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자유연재 > 판타지/SF
꼭두각시 회장님
작가 : HoneyShake
작품등록일 : 2020.8.28

그녀가 회장이 되고 난 이후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 세계 최초의 로봇 CEO와 그녀의 주변인물들이 펼치는 좌충우돌 블랙 코미디.

 
인간의 시대 - 2
작성일 : 20-09-30 21:42     조회 : 246     추천 : 0     분량 : 548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2031년 2월 14일

 

 앵커 : 안녕하십니까, 8시 KBC뉴스 첫 번째 소식입니다. 22대 대선을 앞두고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될지에 대해 벌써부터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현재 전진당의 서지혜 후보와 노동당의 공주현 후보가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공화당의 박정석 대통령이 3등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선거가 2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후보의 진영은 선거 운동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유세 현장에 나가 있는 기자와 연결하겠습니다. 이민준 기자?

 

 기자 : 네, 저는 지금 노동당의 공주현 후보의 선거 유세장에 나와있습니다. 공 후보는 “인권을 탄압하고 독재를 추구하는 공화당과 정치를 장난으로 아는 다른 후보와 맞서 싸울 것”이라며, 이 선거의 결과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결정된다고 연설했습니다.

 

 공주현(노동당 대통령 후보) : 저는 오직 일말의 사심도 없이 대한민국의 미래만을 위해 투신할 것을 다짐하며, 공정한 나라,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 것입니다.

 

 앵커 :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후보들의 현재 지지율은 어떻게 되는지 확인할 수 있을까요?

 

 기자 : 현재 각 후보의 지지율은 모두 35%를 넘지 않는 수준으로, 모두 오차 범위 이내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지율의 변화 추세를 살펴보면, 선거 운동 시작 당시에는 전진당의 서지혜 후보가 45%로 나머지 후보들을 크게 따돌렸지만,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서지혜 후보의 지지율은 큰 폭으로 하락해 33%까지 줄어든 반면, 공주현 후보와 박정석 후보는 꾸준히 지지율이 상승해 각각 31%와 25%까지 상승한 상태입니다. 정치 전문가들은 안정을 추구하는 성향의 사람들이 늘어나며 이런 현상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앵커 : 경쟁이 정말 치열하군요. 특히나 이번 선거에는 로봇이 대통령 후보로 나와서 더더욱 관심이 쏠리는 것 같습니다. 만약 서지혜 후보가 당선이 된다면 이건 그야말로 유래가 없던 대사건일 텐데요.

 

 기자 : 그렇습니다. UN에서 서지혜 전진당 대표를 사실상의 인격체로 간주하면서 후보 등록에 별다른 문제는 없게 됐지만,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는 그녀가 대통령 선거에 나가는 것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그에 반해 그녀를 지지하는 사람들 역시 만만치 않은데요. 실제로 미국 스탠퍼드대의 한 단체에서는 서지혜 후보의 당선을 응원하는 캠페인이 펼쳐 지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대학생들이 그녀의 정계 진출을 축하하는 파티를 벌이고 있다>

 학생들 : 인공지능의 정치는 한국을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줄 것입니다. 언젠가는 미국 역시 이러한 모습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 세계 최초로 로봇이 대통령 선거에 나서면서, 22대 대선에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광화문광장에서 이민준 기자였습니다.

 

 앵커 : 정말 선거 열기가 뜨거워지는 것 같습니다. 다음 소식입니다. 최근 일본에서도 인공지능을 정치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의 IT기업 ‘왕진’에서 서지혜 후보와 비슷한 형태의 로봇을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기업 측의 발표에 따르면 인공지능의 수준이 서 후보를 뛰어넘는다고 합니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 네. 최근 일본 재무성 발표에 따르면 인공지능을 이용해 정책의 타당성 평가를 시행한 결과 관료들이 직접 평가를 했을 때보다 약 50%가량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일본은 최근 정치 전반에 걸쳐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들 역시 인공지능의 정치적 활용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왕진의 제품 발표회에서 여성 로봇이 CEO와 악수하는 장면이 나온다>

 기자 : 3일 전 왕진의 제품 발표회에서 등장한 이 로봇은 서 후보와 마찬가지로 가정부 겸 1인가구의 돌보미 역할을 하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왕진의 발표에 따르면 이 신형 로봇 ‘니우나이’의 인공지능 수준은 한국과 미국의 기술을 이미 뛰어넘었으며, 고차원적인 암산이나 과학 문제 풀이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까지 가졌다고 합니다.

 

 니우나이 : 여러분들을 이렇게 뵙게 되어 정말로 반갑습니다. 저는 인간들을 도와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저는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위해 일하기를 원합니다.

 

 앵커 : 중국의 발전이 놀랍군요. 그런데 미국에선 이 제품에 대해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하는데요?

 

 기자 :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 로봇이 미국 기술의 일부를 훔쳐 제작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후에 중국 정부를 도와 인권 탄압에 악용될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왕진을 비롯한 여러 중국 기업들은 니우나이에 사용된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정부에 비판적인 공무원들을 걸러내는 일을 했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앵커 : 그건 상당히 무서운 일인데요, 어떻게 보면 과거 수호그룹에서 일어났던 일의 강화판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기자 : 네. 실제로 미국 상원의원 존 헤스는 “이제 머지않아 정치와 외교는 인간끼리의 싸움이 아닌, 기계와 기계의 싸움이 될 것이다.” 라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른바 인공지능이 사람들을 대신 통치한다는 것인데요, 이에 대해 정치를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현재 법적으로 로봇의 정계 진출을 막을 방법이 없는 이상, 결국 누가 선거에서 이기느냐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지영 기자였습니다.

 

 민혁은 새로운 직장이 꽤나 마음에 들었다. 그 회사는 기업용 인사관리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곳이었는데, 연봉은 수호전자보다 적었지만 적절한 휴식이 보장되었고 사람들 역시 친절했다. 이곳에서 그는 권력 투쟁 같은 것과는 상관없이 코드를 짜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종종 직원들이 수호그룹에서의 일에 대해 캐묻는 걸 제외하면, 그곳은 무척이나 편한 직장이라 할 수 있었다.

 

 그가 바깥의 일에 관심을 끈 사이, 서지혜는 마침내 승리했다. 그녀는 약 48%의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그녀는 연설에서 자신을 이곳까지 이끌어 준 것은 국민들이었다며, 이제부터 한국을 위대한 나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녀는 기업에 적용했던 개혁 정책들을 약간 비틀어 국가 정책에 그대로 적용시켰다. 분명하게, 그녀의 정책들은 효과를 보았다. 그녀는 정부 직속의 연구소를 만들고 그곳에 상당히 많은 자금을 투자했다. 그 연구소는 기존의 정부 소속 연구기관들과는 달리 공학적 성취에 집중했다. 일명 ‘전진 연구소’라고 불리는 그곳에서는 새로운 철도나 발전소, 농기계들이 개발되었다. 그녀의 지시에 따라, 새로 발명된 기술들은 신속하게 현장에 적용되었다.

 

 사회 분야에서도 개혁은 이루어졌다. 그녀와 유사한 종류의 인공지능들은 이제 영장 없이 언제라도 시민들의 휴대전화나 컴퓨터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대해 반발하는 사람들 역시 존재했지만, 범죄율이 지속적으로 줄어들자 결국 반대파들은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한국에 오랫동안 존재해왔던 강압적 문화를 적절하게 이용하면서도, 본인은 그 문화를 만든 군사정권이나 기업들과는 선을 그었다. 자신이 시민들을 감시하는 것은 권력욕을 채우기 위함이 아니라, 데이터에 따른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데이터는 이제 경제 문제에도 손을 대기 시작했다. 기업가들은 그녀의 말에 따를 경우 상당한 이익을 볼 수 있었지만, 만약 반기를 든다면 회사가 통째로 정부 손에 넘어갈 수도 있었다. 정부는 지원금과 세금 감면 정책을 조합해, 지혜의 마음에 들지 않는 기업들, 즉 그녀의 뇌 속의 데이터로부터 선택받지 못한 기업들을 시장 내에서 서서히 제거해나갔다.

 

 확실히 노동당이나 공화당은 그녀를 비난만 할 뿐, 그녀가 내놓은 정책보다 더 나은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서지혜 정부는 끊임없이 자신들은 기존의 정치 세력과는 다르다고 선전하며, 그녀의 정책에 반발하는 시민들을 ‘정치 성향을 떠나서 그냥 비이성적인’ 사람들로 몰아갔다.

 

 그녀의 활약을 지켜본 해외에서도 로봇 정치인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일본 자민당은 자신들이 차지한 의석 중 20%를 사람이 아닌 ‘복합 인공지능’이라 불리는 자체 개발 로봇으로 채울 것을 선언했다. 미국의 민주당은 IT기업들의 도움을 받아 로봇 상원의원 다섯 기를 만들었다. 다섯 명의 로봇 의원의 지지율은 다른 의원들에 비해 평균 20%이상 높았다.

 

 한편 정치인들과는 별개로 그녀의 통제정책에 반발하는 사람들 역시 존재했다. ‘국제 인간성협회’라는 기이한 이름을 가진 이들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존재했는데, 기술이 인간을 지배해서는 안 된다며, 로봇이 만드는 정책을 반박하는 운동을 펼쳤다. 이들의 활동은 인권운동가들과 연예인들의 많은 지지를 받았으나, 눈앞의 경제성장이 더 중요했던 각국의 정부는 간단하게 그들의 의견을 묵살했다. 전 세계의 정부는 이제 오로지 더 빠르고 효율적인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데에만 집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단체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들은 세계의 수많은 시민들에게 인간 후보에게 투표할 것을 제안했고, 이곳저곳에서 유능한 인재들을 설득해 로봇 정치인들과 맞서는 데 활용하려 했다. 민혁 역시 포섭 대상 중 하나였다.

 

 그가 연지의 연락을 받은 것은, 둘 모두 수호그룹에서 떠난 지 한참이 지난 뒤였다.

 

 

 2031년 11월 10일

 

 한때 권력의 중심부에 도달할 뻔했던 남자는 그를 도와주었던 여자와 함께 서울 시내를 걷고 있었다. 도심 곳곳에는 그녀의 당선을 기념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연지가 도로 위를 움직이는 택시 한 대를 가리켰다.

 

 “저거 보여요?”

 

 “택시 말입니까?”

 

 “네. 방금 안에 봤어요?”

 

 “안이라면 안에 타고 있는 사람 말한 겁니까?”

 

 “네. 그 사람, 운전대를 잡고 있지 않았어요. 운전 중에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고요.”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겁니까?”

 

 “저 사람은 운전자가 아니라 승객일 가능성이 높아요. 전진당 덕분에 자율주행 택시가 빠르게 도입될 수 있었으니까요.”

 

 “음, 편리해지긴 하겠네요.”

 

 “자율주행 택시가 도입되고 나서 10만 명이 실업자가 된 거 알아요?”

 

 “실직자가 늘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그 정도인지는 몰랐습니다.”

 

 민혁이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

 

 “우리 아빠도 그 사람들 중 하나였어요. 그 사람은 평생 바보같이 운전만 해서, 이제 다른 직업을 구할 만한 능력이 없어요. 조만간 트럭에도 자율주행이 적용된다는데, 바보 같은 사람들은 더 많이 해고되겠죠.”

 

 “연지 씨, 당신을 비난하려는 건 아니지만, 기술 발전에서는 필연적으로 희생자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 사람들은 이제 무료 급식소를 전전하는 수밖에 없어요. 평생을 같은 일만 해온 사람이 어떻게 물리학을 익힐 수 있겠어요?”

 

 “대통령이 생각이 있다면, 그 사람들에게 실업 수당을 조금 더 제공하겠지요. 제가 정부의 방침에 대해 뭐라고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그래서 민혁 씨를 찾아온 거고요. 인간성협회에 대해 들어봤어요?”

 

 “.......뭐라고요?”

 

 “인류협회요. 우리는 시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만드는 게 목표에요. 그와 동시에, 사회의 지도층이 언제나 인간이 되게끔 만드는 것 역시 주된 목적이죠. 즉 인공지능 정치인들과 맞서는 거예요.”

 

 “재밌는 일을 하네요. 그래서요?”

 

 “민혁 씨를 여기에 초대하려고요. 같이 서지혜와 맞서 싸워주세요.”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42 인간의 시대 - 3 2020 / 9 / 30 241 0 5805   
41 인간의 시대 - 2 2020 / 9 / 30 247 0 5488   
40 인간의 시대 - 1 2020 / 9 / 30 249 0 6816   
39 투쟁 - 6 2020 / 9 / 30 261 0 6129   
38 투쟁 - 5 2020 / 9 / 30 238 0 6249   
37 투쟁 - 4 2020 / 9 / 30 248 0 5428   
36 투쟁 - 3 2020 / 9 / 30 234 0 6012   
35 투쟁 - 2 2020 / 9 / 30 249 0 6440   
34 투쟁 - 1 2020 / 9 / 30 243 0 5711   
33 꼭두각시 - 10 2020 / 9 / 30 251 0 6121   
32 꼭두각시 - 9 2020 / 9 / 30 238 0 6529   
31 꼭두각시 - 8 2020 / 9 / 30 247 0 5999   
30 꼭두각시 - 7 2020 / 9 / 30 247 0 5574   
29 꼭두각시 - 6 2020 / 9 / 30 256 0 6420   
28 꼭두각시 - 5 2020 / 9 / 30 261 0 6035   
27 꼭두각시 - 4 2020 / 9 / 30 249 0 6139   
26 꼭두각시 - 3 2020 / 9 / 23 284 0 6054   
25 꼭두각시 - 2 2020 / 9 / 23 274 0 6253   
24 꼭두각시 - 1 2020 / 9 / 23 259 0 5845   
23 리더의 조건 - 9 2020 / 9 / 23 252 0 7119   
22 리더의 조건 - 8 2020 / 9 / 18 259 0 6890   
21 리더의 조건 - 7 2020 / 9 / 18 256 0 5764   
20 리더의 조건 - 6 2020 / 9 / 17 273 0 5680   
19 리더의 조건 - 5 2020 / 9 / 17 251 0 6721   
18 리더의 조건 - 4 2020 / 9 / 15 256 0 6430   
17 리더의 조건 - 3 2020 / 9 / 15 250 0 7152   
16 리더의 조건 - 2 2020 / 9 / 14 253 0 5358   
15 리더의 조건 - 1 2020 / 9 / 14 320 0 5554   
14 정리해고 - 3 2020 / 9 / 11 242 0 6185   
13 정리해고 - 2 2020 / 9 / 11 236 0 5581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