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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라니에스는 정말 라니에스인가
작가 : 사로야
작품등록일 : 2020.8.3

소설에서나 흔하게 겪는 일인 여자주인공한테 빙의를 했다.
원작 남자주인공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당신이 사랑했던 여자주인공인 라니에스는 이제 없다고, 말해야 하는 걸까.

 
44.
작성일 : 20-10-14 20:05     조회 : 223     추천 : 0     분량 : 4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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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작스러운 에드워드의 말에 놀란 건 부모님뿐만이 아녔다. 나도 그의 말에 놀라서 그를 빤히 바라봤다.

 분명 그에게 결혼식을 빨리 올리자는 말을 했긴 했으나, 오늘 당장 아버지에게 말할 생각은 없었다.

 시간을 조금 가지고 아버지가 에드워드를 좋게 볼 때 말하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에드워드 쪽이 나보다 마음이 급한 모양이었다.

 

 에드워드의 급한 마음이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녔다. 결혼식이 더 늦어져봤자 좋을 게 하나 없었다.

 어머니의 건강 상태를 생각하면 에드워드의 결정이 틀린 건 아니었다. 하지만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아버지의 얼굴은 야차를 닮아 있었다. 결혼 허락도 하지 않았는데 결혼식을 입에 담는 게 상당히 거슬린 모양이었다.

 

 아버지의 표정이 차갑게 변하는 걸 보고 있으면서도 에드워드는 한 치 물러섬도 없었다.

 순식간에 차가운 분위기가 식탁을 뒤덮고 나는 두 사람의 눈치를 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어머니가 입을 열었다.

 

 “에드워드 펠포트 영식.”

 

 “네, 레나 셰리카 비전하.”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건 알고 있어요. 하지만 아직 대공의 허락도 받지 않았으면서 결혼식을 입에 올리는 건 무슨 무례이죠?”

 

 “…실례했습니다.”

 

 “저는 두 사람을 반대하지 않아요. 오히려 결혼식을 올리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런 식으로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진행돼야 할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명심하겠습니다.”

 

 “당신도 그만 얼굴 풀고 식사나 마저 해요.”

 

 “…이번만 조용히 넘어가는 걸세. 알겠나?”

 

 “감사드립니다.”

 

 식사는 무거운 분위기에서 다시 시작됐다. 나는 에드워드를 힐끗 바라보며 괜찮다는 듯 웃어 보였다.

 확실히 이번 일은 에드워드가 너무 성급했다. 그도 내 어머니의 몸 상태가 안 좋다는 사실에 초조해진 것이겠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고자 좀 더 빠르게 결혼식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불러온 패착일 것이다.

 

 어머니의 마음도 에드워드의 마음도 전부 이해가 갔다. 하지만 에드워드가 가족에게 쓴소리를 들은 건 마음이 좋지 않았다.

 이게 전부 어머니에게 결혼식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인 걸 몰라주는 게 괜히 서러워진다.

 착잡한 마음으로 식사는 끝났고, 에드워드는 안 그런척 하고 있지만 시무룩해져 있는 게 눈에 보였다.

 나는 부모님이 모르게 에드워드의 뒤를 쫓아가 아무도 보지 않을 때 그의 손을 붙잡았다.

 

 “에드워드.”

 

 “릴리….”

 

 “당신이 무슨 마음으로 그런 말 했는지 알아요. 하지만 어머니 말대로 너무 성급했어요.”

 

 “하아…….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게 아녔는데 마음대로 되지가 않네요.”

 

 “알아요. 저를 위해서 어떻게든 결혼식을 빨리하고 싶었던 거죠?”

 

 “의도는 그랬습니다만, 오히려 역효과를 낳은 것 같군요.”

 

 “확실히 아버지 표정이 좋진 않았죠.”

 

 “이러다가 결혼 허락을 못 받진 않겠죠?”

 

 “설마요…. 너무 나쁘게만 생각하지 마요.”

 

 “저 자신이 한심스러워서 미칠 것 같습니다.”

 

 에드워드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숙였고 나는 그의 손을 잡고 위로 끌어당겼다.

 손을 따라 시선을 올린 에드워드가 내 얼굴을 보자 나는 그를 보며 웃어줬다.

 괜찮다. 당신의 그 초조한 마음이 어디서 기인한 건지 아는 나는 당신의 이 손을 놓지 않을 거다.

 

 마음이 급해서 처음은 실수했지만, 두 번째는 실수하지 않으면 된다.

 아버지가 정해준 1주일간. 당신의 좋은 모습은 얼마든지 보여줄 수 있다.

 당신은 좋은 사람이니까. 그리고 아버지는 사람 보는 눈이 있으니까. 분명 당신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금방 깨달을 것이다.

 

 “너무 초조해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하지만…….”

 

 “에드워드. …우리 어머니를 좀 더 믿어주세요.”

 

 “…….”

 

 “아무리 아프시지만, 몇 달을 못 버티실까요.”

 

 “릴리…….”

 

 “분명…. 버텨주실 거예요. 우리가 결혼 약속을 하고, 결혼식을 할 때까지 어머니는 버텨주실 거예요.”

 

 “그러네요. 제가 마음이 조급해진 나머지 실수를 했네요. 분명 릴리의 어머니께서 잘 버텨주실 겁니다.”

 

 “그래요. 그러니까 우리 너무 급하게 달려가지 말아요. 그러지 않아도 분명 부모님이 우리 결혼을 허락해주실 거예요.”

 

 “…그러네요. 1주일 동안 아버님의 마음을 돌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의 얼굴이 조금 밝아지자 나도 안심이 됐다. 분명 우리는 어머니의 병에 어떻게든 빨리 결혼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분명 어머니는 버텨줄 거다. 그러니까 너무 초조해하지 말자. 그래서 일을 그르치지 말자.

 비록 불안한 마음이 여전히 있었지만, 그래도 여유를 가지기로 마음먹었다.

 

 나와 에드워드는 복도에서 헤어져 각자의 방에 돌아왔다. 나는 방에 돌아와 하염없이 달력을 바라봤다.

 1주일. 그동안 아버지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그리고 나는 에드워드의 부모님을 설득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고 시름도 많은 밤이지만 시간은 흘러가 아침이 됐다.

 

 아침부터 어쩐지 밖이 시끄러운 기분이었다. 나는 부스스한 얼굴로 일어나 창문 밖을 내다봤다.

 정원 너머로 보이는 연무장에서 소리가 들려오는 느낌이었다. 설마? 하는 생각에 나는 설렁 줄을 당겨 시녀를 불렀다.

 시녀가 들어와 세안을 도와주고 드레스를 입혀준 뒤 소란스러운 연무장을 향해 걸어갔다.

 

 연무장에 내 생각대로 에드워드와 셰리카 가문의 기사가 대련하고 있었다.

 구슬땀을 흘리며 서로의 칼을 막고 공격하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시선이 에드워드에게 향했다.

 평소에 볼 땐 몰랐던 에드워드의 모습을 보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그의 검술 실력에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지금 에드워드와 대련하는 기사도 내가 알기론 셰리카 가문에서 꽤 실력이 있는 기사로 알고 있다.

 그런 기사가 에드워드의 검에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고 있자 하니 왠지 모를 뿌듯함이 차올랐다.

 한참 대련하다가 기사가 검을 떨어트리자 그것으로 대련이 끝났다.

 

 에드워드가 땀을 닦으며 시선을 돌리자 나는 얼른 손을 들어 휘저었다.

 그러자 에드워드가 나를 발견했는지 나를 보며 웃었다. 땀을 잔뜩 흘린 덕에 그의 머리카락이나 셔츠가 축축이ㅣ 젖어 있었다.

 젖은 셔츠 아래로 살짝 보이는 근육이라던가 그의 웃는 얼굴이라던가, 내 시선을 홀리는 것이 너무 많았다.

 

 나는 결국 어디에도 시선을 두지 못하고 시선을 땅에 박았다. 새삼스럽게 그를 보며 가슴이 뛰었다.

 그런 내 시선에 갑작스럽게 검은 구두코가 보였다. 고개를 들자 에드워드가 앞에 서 있었다.

 땀에 젖은 그의 얼굴을 직접적으로 가까이 보자 얼굴에 열이 확 올랐다.

 

 “릴리? 갑자기 얼굴이 빨개졌습니다만……. 괜찮은 겁니까?”

 

 “네? 네네, 물론이죠. 그나저나 아침부터 왜 연무장에…?”

 

 “아……. 그건 베르한 공작님이 저를 데리고 와주셨습니다.”

 

 “네? 아버지가요…?”

 

 “아무래도 제 검술 실력이 얼마나 하는지 보고 싶으셨나 봅니다.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습니다만, 보시다시피 표정이 영 안 좋습니다.”

 

 에드워드의 말대로 시선을 돌려 아버지를 바라보자 이쪽을 보며 굉장히 못마땅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에드워드의 실력이 좋은 게 마음에 안 드는 걸까, 아니면 나랑 대화하는 게 마음에 안 드는 걸까…?

 어느 쪽이든 아버지는 지금 무척 마음이 복잡할 것이다. 뭐라도 하나 부족하면 반대하겠지만, 반대할만한 요소는 딱히 없을 것이다.

 

 그래…. 그가 펠포트 가의 사생아라는 것만 제외하고 보면 그는 오히려 결혼 상대로 탐날 만한 인물이었다.

 내가 아버지를 바라보고 있자 아버지도 이쪽으로 다가왔다. 아버지는 에드워드를 무시하고 나만 보며 입을 열었다.

 

 “아침부터 연무장에 오다니 조금 시끄러웠던 거니?”

 

 “네…. 아침부터 조금 시끄러워서 뭔가 싶어서 내려와 봤어요. 그런데 아침부터 대련이라니….”

 

 “뭐 가문을 지키려면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니?”

 

 “아무리 그래도 아침도 안 먹었잖아요.”

 

 “…나를 걱정하는 거니 영식을 걱정하는 거니?”

 

 “……물론 두 분 다 걱정하는 거죠. 대련은 끝났죠? 그럼 어서 식당으로 가요. 요리장이 아침을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내 어설픈 대답에 아버지는 눈을 가늘게 뜨더니 아무 말 없이 나를 따라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으로 가는 길의 복도에서 어머니를 마주쳤다. 아무래도 어머니도 연무장에서 들린 소음에 이쪽으로 오고 있던 모양이었다.

 어머니는 세 명이 같이 오는 게 의아했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우리를 보고 있었다. 나는 웃으면서 어머니에게 다가가 자연스럽게 팔짱을 꼈다.

 

 “어머니도 연무장에서 들린 소리에 와보신 거예요?”

 

 “그래.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연무장에서 뭐를 했길래 셋이서 같이 오는 거고?”

 

 “아버지가 에드워드를 데리고 연무장으로 가서 에드워드가 우리 가문의 기사와 함께 연무장에서 대련하고 있었어요.”

 

 “그랬니? 에드워드 경의 검술 실력은 어땠어?”

 

 “우리 가문의 기사를 손쉽게 이겼던걸요?”

 

 “…손쉽게는 아니다.”

 

 불퉁하게 나온 아버지의 목소리 나와 어머니는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고 깔깔거리며 웃었다.

 그렇게 우리 네 명은 식당으로 걸어가는 내내 웃으면서 대련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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