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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신의트릭
작가 : 반짝반짝슈이치맨
작품등록일 : 2016.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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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할타제
작성일 : 16-10-28 14:53     조회 : 87     추천 : 0     분량 : 3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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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토가 말했다.

 

 “보스가 본부로 다들 오라는 데요.”

 

 “나도?”

 

 B가 말했다.

 

 “다들 이면 너도 겠지.”

 

 세토가 전자 휠체어를 움직여 자신이 먹은 컵 라면 국물을 간이 씽크에 넣으면서 말했다.

 

 “나는 왜? 나는 본부로 들어가는 게 싫어.”

 

 “왜?”

 

 세토가 물었다.

 

 그 말은 내가 대신했다.

 

 “본부는 인간계에 있지만 천상계에 속한 곳이니까 귀신이 B가 들어가기 싫은 건 당연한 거야”

 

 “아~”

 

 세토가 메모지에 적었다.

 

 “뭐 그딴 걸 적어. 그런 건 치부 같은 거라고”

 

 B가 말했다.

 

 “그래도 이건 정보라고 정보는 적고 보관하고 활용 해야 가치가 있는 거야. 정보는 어디에든 있어 공기와 같이 떠 다니지 그것 붙잡는 사람만이 정보의 주인이 된다고”

 

 B는 세토의 자그마한 노트에 그 통통한 손으로 적어 내려 가는 것을 봤다.

 

 “도대체 그 노트엔 뭐가 적혀 있어?”

 

 “세상에 없는 정보들”

 

 “그 딴 게 뭐 중요 하다고 죽으면 그만 인 거야. 나는 가끔 인간들을 알다가도 모르겠어. 왜 스스로 정념에 매이는 건지 죽고 나면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것을 스스로 그 정념에 매어서 죽으려 든단 말이야.”

 

 세토는 눈을 흘기며 말했다.

 

 “귀신은 죽었다 깨어나도 모르겠지. 이런 게 바로 자기 만족이라는 거야. 인간들에게만 있는 거 자아 성취 넌 이런 말 아냐? 언제나 약해 빠져 실패만이 맛 본 놈이 뭘 안다고”

 툭탁거렸다.

 

 관심 없다는 듯 입을 쩝쩝거리던 B가 나에게 말했다.

 

 “갈거유?”

 

 “어딜?”

 

 “본부 말이야.”

 

 “갈거면 나도 데려가슈. 난 혼자선 영 싫어서 말이야”

 

 농담이라고 하는 말이다.

 B가 가면 내가 가는 것이고 내가 가면 B가 가는 것을 나는 그 시시한 농담에 웃었다.

 

 마할 타제와 공원에 벤치 앉아서 소주 잔을 기울였다. 그의 몸에서는 여전히 유황 냄새가 났다.

 

 저 만치서 B가 바닥에 주저 앉아 있었다.

 

 마할 타제가 말했다.

 

 “저 놈은 언제까지 달고 다닐 거유?”

 

 “글쎄 내가 죽기 전까지가 아닐까? 아님 저 놈이 영계로 가거나”

 

 “저 놈 낌새가 안 좋아. 내가 3급 잡신이긴 하지만 촉 하나는 좋아. 그런데 저 놈 당신한테 그리 이득이 되는 존재는 아닌 것 같수”

 

 “저가 그러던가?”

 

 “어디? 저가 나 같은 놈을 상대를 해주기나 하나? 그저 그렇다는 이야기지. 나가 저승계에 속하긴 하지만 이상하게 당신에겐 천상계 것들의 비릿한 역겨움 같은 것이 들지 않아 좋아. 뭐라고 해야 하는 그냥 밋밋한 그런 느낌?”

 

 나는 그 말에 종이 소주 잔의 소주를 들이키고 웃었다.

 

 “밋밋한 느낌?”

 

 “뭐 나쁜 소리는 아니유”

 

 “그냥 당신이랑 이렇게 술을 기울이고 있으면 편해. 아무 말이나 막 해도 될 것 같고 그런 거 나도 인간이었을 때가 있었는지 가물가물 하지만 그래도 막연히 그때의 느낌 같은 그런”

 

 “마할 타제도 영겁의 시간에 닿고 닿았나 봐. 그러니 영 쉰 소리나 해 샀고”

 

 나는 잠시 B를 봤다.

 

  B의 손목에 달린 줄이 팽팽 해질 정도의 거리에서 달아나고 싶은 양 서서 돌멩이를 차고 있었다.

 

 B의 말에 튕 겨져 나간 돌멩이가 사라졌다.

 

 영계로 사라져 버린 돌 B는 영계로 생명을 돌려 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나와 한 운명이 되고 나자 B에게 주어진 능력이었다.

 

 마할 타제가 나의 잔에 술을 부었다.

 

 내 손에 무심히 들려져 있던 잔이 묵직해 졌다.

 

 나는 잔을 내려다 보며 말했다.

 

 “그건 그렇고 긴히 할 말이라 뭐요?”

 

 “그게 말이야.”

 

 잠시 뜸을 들이면 마할 타제가 말했다.

 

 “요즘 영 뒤숭숭해.”

 

 “뭐가 말이요”

 

 “저승계가 말이야”

 

 “저승계가 왜?”

 

 “수가 일을 꾸미고 있는 것 같아.”

 

 “수가?”

 

 수는 1급 지옥 사자로 하데스의 1급 보좌관이었다.

 

 “수가 일을 꾸민다는 것은 하데스도 그 일에 포함이 되어 있다는 말이야? 그럼 천계와 지상계의 전면전이 될 거라는 말인가?”

 

 “아니 그게 아니고. 대충 하데스도 눈을 감아 주고 있긴 한데 전면전 이라기 보다는 뭐라고 설명을 해야 하나 암튼 일이 일어 날 거야.”

 

 “일?”

 

 “그 쪽에선 분위기가 어때?”

 

 “본부에선 락들을 불러들이고 있긴 하지만 대수롭지 않는 연례행사 정도로 생각을 했지. 뭔가를 감지 하고 있다는 말인가?”

 

 “암튼 일이 있을 거야. 그거 아나? 인간계에서 균형이 깨어지고 있다는 거 그건 마치 물밑에서 일어 나는 일 같이 서서히 그리고 천천히 일어나고 있는 일이야 아무튼 조심해. 그리고 가까이 있는 것들을 믿지마. 수의 말로는 천계와 연륜 된 자도 있다는 말을 얼핏 들었으니까”

 

 나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수가 일을 꾸미는 일이 한 두 번인가? 언제나 일을 꾸미고 일을 만들고 하는 것이 수의 일이 아닌가? 수는 그런 자니까”

 

 “하지만 이번엔 다를 걸세. 큰 거야. 아주 큰 거라고 어쩌면 인간계가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지”

 

 “그렇게 되면 나야 좋지. 그럼 다시 천상으로 돌아갈 것이고 귀찮은 인간들을 위해 일하지 않아도 되고 말이야. 어차피 인간들은 죽게 되어 있고 심판대에 올라서 제 갈 길을 판단 받아야 하는 족속이니까 내가 하는 일로 인해 몇이나 구할 수 있겠나 나는 그저 홍보 요원일 뿐이야. 선택은 인간들이 하는 것이고 그런 면에서는 저도 마찬가지고 말이야”

 

 “아니 그렇게 생각 할 게 아니네 이건 천상계의 존속 문제도 걸려 있을 지도 몰라”

 

 마할 타제가 심각한 얼굴이 되었다.

 

 “노친네가 알아서 하겠지 나는 그저 맡은 일만 하면 되는 거라고”

 

 나는 하늘을 향해 손가락 질을 했다.

 

 신은 잠잠하다.

 

 그런 신을 생각 하며 잠시 하늘을 올려다 봤다.

 

 내가 그리 함으로 마할타제도 그리 했다.

 

 “그 분은 전지 전능하신 분이니까 하지만 모르겠어”

 

 “나도 모르는 그 분 속을 네가 알 턱이 있겠어? 우리 같은 종들은 그저 시키는 대로 일만 하면 되는 거야. 그것뿐이야 그러다 쓸모가 없어지면 버려지는 거지 건전지처럼”

 

 그렇게 말하며 다시 소주를 들이켰다.

 

 쓴 맛이 목구멍을 타고 내려갔다.

 

 마할 타제가 나의 말을 따라했다.

 

 “건전지라”

 

 “그런데 왜 그러 말을 나에게 해주는 거지?”

 

 “그냥 난 걱정이 되서 내가 말했잖아. 그냥 자네가 걱정이 되어서 말이야. 단지 그것뿐이야. 어떤 목적도 없다네 그냥 그래서 말이야”

 

 마할 타제는 그렇게 말하고 B를 향해 말했다.

 

 “어이 잡귀신 여기 와서 너도 한잔 해”

 

 B가 소리쳤다.

 

 “귀신이 술 먹는 거 봤냐?”

 

 “지랄 와서 쳐 먹어 너 그 정도 레벨은 되는 거 알고 있어”

 

 못이기는 척 B가 벤치 옆으로 와 앉았다.

 

 벤치에 B의 무게게 느껴졌다.

 

 나는 마할 타제 옆으로 가 자리를 내 줬다.

 

  하지만 가로등에 비친 B의 그림자는 없다.

 

 나는 항상 B의 무게나 존재를 느낄 때 마다 그의 그림자를 확인한다.

 

 그는 귀신이지만 육체를 내가 온전히 느낄 수 있다는 것에 새삼 놀라기도 한다.

 

 영 익숙해 지지 않는 느낌이다.

 

 종이 컵을 마할 타제가 내밀고 B가 손을 내밀어 소주를 받아 들고 들이켰다.

 

 “아무 맛 없어.”

 

 B가 말했다.

 

 “그래도 기분 정도는 맞춰줘도 되잖아. 캬 라든가 크 라든가”

 

 “이런 대머리 맛이 있어야 맛있다고 하지. 이젠 나를 거짓말장이 잡 귀신으로 만들려고 하는거야?”

 

 마할타제가 알 듯 모를 듯한 말을 하고 세상 구경 더 하다 가겠노라고 자리에서 일어서고 그 노숙자의 뒷모습으로 변하는 것을 보았다.

 

  언제나 눈은 거짓을 보고 두뇌는 그것에 속고 인간들은 그런 것에 익숙한 삶을 살고 제 삶 옆에 있는 친구이거나 혹은 연인이 실제가 아닐 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제 머리 속 그림에 투영에서 보는 모순 덩어리들 그것이 인간의 실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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