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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수학자
작가 : 김선을
작품등록일 : 2020.9.9

수학의 세계 7대 난제 중 하나를 밝혀낸 한국의 교수.
전 세계적인 쾌거로 한국의 위상을 높인 사건이 된다.
그리고 그 교수의 수제자가 알수없는 수수께끼를 남긴 채 의문의 시체로 발견된다.
과연 수학의 난제를 푼 수학자는 누구인가?

 
산소호흡기
작성일 : 20-10-20 21:51     조회 : 292     추천 : 0     분량 : 2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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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퍽

 병실 문을 뛰쳐나가던 재영은 누군가와 부딪혔다.

 “어.”

 뒤로 자빠진 재영은 일어서며 그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엄마의 담당 의사였다. 며칠 전부터 계속 만남을 피하고 있었는데, 하필이면 이럴 때 만나다니...

 그는 재영의 팔을 잡고 일으켜주며 말했다.

 “어이 재영 학생. 안 그래도 내가 며칠 전부터 계속 볼라고 했었는데, 그게 말이다. 내가 학생한테 할 말은 아인데, 병원비랑 약값이 밀리가꼬 이거 좀 계산을 해야할 것 같은데. 안그라면 뭐 내도 뭐 딴데 말해가꼬 강제로 받는 수밖에 없을 거 같다. 아니면 다른 병원으로 옮기던가.”

 작정한 듯 말을 쏘아붙이는 의사 앞에서 재영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로 하지 못했다. 두꺼운 안경을 손가락으로 바로 고쳐 쓰며, 그 의사는 재영의 팔을 아프도록 꽉 잡고 있었다.

 오늘은 병원비에 대한 답을 듣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었다. 별로 먹지 못해 비쩍 마른 재영의 팔이 부러질 것 같았다. 주름살이 이마를 가득 덮고 있는 40대의 중년 의사는 재영을 억지로 끌고 나가려고 하였다.

 그가 병실 문을 열자, 재영은 그 틈을 노려 팔꿈치로 의사의 배를 한 대 쳤다.

 “억.”

 외마디 소리를 지르며 그가 고개를 숙이며, 재영을 잡고 있던 팔을 놓았다. 재영은 잽싸게 병실 밖으로 도망쳤다.

 

 병원비 때문에 집도 팔고, 가재도구도 다 팔아버린 재영은 갈 곳도 없었고, 돈도 없었다. 쓸쓸히 걷던 재영은 한 건물 귀퉁이에 쭈그리고 앉았다.

 “야하하하 아이다. 치아뿌라.”

 “아이다 진짜다 맞다니까.”

 한 떼의 고등학생들이 서로 웃으며 떠들고 있었다. 장난치고 있는 학생들이 지나가자 재영은 몸을 옆으로 돌렸다.

 자신의 처지가 처량했다.

 재영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빼들고, 지나간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 때 걸어가던 학생들 중 한 명이 고개를 뒤로 돌려 무심히 재영을 바라보았다. 재영은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 학생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다시 웃으며 친구들과 걸음을 재촉하며 사라져갔다.

 재영은 자신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생각 없는 배에서는 계속 꼬르륵 소리가 났다.

 

 어느덧 밤이 다 되어 병실에 나타난 재영에게 노처녀 간호사가 다가왔다. 일하고 난 뒤로 아직 씻지 않아 재영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그는 도망치려 하였으나, 어느새 앞에 다가온 그녀 때문에 이마저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이고 재영 학생 무슨 일 있었나? 아까 재영 학생 엄마가 발악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하도 난리를 부리가꼬 내가 마 엉? 재영 학생 일하고 있는 거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병원에서 씻고 다니는 거 다 얘기해줐다. 어? 아무리 환자라 캐도 재영 학생이 이래 고생하는 거는 좀 알아야 안 되긋나 싶어가꼬. 괜찮제? 빨리 엄마한테 가 보그라. 내가 얘기하니까 멍하니 자는 거 같던데 혹시 깻으문 잘 얘기 좀 해보그라. 응? 알긋제?”

 “...”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재영은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괜한 짓이었다.

 엄마는 그저 자신이 판검사가 되는 것 말고는 아무 생각이 없는데 말이다.

 늦은 밤이라 모두 자고 있었다. 재영모가 자고 있는 침대 주위에 커튼이 쳐져 있었다. 시끄럽게 발악을 하니까 간호사가 친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손재영은 커튼을 열고 엄마가 누워 있는 침대 옆으로 갔다.

 누렇게 뜨고 바짝 마른 엄마의 얼굴은 이미 사람얼굴이 아니었다.

 잘못 본 것일까?

 엄마의 눈이 반짝이는 것 같았다. 재영은 두려웠다. 엄마가 깨서 자신을 보게 되면 또다시 악다구리를 쓸 것이 분명했다. 자신에게 가난과 고통만을 주었던 엄마가 깨는 게 두려웠다. 재영은 온 몸을 떨었다.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엄마가 없다면...

 벌벌 떨리는 재영의 손이 엄마의 몸 위를 지나가고 있었다.

 손재영의 손이 점점 더 산소호흡기 쪽으로 가고 있었다.

 재영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그의 호흡이 점점 가빠지기 시작했다. 눈은 동공이 확장되어 마치 고양이 눈처럼 어둠속에서도 시퍼런 빛을 내뿜고 있었다.

 분명 보았다.

 아닌가?

 순간 엄마의 눈이 떠졌었다.

 아닌가?

 엄마의 손이 자신의 손을 잡았다.

 거칠고 바싹 마른 장작 같은 손이었지만 따뜻했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바라보자 엄마는 그대로 누워있었다.

 재영은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감싸 쥐었다. 머릿속까지 땀으로 젖어있었다. 이대로 자신의 인생도 삶도 모두 지옥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

 앞으로 얼마나 더 살게 될까?

 다시 한 번 어둠속에서 재영의 눈이 반짝 빛났다. 이제는 손이 떨리지 않았다.

 그의 손이 다시 한 번 움직였다.

 

 잠시 후, 재영은 병실 밖 의자에 웅크린 채 앉아 머리를 무릎사이에 파묻고 있었다.

 삐이이. 삐이이

 기계의 경보음이 들렸다.

 몇 번 들어본 소리였다.

 환자의 호흡이 멈추거나 맥박이 없을 때 나는 경보음이었다. 재영모가 있는 병실에서 나는 소리였다. 그러나 재영은 여전히 고개를 박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

 타다다닥

 당직을 서는 의사와 간호사들이 황급하게 뛰어 들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병실 안에서 의사가 다급하게 지르는 소리도 들렸다. 하지만 무슨 소리인지는 정확하게 들리지 않았다.

 재영은 여전히 그 자세로 고개를 파묻고 있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그의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는 천천히 손을 움직여 귀를 막았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는 세상 속으로 재영은 들어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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