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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완벽하게 해피엔딩
작가 : 달콤슈크림
작품등록일 : 2020.9.6

결혼 프로포즈까지 한 재하의 배신으로 10년의 연애의 종지부를 찍은 윤서는 세상을 잃은 것처럼 살았다. 폐인처럼 살던 어느 날, 윤서는 모든 것을 정리하고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살기로 다짐한다.

무작정 떠돌며 살던 윤서는 우연히 정민의 쉐어하우스에서 살게 되며 조금씩 상처를 치유하는 듯 하다. 다시는 마주치지 않았으면 했던 재하를 우연히 다시 만나고 재하와의 이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은정도 함께 만나게 된다. 윤서가 이 곳에 정착한 이후부터 윤서를 신경쓰던 정민은 평소답지 않은 윤서의 모습에 본능적으로 재하를 경계한다.

그저 조용하고 차분한 사람인 줄 알았던 윤서의 변화에는 태도에 정민과 쉐어하우스 메이트들은 몰랐던 윤서의 과거에 대해서 알게 된다. 단순한 이별이 아니였던 윤서와 재하화의 과거를 알게 될수록 정민은 윤서에 대한 마음이 커지고 첫 만남부터 왠지 모를 불편함을 느끼는 재하 역시 정민과 은근한 신경전을 벌인다.

‘부탁하지 마세요. 이제 윤서에 대해 부탁할 자격도, 의미도 없지도 없지 않나요.'

 
26화. 드라마.
작성일 : 20-10-26 00:27     조회 : 269     추천 : 0     분량 : 8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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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민이 버스정류장에 도착할 때쯤 윤서에게 전화를 건다.

 “윤서야, 오빠 다와 가. 도착했어?”

 “저 편의점이에요!”

 “응. 편의점으로 갈게.”

 

 정민이 편의점 앞에 주차를 하고 편의점 안으로 들어간다. 윤서가 초콜릿 코너 앞에서 인상을 쓰며 서있다. 정민이 윤서가 발견하자 미소를 지으며 다가가 윤서가 들고 있는 바구니를 뺏는다.

 “뭘 그렇게 고민해?”

 “1+1을 살까 2+1을 살까 고민 중이에요.”

 “둘 다 사. 어차피 두면 다 먹잖아.”

 

 윤서가 씨익- 웃는다.

 “그쵸? 둘 다 사는 게 맞죠?”

 “뭐 이렇게 많이 샀어? 이럴 거면 마트를 가.”

 “고르면서 그 생각을 안 한 건 아니에요. 그래도 오늘은 바구니를 채울 정도만!”

 “애들은 뭐 먹고 싶은 거 없대?”

 “맥주 사다 달래요. 감자칩이랑. 아! 믹스너츠도! 희주는 꾸이랑도!”

 

 정민이 궁시렁대며 맥주가 있는 냉장고 쪽으로 걸어간다.

 “이럴 거면 마트를 가는 게 낫다니까.”

 

 윤서가 정민을 쫄래쫄래 따라오며

 “이 곳에는 마트에는 없는 세계의 모든 맥주가 다 있답니다! 우리 이거 다 먹어봐요~!!”

 

 맥주를 담는 윤서를 보며 정민은 윤서의 표정을 살핀다.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듯 하지만 단 것들을 이렇게 바구니 가득 담은 것을 보면 무언가 일이 있긴 한 것 같다.

 

 결국 양손 가득 편의점에서 나온 정민과 윤서가 차에 탄다.

 “배고프지.”

 “완전요. 얼른 집에 가요!”

 

 정민이 안전벨트를 매며 윤서를 슬쩍 본다.

 “아직까지 밥도 안 먹고 뭐했어?”

 “그러게요. 오빠는 아버지 잘 만나고 왔어요?”

 “응. 엄청 놀라셨어.”

 

 윤서가 키득거리며 웃는다.

 “계획이 성공했네요.”

 “응. 놀라시기도 했는데 좋아하시더라.”

 “당연하죠. 좋아하실 거라니까.”

 “원래 안 가려고 했는데 너가 자주 가보라며. 그래서 간 거야.”

 “에이~ 거짓말. 가고 싶었는데 괜히 내 핑계는!”

 

 정민이 한 손으로 윤서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덕분에 오늘 또 좋은 기억 하나 만들었다.”

 

 윤서가 미소 짓는다.

 “다행이에요.”

 

 정민이 슬쩍 윤서의 표정을 살핀다.

 “다음에 같이 갈래?”

 

 윤서가 고개를 끄덕인다.

 “오빠가 아버지랑 좀 더 친해지면!”

 “나 아버지랑 친해!”

 “내가 가면 내가 훨씬 더 빨리 친해질걸요. 저 보기보다 어른들이랑 대화 잘해요.”

 “진짜?”

 

 윤서가 웃으며 끄덕인다.

 “네. 제가 어른들이 좋아하는 상이에요.”

 

 정민이 웃음을 터뜨린다.

 “하하하. 진짜? 정말? 처음 듣는 얘긴데.”

 “저에 대해 다 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안보여준 모습이 많다고요!”

 

 마침, 차가 집 근처에 도착한다. 정민이 차를 멈춘다.

 “왜 멈춰요? 집이 코앞인데?”

 

 정민이 몸을 돌려 윤서를 향하며 다정하게 대답한다.

 “너 좀 더 보려고. 오늘 하루 종일 바빠서 얼굴도 못 봤잖아.”

 “집에 들어가서도 계속 볼 건데요?”

 “나만 보려고.”

 

 윤서가 피식 웃는다. 정민이 사랑스럽다는 듯 윤서와 눈을 마주친다.

 “그래서, 또 새로운 모습이 뭐가 있는데?”

 “음..... 글쎄요. 또 뭐가 있지.”

 “기대 된다!”

 

 윤서가 장난기 가득한 눈으로 웃는다.

 “좋은 모습들만 있다고 말은 안 했어요.”

 “뭐, 그건 그거대로 기대 되고.”

 

 정민이 윤서를 똑바로 쳐다보자 윤서가 괜히 말을 돌린다.

 “얼른 집에 가요! 배고파요.”

 

 정민은 여전히 윤서를 쳐다본다.

 “왜....왜요?”

 “말했잖아. 너 보려고 세운 거라니까.”

 

 윤서가 웃으며 정민의 어깨를 툭 친다.

 “장난치지 말고요!”

 

 정민이 윤서의 손을 잡는다. 말하지 않는 윤서에게 정민이 해줄 수 있는 것은 그저 기다리는 것 뿐이다. 그래도 이렇게라도 웃으니 다행이다.

 

 윤서는 정민이 맞잡은 손을 바라본다. 재하가 잡았을 때와는 다른 느낌이다. 정민은 손을 잡을 때 항상 윤서의 손을 부드럽게 감싼다. 정민의 성격처럼, 손을 잡을 때도 다정하다. 그래서 정민이 손을 잡아주면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괜히 따뜻해진다.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 윤서야.”

 

 맞잡은 손을 보던 윤서가 정민과 눈을 마주치며 미소 짓는다.

 “오빠도. 고생했어요.”

 

 둘은 눈을 마주친다.

 “이제 가요. 배고파요.”

 

 정민이 피식 웃더니 손을 놓고 집 앞에 주차를 한다. 윤서와 정민은 양손에 편의점 봉투를 들고 집으로 들어간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성훈과 희주가 뛰어나와 편의점 봉투를 받는다. 환한 거실 조명. 시끌시끌한 집. 반겨주는 사람들.

 

 윤서는 새삼 이 사람들에게 고맙다. 병원에 혼자 있는 재하가 생각나는 순간 울컥할 뻔 했지만 윤서는 더 환하게 웃는다.

 

 

 

 ****

 

 

 규리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휴대폰을 보고 있다. 규리 근처로 다가온 사람들이 인사하지만 규리는 고개만 끄덕하고 말이 없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규리는 PS로펌이라고 쓰인 커다란 로고를 지나 유리문으로 들어간다. 리셉션에 앉아있던 비서 두 명이 일어나 인사한다. 규리는 이번에도 역시 고개만 끄덕하고 지나간다. 규리는 복도를 걸어 왼 쪽 끝 방으로 들어간다. 깔끔한 방 한 안에는 두꺼운 책들이 책장에 나란히 꽂혀있고 곳곳에 서류더미들이 쌓여있다. 규리가 소파에 앉아있으니 잠시 후 말끔한 정장을 입은 남자가 들어와서 인사한다.

 “언제 오셨어요?”

 

 규리가 소파에 앉은 채 고개만 까딱하며 대답한다.

 “지금 막 왔어요. 황실장님 오늘 바쁘시다 해서 내일이나 모레쯤 오려고 했더니.”

 “기다리는 거 안 좋아하시잖아요. 차 드릴까요?”

 “아뇨. 아까 이미 커피 한 잔 했어요. 알아 보셨어요?”

 

 황실장이 책장서랍에서 파일을 하나 꺼내 규리의 맞은편에 앉는다.

 “네. 근데 이 사람은 누군데요?”

 “그냥. 좀 신경 쓰여서요. 왜요?”

 “특이해서요.”

 “뭐가요?”

 

 황실장이 파일을 건넨다. 규리가 받아 한 줄씩 읽어 내려간다.

 “멀쩡하게 회사 잘 다니다가 2년 전쯤부터 기록이 없어요.”

 “갑자기?”

 “네. 학벌도 나쁘지 않고 무역회사 다녔는데 회사 다니는 동안에 큰 문제없이 잘 다녔는데 갑자기 회사도 그만두고, 살던 곳도 떠났어요. 그 뒤로는 전입 신고한 기록이 없고요.”

 “이유는 모르고요?”

 

 황실장이 짧게 한 숨을 쉬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네. 그것까지는 잘.”

 “그런데 어쩌다 정민 오빠 네서 살게 된 거래요?”

 “처음 만난 건 회사 일 때문이 맞고 일 시작한지 얼마 안 되고나서부터 차대표 집에서 지내게 된 것 같아요.”

 “이유는 알 수 없는 거예요?”

 “네. 그런 건 기록으로 남아있는 게 아니니까요. 수소문해서 물어볼 수는 있는데 그 회사 사람들이 워낙 차대표 사람들이라 자칫 잘못 물어보고 다니면 차대표도 알 게 될 것 같아요.”

 

 규리가 인상을 찌푸리며 머리를 쓸어 넘긴다.

 “하아... 짜증나네.”

 “그런데 보시면 알겠지만 그 것 외에는 특이점이 없는 여자에요. 그냥 평범해요. 어렸을 때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그 이후 혼자 컸다는 부분 빼면 나머진 그냥 평범해요.”

 

 규리가 까칠하게 말한다.

 “그래서 짜증나요. 진짜 너무 평범한 것 같은데 내 앞에서 기도 안 죽고 오빠부터 시작해서 뭔가 다들 감싸고도는 것 같아서.”

 “더 알아볼까요?”

 “아녜요. 이건 이제 제가 알아볼게요. 가진 것도 없는데 어떻게 정민 오빠 옆자리를 차고앉았는지 궁금하네요. 아! 그리고 오빠 회사 투자자들이랑 투자금은 어느 정도 되요?”

 

 황실장이 다른 파일을 건넨다.

 “차대표 회사 게임이 작년에 신작내고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패치 작업도 주기적으로 해서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요. 그래서 개인투자자들도 있고 몇몇 투자회사들에서도 꾸준히 투자해주고 있습니다. 찾아낸 리스트는 그 파일 안에 있고요.”

 “현재까지는 게임에 투자된 금액이 어느 정도 되는데요?”

 “대략 300억은 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규리가 파일에 있는 리스트를 보며 묻는다.

 “투자해주는 곳이 없으면 더 이상 진행이 어려운가요?”

 

 황실장이 어깨를 으쓱한다.

 “저도 게임 분야는 잘 모르지만 아무래도 업데이트 할 때마다 비용이 드니 돈은 계속 필요하겠죠. 뭐 사업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돈이야 많을수록 좋죠. 왜요?

 

 규리가 상냥하지만 단호하게 대답한다.

 “저는 오빠가 내가 알고 있는 투자처에서 투자 받았으면 해요. 그러려면 그 외에 다른데서는 투자를 못 받아야 할 것 같고요.”

 “몇 군데는 컨택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차대표 회사가 워낙 탄탄한데다가 차대표가 경인그룹 외아들인 건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니까 그걸 믿고 투자하기도 할 겁니다.”

 “게임 내용이나 뭐든 걸고넘어질 만한 것들이랑 경쟁사들이랑 한 번 찾아봐 주세요.”

 

 황실장이 규리의 눈치를 본다.

 “네. 그런데.....”

 “네, 말씀하세요.”

 

 황실장이 파일을 내려놓는다.

 “무슨 그림 그리고 계신지 대충 보여서 그런데 이렇게까지 하셔야 할까요. 지난번에도 비슷하게 하셨다가 낭패 보셨잖아요. 왜 그렇게 차대표한테 집착하세요? 물론 차대표가 남자로써 매력적인 것도 알겠고 사업 수완도 좋은 것도 알지만 그런 사람 주변에 많으시잖아요.”

 

 규리가 피식 웃는다.

 “원래 어렵게 얻은 것일수록 성취감도 크고 만족스럽잖아요. 쉽게 못 가지니까 더 매력적으로 보이고 더 갖고 싶고. 물건도 그렇지만 사람 마음도 그렇잖아요. 그래서 난 차정민이 좋아요. 나를 만족시켜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황실장이 이해가 되지 않는 다는 듯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굳이 어려운 길을 가시네요. 시간도 좀 걸릴 거고 쉽지 않습니다.”

 “조용히 찾아봐주세요. 인력 필요하시면 알려주시고요.”

 “알겠습니다. 오신 김에 대표님 뵙고 가시죠.”

 “다음에요.”

 

 규리가 방에서 나와 복도를 걸어 나간다.

 ‘진짜 생각보다 가진 게 너무 없는데... 뭐지.’

 

 

 ****

 

 

 1층의 시끌시끌한 소리에 윤서가 잠에서 깬다. 전날 늦게까지 일을 하다 잠이 들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윤서가 1층으로 내려간다. 성훈이 열을 내고 있다.

 “갑자기 소파를 샀다고?”

 

 석훈은 소파에 앉아 방방 뛴다.

 “너무 좋아! 이거 너무 좋아!!!! 너무 편해!!!!”

 

 희주도 옆에서 같이 방방 뛴다.

 “완전 푹신푹신해, 오빠!”

 

 성훈이 언성을 높인다.

 “원래 우리 소파도 푹신푹신하고 좋았어!!!”

 

 정민이 성훈의 눈치를 본다.

 “우리 소파 오래 썼잖아. 때 타기도 했고.”

 “그건 소파 커버 씌워서 리폼하면 되는데!!!”

 

 정민이 성훈의 손을 잡는다.

 “이거 봐, 성훈아! 진짜 푹신푹신해. 앉아 봐!”

 

 준우가 고개를 흔든다.

 “차라리 다른 걸로 사지 대표실에 있는 거랑 똑같은 걸 샀어.”

 

 정민이 목소리를 높인다.

 “아니야! 그거 다음 모델이야. 자세히 보면 좀 달라!”

 

 성훈이 더 크게 목소리를 높인다.

 “결제하기 전에 나한테 얘기를 했어야지!”

 

 윤서가 눈을 비비며 소파에 앉는다.

 “어? 소파 왔네.”

 

 성훈이 윤서를 쏘아본다.

 “뭐야! 너 알고 있었어?”

 

 윤서가 소파를 손으로 만진다.

 “응. 오빠가 소파 산 날 전화했는데? 와... 근데 이 소파 진짜 좋네. 대표실 것 보다 더 좋네”

 “말렸어야지!”

 “이미 산 다음에 전화 왔어. 소파 바꾸긴 해야 하잖아. 중간에는 하도 많이 앉아서 완전 푹 꺼져서 앉아있으면 허리 아파.”

 

 성훈이 소파에 앉는다.

 “평소엔 안 그러면서 왜 가끔 이렇게 질러대는거야.”

 

 정민이 성훈의 옆에 앉으며 다정하게 말한다.

 “고심 끝에 산거야. 고심 끝에. 집 주인으로서 우리 식구들을 위해 좀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어서. 앉아보니까 좋잖아? 그치?”

 

 윤서가 소파에 기대 눕는다.

 “그러니까. 완전 좋은데! 하루 종일 앉아있어도 되겠다!”

 “하루 종일 소파에 앉아 있으면 어떻게 해!!!”

 

 희주가 동조한다.

 “책 읽을 때도 좋을 거야! 게임할 때도 좋을 거야!”

 

 석훈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형. 어차피 산거야. 그냥 써. 좋기만 하구만.”

 “이게 얼마짜리 인 줄 알아? 형이 돈이 어디 있다고!”

 

 정민이 조심스럽게 성훈의 어깨를 토닥인다.

 “음... 성훈아. 잊었나본데 나 그래도... 음... 재벌이야.”

 “아버지한테 돈도 한 푼 못 받았으면서 재벌이 다 무슨 소용이야.”

 

 정민이 고개를 끄덕인다.

 “음.... 그러네. 껍데기만 재벌이야. 맞아. 아침부터 아프네.”

 “재벌이고 자시고. 다음부터는 이런 거 막 사가지고 들어오면 안 돼!!”

 

 정민이 고개를 세차게 끄덕인다.

 “안 그래! 이건 정말 필요해서 산거야!”

 정민이 눈치를 주니 희주와 윤서도 동조한다.

 “그럼! 이건 정말 필요한 거였어!”

 “완전! 나 집에서 일 할 때 소파에 앉아있으면 막 허리 아프고 그랬어... 아... 너무 아팠어.”

 

 성훈의 얼굴이 조금 펴진다. 정민이 짧게 한 숨을 쉬자 윤서는 자기도 모르게 웃는다. 평소에는 정민에게 깍듯이 하고 선을 지키지만 가끔 정민이 충동적인 행동을 하면 성훈은 호통을 치며 정민을 다그친다. 그러면 정민은 성훈의 눈치를 보며 도망도 가지 않고 잔소리를 다 듣는다. 그런 둘을 보고 있으면 윤서는 재밌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성훈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침부터 소리를 질렀더니 배고프다. 밥 먹자!”

 “그래! 우리 얼른 밥 먹자!”

 “난 오늘 꽃시장 들렀다가 가게 나가야 돼서 먼저 준비 하고 나갈게!”

 

 희주가 방으로 들어간다.

 

 준우가 소파에 누워서 뒹굴 거린다.

 “나 오늘 본가 갔다 와야 돼.”

 

 정민이 준우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래. 너 집에 좀 다녀와. 우리 아버지가 너 안부를 다 물으시더라. 졸업 안 하냐고.”

 “응. 우리 아버지는 형 안부를 묻더라. 회사 안 망했냐고.”

 

 정민과 준우가 서로 보며 웃는다. 석훈이 소파에 기대 휴대폰 게임을 하며 말한다.

 “야. 갔다 오는 길에 술이나 좀 가져 와.”

 “그럴라고. 또 뭐가 새로 들어와 있나 한번 봐야지!”

 

 정민이 소파에 누워있는 준우와 석훈을 일으켜 세운다.

 “자! 일단 우리 아침 준비 하러 가자! 일어나자!”

 “아.... 오늘 아침 메뉴는 뭐야?”

 “집밥이야. 가자!”

 

 윤서가 인상을 쓴 채로 이리저리 소파를 둘러보는 성훈을 힐끔 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난다.

 “나도 도울래! 나도!”

 

 정민이 자연스럽게 윤서에게 어깨동무 한다.

 “그래. 그럼 오늘은 성훈이는 열을 좀 식히고 우리가 아침 준비를 하자. 가자!”

 

 

 ****

 

 

 시끌시끌한 아침을 보내고 성훈과 정민, 석훈은 출근 준비를 한다.

 “형! 나 넥타이 하나만 빌려 줘!”

 “넥타이 안 해도 돼.”

 

 성훈이 거울을 보며 핏을 고친다.

 “그런가?”

 정민이 2층으로 올라간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하나 챙겨는 가자. 내가 챙길게.”

 “응. 석훈아! 가자!!”

 

 성훈이 석훈을 부르며 집을 나선다. 윤서가 성훈에게 손을 흔든다.

 “잘 다녀 와! 운전 조심하고!”

 

 석훈이 현관을 나서며 윤서의 얼굴을 본다.

 “누나. 좀 더 자. 다크서클이 이만치 내려왔어.”

 “응. 너무 피곤해.”

 “다녀올게!”

 

 뒤따라 정민이 신발을 신는다.

 “윤서야. 오늘은 진짜 좀 쉬어.”

 “네. 걱정 말고 얼른 가셔요~ 얘기 잘 안된다고, 금액 안 맞는다고 열 내지 말고!”

 “우리 회사의 가치를 모르고 터무니없이 얘기할 때만 열 내는 거야. 평소엔 안 그래! 그 쪽에서 먼저 만나자고 한 거니까 별일 없으면 되지 않을까?”

 “그러겠죠? 잘 다녀와요!”

 “응. 윤서는 쉬어!”

 “소파에서 놀다 낮잠 잘 거예요.”

 

 정민이 윤서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래. 비록 성훈이의 압박이 있었지만 우리는 성공했다!”

 “하하하하하. 아까 오빠 성훈이 눈치 엄청 봤어요.”

 “진짜야. 환불하라고 할까봐 조마조마 했어.”

 “그러면 우리가 드러누웠겠죠.”

 

 정민이 웃음을 터트린다.

 “하하하하. 맞아. 그거 믿고 버텨봤어.”

 

 성훈이 차에서 머리를 내밀고 소리친다.

 “형! 가자!”

 

 정민이 성훈을 보며 웃는다.

 “응, 간다!! 다녀올게~”

 

 

 ****

 

 

 정민과 성훈, 석훈이 나간 후 준우가 샤워 후 화장실에서 나온다.

 “다들 나갔어? 누나는 집에서 뭐할 거야?”

 “낮잠 자려고. 너무 졸려.”

 

 준우가 울상이다.

 “나도 그냥 집에서 놀고 싶어.”

 “얼른 집에 다녀 와! 너도 오빠도 본가에 자주 들러. 빈손으로 가지 말고!”

 “하아... 다녀와야지. 원래 본가는 빈손으로 가서 양 손 가득 오는 거야!”

 

 준우가 준비해서 나가고 집에는 윤서 혼자 남는다. 윤서가 새로 산 소파에 기대 앉아 집 안으로 들어오는 햇살을 본다.

 “진짜 편하네.”

 

 윤서가 앉아있다 아침에 시끄러웠던 상황을 생각하며 피식 웃는다. 소파가 편하니 왠지 텔레비전이 보고 싶어 텔레비전을 틀어놓고 윤서는 2층으로 올라가 노트북과 자료들을 들고 내려온다. 텔레비전을 틀어놓고 일하던 윤서가 채널을 돌린다. 그러다 드라마 채널에서 멈춘다.

 “와. 이 드라마 진짜 오랜만이다.”

 

 드라마를 보던 윤서가 문득 생각에 잠긴다.

 

 

 ****

 

 

 윤서가 눈물을 닦으며 훌쩍댄다. 그런 윤서의 모습을 옆에서 보던 재하가 황당한 듯 웃는다.

 “너는 드라마 볼 때 마다 이렇게 울어 대냐.”

 

 윤서가 다시 눈물을 닦는다.

 “너무 속상하잖아.”

 

 재하가 윤서의 눈물을 닦아 준다.

 “별게 다 슬프다. 그래봐야 드라마인데.”

 “드라마는 결국 우리네 삶을 반영하는 거라고 했거든!!!”

 

 재하가 윤서의 어깨를 토닥인다.

 “으이그. 울지 마. 못생겼어.”

 

 윤서가 코를 훌쩍인다,

 “여주인공이 너무 불쌍해. 무슨 인생이 저래.”

 

 재하가 우는 윤서를 보며 피식 웃는다.

 “그래야 남주가 짠~하고 나타나서 도와주지.”

 “빨리빨리 오란 말이야.”

 

 재하가 윤서의 어깨를 잡아 끌어당겨 토닥이며 드라마를 본다.

 

 

 ****

 

 

 윤서는 불쑥 또 생각나버린 재하와의 기억에 표정이 굳는다.

 

 ‘이 드라마를 하는 동안에 재하와 나는 일찌감치 퇴근해서 저녁을 먹고 편의점에 뛰어가 과자랑 아이스크림을 사들고 집에 와서 지난주 내용에 대해 떠들며 기다렸다. 그리고 드라마가 끝나고 나면 엔딩이 이래도 되냐며 시끄럽게 떠들곤 했다. 드라마에 몰입을 잘하는 나는 보다보면 종종 울 때도 있었는데 그럴 때 마다 재하는 매번 우냐며 눈물을 닦아주며 웃어댔다. 그 드라마를 보고 있을 땐 몰랐다. 언제고 다시보기를 할 수 있을 줄 알았고 나에게 그저 재하와 함께 본 수많은 드라마 중 한편으로 남을 줄 알았다. 고작 채널을 돌리던 중 마주친 이 드라마에 내가 한참을 가슴 먹먹해하며 있을 줄은 정말 몰랐다.'

 

 “이제는 저 드라마 여자주인공만큼 나도 말도 안 되게 살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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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화. 위로받는 마음. 고백하는 마음. 2020 / 9 / 30 270 0 9213   
15 15화. 부탁하지 마세요. 2020 / 9 / 30 273 0 10409   
14 14화. 익숙해지지 않는 모습. 2020 / 9 / 30 267 0 8606   
13 13화. 예상하지 못한 만남. 2020 / 9 / 29 257 0 8552   
12 12화. 익숙해지지않는. 2020 / 9 / 29 267 0 8752   
11 11화. 후유증. 2020 / 9 / 24 246 0 6088   
10 10화. 숨길 수 없는 마음. 2020 / 9 / 24 267 0 6756   
9 9화. 가장 슬픈 생일. 2020 / 9 / 24 279 0 8124   
8 8화.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 2020 / 9 / 24 270 0 12144   
7 7화. 새로운 룸메이트. 2020 / 9 / 11 281 0 8899   
6 6화. 조금씩 익숙해지는. 2020 / 9 / 11 279 0 7013   
5 5화. 일상이 되어가는 사이. 2020 / 9 / 9 270 0 7560   
4 4화. 눈치 2020 / 9 / 9 269 0 6015   
3 3화. 특이한 남자 2020 / 9 / 7 278 0 7738   
2 2화. 끝이난 인연과 시작하는 인연 사이 2020 / 9 / 6 278 0 8680   
1 1화. 이상한 여자 2020 / 9 / 6 461 0 5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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