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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철혈무정로
작가 : 임준후
작품등록일 : 201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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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장부다. 누구보다 강하지만 슬픔을 가슴속에 담고, 마음으로 슬퍼한다.
그는 철혈의 무인이다. 번거로움을 일거에 날려 버리는 호쾌함.
그리고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신속의 한 주먹!
구주천하를 질타하며 철혈의 무인으로 경외의 대상이 될 영웅의 일대기가 펼쳐진다.

 
14 화
작성일 : 16-07-13 16:53     조회 : 693     추천 : 0     분량 : 8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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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오라버니, 사자전에서 만난 젊은 사람들 중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 있었나요?”

 반짝이는 눈으로 다탁 맞은편의 서문찬을 보고 있던 제갈혜가 물었다.

 그들이 차를 마시고 있는 곳은 사군자원의 후원 정자였다.

 비록 크지는 않으나 아담한 연못과 오악의 형상을 모방한 가산들이 적절히 배치된 사군자원의 후원은 호북성에서 가장 아름다운 후원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었다.

 서문찬은 미소가 담긴 눈길로 제갈혜를 응시했다.

 제갈혜와 그 옆의 서문하경은 련에서 그와 함께 수련하는 여인들 가운데에서도 이 자리에 없는 백리빙과 더불어 삼미(三美)라 불리는 절세의 미인들이었다. 그리고 서문하경은 그의 사촌 누이동생이기도 했다.

 그는 마시던 찻잔을 다탁 위에 내려놓으며 말문을 열었다.

 “단무혁 외에는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 없었다. 단무혁의 자질도 그리 마음에 든다고 할 정도의 것은 아니었지만 그중에서는 그래도 그가 가장 나아 보이더군.”

 말을 마치고 입을 다무는 서문찬의 모습이 그림처럼 단아해서 제갈혜는 내심 탄성을 토했다.

 이제 스물넷의 서문찬은 사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수려한 외모의 소유자여서 어딜 가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그는 유서 깊은 무림세가의 장자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최고 수준의 교육과 수련으로 단련되었다.

 자질도 타고난 터라 무공과 학식 어느 것도 비슷한 연배의 인물들 중에서는 따라올 사람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가지 단점은 초일류의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 대부분이 갖고 있는 오만함과 권위 의식을 그 또한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자질과 배경은 그런 오만함과 권위 의식조차도 단점으로 보이지 않게 만들 만큼 뛰어난 것이었다.

 당연히 서문찬은 젊은 여인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저는 우리가 사자전을 나설 때 문밖에 서 있던 소년이 인상적이었어요.”

 차분한 음성으로 말문을 연 사람은 서문하경이었다.

 제갈혜의 성격이 활달하고 밝은 편이라면 서문하경은 말수가 별로 없고 차분한 편이었다.

 “그 멀대같이 큰 꼬마?”

 제갈혜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그녀가 언급한 사람은 물론 관산호였다.

 관산호의 외모는 실제 나이보다 서너 살은 더 들어 보였지만 그것은 일반인이 보았을 때였다.

 상승무공으로 단련된 사람들의 눈썰미는 보통 사람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들 중 관산호의 실제 나이가 십오 세가량이라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멀대라는 제갈혜의 표현에 가벼운 미소를 지은 서문하경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이에 비해 균형이 잘 잡힌 몸매였어. 타고난 것도 있겠지만 무공을 배운 사람들도 그 나이에 그런 몸을 갖기는 쉽지 않잖아?”

 “강 단주가 참석하지 않은 둘째아들이 있다고 했는데 당시 첫째아들인 강천기의 태도로 보아 그가 아마 강 단주의 둘째아들일 거다.”

 서문하경의 말을 받은 것은 서문찬이었다.

 “경매의 말처럼 잘 발달된 몸이었고, 단무혁에 비견할 수 있는 자질이 있어 보였지만 무공을 익힌 흔적이 없었다. 왜 그런 체격 조건의 아들에게 강 단주가 무공을 가르치지 않았는지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어쨌든 그 둘째아들은 이미 늦었어. 그 나이에 무공을 시작해서 상승무공을 배우는 것은 희대의 천재가 아니라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니까.”

 십오 세면 몸의 근골이 굳기 시작한다.

 몸에 쌓인 탁기로 인해 무공을 배울 터전인 근기의 흐름이 흐트러지고도 남는 나이였다.

 “오라버니도 이상하게 생각하셨어요?”

 고개를 갸웃하며 대화에 끼어든 사람은 제갈혜였다.

 “저도 그 소년을 보았을 때 조금 의아했어요. 오라버니의 말씀처럼 저도 그 소년에게서 무공을 익힌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거든요.”

 서문하경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갈혜가 느낀 것은 그녀 또한 느낀 바였다.

 하지만 관산호에 대한 그들의 관심은 곧 시들었다.

 중견 무림세가의 후예, 그것도 가신의 차남이라는 관산호의 신분은 그녀들의 관심을 지속시키기엔 너무 보잘것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철사보는 다른 세가들과는 분위기가 조금 다른 것 같지 않았나요?”

 제갈혜의 질문은 서문찬을 향했지만 이어지는 말은 서문하경의 입에서 나왔다.

 “저도 그렇게 느꼈어요. 지금까지 우리가 방문했던 다른 세가에서는 련에서 내놓은 조건을 들으면 모두 반색하며 기꺼이 우리 제안을 받아들였는데 이곳 보주님과 가신들은 그리 내켜 하지 않는 기색이었거든요.”

 “그렇지. 이상한 일이야. 무당을 비롯한 무련의 핵심 문파들이 비전무공의 일부를 련에 기부해 이번에 입련하는 사람들에게 가르칠 것이고, 기부한 무공을 익힌 사람들 중 원하는 사람들은 무련 핵심 문파의 정식 제자로 받아들일 것이라는 제안은 정말 그들에게는 삼생을 거쳐도 만나기 어려운 기연이 다름없는 것인데.”

 제갈혜는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서문하경의 말을 받았다.

 그녀들의 말에 서문찬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이곳에 도착하기 전 제갈 숙부께서도 철사보의 반응이 다른 곳과는 다를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그의 말에 제갈혜와 서문하경은 눈을 반짝이며 귀를 기울였다.

 그런 그녀들을 향해 서문찬이 말을 이었다.

 “철사보를 세운 철협 단중렴은 자존심이 무척 강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가 철사보를 세운 후 지금까지 단씨 가문은 비연채와의 전쟁 당시 무당파의 중재를 받은 것을 제외하고는 어떤 큰일이 있어도 외부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한 적이 없을 만큼 독립적으로 보를 경영하는 것이 체질화되어 있다고 하시더군. 그리고 제갈 숙부는 철사보가 지금까지 작은 풍파는 겪은 적이 있어도 근 일 갑자의 세월 동안 탄탄대로를 걸으며 성장해 왔기 때문에 굳이 련과 직접적인 인연을 맺을 필요를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하셨다. 내 생각으로는 아마도 그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의 말에 잠시 시선을 내려 생각에 잠겨 있던 서문하경이 물었다.

 “그럼 오라버니는 철사보 측에서 련의 제안을 거절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하하하, 그렇지는 않다.”

 서문찬은 자신에 찬 웃음과 함께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의 눈가에는 옅은 비웃음이 떠올라 있었다.

 “비록 이번 행사가 공식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련에서 많은 사람들을 중원의 군소 문파에 보내 자질있는 후기지수들을 모아 강력한 무사 집단을 양성하려 한다는 것은 이미 일정 규모 이상의 문파를 경영하는 인물들 사이에는 소문이 많이 나 있는 상태다. 우리가 사람을 보내지 않았음에도 자신들의 후인을 련에 보내고 싶다는 의사를 전하고 있는 문파도 많고. 철사보 정도의 규모와 명성을 얻은 문파라면 우리의 행사와 다른 군소 문파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상황을 모르고 있었을 리 없지. 모르고 있었다면 어리석은 자들이고. 이런 상황에서 철사보에서 련과 인연을 맺지 않는다면 그것은 후일 정파에서 고립을 자초하는 어리석은 결정이 될 수밖에 없다. 철사보의 인물들 중 조금이라도 생각할 줄 아는 머리를 가진 사람이 있다면 우리의 제안을 거절하지 못할 것이다.”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는 부드러운 눈길로 두 여인을 바라보다가 말을 이었다.

 “게다가 련에서는 련과 인연을 맺고 싶어하는 군소 문파의 사람들에게 그 인연을 맺을 기회를 줄 뿐이지 오고 싶어하는 사람을 모두 받아들이겠다는 것도 아니고.”

 “입련(入聯) 시험(試驗)이 모종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말씀이세요?”

 제갈혜가 재미있다는 듯 웃으며 물었다.

 서문찬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제갈 숙부의 말씀으로는 입련 시험은 공개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하더구나. 그것은 타 문파의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자신의 문파가 지닌 역량을 증명받는 자리가 된다. 그 시험이 있기 때문에 우리의 제안을 받은 문파는 더욱 거절을 못한다. 거절하면 입문 시험을 통과할 자질있는 후예가 없어 시험도 치르지 않았다는 소문이 날 것이고, 그것은 군소 문파의 입장에서 치명적인 오명이 되니까. 반대로 그 시험을 통과하고 련에 들어가는 후인을 둔 문파는 상당한 명성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우리의 공식적인 방문, 그리고 입련 시험 통과로 얻은 명성, 이어지는 련 내에서의 수련과 인맥 형성은 군소 문파에게는 미래를 위해 놓칠 수 없는 기회인 거지. 나는 철사보에서도 그런 여러 가지를 고려할 것이고 결국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음성은 자신에 가득 차 있었다.

 그렇게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믿음은 당대 무림에서 중원무련이 갖고 있는 힘과 영향력에 기반하고 있는 것이기에 그를 배신할 가능성이 없었다.

 사군자원의 정원을 둘러싸고 있는 담장 너머로 조금씩 붉게 물들어가고 있는 서편 하늘이 내려앉고 있었다.

 

 

 

 

 

 

 

 제9장

 반감(反感)

 

 

 

 

 “잠시 후에는 정명 도장 일행을 만나야 하니 이제 사흘간의 회의를 정리하도록 하세.”

 단규천은 원형의 탁자에 빙 둘러앉은 다섯 명의 의형제이자 가신들을 훑어보며 말했다.

 그들만이 모인 사석에서 그들의 호칭은 형제였다.

 지금 그들이 모여 있는 곳은 단규천의 집무실인 철사자전(鐵獅子殿)이었다.

 “…….”

 단규천의 말에 강풍양을 비롯한 다섯 명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지난 사흘 동안 중원무련에서 그들에게 내놓은 제안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또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회의를 해왔다.

 “본 보는 조부님께서 창업하신 이래 주변의 어떤 강세에게도 의지하지 않으며 미래를 개척해 왔네. 본 보를 경영하며 다른 세력과 타협하고 협상하여 합종연횡하는 것은 언제든 있을 수 있는 일이고 과거에도 여러 차례 그런 전력이 있네만, 최근 무련의 움직임은 그런 형태가 아니라 거미줄처럼 군소 문파를 옭아매려는 저의가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워. 현재의 시점에서 확연하게 드러난 것은 없지만 만사불여튼튼,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대비책을 만들어두어야 할 필요성은 우리 모두가 느끼는 것일세. 이제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리를 해보세. 아우 자네가 먼저 정리를 해주게나.”

 정보를 책임지는 사자밀각주이자 가신들 중 가장 연장자인 갈송을 바라보는 단규천의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갈송은 사자밀각을 맡고 있음과 동시에 철사보의 책사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그의 정보 수집과 분석, 정세 판단 능력은 대단해서 단규천은 그의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그를 신임했다.

 “중원무련에서 이번에 본 보와 다른 중소 규모의 문파들에게 한 제안은 겉으로 드러난 단기적인 목적과 드러나지 않은 장기적인 목적이 혼합되어 있다고 판단됩니다.”

 대답하는 갈송의 음성은 나직했다.

 직책 때문인지 그는 평소에도 큰 소리를 내는 법이 없고 흥분하는 경우는 연중 한 번도 드물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것을 직업병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에게 집중된 시선을 차분하게 받으며 말을 이었다.

 “단기적인 목적은 그들이 공식적으로 밝힌 것처럼 구중군마천의 팽창을 견제하기 위해 필요한 만큼의 무력을 증강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원하는 재원이 이십대를 전후한 나이의 무공 기초가 튼튼한 젊은이들이니 십 년 후면 그들로 구성된 상당한 규모의 무력 집단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십 년이 단기라……. 그럼 장기적으로 그들이 원하는 것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불을 토하는 듯한 눈빛으로 갈송에게 질문을 던진 사람은 강풍양이었다.

 철사보 내에서 강풍양의 서열은 단규천과 갈송 다음이다.

 “중원무련은 장기적으로 중원 정도무림의 질서를 중원무련 중심으로 재편하고자 하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네. 그리고 이번 중원무련의 행사에 있어서 드러난 목적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내 판단일세. 나는 그들이 단기적인 목적보다는 장기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이번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네.”

 “……..”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사흘 동안 여섯 사람은 잠을 자는 시간도 아껴가며 만났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때문에 이 자리에 있는 사람 중 갈송이 정리하는 내용을 처음 듣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듣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내려앉는 듯한 충격을 피하지 못하고 있었다.

 말을 잇는 갈송의 음성도 확연하게 어두워지고 있었다.

 “중원무련이 젊은 무재(武才)들을 받아들여 강호의 절정고수로 키울 계획으로 대강남북 전역의 군소 문파들에 중원무련의 인물들을 파견하기 시작한 것은 삼 개월 전부터였습니다. 그들과 접촉한 문파는 제가 파악한 것만도 그 수가 대략 삼백여 문파에 달하며 파악하지 못한 문파까지 더한다면 거의 오백여 문파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들 문파에서 한 명 내지 두 명의 후인을 무련에 보낸다면 적어도 오백에서 천 명에 달하는 젊은 무재가 무련에 모이게 됩니다. 그들은 자파의 명예를 걸고 무련에서 내건 입련 시험에 도전할 것이고, 대부분 그 시험을 통과할 겁니다. 그들이 무련에 속한 거대 문파에서 제공한 무공을 익히고 그들이 제안한 것처럼 사승 관계를 맺은 후 강호에 출도할 즈음에는 그들 개개인의 역량은 그들을 배출한 문파에서 수용 가능한 수준을 넘어설 것이고, 그런 역량을 갖고 중원무련의 연줄마저 갖고 있는 그들이 자파에서 갖는 힘은 그 문파 내에서는 누구도 넘보지 못할 수준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그들이 자신들을 키우고 힘을 실어준 무련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게 되었을 때 무련의 영향력 하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개인이나 문파가 과연 중원 정파무림에 몇이나 존재할 수 있겠습니까?”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형님.”

 갈송의 말을 끊은 사람은 상업을 담당하고 있는 사자상단주 노일범이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를 향했다.

 그는 미간에 굵은 내천 자를 그리며 갈송에게 물었다.

 “제안을 받은 군소 문파에서 자신들의 후예를 모두 무련에 보낼까요? 그리고 그들이 보낸 후인들의 대부분이 무련의 입련 시험을 통과할 것이란 결론은 어떤 근거에서 나온 겁니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구중군마천이 그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할 동안 과연 손놓고 지켜보고만 있을 거라고 보시는 겁니까?”

 그의 질문에 갈송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넷째 아우의 의문은 당연합니다.”

 그의 대답은 모두를 향한 것이었다.

 “그에 대해 저도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아우의 첫 번째 질문의 대답은 무련의 제안을 받은 자들은 자신들의 후인들 중 가장 쓸 만한 자들을 보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보내지 않는다고 당장 무련에서 눈에 띄는 불이익을 주지는 않을 테지만 후일 그들 문파를 무림의 주요 행사에서 배제시킬 것입니다. 눈 밖에 난 자들에 대한 응징으로 그것은 당연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죠. 물론 후일이라도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그런 배제는 드러나지 않게 이루어지겠지만 분명 진행될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무련의 눈 밖에 난 문파는 정도무림에서 매장되겠죠. 무련은 지금도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고, 미래에는 더욱 강력한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 자명하니 그 정도야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가능합니다. 게다가 생각해 보십시오. 무련에서 그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고 해도 무련에 후인을 보낸 다른 군소 문파는 무련의 무력 중추에 소속된 후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림 중의 위상이 재고될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무련에 후인을 보내지 않은 문파가 미래에 직면할 상황은 후인을 보낸 문파에 비해 상대적으로 쇠락하게 될 것이 뻔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미래가 바로 눈앞에 보이는데 무련에 후인을 보내지 않을 문파가 과연 있겠습니까?”

 그의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사흘에 걸친 긴 회의는 그 질문에 대한 결론을 내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갈송의 말이 이어졌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 저는 그들 중 구 할 이상이 통과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무련의 입련 시험이 명예와 경쟁심을 유발시킬 목적으로 실시하는 것이지, 시험에 도전할 자들 중 쓸 만한 자들을 골라내려고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무련의 입장에서는 하나의 문파라도 더 끌어안는 것이 그들의 장기적인 목적에 부합되는 것이죠. 세 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기 전에 먼저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중원무련에서 지금 진행하고 있는 행사는 반년 전 구중군마천에서 먼저 진행했던 것이라는 겁니다. 무련과 그들의 행사가 다른 점은 그들이 그 일의 진행을 은밀하게 했기에 크게 소문이 나지 않았다는 것이죠. 하지만 정보를 다루는 사람들 사이에서 반년 전 구중군마천의 행사는 그리 큰 비밀도 아닙니다. 그만한 규모의 행사가 완벽하게 보안 유지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니까요. 그들은 무련과 동일한 과정을 거쳐 중원 전역에 흩어져 있는 마도 문파에서 상당수의 인재들을 거두었고, 지금 그들을 단련시키고 있습니다. 그들의 목적도 무련과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그 정도의 인원을 가르치는 것은 구중군마천과 같은 초강세에게도 다른 곳에 힘을 분산시킬 수 있는 여유를 주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십여 년 내에 그들이 무련을 자극하기는 곤란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것은 무련의 입장도 구중군마천과 마찬가지고요.”

 “자네는 우리도 누군가를 보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군.”

 단규천의 말에 갈송은 나직한 한숨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대형. 현재의 우리 역량으로는 중원무련의 의도를 읽는다 하더라도 그들의 제안을 거절한 뒤 겪게 될 뒷일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단규천의 시선이 강해졌다.

 그의 눈빛에 담긴 것은 강렬한 분노였다.

 “자네는 무련의 진정한 목적이 중원 정파무림을 그들의 영향력 하에 완전하게 장악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했지?

 “예.”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나 또한 자네의 분석이 신뢰할 만하다고 생각되네. 하지만 그것은 패도를 걷는 자들이나 할 짓이 아닌가. 그들은 명문정파들의 연합일세. 대체 왜 그들이 그런 행보를 보인다고 생각하는가?”

 그의 질문을 받은 갈송의 얼굴에 곤혹스러운 빛이 떠올랐다.

 그는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대형. 대형께서 갖고 계신 궁금증에 대해 저도 상당한 시간 동안 궁리했지만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갈송의 입술 사이로 긴 한숨이 흘러나왔다.

 “무련의 수뇌부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판단하기에는 제가 갖고 있는 정보의 양이 너무 적습니다.”

 단규천은 씁쓸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갈송은 철사보가 갖고 있는 능력의 한계를 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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