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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첫사랑과 사내연애를 사수합니다
작가 : 밍지니
작품등록일 : 2020.9.25

“어? 너... 설마 김주안!!”

“어? 민세이?”

10대의 풋풋한 어린 시절, 바라보는 것만으로 설레며 남몰래 마음을 품은 남자가 회사에 신입사원으로, 그것도 자신의 옆자리로 올 확률은 얼마나 될까?

무엇보다 그 상대가 자신을 기억하고  그 시절과 확연히 다르게 자신에게 관심을 보인다면, 설레지 않을 사람이 또 몇이나 될까?

그 모든 희박한 상황들이 내게 일어났다.

한 번의 우연도 아닌 여러 우연이 겹쳐야 이뤄질 법한 일이, 퍽퍽한 현실에 연애조차 사치라 여기며 살아온 자신에게 봄이 온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말도 안 되게 그런 생각이 들어버렸다

이 사람이 운명이라고

그때는 몰랐다 운명이라 생각한 일이 계획된 사건이란 건

 
13화
작성일 : 20-09-30 22:09     조회 : 231     추천 : 0     분량 : 7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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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자리는 끝나셨다는데 왜 안 오실까?”

 

 애매모호하게 행동하던 선혜씨가 제 맘에 쏙 들게 세아와 소개팅남이 회사근처에서 만나도록 유도하는 일까지 했기에 간만에 기쁜 마음으로 주안을 기다리던 지과장은 와야 할 시간이 지났음에도 오지 않은 주안을 보며 점점 기분 나쁜 생각이 들었다.

 

 핸드폰의 불빛이 반짝이자 반가운 마음에 켰던 지과장은 그대로 인상이 구겨지며 핸드폰을 침대위로 던졌다.

 테이블 앞에 놓인 와인 잔을 들어 한강이 훤히 보이는 거실 베란다로 향했다. 까만 밤하늘에 화려한 도심의 불빛을 내려 보니 불쾌했던 기분이 조금 가라앉았다.

 

 ‘세상을 발아래 놓은 기분은 언제 느껴도 최고라니깐’

 

 -안가

 

 지과장인 이 사건 딱 그 한 단어였다.

 

 “순진한 도련님이라 구워삶기 좋을 줄 알았는데”

 서툴긴 해도 한 기업에 아들답게 사람을 가지고 휘두를 줄 알았다

 

 

 “그렇게, 경고를 줬는데, 기어이 내 화를 돋우네?”

 

 주안이란 사람 자체가 상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가진 것들은 그를 어렵게 만들었다 적으로 만들면 안 되기에, 행동에 제약이 붙었다 하지만 세아는 아니었다. 어차피 자신들의 제거대상이었다

 

 “그러니깐, 제 분수에 맞게 살아야지, 너에겐 어울리지 않아 그것들은 너 따위가 가질 것들이 아냐!”

 

 그런 건 지과장 자신에게나 어울리는 거였다 세아는 아무것도 가지면 안 된다 그녀가 그런걸 가지는 건 분에 넘치는 거였다 더욱더 낮은 곳에서 처절하게 사는 게 세아에게 맞았다 딱 거기까지가 세아의 위치였다 무도회에 가서 왕자를 만나 왕자비가 되는 건 자신이어야 했다

 

 “설령, 왕자께서 다른 평민여자를 사랑하고 있다고 해도 말이지”

 

 *

 

 신회장과의 통화로 주안과 함께 하기로 생각하고 출근을 하였다. 그러나 출근이 하자마자 들리는 이야기는 말을 꺼내기 쉽지 않게 만들었다. 출근 하자마자 쏟아지는 시선에 의아해하며 자리에 왔고, 주안은 외근을 나간 상태였다. 다들 나를 보며 쑥덕이기만 할뿐 아무도 직접 와서 그 이유를 알려주지 않았다.

 

 ‘무슨 소문이 돈 것 같은데’

 분위기상 무슨 일이 생길걸 느끼고 서둘러서 PC를 켠뒤 메신저를 열었고, 아니나 다를까 열자마자 새로운 메시지가 쏟아졌다는 표시가 나타났다.

 

 그중 손대리님의 메시지창을 열었다.

 - 와우~ 우리의 팜므파탈 치명적인 민세아씨? 출근했어?

 자신과 별로 상관이 없다 여겨지는 단어들에 기막혀하며 빠르게 답을 했다.

 - 네. 그런데 또 뭐래요? 어째 수식어가 파격적이네요?

 - 지과장 출근하자마 이사실에서 울면서 쇼했다더라

 - 네?

 - 자기는 억울하다면서 자신을 음해하려는 사람들이 낸 악의적인 소문이라고 사실과는 정반대라고 하면서 그 소문의 주인이 세.아.씨.!라고 하더라고

 

 메신저에서 마저 손대리님의 신남이 느껴졌다 소문에 대해 발 빠르게 접하는 이답게 메시지가 온 시간도 가장 빨랐다.

 

 - 하~ 진짜 차라리 뭔가 고차원적인 계략을 짜면 좋겠어요. 진짜

 - 자신과 연인 사이인 연인을 가로채고 그 집에 드나들었으며, 자신이 좋아했던 남자와 사귀는 사이라고 하던데?

 - 와! 모쏠인생에 여자가 겪었다기엔 너무 레벨이 높은데요?

 - 어머? 세아씨 연애 안 해봤어?

 - 할 시간이 없었네요.

 - 어머 세상에!!!

 

 하얀 곰이 배를 잡고 웃는 이모티콘을 보내왔다 갈색 곰도 웃고 있었다.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게 눈에 훤히 보였다.

 

 ‘손대리님도 참 특이해, 남의 불행에 너무 즐거워한다니깐’

 속으로 투덜대면서도 자신도 피식 웃고 있었다. 저렇게 놀려대는데도 손대리님은 밉지 않았다.

 

 - 그걸 또 믿었겠죠?

 - 나 예전부터 궁금했는데, 세아씨 정체가 뭐야? 뒤에 숨긴 게 뭐 길래 윗분들에게 찍혔어?

 - 어?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데요?

 - 어떻게든 이유 만들고 시빗거리 만들어서 트집 잡아서 괴롭히니깐 꼭 마치 내쫓으려는 것처럼

 - 저도 궁금하네요, 저 진짜 가난하고 힘겹게 산 사람이라 뭐 있을게 없는데 말이죠.

 - 이상하네, 진짜 왜 저럴까?

 - 저도 모르겠네요.

 

 소문의 평가에 대한 태도는 겉보기엔 극과 극이지만 그 결은 같았다 한쪽은 대단한 여자라며 치켜세우며 조롱했고 한쪽에서는 더럽다며 기피했다 어떤 형태로 흘러가던 상관없었다. 어차피 소문이란 건 그들이 즐기기 위한 거일뿐이었다 진실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자신들이 즐길 거리만 있으면 되는 게 소문이었다.

 

 - 세아씨 잠깐 볼까?

 한팀장이 메신저로 면담을 요청해 왔다

 -네, 회의실로 가있겠습니다

 

 한팀장은 회의실로 와서 눈을 마주치지 못한 채 흘긋 거리면서 쳐다보았다.

 

 “무슨 일이신가요?”

 한팀장은 나를 바라보지 않은 채 출력해 온 종이를 바라보며 읽고 있었다. 미간이 찌푸려지고 얼굴이 계속 울그락불그락 되는 게 본인의 의지로 하는 말은 아닌 듯 했다.

 

 “다름이 아니라, 세아씨 행실에 문제가 있다며 윗분들께서 주의를 주셔서, 뭐 이런! 누가 사내분위기 흐리며 악의적인 소문을 퍼트려 사내 괴롭힘을 조장하고 있다고, 이번일의 경우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서 에이씨! 넘어가지만, 또 문제가 생기면 징계위원회 미친! 열어서 그에 합당한 처벌을 내릴 거라고, 앞으로 언행과 행실에 신중을 기하며 자중하라니!”

 

 읽으면서 중간 중간 욕을 하고 다 읽고 난 뒤에는 그대로 구겨서 회의실테이블에 던져 버렸다.

 

 “아, 그러니깐 이번 건은 증거가 없지만, 다음에는 이일을 빌미로 증거가 없어도 사내분위기를 흐렸다는 이유로 징계라는 이름의 해고를 내리겠다 뭐 이런 건가요?”

 

 한팀장은 고개를 푹 숙이고는 던진 종이를 가져와서 가루라도 만들 기세로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미안해”

 

 회의실에 와서 한팀장이 자신을 똑바로 본건 그 말을 할 때뿐이었다. 참 공교롭게도 자신이 주안과 함께 하려고 했을 때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 신회장이 준비한 게 뭔지는 몰랐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자신이 징계대상에 꼭대기에 올라와 있는 건 알았다.

 

 ‘애초에 각오했던 일이지만’

 주안과 함께하려 마음먹었을 때, 하려는 일이 잘못된다면 회사를 떠나야 할 거란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현실로 닥쳐오니 떠오르는 현실들이 머뭇거리게 만들었다. 조금 더 안전한 방법으로 원하는 곳에 도달하고 싶은 약한 마음들이 비집고 나왔다.

 

 주안이 사무실로 복귀한건 오후 늦게였다. 주안이 복귀하자마 지과장이 나타났고 주안은 시종일관 무표정으로 최소한의 말만을 하였다. 그에 아랑곳하지 않던 지과장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들고 온 음료수를 나누어 주었다.

 

 “전에, 세아씨가 나 위로해줬잖아, 그래서 나도 준비했어”

 생글거리며 웃는 얼굴이 역겨웠으나 지과장보다 더 환하게 기쁜 듯 음료수를 받았다.

 

 “감사합니다. 지선화과장님”

 “그래, 주안씨도 마셔”

 “네 감사합니다”

 얼굴도 보지 않은 채 건성으로 주안은 대답을 한 뒤 음료수를 한 모금 마셨다. 그에 만족스러운 웃음을 짓던 지과장은 그대로 영업부의 사무실을 떠났다.

 

 ‘뭐야, 음료수만 전하러 온 거야?’

 

 담백한 퇴장에 의아해 하고 있는데, 옆에서 쌕쌕거리는 가쁜 숨소리가 들려왔다

 주안을 바라보니 그의 미간이 구겨져있었다

 낯빛도 어쩐지 안 좋았다 안색은 하얗게 질려 있었다.

 

 "주안씨 어디아파요?"

 

 걱정스러워 물으며 눈으로 여기저기 살피는데 주안은 그저 빤히 바라보기만 했다

 

 "열이라도 있는 거 아냐? 만져봐도 돼?"

 

 주안은 고개만 까딱거렸다. 평소랑 다르게 기운도 없어보였다

 손바닥을펴 이마로 가져다대니 주안이 화들짝 놀라며 그대로 자신의 손목을 잡더니 곧 놀라 하며 바로 손을 떼고 멀어졌다

 

 "미, 미안해요 고...괘...괘찮아요"

 

 자신을 피하는 듯 하는 행동에 민망해져 황급히 손을 걷어 멀어졌다

 

 "어, 어? 그래요"

 

 '뭐야! 싫었음 고개를 끄덕이지 말던가! 걱정해서 그런 건데! 사람 상처받게!'

 

 속으로 툴툴대며 모니터로 시선을 돌리고 모른 척 하고 있었는데, 잠시 자리를 비우려고 일어났던 한팀장이 주안을 보고 서둘러 달려왔다

 

 "주안씨 왜 그래?!"

 

 놀란 팀장의 외침에 주안을 보니 식은땀을 흘리며 아까보다 더 거칠게 숨을 쉬고 있었다. 입을 손바닥으로 막고 있어서 크게 들리지 않은 듯 했다.

 

 "뭐야? 뭣 때문에 그래?"

 

 "빌어먹을, 딸기"

 

 "응?"

 

 주안은 부들거리는 손으로 1번째 서랍으로 향하는걸 보고 서랍을 열었다 몇 가지 약이 보여 그에게 하나하나 보여 찾는걸 알아냈다

 

 탕비실서 물을 떠와 물과 약을 넣어주니 그대로 삼켰고 몇 번 더 물을 입에 대어주었다

 

 "괜찮아?"

 

 사정없이 일그러진 얼굴이 안 좋은걸 아는데도 주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주안씨는 지금 퇴근하고 세아씨는 긴급한건 있어?"

 

 팀장의 질문에 잠시 오늘의 업무를 생각하고 별다른 일이 없음을 알고 대답했다.

 

 "없습니다"

 

 "문제 생기면 내가 처리할 테니 PC끄고 주안씨 데려다줘 먼일인지 모르니 집까지 데려다주고 경과 보고해"

 

 "네!"

 

 팀장이 자신에게 주안을 맡기는걸 의아해 할 틈도 없이 자신과 주안의 PC를 끄고 아까 주안이 먹던 약을 챙긴 뒤 택시를 부르고 주안을 부축해서 나갔다

 

 "먼저 가보겠습니다"

 

 "그래, 어서 나가봐"

 

 "일어날 수 있겠어?"

 

 힘겹게 끄덕끄덕 대던 주안은 비틀거리며 일어났고 나는 그런 주안을 기대게 했다 키 차이에 겨우 안 넘어지게 지탱하는 수준이었다.

 

 "미안해"

 

 "일단 너네 집부터 가자"

 

 나가는 길에 몇몇 직원과 마주했고 나쁜 안색에 주안의 보고 말을 걸려다 멀어졌다

 택시를 타고 가는 길에도 좀처럼 나아질 기색이 없었다.

 

 "약 먹은 거 아냐? 괜찮아지는 거 맞아?"

 

 주안을 바라보더니 고개만 끄덕댔다 더운 숨이 훅 다가왔다. 알려준 주소에 다다랐다 보안이 잘 되어있는 오피스텔이었다.

 

 "몇 층이야?"

 

 "가봐도 돼"

 

 "팀장이 너 데려주고 보고하랬어"

 

 "여기"

 

 "아픈 사람 두고?"

 

 "3층 302호"

 

 주안의 말을 듣자마자 집으로 향해 침대에 눕혀놓고 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세아씨? 주안씨는 괜찮아? 어때?"

 

 "일단, 눕혀놨습니다. 전 이만 가볼게요"

 

 "자자잠깐! 무슨 말이야? 아픈 사람 혼자 두고 간다고? 무슨 일이 날줄알고? 깰 때까지나 좀 괜찮아 질 때까지 있어줘! 혼자 살아서 챙겨줄 사람도 없어, 세아씨 동창이라며"

 

 "남자 혼자 사는데 여자 혼자 있으라고요?"

 

 "환자잖아 무슨 일이 있겠어? 부탁 좀 하자"

 

 세아는 흘긋 주안쪽을 바라보고는 이내 결정했다

 

 "조금만 상태보고 갈게요"

 

 "그래그래 잘 생각했어. 주안씨가 여기서 편한 사람이 세아씨밖에 더 있겠어? 역시 세아씨야! 그럼 이만"

 

 사실 이대로 두고 가는 것도 마음에 걸리긴 했다. 피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이 모습을 보고 두고 가면 돌아가서도 맘 편히 있기 어려울 것 같았다

 

 '조금만 보고가자'

 

 점점 눈이 감기는 게 보였다

 곧 잠들고 괜찮은 것 같으면 가면 되었다

 

 열을 재려 손을 대려다 좀 전의 일이 떠올라 움찔대고는 손을 거뒀다

 

 "열나?"

 

 들리는지도 모르지만 일단 묻자 주안은 자신의 손에 제 손을 대었다 뜨거웠다

 

 "야!!! 말을 해야지! 병원가자! 아니119"

 

 불길에 손을 댄 듯 뜨거운 손에 깜짝 놀라 핸드폰을 들어 전화하려는데 주안이 다시 손을 잡고는 고개를 저었다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고통을 호소하며 느리게 한자 한자 내뱉었다.

 

 "심리, 적 윽!"

 

 주안이 계속 만류하자 하는 수 없이 냉장고로가 얼음 팩이 있나 보았고, 다행이 몇 개가 있어 수건으로 감싼 뒤 주안의 이마위에 올려놓았다.

 차가운 기운이 닿자 기분이 좋은지 손을 올려 수건을 만지며 숨을 고르더니 잠이 들었다

 

 '갈까?'

 

 잠들었고 표정도 한결 나아졌으니 가는 게 맞는데 얼굴을 보니 발이 안 떨어졌다

 

 '일어나는 것만 보고 가자'

 

 결국 근처에 의자를 끌고 와 침대 근처에 자리를 잡고 핸드폰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주안의 상태를 보고 얼음 팩을 갈아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세아다"

 

 2시간 쯤 흘렀을 때 주안의 목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몽롱해 보이는 눈을 한 채 바라보고 있었다.

 잔뜩 풀린 얼굴로 헤실대는게 잠이 덜 깬 것 같았다

 

 "어"

 

 "좋네!"

 

 "뭐가?"

 

 "네가 있어서, 우리 집에"

 

 "좋냐?"

 

 현실인지도 분간 못하는 것 같은 얼굴로 자신을 봤다고 좋아하는 게 간질거리면서 우스워 툭 뱉으니 주안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웃으며 대답했다.

 

 "응! 좋아“

 

 대답을 하고 난 뒤 또 잠이 들었는지 작다며 귀엽다고 좋아하고 있는 거 보니, 꿈속에서는 어릴 때의 모습인 것 같았다.

 

 

 "예쁘다 세아"

 

 말은 한 당사자는 상황도 모르고 만족스러운 얼굴로 잠을 자고 있었으나 말을 들은 사람은 전혀 아니었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주안의 열이 자신에 온 것 같았다.

 누가 보는 것도 아닌데, 보일까 부끄러워졌다

 무방비한 얼굴이, 말들이 위험하기 짝이 없었다.

 아파서 약해져 있는 모습은 보호본능마저 일으킬 것 같았다

 

 '남자애가 무슨 저렇게 청초해!'

 

 아무 짓도 하지 않았는데 꼭 순진한 어린애를 두고 나쁜 짓을 한 것 같았다

 보지 말아야할걸 본 것 같이 위험한 생각만 가득 들었다.

 

 "딩동! 삐삐삑"

 

 누군가가 온 듯 했다. 벨을 누르더니 도어락 비밀번호를 눌렀고 틀렸는지 삐이익 거렸다

 자신의 집이 아니다보니 나가서 누군지 봐야할지 아니면 깨워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그사이에도 상대는 집요하게 벨을 눌렀고 안 되겠는지 가볍게 문까지 두드렸다

 

 

 "주안씨!! 안에 있어? 나야! 아프다고 해서 왔어"

 

 여자목소리였다 친근하게 부르는 말투가 친한 것 같았다 그런데, 어쩐지 익숙했다 목소리를 들으면 보기 싫은 얼굴이 떠올랐다

 

 '설마'

 

 아닐 거라 믿으며 인터폰에 뜨는 얼굴을 보니 생각했던 얼굴이었고 방으로 돌아가 주안을 깨웠다

 

 "주안아 괜찮으면 좀 일어날래?"

 

 몇 번 흔들며 깨우자 주안이 뒤척이며 눈을 떴고 뜨자마자 자신을 보고는 벌떡 일어났다

 

 "네가 왜?"

 

 주안은 정신을 차리려 마른세수를 하더니 얼굴을 한손에 파묻을 듯 덮었다

 

 "밖에 누가 찾아왔어"

 

 주안은 잠시 고민을 하더니 살짝 갸웃거렸다 짐작 가는 사람이 없는 듯 했다

 

 "올 사람이 없는데"

 

 "지선화과장님이야"

 

 "미친!"

 

 주안을 인상을 구기곤 욕을 하려다 나를 흘긋 보더니 입을 다물었다

 

 "너는 여기 있어"

 주안은 경계를 하며 내게 몇 차례 계속 당부를 하며 나갔다.

 

 "알았어"

 

 "이따, 아니, 아무튼 못 들어오게 할게"

 

 주안은 한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힘겹게 걸어 나갔다

 띠리릭 문이 열리자 콧소리 가득한 지과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주안씨~ 어디가 아픈 거야? 걱정했어! 얼굴 좀 봐봐 세상에 반쪽이 되었네! 내가 죽 사왔어! 혼자 있으니 힘들지? 내가 오늘 곁에 있어줄게 어우 우리 주안씨 어떡해!"

 

 "이제 괜찮아졌습니다. 이만가주세요"

 

 "갑자기 왜 그렇게 차갑게 굴어? 응? 우리사이에~"

 

 "과장님, 저 회사 직원입니다"

 

 "흐음~ 왜 그러실까? 우리 사적으로 따로 만났자나 이제 와서 공적인 사이로 선 긋는 거야?"

 

 "집까지 찾아오시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오늘 많이 아팠지? 그러니깐 그러지 말라고 했잖아~ 아쉽네. 간호라도 해주며 어필하려고 했는데 싫다니 어쩔 수 없네. 근데 말이야?"

 

 "네? 뭡니까?"

 

 "여자가 있나봐 안에? 누군지는 안 볼게, 뭐 정리하려면 시간 걸릴 거고 내가 생각하는 사람이면 정리되겠지"

 

 "선, 넘지 마 지선화과장“

 주안의 목소리가 확 바뀌었다. 무게실린 저음에 목소리에 나조차 움찔 했다.

 

 "님을 붙여야죠. 도련님, 아직은 제가 윗사람이랍니다"

 

 "그럼, 과장님께는 도련님으로써 대해드리죠 나가! 경찰 부르기 전에"

 

 서늘한 음성에 주안이 마치 다른 사람 같았다. 저런 목소리의 주안은 처음이었다. 단순히 아파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화가 난 듯싶었다.

 

 "가..가..면되잖아!"

 

 앙칼진 지과장의 목소리가 들리고 이후 문이 쾅하며 닫혔다

 조심스레 문을 열고 나가니 그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냥 평범한 직원1인이면 좋을 텐데”

 주안이 괴로운 표정으로 내게 말을 하였다. 주안이 알 리가 없는데도 의미심장한 말에 그 진위를 파악하려 노력했다.

 

 "응?“

 모른 척 하며 그에게 대꾸하자 그는 숨을 깊게 한번 내뱉고는 말했다.

 

 "딸기 알레르기 있어, 지과장이 가기 전 두고 간 음료에 딸기가 섞여있더라, 심리적인 사건의 트라우마가 겹쳐서 더욱 상태가 심각해져"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하는 주안에 의아해졌다.

 

 "그런데?"

 

 "가족밖에 모르는 일을 알고 벌였어. 어떻게 안건지 모르겠지만 조심해 당분간만, 원하는 모습대로 있으면서"

 

 위태위태하게 침실로 걸어간 주안은 그대로 침대위로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알았어"

 

 "나, 너무 지금 힘들어서 미안한데, 좀 잘게. 여자 있는 거 알았으니, 바로는 가지 말고 한 시간쯤 뒤 택시먼저 부르고 가“

 

 그 말을 끝으로 주안은 깊은 잠에 빠졌다. 악몽이라도 꾸는지 계속 뒤척이며 고통을 호소하는 모습에, 주안이 말한 시간 보다는 훨씬 뒤에 집에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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