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현대물
차원표류자의 살림꾼이 되었다.
작가 : 냉모밀
작품등록일 : 2020.9.30

이름값을 기가 막히게 해오던 청년 은태평.
그는 어느 날 하늘에서 떨어져내리는 새를 발견했다.
다시 보니 그건 새가 아닌 사람이었고, 태평의 집 창문을 깨부수며 들어온 그녀석은 다짜고짜 이런 소릴 지껄였다.
'안녕. 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만난 인간이네. 그럼 날 좀 도와줄래?'
창문과 함께 태평의 평화로운 나날도 깨져버린 순간이었다.

 
14
작성일 : 20-09-30 23:58     조회 : 251     추천 : 0     분량 : 3410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루셀의 덕분으로 어떻게든 다같이 집으로 도망쳐오는 데에는 성공했다.

 

 여기까지 쫓아오면 엄청 큰일이긴 한데… 일단 맨 처음 우릴 쫓던 아저씨가 갖고 있던 탐지기는 내가 잘 챙겨둔 상태다.

 

 부디 놈들이 또 다른 탐지기를 갖고 있지 않길 바래야지.

 

 그나저나.

 

 “루셀. 이셀리는 괜찮아? 갑자기 왜 이런 거야?”

 

 “…아무래도… 그 동안 너무 과하게 시간의 힘을 쓰신 것 같습니다.”

 

 뭐?

 

 “잠깐만. 시간이 새겨진 수정은 사용자한테 쓰러질 정도로 무리가 가는 거였어?”

 

 “힘이 거대하면 그럴 수도 있지요. 하지만 이 경우는 다릅니다. 공주님께선 수정의 힘이 아닌 자기 자신의 시간을 매개체로 해서 능력을 사용해오신 겁니다.”

 

 “뭐?”

 

 그게 또 뭔 소리야.

 

 “공주님께선… 역시… 시간이 새겨진 수정의 힘을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모아오고 계셨던 거군요.”

 

 “잠깐잠깐. 자신을 매개체로? 수정을 안 쓰고 모아? 수정 없이도 힘을 쓸 수 있었단 거야?”

 

 “예. 긴 시간 시간이 새겨진 수정의 주인이셨던 공주님만이 가능한 일이죠. 계속 하면 결국 시간의 논리에 어긋나버린 다는 걸 알고 계셨을 텐데도….”

 

 “시간의 논리?”

 

 아 진짜! 머리 아파.

 

 일단 지금 당장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그래서 이셀리는? 위험한 거야? 괜찮은 거야 뭐야!?”

 

 “…아직은 존재의 시간이 다하지 않으셨습니다. 조금 쉬시면 눈을 뜨시겠죠. 어떻게든 원래의 몸으로 회복시켜드리고 싶지만….”

 

 내가 계속 보채자 루셀은 차분하게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다.

 

 “공주님의 몸을 멀쩡한 상태로 되돌리려면 시간이 새겨진 수정에 담겨진 힘을 사용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공주님께서 자신의 몸을 버려가면서까지 모은 것. 그것을 허락도 맡지 않고 제가 감히 사용하는 짓은… 도저히….”

 

 “하아… 좋아. 그건 일단 이셀리가 눈을 뜨면 물어보자. 왜 그렇게까지 해가면서 수정의 힘을 모았는지도 함께.”

 

 그러면 지금 내가 들어야 할 건 다른 게 남았다.

 

 “시간의 논리라는 게 뭐야? 저번에 이셀리한테 얼핏 들은 적이 있는데 대답을 피하더라고. 자신을 매개체로 시간의 힘을 쓰면 거기 어긋난다는 게 뭐지?”

 

 “천천히 설명해드리죠.”

 

 이전에 처음 이셀리에게 이런 설명을 들을 때와는 상황이 달랐다.

 

 나는 최대한 차분하게, 머리를 깨끗이 비우고 루셀의 말에 집중했다.

 

 “공주님과 함께 하며 많이 봐오셨을 겁니다. 공주님께서 다른 대상의 시간을 조작하는 일을 말이죠.”

 

 “하지만 그건 원래대로면 절대 가볍게 해선 안 되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루셀의 설명이 시작됐다.

 

 이 세계라는 것은, 한번 강제적으로 시간이 느려졌던 존재를 그대로 놔두지 않는다고 한다.

 모든 존재는 특정한 시간에 특정한 거리를 움직이도록 정해져 있다.

 

 그리고 만약 이셀리의 능력 같은 것 때문에 그 법칙을 어겨가면서까지 시간이 느려졌던 존재는, 그만큼 이후의 시간이 확 빨라진다고 한다.

 

 그래야 원래 세상과의 법칙이 맞아떨어지는 거니까.

 

 하지만 그렇게 존재가 원래보다 빠른 시간을 갖기 위해서는, 그 시간을 어디서 가져오는 수 밖에 없다.

 

 시간이 새겨진 수정의 원래 힘이 바로 그것이었다. 잔여시간.

 

 존재들이 잃어도 괜찮은 시간.

 

 원래대로라면, 저 잔여시간을 줌으로써 해결하게 되는 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공주님께선 수정에 담긴 잔여시간이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의 시간을 그 대가로 지불하고 있던 겁니다.”

 

 모든 존재는 각자 정해진 시간을 배분 받고, 그 시간을 반드시 전부 써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다른 대상의 시간을 느리게 만들면 결과적으로 그 대상의 시간을 빼앗는 것이 되어버린다.

 

 그렇게 시간이 부족한 존재가 생겨나면 세계에 어긋남이 발생해 버린다.

 

 때문에 시간을 빼앗긴 존재는 반드시 그 시간을 어디선가 받아야만 하고, 이셀리는 자신의 시간을 줌으로 그것을 해결해왔다는 거다.

 

 이셀리가 전에 자주 말했었다.

 

 모든 존재는 정해진 시간이 있고, 그 시간이 지날수록 존재의 내구도가 닳는 거라고.

 그리고 그 최후엔 사라져버린다고.

 

 본래 이셀리가 살면서 쓰게 될 시간이 1000이었다고 치자.

 

 본래대로라면 아무 이상도 없지만, 이셀리는 다른 존재의 시간을 조작해왔다.

 그리고 그 대가로 자신의 시간을 줘버렸다.

 

 결과, 이셀리가 가진 지금의 시간은 1000에서 계속해서 감소해 500, 300, 이런 식으로 줄어버렸다는 이야기다.

 

 “세계와 어긋난 존재가 되어버리는 거죠. 타임 패러독스라고 아십니까? 그것이 바로, 시간의 논리에서 완전히 어긋나버린 존재가 맞이하게 되는 최후입니다.”

 

 “….”

 

 뭘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전부 제 잘못입니다. 마지막으로 공주님 곁에 남은 내가 최대한 살폈어야 했는데… 너무 뒤늦게 눈치채고 말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혹시나 했는데, 이셀리는 혹시 가출 같은 게 아니라 자신의 세계에서 쫓겨나기도 한 거야?”

 

 “…비슷합니다. 왜냐면, 저희의 세계는 이미 사라져버렸으니까요.”

 

 “어…?”

 

 잠깐만.

 

 설마….

 

 “시간이 다해버린 거죠. 아무리 발달하고, 그 세계에서 아무리 사람들이 노력해도 그것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내구도에 의한 존재의 붕괴. 저희 세계는, 그렇게 멸망해버렸습니다.”

 

 “하지만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끝까지 그것을 받아들이진 않았습니다. 할 수 있는 최선을 생각해냈죠.”

 

 “그것이 바로… 이 시간이 새겨진 수정과 공간이 새겨진 수정, 두 개의 수정을 만들어 공주님만큼은 다른 세계에서라도 지낼 수 있도록 만들어낸 거죠.”

 

 “그리고 제가… 염치없지만, 제가 공주님을 보필할 마지막 한 사람으로 선택되었습니다. 아직 많이 어리신 분이었죠. 그런 분을 홀로… 그렇게 둘 수는 없던 겁니다.”

 

 “한정된 자원 속에서, 모든 사람들이 힘을 모아 겨우겨우… 저희 두 사람만이 차원을 뛰어넘을 수 있는 힘을 모아내 주셨던 겁니다.”

 

 “…그렇구나….”

 

 그 자식.

 

 그렇게나 밝았던 자식이….

 

 하.

 

 “당신께는 정말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저도 본래는 과묵한 편이었지만, 공주님과 세계를 넘나들며 일부러 말을 많이 하도록 하고 있었거든요. 그럼에도 저 정도로 기분 좋아하시는 공주님의 모습을 보기는 힘들었었습니다.”

 

 “…그건 그냥 이 세계가 그만큼 좋았던 덕분이잖아.”

 

 “아뇨. 당신의 덕분이 가장 큽니다. 공주님을 이렇게 스스럼없이 받아들여주시고, 진심으로 저흴 위하려는 모습은… 고향 세계를 잃으셨던 공주님께도 정말… 좋게 비춰졌을 겁니다.”

 

 “나 참….”

 

 젠장, 젠장.

 

 딴 건 다 됐다.

 

 다른 건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다.

 

 남은 건 이셀리를 살리는 방법이다.

 

 아니, 아직 죽는 건 아니지만 이대로면 금방 죽는다는 뜻 아닌가.

 

 “할 수 있는 건 뭐든 해볼 거야.”

 

 “시도할 수 있는 건 뭐든 해봐야지….”

 

 시간을 회복시킨다 라.

 

 이 정도 힘을 가진 건 이 세계에 단 두 가지.

 

 시간이 새겨진 수정은 아직 이셀리의 목에 멀쩡히 남아있었다.

 

 “우선은 공간이 새겨진 수정을 싸그리 모아내야겠어. 도와줘, 루셀.”

 

 “…물론, 저도 두고 보기만 할 생각은 절대로 없습니다. 전력을 다해서 당신을 돕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태평.”

 

 온갖 욕지거리가 떠올랐다가 머리 속에서 사라져갔다.

 

 침착해지자. 이름을 떠올려라.

 

 차분하게, 일단 공간이 새겨진 수정을 모아낼 방법부터 생각하도록 하자.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4 14 2020 / 9 / 30 252 0 3410   
13 13 2020 / 9 / 30 259 0 4792   
12 12 2020 / 9 / 30 247 0 5087   
11 11 2020 / 9 / 30 252 0 5323   
10 10 2020 / 9 / 30 266 0 5286   
9 9 2020 / 9 / 30 259 0 5861   
8 8 2020 / 9 / 30 256 0 4710   
7 7 2020 / 9 / 30 255 0 5006   
6 6 2020 / 9 / 30 245 0 5243   
5 5 2020 / 9 / 30 257 0 5027   
4 4 2020 / 9 / 30 239 0 5199   
3 3 2020 / 9 / 30 261 0 5628   
2 2 2020 / 9 / 30 253 0 3502   
1 1 2020 / 9 / 30 429 0 145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자인이야기
냉모밀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