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팬텀 프리스트
[인간들은 참 재미있어. 내가 가진 아주 작은 장난감, 조약돌 하나만 던져줘도 알아서 발전하고 대립하고 혼돈을 자아내거든.]
┗ 혼돈을 부르는 자 ‘알토’
10년 전, 서울을 비롯해 반도의 작은 나라를 뒤집어놓은 도둑이 나타났다. 값비싼 보석부터 가치가 없는 물건까지 훔치면서, 탈출하는 방법도 들어온 방법도 알 수 가 없는 정체불명의 도둑.
그를 본 사람들의 외견은 늘 일치했다.
[물 빛깔의 머리카락을 붉은 끈으로 묶어 내리고, 가톨릭 사제를 연상시키는 검은 옷, 그리고 기묘한 형상을 뜬 귀걸이를 낀 남자.]
훔칠 물건을 알려주지도 않고 훔칠 시간과 장소만을 적어 보내 경찰들을 엿 먹이던 도둑이었지만, 그가 훔쳤다가 경찰에 돌려준 물건엔 모 대기업의 악행이나 어느 사이비 종교의 범행 증거까지 함께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나라 하나를 발칵 뒤집어 놓을 수 있었고, 이런 그의 행동에 사람들은 도둑이지만 성직자, 도둑이지만 의로운 사람이라는 뜻으로 ‘괴도 사제’ 또는 ‘팬텀 프리스트’라고 칭했다.
하지만 그렇게 열광을 받았던 그는 1년 전 새해를 기점으로 모습을 감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