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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매화가 진 자리
작가 : 백아
작품등록일 : 2016.8.4

마법이 세상이 나오고, 푸른 매화 깃발이 대륙을 뒤덮었다.
'현존 최강의 마법사'라는 그라함. 그의 제자가 된 켄홀리 타윈. 망해버린 나라의 왕족 천주윤.
전설 속 최강의 마법이라는 세 가지 마법. 그 중 마지막 세번째 마법을 찾아라!

 
5. 붉은 매화 - 일찍 질 꽃 (3)
작성일 : 16-10-28 19:37     조회 : 388     추천 : 0     분량 : 7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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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군의 군단장이 공석이 되었지만 그 자리를 누가 메울 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대장군의 장례가 수도에서 3일 간 성대하게 치러졌으며 황태손의 장례 또한 함께 치러졌다. 황태손의 장례는 한 달 간 이뤄져야 했으나 정식 책봉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회의에서는 그 3일장으로 결정지었다.

 도르는 아직도 호텔방에 머물고 있었다. 궁전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어떻냐 코리옌이 몇 번 권했으나 그는 거절했다.

 “대공, 이제 슬슬 제가 폐하의 양자로 입적되는 일을 대회의에 안건으로 올리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안 그래도 오늘 올렸소. 내일 투표가 들어갈 게요.”

 코리옌의 말에 도르가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코리옌이 반대로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대장군부나 각 군에서는 수상한 움직임이 없습니까?”

 코리옌의 말에 도르가 마치 까먹었었다는 듯 손뼉을 쳤다.

 “아, 안 그래도 바리엔 대위가 대장군부 내 참모들 몇이 근처에 주둔하고 있는 각 군에 수도로 들어올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띄우려 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렇다면 큰 일이 아닙니까!”

 “이미 그에 가담한 자들은 모두 체포됐습니다. 바리엔 대위 덕분이지요. 3보병대 병력을 동원해 체포했고, 인근에 주둔하고 있는 부대들에게는 본래 있던 주둔지로 돌아가라 대장군부 직인이 찍힌 공문을 내려놨습니다.”

 “허나 여전히 안심하기는….”

 “그러니, 대공께서 서둘러 절 폐하의 양자로 만들어야 합니다.”

 도르가 몸을 앞으로 쭉 빼며 말했다. 코리옌이 소파에 앉은 채 상체만 약간 뒤로 뺐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아무리 멍청한 군인들이라고 해도, 황손께서 서거한 지금 제가 폐하의 양자로 들어가게 되면 다음 보위를 누가 잇게 될지는 알겠지요. 하하, 아무리 멍청해도 설마 황제에게 반기를 들려 하겠습니까?”

 도르의 말에 코리옌이 못마땅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조심하는 게 좋을 것입니다. 도르 공이 3보병대와 짜고 군단장들을 모조리 쫓아냈다는 소문을 아니, 사실이니 소문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겠군요. 하여튼 그 소식을 지금 수도는 물론이고, 수도 인근에서도 모르는 자가 없습니다.”

 “그렇습니까?”

 도르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대답했다. 코리옌이 잠시 도르를 바라보다가 호텔 방을 나갔다.

 “노인네 걱정은.”

 도르가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남은 커피를 단숨에 들이켰다.

 

 레오트 남쪽의 도시, 아초피-

 타윈과 천주윤 일행은 빈 집에 있었다. 사람들에게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폐가. 아초피 남구 316호. 삼대마법에 대해 연구했다는 양조의 집이었다. 지금은 아무도 살고 있지 않아 먼지가 자욱했지만 양조의 집답게 발에 차이는 것이 마법서적이었다.

 이들 일행은 일단 양조의 집에서 생활하며 집을 수색, 단서를 찾기로 했었다.

 “마, 말도 안 돼…. 스승님이….”

 타윈이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멍한 시선은 어디를 바라보는 지 초점을 잃었었다. 믿을 수 없어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

 “저, 정말, 그라함 씨가….”

 천주윤이 문 앞에 서있는 남자를 바라보며 물었다.

 “지금 수도는 난리도 그런 난리가 아니랍디다.”

 타윈의 부탁으로 돈을 받고 집에 정해진 식자재를 배달해주는 남자였다. 남자가 손사래를 치며 말을 이었다.

 “대장군께서 돌아가신 건 물론이고, 황태손까지 죽어서 지금 초상집이 따로 없다는 걸 방금 들었수.”

 남자의 말에 천주윤이 씁쓸한 표정으로 주저앉은 타윈을 바라봤다. 타윈은 누구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 듯했다. 천주윤이 다시 남자를 바라봤다.

 “그라함 씨가 대장군을 살해하고 도주하다가 중앙군에게 사살됐다는 거죠?”

 “뭐 말은 그렇다는데, 나야 모르죠. 거기다가 뭐 군단장 급들까지 다 잘렸다는데.”

 “군단장들이요?”

 “송경 영주가 3보병대랑 짜고 군단장들을 다 그만두게 했다는 소문이 있습디다.”

 남자의 말에 표정이 바뀐 것은 천주윤 뿐 아니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왕수문도 표정이 변했다.

 ‘도르가…’

 왕수문이 땅바닥을 내려다보며 무엇인가 생각하기 시작했다.

 식자재를 배달해주는 남자가 떠나고 천주윤이 타윈을 다독이려 다가가는데 일환이 앞을 막았다.

 “왕제 저하. 지금은 그냥 두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아, 그래….”

 천주윤이 타윈을 바라보다가 이내 방으로 들어갔다.

 거실에 혼자 남은 타윈이 천천히 일어났다. 문을 열고 나가려던 타윈이 이내 눈 주변을 닦았다. 울지 않으려 참고 있었지만, 눈에서는 쉬지 않고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계속해서 어깨가 들썩이고, 콧물과 함께 소리가 새어나오려 했다.

 타윈이 떨리는 손으로 가슴께를 쥐어 잡으며 다시 주저앉았다.

 

 테라코 궁전, 대회의장-

 “이것으로 타미스 한 도르 공작을 황제 폐하의 양자로 들이는 것은 만장일치로 통과되었습니다.”

 코리옌이 단상 앞에서 둥그렇게 둘러앉은 귀족들에게 말했다. 귀족들 모두 건성으로 박수를 쳤다.

 이후 귀족들은 도르가 황제의 양자로 들어가는데 따로 무슨 식을 거행해야 하느냐, 한다면 격식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 날짜는 언제로 하는 게 좋겠느냐 등으로 의논을 나눴다.

 그 결과 따로 예식을 거행하지 않고 당일로 도르와 함께 황제를 찾아가 아뢰고, 동의를 받는 것으로 끝내기로 결정됐다.

 물론 정신도 온전치 않고, 말도 할 수 없는 황제에게 동의를 받는다는 건 불가능했다. 이는 도르가 대충 황제에게 인사를 올리고, 양자로 들인다는 문서에 황제의 인장을 코리옌이 대공으로서 대신 찍고 끝냈다.

 황제의 방을 나오는 내내 귀족들도, 코리옌도, 도르도 아무런 말이 없었다. 물론 이를 아는 지, 모르는 지 알 수 없는 황제도,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리고 이를 기다렸다는 듯,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1월 27일, 황제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68세.

 황제의 장례가 성대하게 치러졌다. 전국에 사람을 보내 이를 알렸고, 추모하는 의미에서 축제나, 행사를 3개월간 일절 금하도록 했다. 모든 영주들은 물론 귀족들까지도 3개월 간 예복을 입도록 하였다.

 

 황제의 시신을 모신 거대한 관이 수많은 말과 사람들과 함께 거리를 지나가고 있었다. 귀족들은 대공인 코리옌이 장례를 주관하는 것이 어떻겠냐 했지만, 코리옌은 이를 거절했다.

 코리옌은 사람들 속에 섞여 황제의 장례 행렬을 바라보고 있었다.

 말 열 마리가 끄는 거대한 마차. 그곳에 실린 거대한 관. 관은 흰색 천에 덮여 있었고, 관을 실은 마차 아니, 네 모서리에 기둥을 대고, 지붕을 얹은 수레라는 편이 더 어울릴 모양새였다. 물론 일반 수레라고 하기에는 굉장히 화려했지만. 금색 천을 지붕처럼 얹은 수레. 코리옌이 자신의 사위, 델리 찬 케원과 함께 그것을 보고 있었다.

 “화려하군요.”

 “그러게 말이네. 화려하군.”

 케원의 말에 코리옌이 입김을 뱉으며 대답했다. 그때 코리옌의 눈앞으로 무엇인가 살랑살랑 떨어졌다.

 꽃잎. 붉은색 꽃잎 하나가 코리옌의 발밑에 떨어져 있었다. 눈이 그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떨어진 꽃잎. 발 밑의 꽃잎을 바라보던 코리옌이 고개를 들었다.

 코리옌은 순간 자기도 모르게 아, 하고 감탄사를 뱉을 뻔했다. 하늘에서 눈이 내리고 있었다. 붉은 눈이. 물론 그것은 진짜 눈이 아닌, 붉은 꽃잎이었지만 바람을 따라 흩날리는 모습은, 황제의 수레, 금색 천의 위로 쌓이는 붉은 꽃잎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코리옌은 자기도 모르게 손을 뻗어 손바닥으로 꽃잎을 받고 있었다. 옆에 서있던 케원도 신기하다는 듯 꽃잎을 바라보고 있었다.

 “올해는 매화가 일찍 피었습니다. 하….”

 케원이 자기도 모르게 미소를 짓다가 이내 입을 가렸다. 황제의 장례, 혹여 웃는 것을 누가 보았다가 무슨 봉변을 당할 지 모를 일이었다.

 코리옌이 대답하지 않자 케원이 헛기침을 한 번 한 뒤 말을 이었다.

 “이거 참, 장관입니다. 장인어른 멋있지 않습니까? 폐하께선 돌아가셨지만 제국은 올해 무탈 하려나 봅니다.”

 “어찌 그리 생각하나.”

 코리옌이 낮은 목소리로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케원이 붉은 매화 잎 하나를 검지와 엄지 사이에 끼우고 만지작거렸다.

 “그야, 매화는 제국의 상징이지 않습니까. 매화가 이리 일찍 만발했으니, 제국의 복을 뜻하는 것이 아닐까요?”

 “일찍 핀 꽃은, 일찍 지는 법이지.”

 코리옌이 뒷짐을 진 채 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케원이 그 말에 멍하니 대답하지 못하는데 코리옌이 살짝 뒤로 돌아 그를 바라봤다.

 “자네, 염색을 다시 해야겠군. 은발이 중간 중간 보이네.”

 “아, 예. 장인어른.”

 케원이 얼른 코리옌의 뒤를 쫓으며 대답했다.

 “헌데 장인어른은 어찌 그리 제 은발을 싫어하시는 겁니까? 이래봬도 어렸을 때 친구들이 은발이 예쁘다 부러워했었는데, 말입니다.”

 케원의 말에 코리옌의 표정이 굳었다. 코리옌이 걸음을 멈춘 채 케원 쪽으로 돌아섰다.

 “자네. 혹여라도 앞으로 다른 사람에게 자네가 은발이라는 말은 하지 마. 알겠나?”

 “예? 예….”

 케원이 힘없이 대답하자 코리옌이 다시 뒤로 돌아 한숨을 쉬었다.

 “말하지 못해 미안하네.”

 “아, 아닙니다. 장인어른 덕에 제가 지금 이렇게 사람답게 살고 있는데, 그 까짓 염색쯤이야 뭐가 귀찮겠습니까. 장인어른께서 말씀하지 못한다 하시면, 저는 그렇구나, 알고 있겠습니다.”

 케원이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안 그래도 마흔이라 생각되지 않는 동안에, 그리 웃으니 꼭 어린아이 같았다. 코리옌이 그것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미소를 지어버렸다.

 “그래. 내게는 이제 자네뿐이네. 자네뿐이야.”

 코리옌이 중얼거리며 다시 자신의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8년 전, 황제 즉위식 후, 테라코 궁전, 황제의 침소-

 황제, 타미스 켄 테리가 칼을 들고 서있었다. 시종도, 시녀도 없는 방 안, 황제의 앞에는 코리옌이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백작이라는 작위, 대회의에도 참석하는 높은 지위였으나 그의 집안은 대대로 상인들과 친하게 지냈었다. 정치에서는 멀리 떨어진 채, 상인들을 후원하고, 귀한 물건을 구해 파는 집안. 귀족들의 눈에 그런 코리옌의 집안은 상인들 집안이나 다를 바 없이 보였다.

 그런 코리옌이 지금 궁전, 그것도 황제의 침소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폐, 폐하. 어찌 이러시옵니까?”

 코리옌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황제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자네가 나를 도와줄 게 있다 하지 않았나.”

 “무엇인지 말씀을 해주시면….”

 “그것을 듣고 수락하지 않는다면 자네는 여기서 이 칼에 죽을 터인데. 괜찮겠나?”

 황제의 말에 코리옌의 눈동자가 커졌다. 황제는 가만히 서서 코리옌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참 생각하던 코리옌이 엎드린 채 고개를 휘휘 저었다.

 “폐하. 그렇다면 소인은 받아들이지 않겠습니다.”

 “정말인가? 만약 그대가 짐을 도와준다면, 짐이 해줄 수 있는 게 많을 것 같은데.”

 “예?”

 “그대를 귀족들의 장으로 만들어줄 수도 있네.”

 “그, 그 말씀은….”

 코리옌이 고개를 숙인 채 덜덜 떨며 중얼거렸다. 귀족의 장. 그것은 곧 대공을 뜻하는 것이었다. 물론 황제라면 그것이 가능했다. 귀족들이 선출하는 대공이라지만 황제가 입김을 불어 넣는다면, 그렇다면 충분히 가능했다.

 “귀족 놈들 치고 구린 데 없는 놈이 없지. 내가 나서서 그것으로 협박 아니, 협상을 한다면 자네를 대공으로 못 만들겠나? 공작 작위야 내가 내리면 그만이고.”

 황제의 말에 코리옌이 말없이 머리를 굴렸다. 대체 무슨 부탁이기에 이런단 말인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 황제가 제안한 목숨을 건 협상.

 ‘다시 안 올 인생의 기회인가, 아니면….’

 코리옌이 천천히 고개를 들어 황제의 얼굴을 힐끗 바라봤다. 황제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눈을 마주쳤으나 노하거나 하지 않고, 기분이 좋은 듯 웃고 있었다. 그의 한 손에 들린 서슬 퍼런 칼날.

 저 칼날과, 미소. 둘 중 어느 것이 진실인지 코리옌이 머리로 계산을 하는 데 황제가 입을 열었다.

 “자네 나이가 오십도 넘었는데, 남은 생을 걸어볼 용기가 없는 건가?”

 황제의 말에 코리옌이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코리옌의 머리에서 모든 손익 계산이 끝났다. 자신의 남은 생을 걸고 얻을 대공이라는 자리. 어느 쪽이 이득이고 손해인지.

 “하겠습니다. 폐하. 명을 내려 주십시오.”

 “하하. 그래. 잘 생각했네.”

 황제가 말을 마친 뒤 칼을 칼집에 넣고 어디론가 걸어가기 시작했다. 코리옌은 엎드린 채 그런 황제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황제는 침대 뒤 쪽의 벽으로 다가갔다. 진열장에 놓인 진귀한 보물들. 그 중 옥색 도자기 하나를 옆으로 돌리고 진열장을 밀었다. 모습을 드러낸 것은 사람 하나가 겨우 통과할 것 같은 길. 코리옌이 입을 떡 벌리고 있는데 황제가 뒤로 돌았다.

 “이곳은 왕실 대대로 전해져 오는 비밀 서재네. 온갖 왕실의 비밀이 적힌 책들은 물론 이 나라의 역사가 기록된 곳이라고 할까.”

 “폐, 폐하. 그것을 어찌 소인에게….”

 “내 마법을 하나 찾고 있어.”

 황제가 다시 코리옌에게 다가오며 말을 이었다.

 “이 세상을 다 손에 넣었네. 만인이 나의 아래이며, 모든 진귀한 보물들이 나의 것이야. 허나. 이것이 얼마나 가겠나. 이십 년? 삼십 년? 십 년도 채 안 갈수도 있지.”

 “무, 무슨 말씀이신지 소인은 전혀 이해가….”

 “이 제국을 짐이 영원히 가지고 있을 수 있게 만들어주는 마법이 있다. 짐은 그것을 찾고 있다. 얼마 전부터 전 대륙에 유명해진 정보 단체 아벨. 그 또한 짐이 만든 비밀 단체이니 그들 또한 그 마법에 대해 온갖 정보를 모으고 있다.”

 “…!”

 코리옌은 놀란 표정으로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어진 황제의 말.

 “그대도 그 마법을 찾는 데 힘을 보태라.”

 “폐하. 이런 중한 일을…. 소인을 어찌 믿으시옵니까?”

 코리옌의 말에 황제가 피식 웃었다.

 “자네는 귀족이라기보다 상인에 가깝지 않나.”

 “예?”

 “파르가가 아무리 충성스럽다 한들 내 그 속을 모르는데 어찌 믿겠나. 그러나 자네는 달라. 자네는 내가 아는 그 누구보다 손익 계산이 빠른 자야. 그런 자들은 눈앞의 이익에 홀려 훝날 큰 이익을 버리는 경우도 있지. 그러나 자네는 그것까지 계산을 하는 자야. 자네는 내가 자네에게 이익을 주는 이상 배신할 리 없어. 그리고 짐이 자네에게 이익을 주지 못하는 경우는, 죽거나, 반란으로 폐위되거나 둘 뿐이고 말이야.”

 “….”

 “나는 자네를, 자네의 그 영악한 머리를 믿네.”

 “폐하. 소인이 할 일을 말씀해주십시오.”

 이미 결정한 일. 코리옌의 인생에 후회라는 말은 존재하지 않았다. 모든 것이 자신이 선택한 일. 방책을 생각할 뿐, 지난 일에 대한 후회는 시간 소모일 뿐이었다.

 코리옌의 말에 황제가 큰 소리로 한 번 웃은 뒤 입을 열었다.

 “지금부터 너는 전 대륙을 뒤져서라도 은색 머리카락을 한 자들을 찾아라!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런 자를 찾아서 자네의 옆에 둬. 양자로 삼든, 무엇을 하든 어디도 갈 수 없도록 찾아서 묶어두란 말이네. 알아들었는가!”

 “예, 폐하! 소인 아니, 신 덴웰 친 코리옌. 목숨을 걸고라도 찾아내겠나이다.”

 코리옌이 머리를 바닥에 찧으며 대답했다.

 

 다시 현재, 코리옌의 방-

 밤이 깊어 사방이 어두워졌었다. 낮에 흩날리던 붉은 매화는 8년 전 그날과 같이 꿈처럼 느껴졌다.

 그날 이후 공작의 작위를 받고, 대공의 지위에까지 올랐다.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아니, 우러러 보는 자리.

 황제의 장례행렬을 봐서일까. 코리옌이 8년 전 그날을 떠올리며 피식 웃었다.

 “폐하. 결국 꿈을 이루지 못하셨습니다.”

 파르가는 창가 근처 의자에 앉아 있었다. 창밖으로는 달빛에 비친 구름이 천천히 어디론가 움직이고 있었다. 청승맞게 혼자 창밖을 보며 중얼거리는 자신의 모습. 스스로 이제 늙었나 생각하는 그의 머리로 누군가의 모습이 스치고 지나갔다.

 “파르가….”

 코리옌이 눈을 지그시 감으며 중얼거렸다. 그토록 눈엣가시 같았던 파르가가 어째서 떠오르는 걸까.

 “…그대가 보고 싶군.”

 코리옌이 황제와 파르가를 떠올리며 중얼거렸다. 거대한 저택, 자신의 방, 불도 켜지 않아 캄캄한, 아무도 없는 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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