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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타로환의 꿈속 세계
작가 : 타로환
작품등록일 : 2020.11.2

안녕하세요. 글쓰기가 취미인 초보 작가입니다.
평소 선명하게 기억 남는 꿈을 자주 꾸는가 하면 망상을 하는 버릇이 있는데, 이런 망상과 꿈일기를 소설 형태로 써보면 어떨까 싶어서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많이 서툴고 어설프더라도 양해 부탁드리며 짧게 나마 즐거운 시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인종의 섬
작성일 : 20-11-02 13:08     조회 : 279     추천 : 0     분량 : 5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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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고동색의 구명보트 안에 있었고 주변은 안개가 짙은 망망대해였다. 보트 안은 나 혼자가 아니었다.

 

 일곱 명의 사람들이 같이 타고 있었지만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저 금테 안경을 쓴 중년의 체격 좋은 흑인 남성과 국적이 인도로 추정되는 외모의 젊은 쌍둥이 여성이 눈에 띄었다.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지금 막 정신을 차린 것일까? 그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불안했다.

 

 필시 주변이 안개로 뒤덮인 망망대해이니, 어리둥절한 상태에서 오는 불안감이 클 것이다.

 

 아니면 나를 제외한 모두가 현재 가고 있는 목적지에 대한 소문을 이미 알고 있는 것 일수도.

 

 어떤 이유던간에 확실한 건 우리는 미지의 세계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개가 조금씩 옅어지자 주위에서 우리와 같은 고동색의 구명보트가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어림짐작으로 백여대 정도 될까? 다른 보트들도 여섯에서 일곱 명 남짓한 인원이 타고 있었고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떤 사람은 아예 후드를 뒤집어쓴 채 눈과 귀를 떨리는 손으로 막고 있었다.

 

 보트들은 마치 유령이라도 깃든 듯 음산한 기운을 내뿜으며 한 방향을 향해 계속해서 우리를 인도했다.

 

 잠시 후 저만치에서 섬의 모습이 나타났다. 섬은 옷이라도 되는 양 안개를 천으로 두르듯 휘감고 있었다. 이러한 섬의 모습은 머리가 아득해질만큼 몽환적이면서도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나는 누군가 굳이 말해주지 않아도 저곳이 목적지임을 감지했다. 우리는 낯선 환경에 부딪힐 각오를 다지며 앉아있던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 증거로 불안한 표정은 금세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변해있었고, 주먹을 불끈 움켜쥐고 있었다. 섬에 다다르자 이 섬의 주인들이 보였다.

 

 그들은 인간이 아니었다.

 

 푸르스름한 피부에 아가미를 연상케하는 귀가 달려있었다. 코가 숨을 쉴 때면 귀도 벌렁이는 것이 두 기관 모두 숨을 쉬는 것 같았다.

 

 그들은 편의상 어인이라 칭해도 손색이 없을 외모였다.

 

 어인들에게는 우리가 외지인이나 다름없었을 것이다. 어인들 한 명 한 명 손에 다양한 모양의 창을 들고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우릴 향해 쏘아댔다.

 

 우리 진영과 어인 진영 사이에서 팽팽한 긴장감이 맴도는 사이 온 몸을 금으로 치장한 어인 사내가 앞으로 나와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다.

 

 "얘기는 전해 들었다! 수명이 다할 때까지 일 수도 있고, 그전이 될 수도 있겠지. 앞으로 이 섬에서 사는 걸 허락하지 인간들이여!"

 

 그의 목소리는 기백이 넘쳤고 메아리처럼 섬에 퍼져나간 목소리는 되울려 퍼졌다. 그는 한마디 더 덧붙였다.

 

 "다만, 우리들한테 손님 대접 따위는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그 사내의 말을 끝으로 인간들은 수개월의 시간 동안(내가 꿈에서 이 정도 흘렀다고 어렴풋이 인지한 시간) 새로운 환경과 문화에 적응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삶에 임했다.

 

 섬은 생각 외로 반경이 넓었다. 우리나라로 비교하자면 부산만한 크기라고 할 수 있었다. 크기뿐만이 다가 아니었다. 21세기의 과학 기술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었다.

 

 아침이 찾아오지 않는 이 기이한 다인종의 섬은 하늘에서 구름을 대신한 안개를 항시 볼 수 있었고, 언제나 네온사인으로 뒤 덮인 도심 속 풍경이 유지되고 있었다.

 

 어인끼리는 스마트폰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는 모습이 자주 보였으나 우리 인간들에게 스마트폰은 허락되지 않았다.

 

 나는 허기를 달릴 겸 시장 한복판을 걸었다. 얼마 안 가 일전에 같은 보트를 타고 왔었던 흑인 남성이 튀어나와 내 어깨를 붙잡았다.

 

 한국말이 서툰 어눌한 억양으로 나에게 말을 걸었다.

 

 "화, 환 혹쉬 잠칸 시칸 있어?"

 

 "안녕하세요 제임스씨!, 네 저 시간돼요. 그런데 무슨 일 있으세요? 표정이 안 좋으신데"

 "가면숴 얘키할게 "

 

 "그럼 제가 아는 가게가 하나 있으니까 거기 가서 같이 저녁 먹을래요?"

 

 아침이 찾아오지 않는 어두운 밤하늘만이 존재하는 섬이기에 저녁이라는 표현이 우스울 수 있겠지만 이 섬에서도 아침, 점심, 저녁이라는 시간 개념이 통용 되고 있었다.

 

 "조, 좋아"

 

 제임스씨는 내쪽으로 몸을 바짝 붙여 귀에 대고 속삭이듯 말했다.

 

 "사쉴 상담할케 있어숴 말이야, 내가 일하는 카게 알지?"

 

 "네, 성격 안 좋은 사장님이 하시는 술집이잖아요."

 

 "아뉘 다른 직원들한테는 안 그러는데 그 많은 직원들 중에서 유독 나한테만 갑췰이 심해. 농담이 아니라 축여버리고 싶을 만큼 심하다고. 특히 여자들 지나다닐 때면 백퍼쉔트 확률로 나한테 쪽을 줘, 그게 자랑이라도 되는 양 나를 혼내는 와중에 여자들한테 웃어대기까지 한다고"

 

 "와, 그 어인 새끼 인간 여자 엄청 밝히나 보네요? 그거 분명 제임스씨처럼 다부진 체격에 사람을 내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자기 아래 사람처럼 확실하게 부려먹을 수 있다고 여자들한테 각인시키는 걸 즐기는 거에요."

 

 "내카 다부지던 말던 어차피 이 섬에숴 사눈 모든 인칸들은 하충민이나 타름없는데 쿧이 나한테만 이렇게까지 괴롭히는지..."

 

 "하... 자리 한번 만들어줘요? 제임스씨 주먹 한방이면 골로 갈 것 같은 놈이 열받네"

 

 "그뢔도 역쉬 자네한테 말하면 기분이 조금은 나아지는 것 가타 언제나 코맙다고"

 

 자리 한번 만들어줄까요? 라는 말에 제임스씨는 그 상황을 상상해봤는지 박장대소하며 웃어댔다. 분명 먼지 나도록 패는 상상을 했을 것이다.

 

 가게와 가까워질 즘 뒤에서 두 명의 여자가 제임스 씨를 불러 세웠다.

 

 "제임스!"

 

 그 여자들도 일전에 같은 보트를 탄 쌍둥이였다. 둘 다 이마 정 중앙에 마름모 모양의 빨간 점이 그려져있었다.

 

 "오. 야나, 에샤"

 

 "오늘 우리랑 저녁 먹기로 한거 잊었어요?"

 

 "아... 아뉘 안 잊었어 안크래도 지금 찾아다니코 있었다고"

 

 제임스씨는 내 얼굴을 슬쩍 보더니 한쪽 눈을 찡그리며 사인을 보내고는 조용히 말했다.

 

 "화..환 내카 나중에 크궤 한번 쏠게, 내카 먼저 시간 있냐고 물어봐놓코 미안해"

 

 "괜찮아요. 제임스씨 그나저나 인기 많으시네요."

 

 "하하, 그런궈 아니야. 어쨌든 정말 코마워"

 

 뭔가 술집 사장 녀석이 제임스씨를 질투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제임스씨의 사글사글한 성품과 다부진 체격을 어떤 여자가 싫어할까.

 

 제임스씨는 나에게 미안해했지만, 그는 나에게 있어서 고난과 역경을 같이 헤쳐온 동료였기때문에 기운을 되찾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가게를 도착한 나는 고민하지 않고 진주와 캐비어가 담긴 조개 요리를 시켰다. 예전에도 먹어보기라도 한 것처럼 능숙하게 젓가락질을 했다.

 

 꿈속이었지만 맛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진주와 캐비어 같은 알들이 조개에 들어있었는데, 한 입 먹는 순간 쫄깃한 식감에 감탄사가 새어 나왔다.

 

 "와... 도대체 이건 진주랑 쏙 빼닮았는데 식감은 왜 문어 같을까?"

 

 진주는 전혀 딱딱하지 않았고 문어를 씹는 식감에 가까웠다. 캐비어는 현실에서도 먹어본 적 없었지만 문어 식감을 가진 진주와 굉장히 어울리는 맛이었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문어의 식감을 가진 조개와 씹을때마다 톡톡 터지는 캐비어의 조합은 환상적이었으며 달짝지근한 맛을 내는 것이 일품이었다.

 

 식사를 만족스럽게 하고 있던 중에 가게의 입구에서 나의 사장님으로 추정되는 어인이 들어왔다. 나를 보자 반갑게 인사했다.

 

 "역시 여기 있었네, 이런 저렴한 음식이 넌 질리지도 않는거냐?"

 

 "저한테는 엄청 고급 진 음식인걸요. 사장님"

 

 "인간들은 이해할 수가 없단 말이지. 흠, 그럼 나도 오랜만에 같은 걸로 먹어볼까?"

 

 사장으로 보이는 어인은 자연스럽게 내 옆에 앉아 똑같은 음식을 주문했다. 그의 스타일을 잠시 말하자면, 짐 캐리가 주연한 영화 마스크의 패션과 유사 했고 탈색을 한 노란머리였는데 이런 그에 스타일리쉬한 패션이 나에게 묘한 친근감을 느끼게 했다.

 

 다행히 제임스씨와 달리 내 사장은 친구 같은 느낌이 강했다.

 

 인간으로써 대접받기 힘든 섬이지만 하층민인 내가 열심히 살아오면서 인정받은 영향도 있던거겠거니 싶었다.

 

 그는 능글맞은 태도로 나에게 끝없이 말을 걸어왔다.

 

 "오늘 쉬는 날인데 미안하지만 차 좀 태워줄 수 있을까? 당연히 돈은 지불할게"

 

 "아, 오늘도 촬영 있으신가 봐요?"

 

 "응 조금 전에 급하게 촬영 약속이 잡혔어, 지금이야 돈 잘 버는 사장이 되었지만 아무래도 처음부터 함께 커온 자네가 없으면 영 불안해서 말이지"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네요."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목적지를 향해 차를 운전했다. 약속 장소로 도착하고 사장 먼저 차에서 내리게 했다.

 

 "여기 주차 장소가 애매한 것 같아요. 먼저 내려서 가고 계세요. 주차하고 난 다음에 따라갈게요."

 

 "그래 알겠어. 조심해서 주차해, 여기 주차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 보이네"

 

 주변 한 바퀴를 돌아보았다. 아무리 둘러봐도 바위 절벽 근처에 주차를 해야 할 것만 같았다. 다른 곳은 이미 다수의 차들로 빽빽하게 주차되어 있었다.

 

 절벽 근처에 최대한 조심스럽게 주차를 시도했다. 하지만 급작스럽게도 차의 기능 고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분명 기어를 D(Driver)로 놓고 액셀을 밟았는데

 

 후진이 되는 것이었다. 눈 깜짝할새에 차는 절벽에 위태롭게 걸쳐져버렸다. 기어를 D(Driver)로 놨을때 후진이 된 상황이니까 반대로 기어를 R(Rivers)로 놓고 엑셀을 밟아볼까 생각했지만 잘 될 거라는 확신이 없었다. 멀리서 지켜보던 사장이 놀란 표정으로 헐레벌떡 뛰어왔다.

 

 "환!!!!!!!뭐해!!! 차만 버리고 빠져나와!!! 어서 빨리!!!"

 

 나는 몹시 당황한 상태로 차문 손잡이를 당겼다. 그러나 열리지 않았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나는 정말로 죽을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에 마지막으로 사장 얼굴을 쳐다봤다.

 

 그는 양 손으로 자신의 볼을 쓰다듬으며 안절부절 했다. 나를 정말로 걱정해주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필사적으로 차문을 있는 힘껏 발로 찼다. 초인적인 힘이 발현된 것일까. 차문짝이 밖으로 떨어져 나갔고 이 기회를 놓칠세라 재빨리 차 밖을 빠져나왔다. 그 다음 위태롭게 서 있던 차는 결국 절벽 밑으로 떨어졌다. 방금까지 목숨이 왔다 갔다 한 상황을 겪었으나 어이없게도 나는 탈출하자마자 사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사장님... 정말 죄송해요. 저 때문에 차가..."

 

 "아니야, 네가 살아서 정말 다행이야! 저런 차는 수십 대는 살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정말 다행이야 정말!!!!"

 

 그제서야 긴장된 몸이 풀리면서 분비됐던 아드레날린이 약해졌는지, 심장이 심하게 요동치는 게 느껴졌다. 그렇게 나는 이 타이밍에 잠에서 깨어났다.

 

 잠에서 깨어나보니 몹시 피로한 새벽 시간이었다. 방금까지의 꿈속 세계의 장면들이 다시 잠이 들기전까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그곳은 마치 내가 살아가고 있는 또 하나의 다른 세상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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