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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작아지는 소녀
작가 : Me문물
작품등록일 : 2020.9.29

정신없이 돌아가는 차가운 챗바퀴 속에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걷기 시작한다.
.
"루나. 제 이름은 루나에요."
...
(미계약작)E-mail: lukegirl001005@naver.com

 
1부 60화 고대어와 벤투어
작성일 : 21-08-24 19:58     조회 : 296     추천 : 0     분량 : 4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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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앗….”

 

 

 

 시지프가 짐짓 당황한 얼굴로 쳐다본다. 방금 막 문을 잡은 손에 식은땀이 차오른다. 이 사람이 왜 여기에?

 

 

 

 “당신이 왜 여기에 있어요?”

 “그야, 아무리 다 컸어도 미성년자가 혼자 다닌다니까. 걱정이 돼서 이렇게 따라왔지!”

 “네? 집이랑 일은 어떻게 하고요? 꽃집은 당분간 쉬는 거예요?”

 “응. 조금 쉬어도 상관없어.”

 

 

 

 아무리 걱정 된다고 하지만, 자기 일을 그만두고 이렇게 무작정 따라온다고?

 

 

 

 “조금이 아니에요. 저는 밤이 오백 번 지나가도 돌아다닐 건데.”

 “그렇게나 오래? 그럼 학교는 그만 두는 거야?”

 “…그건.”

 “아, 돈이라면 괜찮아. 나 돈 많고, 그래서 꽃집도 무리 없이 운영 했는걸?”

 “부잣집 따님이에요?”

 “음, 그건 아니지만. 조금 비슷해!”

 

 

 

 생글생글 웃으며 말하는 그녀의 말이 황당하다. 꽃집 운영이 잘 안 되고 항상 잘 웃고 옷도 예쁜 것만 입더니. 애초에 잘 사는 집이었단 말이야?

 

 

 

 “…금수저?”

 “어?”

 “아, 아니에요.”

 “많이 놀랐지? 놀라게 해서 미안해. 다른 뜻 없이 그냥 네가 걱정 되어서 따라 온 건데.

 역시 내가 같이 다니는 건 불편할까?”

 “아뇨, 불편…하지는 않아요.

 다만, 이렇게까지 저를 도우고자 하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그래. 왜 날 도와주려는 걸까?

 걱정 되고 마음 졸이지만 엄연히 남인데 이렇게까지 신경 써줘야 할 이유가 없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따라온 건지.

 

 

 

 “그게 무슨 의미야?”

 “아무리 가까이 지내도 저랑 당신은 엄연히 남이잖아요. 신경 쓰일 순 있겠지만 아까 집에서 말리는 정도로 끝내도 되었을 텐데. 특별한 이유가 있어요?”

 “그야…신경 쓰이니까?”

 “그건 방금 제가 한 말이잖아요. 그거 말고요.”

 “정말 그것뿐이야. 루나 네가 몰라서 그러는데, 난 생각보다 감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거든.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것에 많이 끌리고 그로 인해 따라오는 좋은 것과 나쁜 것을 즐기는 편이야.”

 “근데요?”

 “그래서 그 마을에 갔을 때도 제대로 정착하는데 고생했어. 3년 정도면 정말 오래 버틴 거지. 사람들은 꽃을 사랑하지 않았고, 그 꽃을 소중하게 여기는 나를 존중하지 않았어. 감정 없이 메마른 시선으로 꽃을 바라보는 많은 손님들이 가게를 거쳐 갔지.”

 “네.”

 “그래서 곧 떠날 생각이었어. 여기서도 아무런 행복을 얻지 못했다는 사실이 나를 허탈하게 만들었지. 작은 하얀 꽃을 보며 싱글벙글 웃는 너를 볼 때까지는 말이야.”

 “…….”

 

 

 

 그렇다. 처음 시지프를 만났던 날. 꽃집에서 괴상하고 이상한 이름으로 예쁜 꽃을 불러주던 기억이 난다. 사람들은 평범한 이름의 꽃을 찾지 않고 자극적이고 이상한 이름을 가진 꽃에 호기심을 갖는다. 꽃은 이름이 어떻든 아름답다고.

 그 때는 마냥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 말이 사실이래도 엄연히 꽃을 파는 장사꾼으로써 잘 팔아 보려는 홍보 방법 중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고. 하지만 지금에서야 그 때를 생각해보면 나름대로 꽃이 행복하길 원해서 한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녀는 꽃을 사랑하고, 꽃집에서 일할 때 언제나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그저 꽃을 좋아하는 학생이라고만 생각했어. 요즘 세상에 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니. 똑똑하고 신장도 크고 날씬하고 웃을 때 시원시원하고…하지만 너는 생각보다 더 대단한 아이였어. 안정적인 생활에서 목표를 찾았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단숨에 너의 세상을 부수고 나왔잖아. 나는 목표를 위해서라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네가 좋아.”

 

 

 

 고운 목소리로 열변을 토하던 지프가 다시금 따스한 눈빛으로 눈을 맞췄다. 푸른 눈이 반짝인다.

 기분이 이상하다. 지금 그녀가 말하고 있는 건 이루나의 이야기다. 서대륙에 존재하는 작은 중소도시에서 평범한 고등학교를 다니며 언제나 1등을 놓치지 않는 모범생. 착하고 고분고분하게 어머니 말을 잘 듣는 외동딸.

 그런데 그녀의 눈을 보면 이루나한테 하는 말이 아닌 것 같다. 이루나도. 외지인 루나한테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웃기는 말이지만 오롯이 당신 앞에 서 있는 ‘나’라는 인간한테 던지는 말 같다. 진심이 가득한 칭찬과 격려가 들어간 고백.

 

 

 

 “…….”

 “이렇게 또 말을 막 퍼 붓고 있지만 난 진심으로 너를 돕고 싶어. 너랑 같이 다니면서 세상을 배우고, 알아가고 싶어. 열여덟 살 눈에 서른 둘 먹은 아줌마는 역시 어렵겠니?”

 “저는…괜찮아요. 그냥 이렇게 찾아온 게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궁금해서 여쭈어 본 거니까 그렇게 힘 빠져 있지 마시고 힘내세요.

 그리고 아줌마라뇨? 생긴 건 스물 하고 대여섯 먹은 언니 같은데.”

 

 

 

 마지막 말은 무심코 내뱉은 말이었다. 하지만 항상 속으로만 생각했던 말이었다. 말랑말랑한 피부에 20대로 보이는 동안. 푸른 눈에 갈색 머리는 유럽의 소녀를. 깔끔한 동양인의 외모와 서양에서 볼 법한 선명한 이목구비는 현대의 미인상 중 하나를 따라가는 듯 했다.

 이런 소리를 본인 앞에서 말하기엔 민망하지만 저도 모르게 무심코 튀어온 말이었다. 때문에 바로 손으로 입을 막았지만 이미 내뱉은 문장을 다시 주워 담을 수는 없었다. 지프는 깔깔 웃으며 고맙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오고 싶었다는 곳이 여기야?”

 “뭐…첫 번째 장소죠.”

 

 

 

 거짓말이다. 여기 지리도 모른 채 무턱대고 온 곳이니까.

 

 

 

 “가고 싶은 곳이 엄청 많나 보네? 내가 가이드라도 해줄까?”

 “네? 지프. 여기 와 본 적 있어요?”

 “내가 말했지 않았나? 젊었을 때 정착한다고 많이 돌아다녔다고.”

 “아….”

 “지리는 내가 빠삭하니까 가르쳐줄게.”

 “음…그럼, 잘 부탁드릴게요.”

 “나만 믿어! 어디부터 가볼래?”

 “딱히 가보고 싶은 곳은 없고, 이곳에 대해 좀 배워보고 싶어요.”

 “뭐, 티고의 역사라도 알고 싶은 거야?”

 “네?”

 “아, 모르는구나? 여기 지역 이름인 ‘안티고네’를 줄여서 티고라고 하잖아.”

 “안티고네…티고….”

 

 

 

 여기는 안티고네. 줄여서 티고. 까먹지 않기 위해 두어 번 말해 본다. 알파벳으로 쓰면 금방 쓸 문자인데 지도에는 영 다른 말로 적혀 있으니 알아볼 수가 없다.

 

 

 

 “지도나 챙겨온 물건은 있어?”

 “아까 하나 사오긴 했어요. 잠시만…여기요!”

 

 

 

 가방에서 지도를 꺼내 그녀의 손에 쥐어주었다. 지프는 여관에서 나와 길을 걸으면서 지도를 멍하니 응시했다.

 

 

 

 “혹시 너, 여기 근처에 있는 문구 회사를 다녀온 거야?”

 “네, 어떻게 아셨어요?”

 

 

 

 실제로 큰 문구사에서 지도를 구해 온 것이었다. 주변에는 작은 문구점도 보이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나의 대답에 그녀는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말없이 지도를 살펴봤다. 왜 저러는 거지?

 

 

 

 갑자기 말이 없는 그녀의 태도에 당황했지만 곧 머리 위로 떠오른 태양이 그 감정을 없애버렸다. 너무 더워서 손수건으로 땀을 닦는 것에 바빴기 때문이다.

 

 

 

 정오의 태양은 하얗게 불타올랐다. 파란 하늘을 보는 것만으로도 밝아서 아마 태양을 직접 봤으면 눈이 멀어 버렸을 것이다. 목과 이마를 닦던 하얀 손수건은 땀이 마를 새도 없이 스며들어 노랗게 물들어 가고 쨍쨍한 빛은 바로 아래에서 걷는 나의 머리를 천천히 달구었다.

 

 

 

 살짝 손을 데어 보니 따뜻하다 못해 뜨거웠다. 머리도 뜨겁고 머리를 익히던 열은 더 뜨거웠다. 머리 위에 프라이팬을 올려놓고 계란이라도 깨 먹으면 아마 윤기 나는 훌륭한 맛있는 계란 프라이가 완성 되지 않을까 하는 이상한 상상도 해보았다. 진짜 해보면 먹지는 못해도 해볼 만한 도전이었다.

 

 

 

 “음, 상당히 어려운 지도를 골라왔구나. 고대 언어로 적힌 지도를 사오다니.”

 “네? 이게 고대 언어라고요?”

 “알고 산 거 아니었어? 이건 역사 시간에 많이 쓰는 도구인데.

 고대 언어를 쓰는 소수의 종족들을 위해 만든 지도잖아.”

 “예에?”

 

 

 

 당황했다. 고대 언어로 된 지도였다고? 어쩐지. 못 알아보는 게 당연한 거였어!

 회색 도시에서 봤던 영어 같은 말처럼 알아보기 쉬운 언어도 아니었고….

 

 

 

 “평범한 문구점에선 못 구하고, 큰 문구 회사에서나 살 수 있는 물건인데.

 넌 이거 어쩌다가 구하게 된 거야?”

 “문구사에 가서 지도를 사려고 하니까 직원이 말없이 주더라고요.”

 

 

 

 그녀는 어느 음식점 문을 열고 들어갔다. 북적북적한 식당 안에는 마침 자리 하나가 비어지고 있었다. 재빨리 자리를 잡은 지프는 기분 좋은 듯 싱긋 웃으며 앉았다.

 

 

 

 “아마도 너를 외국인으로 착각했다 보다.”

 “저를 왜 외국인으로 봐요?”

 “서대륙 사람치곤 외모적으로 다른 부분이 한둘이 아니잖아. 눈이 두 개라든지, 유난히 작은 얼굴이라든지.”

 “아.”

 “나쁜 건 아니야. 이 나라 사람들이 워낙 단일민족을 강조해서 그런지 우리 같이 동대륙처럼 외국인의 특징을 가진 외모를 그리 달갑게 여기거나 좋아하지는 않거든. 나라 특성상 그래.”

 “아….”

 “나도 그런 오해 받은 적 있어! 언젠가 일을 하다가 동대륙에서 넘어 온 사람을 봤었는데, 상당히 닮았더라.”

 “아하, 그렇다면 그럴 수 있죠. 그럼 이 언어는 어느 나라 사람이 봐요?”

 “고대어는 두 가지로 나눠지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아이젠’이야. 고대 시대부터 살아남은 소수 종족들이 사용하는데, 그 중 하나인 종족의 이름을 그대로 언어에도 붙인 것이야.

 국가도 없이 떠돌아다녀서 대부분은 집시 취급을 받고 살지.”

 

 

 

 아이젠 종족. 고대 시대부터 살아남은 소수의 무리. 집시.

 모두 처음 듣는 이야기다.

 이야기를 나누는데 음식이 나왔다. 시원한 냉면이다. 국물 위로 동동 뜬 투명한 얼음을 통해 누런 육수가 일렁인다.

 

 

 

 “아마 생긴 게 좀 닮기도 했고, 서대륙에서 나오기 힘든 발음으로 말을 하니까 그 쪽에서 오해한 것 같아.”

 “뭐, 그럴 수 있죠. 제가 확실히 남들과 다른 외모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그 말에 지프는 입꼬리를 올렸다. 말은 안 했지만 순순히 이해하고 넘어가서 웃은 것 같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음…서대륙에선 대부분 ‘벤투’를 많이 쓰고 있어.”

 “벤투?”

 “뭔가 익숙하지? 너도 학교에서 배웠겠지만, 과거 고대 전쟁 때 대륙이 반으로 갈라질 만큼 큰 싸움이 연장되면서 많은 종족들이 죽었어.

 “네.”

 “그에 따라 대륙에 있는 대표들이 나와 평화 협정을 맺고 전쟁을 종전 시키게 되는데, 당시 서대륙의 대표는 우우돈의 왕이자 벤투스 왕조의 시조였던 ‘우우돈 벤투스’야. 그래서 서대륙의 언어는 대부분 벤투어로 구성되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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