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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서사모아
작가 : 갑주어
작품등록일 : 2020.9.22

1950년 7월 15일, 우리가 아는 대한민국은 지도상에서 사라졌다.
전쟁에서 패한 이들이 망명한 곳은 다름아닌 남태평양 환상의 섬, 서사모아 제도.
그곳에서 50년 전, 태평양 깊이 잠들어있던 대한민국의 한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15화 - 109인의 배신자
작성일 : 20-09-30 23:25     조회 : 299     추천 : 0     분량 : 4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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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존경하고 또 존경하는 총참모장 남일 동무의 상륙 후 완전 섬멸 작전은 이렇다.

 현재 우리는 제주도의 남조선 잔당을 빨리 소탕하고 기일에 맞춰 평양에 개선해야 한다. 하지만 제주도에 대한 지형을 제대로 모르고, 적의 규모와 주민과의 친밀도를 잘 모르기에 섣불리 공격하기에는 아무리 머릿수가 많고 물자가 많다고 무모하다. 최대한 적은 피해로 적을 소탕하고 제주도민의 민심도 잡는 것이 최고의 승리라고 판단했다.

 특히, 제주도민의 민심을 잡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제주도는 약 한 달간의 짧은 전쟁 동안 전혀 전투가 없었던 곳 중 하나다. 제주도민은 하루빨리 전쟁이 끝나기를 바라는데, 아직도 우리 조선인민군이 바다를 넘어와 전쟁을 계속하고 있으니 오죽 답답하겠는가?

 또한, 2년 전에 남로당이 일으킨 무장봉기 사건이 있었으니 이념을 가지고 싸우는 것을 주민들이 좋아할 리 없다. 특히나 그 사건이 내부 고발로 인해 진압되고 모조리 체포되어 사형선고를 받았다 하니, 사상 선전을 톡톡히 받은 제주도민이 우리 조선인민군에 대해 가지는 감정은 좋을 수가 없다.

 따라서 지금은 무자비하게 짓밟기보다는 제주도민의 마음을 얻어, 그들 스스로 공화국 인민이 되고 남조선 잔당을 소탕하는 진압군의 앞잡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총참모장 동무의 궁극적인 작전이다. 아주 좋은 작전이 아닐 수 없다.

 

 그렇기에 상륙작전에 성공한 19일 아침해가 밝자마자 제주도청을 점령한 우린 가지고 온 물자의 일부를 풀어주면서 제주도민에게 먹을거리를 무상으로 나누어줬다. 제주도민들은 어리둥절했으나, 모든 인민군 병사들이 방긋방긋 웃으며 ‘이제 평화의 공화국 시대가 왔어요! 저희는 해방군이에요!’라고 인사하니 제주도민들은 어안이 벙벙할 뿐이었다.

 또한, 자랑스런 우리 2사단의 1, 2연대는 서귀포로 퇴각한 남조선 잔당을 압박하게 하고, 나머지 3연대와 본부대의 동무들이 제주 각지의 마을을 돌며 반항하는 자는 제압한 후, 민심을 얻기 위해 힘썼다. 쓰러져가는 집은 병사들이 직접 돌을 날라 기둥을 덧대 세워주고, 어린이들에게 사탕을 나누어주며, 모든 집에 먹을거리를 나누어주었다.

 위풍당당한 우리의 T-34는 동서 양쪽으로 나누어 마을을 돌며 인사하고 이 마을이 미제에서 해방되었다는 의미로 보여주곤 했다. 그래서 남조선 잔당들과의 전선에 들이대기보다는 이미 우리가 승리했으니 이만 포기하라는 식으로 다가오도록 만들었다.

 저녁에는 제주 시내 도민들을 불러 직접 만든 고깃국을 나누어주고, 붙잡은 남조선 포로들도 속박을 푼 후 식사를 대접했다. 그리고 총참모장 동무와 직접 면담하였다.

 “동무들, 이제 공화국의 평화가 찾아올 것이오. 과거 이성계도 이야기했소.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리? 우리의 동맹이 미제에서 소련으로 바뀌는 것 뿐요. 그대들의 삶과 안녕에 공화국은 그 어떠한 위해도 가하지 않을 것이오.”

 남조선 포로들은 총참모장 동무의 말을 처음에는 전혀 믿지 않다가, 대접받은 고깃국으로 배부르게 먹고 술도 대접해주니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리 조금씩 귀가 넘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1950년 7월 20일, 남조선 섬멸전의 두 번째 날이 밝았다.

 독 안에 든 쥐 마냥 밤새 언제 진격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마음이 급한 남조선 잔당들은 게릴라전을 펼쳤다. 서귀포를 포위한 우리의 전선을 침투하며 여기저기서 크고 작은 교전을 벌여 우리 동무들에게 작은 피해를 냈다. 그리고 날이 밝자 남조선 잔당들은 다시 방어전으로 집중했고, 서귀포는 우리 조선인민군의 보복형 박격포 세례 덕에 잠에서 일어났다.

 

 한편, 우리 조선인민군 제2사단 3연대 장병 동무들은 밤새 최후의 연대의 게릴라로 인한 피해와 불탄 빈집 등등을 수리해주고 또 여기저기에 홍보하며 선동했다.

 남조선 잔당들은 아무래도 포위된 마당에 급히 야밤을 이용해 조선인민군을 습격하려다 보니 실수로 제주도민을 살해한 경우도 있었는데, 이는 존경하는 총참모장 동무에게 아주 좋은 먹잇감이었다. 총참모장 동무는 보고를 받자마자 장교들과 함께 달려가 해당 제주도민의 유가족에게 오히려 엎드려 사죄하고 간소하게나마 장례를 치러 주었다. 제주도에는 이러한 이야기가 퍼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서귀포를 제외 한 모든 지역의 제주도민에게 먹을거리는 물론, 전후복구와 부상자 치료에 또 노인만 있는 집은 청소에 목욕까지 우리 인민군 동무들이 해주고 가니, 이틀 만에 제주도 주민들의 여론은 우리 조선인민군에게 점차 기울기 시작했다.

 “빨갱이 군은 총각들 모조리 데려가 총알받이로 쓴다던데? 자네도 그런 거 아냐?”

 “에이 할아버지, 그런 말 다 미제가 만들어낸 거짓말이에요. 저는 평양에 있는 소학교 다니다가 혁명을 완수하려고 전쟁에 직접 뛰어들었어요. 제가 끌려왔으면 지금 여기서 할아버지 집 청소하고 이렇게 목욕까지 시켜 드리겠어요? 당장 도망쳤죠.”

 “그건 그렇지... 내가 잘 몰랐어... 미안하네.”

 “괜찮아요, 할아버지. 할아버지도 이제 함께 공화국의 발전을 위해 함께하시면 돼요.”

 “나 같은 늙은이가 쓸모가 있어?”

 “그럼요! 할아버지, 공화국은 모든 인민이 소중하답니다. 그래서 이렇게 저희 군인들도 봉사하러 나오는 거지요.”

 “그거 참 고맙네... 고마워, 여태까지 모르고 있었어... 내가 무식해서.”

 “괜찮아요.”

 실제로 내가 옆에서 본 장면이다. 감격에 감격을 더해 눈물이 쏟아져 내려, 나는 그 동무와 노인을 끌어안았다.

 

 그렇게 오후 4시가 되자 서귀포 내에서도 술렁임이 보이기 시작했다.

 “강을 건너 투항하면 무조건 살려 주고 고깃국을 준다던데?”

 “그뿐이야? 부서진 집도 고쳐 준다면서?”

 “배고파 죽겠는데 이념이 문젠가 싶기도 한데... 당장 애먹일 국물이라도 있다면야.”

 “이따 군인들 눈길 피해 잠깐 넘어가서 밥이라도 좀 얻어 올까요?”

 

 하지만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남조선 잔당들은 해가 지자마자 우리 조선인민군의 공세가 없는 틈을 타서 또 대대적인 게릴라 전술을 감행했다. 우리 조선인민군은 총참모장 동무의 전략대로 동쪽과 서쪽의 작은 강을 두고 대치하며 박격포 포격만 조금 할 뿐, 절대로 먼저 쳐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해가 저물고 밤 10시가 되자, 예상대로 남조선 잔당들은 반격의 의미로 게릴라전을 펼쳐 우리 측 진지와 분대 지휘소, 병사 취침용으로 보이는 텐트를 모조리 공격하고 불태운 후 퇴각했다. 하지만 그건 우리 작전에 의한 가짜였다. 그곳에는 우리 병사 동무들이 아닌, 집을 잃은 제주도 피란민들이 있었다.

 

 그렇게 서귀포 외곽, 조선인민군 진지와 지휘소, 병사 취침용으로 보이는 텐트가 공격당해 시끄러웠던 밤이 지나가고 서귀포항쟁의 세 번째 날이 밝았다.

 “아이고~ 이게 뭐야!”

 남조선 잔당들이 게릴라전을 펼친 후, 공격을 받은 곳에서는 곡소리가 터져 나왔다. 물론 게릴라전으로 우리 조선인민군 병사 동무의 피해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주민들의 집과 시설, 그리고 피난민들이 묵고 있던 민간인 텐트가 게릴라에 휩쓸려 큰 피해를 입었던 것이다.

 사실 총참모장 동무는 제주도민들에게 먹을거리를 나누어주며 자랑스러운 조선공화국의 깃발을 걸어둘 것을 약속받았는데, 이것이 남조선 잔당들에게는 우리 인민군 진지와 시설 등으로 보여 이곳에 공격을 가한 것이다.

 “뭐야, 배신자라고 처단한 거야?! 우린 민간인인데 이런 법이 어디 있어?!”

 “우린 그저 쌀 받고 깃발 걸어두라길래 그런 죄 밖에 없는데, 너무한 거 아닌가요?!”

 “군인들끼리 싸우지 왜 애꿎은 내 아들을 죽이고 그래요!”

 아마도 게릴라전의 결과로 반격의 분위기를 조성하려던 남조선 잔당들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들일 것이다. 게릴라작전의 실수로 자신들이 지키려고 했던 이들이 피해자가 된 것은 대단히 죄송한 일이기에 남조선 잔당들이 직접 나서서 손을 쓰려 했으나, 이 역시도 총참모장 동무가 한발 빨랐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저희와 함께해서 피해를 입으셨으니, 이 전투만 끝나면 공화국을 통해 꼭 보상해드리겠습니다.”

 총참모장 동무와 우리 조선인민군 동무들은 남조선 잔당들의 게릴라로 인해 피해 입은 지역을 돌며 연신 사죄만 하고 다녔다. 그리고 피해자의 손을 꼭 붙잡고 공화국은 이 피해를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며 약속하고 다녔다. 또한, 점심이 되어서는 부상자들을 둘러보며 먹을거리와 함께 붕대와 같은 위생도구도 나누어주곤 하였다.

 이렇게 이틀 만에 제주도민들의 입장은 완전히 기울었다.

 “생각해보면, 싸울 생각이면 확 싸우고 패배 인정하든가 해야 하는 거 아냐? 서귀포에 틀어박혀서 밤마다 확인도 안 하고 여기저기에 불 지르고 총 쏘고 이게 뭐 하는 짓이람?”

 “최후의 연대인가 그분들은 뭘 하는 거예요? 서귀포 여기저기에 군인들만 쫙 깔고 밤마다 총질만 하고 뭐 우리에게 이득 되는 게 있긴 해요?”

 “생각해보면 대한민국이 이미 망했다는데 이럴 이유가 있나 싶기도 하고...”

 “그죠? 대한민국이 이미 망했는데 우리가 지금 총알받이도 아니고 이럴 이유가 있나요?”

 이는 남조선 잔당들에게 있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음을 의미했다.

 이에 109명의 제주도민 대표들이 전선을 넘어 직접 몰려나가 남조선 잔당들에게 무장을 해제하고 투항해 전투를 그만둘 것을 소리치기 시작했다. 총참모장 동무는 그 109명의 제주도민에게 감사하다며 훈장을 수여하고 기념사진도 촬영했다.

 참고로 우리는 이들을 109인의 배신자라고 뒤에서 낄낄대며 웃었다. 지금이야 우리 군 피해를 줄이고 제주도민들의 전폭적인 지지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이용하지만, 한 번 배신한 이는 두 번 배신하기도 쉽기때문에 섬멸전만 마치면 모두 숙청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진도 찍고 확실하게 이름과 소재지도 기입한 명부를 작성했다.

 

 오후 5시가 되자, 109인의 배신자들의 항의를 등에 업은 우리 조선인민군 장병 동무들이 드디어 총공세를 시작했다. T-34를 두 대씩 양쪽에서 앞세워 서귀포 동쪽과 서쪽 동시에 진격을 시작했다.

 무시무시한 전차의 화력과 109인의 배신자들을 앞세운 우리 조선인민군은 그야말로 물밀 듯이 강을 넘었다. 양쪽의 한라산 자락길에서도 3연대가 총공세를 가해 남조선 잔당들을 총공격했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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