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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수학자
작가 : 김선을
작품등록일 : 2020.9.9

수학의 세계 7대 난제 중 하나를 밝혀낸 한국의 교수.
전 세계적인 쾌거로 한국의 위상을 높인 사건이 된다.
그리고 그 교수의 수제자가 알수없는 수수께끼를 남긴 채 의문의 시체로 발견된다.
과연 수학의 난제를 푼 수학자는 누구인가?

 
1965년 부산
작성일 : 20-10-20 21:46     조회 : 294     추천 : 0     분량 : 2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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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 할아버지의 집으로 내려온 민서희의 손에 치킨과 막걸리가 들려 있었다.

 “아 좀 빨리 와요. 어서 가서 인터뷰 해야죠.”

 “참 서희씨도 누가 도망갑니꺼? 그라고 그 집이 아니고 엽니더.”

 먼서 앞서 가던 민서희를 보며 안경식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자신이 서 있는 녹색 대문이 벨을 눌렀다.

 “열리있다. 고마 들어오문 된다.”

 덜컹

 안경식이 들어서고, 그 뒤를 따라 민서희도 안으로 들어왔다.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아까 얘기한 것처럼 손재영씨에 대해 인터뷰를 할려고요.”

 “손재영이 말만 들어도 내사 맘 한켠이 팬치가 않다. 오늘 얘기 다하고 이자 이 짐을 애려놔야긋다.”

 “...”

 “...”

 민서희와 안경식은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다. 하지만 안경식은 재빨리 부엌으로 가 작은 개다리소반을 들고 왔다. 민서희는 마루위에 앉아 치킨 상자를 열고 막걸리를 뜯어 잔에 부었다.

 “여기 한 잔 드세요.”

 밀양 할아버지는 민서희가 따라주는 막걸리 잔을 들 생각도 하지 않고, 멍한 눈으로 쳐다보기만 하였다.

 “아따 그 날도 이래 막걸리 마시는 날이었제.”

 

 1965년 부산

 “아이고마. 고생 많았다. 막걸리 한 잔 묵고 가라.”

 “됐으요. 고마 행님이나 마이 드이소. 내는 집에 가 볼랍니다.”

 “아따 행님 그라지말고 여 와서 딱 한 잔만 묵고 가이소.”

 “마 됐다 안카나?”

 자재가 어지럽게 놓인 공사판이었다. 어느 덧 뉘엿뉘엿 해가 지고 있었다. 5월이라 해가 7시가 넘어가도록 서편 하늘에 떠 있었다.

 “와 이래 집에 갈라카노? 아 맞다. 느그 와이프가 애 낳는다 캤제.”

 시커멓고 새까만 얼굴을 가진 퉁퉁한 얼굴의 중년사내가 다시 말했다.

 “예 행님. 오늘내일카는데 고마 족발이라도 하나 사 멕일라고예. 며칠전부터 족발 족발 하는데 이 돈이 있어야지예. 오늘 월급도 나오고 해가. 가는 길에 빨리 족발이나 사가서 하나 멕일깁니더.”

 삐쩍 마른 사내가 말했다. 비록 햇볕에 시커멓고 타고, 삐쩍 마른 몸이었지만 눈은 형형하게 빛나고 있었다.

 “뭐하노? 빨리 안가고. 니 마누라한테 내 인사도 전해주그라. 그라고 얼라 낳으면 내도 함 찾아가볼게.”

 “알겠십니더. 행님 그라모 지 먼저 갑니데이.”

 “아따 그라모 행님 지도 내일이나 내일모레 행님 집에 함 놀러갈끼예. 행님이 지 챙기준 거 생각하문 지도 뭐 하나 사갈라카는데, 뭐 필요합니꺼.”

 20대 중반의 키가 작고, 얼굴이 누런 사내가 작은 눈으로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마 됐다 치아뿌라 니가 뭔 돈이 있다 그라노? 밀양 촌놈아 여까지 돈 벌러 왔으문 열심히 일해가 돈이나 빠짝 벌어두그라. 그라모 지 갑니데이.”

 “오야.”

 “잘 들어가이소.”

 직장 동료들의 인사를 뒤로 삐쩍 마른 사내는 건물 공사장에서 헐레벌떡 뛰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마음이 급했다. 처음에 호강시켜준다고 데려왔었는데, 지금까지 고생만 시켰었다.

 마누라가 자란 집은 비록 가난한 집이었지만 밀양 박씨라는 자부심으로 가득 찬 집안이었다. 장인어른은 애들 교육만큼은 확실하게 시켜주려고 하였었다. 여자지만 그 시절에 밀양에서 여고를 다닌 여자였다. 그런 아내였지만 지금은 자신에게 시집와서 먹을 것도 제대로 못 챙겨먹고 있었다.

 조용조용한 말투에 내성적인 성격이라 잘 웃지도 않는 아내였지만 철학을 공부한 자신을 따라 이 부산까지 내려왔었다. 그리고 평소에 불평이나 싫은 내색 하나 없이 잘 따라주던 아내가 며칠 전부터 갑자기 족발이 먹고 싶다고 하였다. 막노동판을 전전하며 사는 형편이라 철학 강의가 대학에서 들어오지 않는 이상 갑자기 돈이 있을 리는 없었고, 그도 아내 몰래 속앓이를 하는 형편이었다.

 어느 덧 삐쩍 마른 사내는 시장 족발집 앞에 서 있었다.

 “아지매 여기 이거 앞다리 맞지예? 살 많은 걸로다가 족발 하나 싸주이소.”

 푹푹 고아서 갈색으로 윤기가 번지르르 흐르는 족발을 보며 사내가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예 이거 하나 싸드릴게예. 아이고마 집에 애들 갖다 줄라는갑네.”

 “흐흐흐 우리 마누라가 애를 가짔다 아입니까? 뱃속의 아가 묵고 싶다캐서 사가는기라예.”

 “아이고 그라모 이거 하나 더 줄테니께 잘 갖다 멕이소.”

 “아이고 이모님. 고맙십니데이.”삐쩍 마른 사내는 인사를 꾸벅하고, 족발을 받아들었다. 봉투에서 돈을 꺼내 계산을 한 그는 다시 봉투를 안주머니에 쑤셔 넣고 집으로 가기 위해 길을 건넜다.

 벌써 집에 와 있는 것 같았다. 골목을 지나 큰 길로 나간 그는 신호등 신호가 바뀌자마자 길을 건넜다.

 빠빠앙

 불빛이 그의 시야를 사로잡았다.

 

 “응애응애”

 “아이고 고생했다. 음마야. 이기 이거 고추네 고추 아이고마 잘 됐다 잘 됐어. 이 집 양반이 맨날 고추 고추 하드만 진짜 고추 달고 나왔네. 어? 호호호호.”

 덕산댁이었다. 중년의 아줌마는 동네에서도 벌써 여럿 애들을 받아주었다.

 “허억 헉. 어디 봐요. 어디 지도예 함 보이주이소.”

 “아나 요기 여 봐라. 호호호.”

 덕산댁이라고 불린 아줌마가 애를 산모의 얼굴로 들이밀었다. 막 양수를 터뜨리고 나온 애기 얼굴은 물에 불어 쭈글쭈글 하였지만 내 뱃속에서 나온 아기라 생각하자 감격스러웠다. 벅차오르는 감동과 기쁨이 터져 나왔다. 산모는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흐흑 흐흐흑.”

 “아따 이 좋은 날에 와 질질 짜노? 그라고 이 집 서방은 와이래 늦게 오노? 내가 나가서 미역국하고 밥 차리올테니께. 여 누워가 아 좀 보고 있그라. 알긋제.”

 덕산댁이 흐뭇한 표정으로 뭐가 그리 신나는지 엉덩이를 씰룩씰룩 흔들면서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비록 좁고 초라한 집이었지만, 산모는 너무 기뻤다. 아이 아빠가 와서 기뻐할 생각을 하자 자기도 모르게 자꾸 눈물이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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