트리아와 입장이 비슷한 적지 않은 인원들도 비좁은 자리를 차지했다. 거기에다 백작가 수하와 종들까지 자리를 꿰메고 들어오니 숨쉬기가 불편할 정도였다. 그중 일부는 차갑고 습한 성의 지하에서 잠들지 않아도 된다는 현실에 안식을 가졌다.

 

 

 

 활짝 열린 덧문, 난잡하게 자리를 마련한 사람들 사이로 짙은 군청색이 흘러들어온다. 벽면 구석에 쭈그려서 잠든 트리아는 서린 바람에 몸을 움츠렸다. 코를 고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왔다. 지난 밤 후끈했던 더위에 못이겨 몸도 제대로 가누질 못했다. 뻐근한 어깨를 저미며 스트레칭과 하품을 한다. 뒤꿈치를 세우고 사람들 곁에서 힘들게 빠져나갔다. 문을 열자, 복도까지 널브러져 잠든 사람들이 이어졌다. 잠들기 전에 일상복으로 갈아입었던 그는 접객 복장을 입기위해 탈의실에 들어갔다. 하지만, 남녀 구분없이 자리를 꿰어차고 있었다. 밖에서 갈아입기로 정하고 힘들게 걸음마를 떼며 뒷 편으로 나온 그는 쌀쌀한 아침을 맞았다. 졸음이 가시지 않은 트리아는 멍을 때리며 갈아입는다.

 

 ‘세수....’

 

 혼잣말을 하던 트리아는 뒤에서 사부적거림을 듣는다. 갑작스럽게 등굽은 창고지기가 나왔다. 웃옷에 셔츠 한 장 걸치지 못한 트리아는 얼굴을 붉혔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창고지기 손을 잠깐 들어서 인사를 건넸다, 반사적으로 고개 숙여 받아준다. 알 수 없는 편안함을 느낀 그녀는 조용한 분위기를 만끽했다.. 동이 터오고 하인들이 저택에서 움직일 무렵 주방에서 차를 나온다. 슬슬 제오닐을 깨울 시간이 다가옴에 주방에서 차를 내온다. ‘똑똑’ 노크를 하고 제오닐을 불렀다.

 

 “도련님, 깨어나실 시간이예요.”

 

 “..., 트리아냐? 들어와라,”

 

 쿠션에 얼굴을 파묻고 있는 제오닐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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