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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13번째달_1부 푸른바다 이계의 아이들
작가 : higgs
작품등록일 : 2020.9.30

한 남자의 의문스러운 죽음.
그 죽음에 얽힌 수수께끼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든다.
미궁속에 빠진 사인과 그에 얽혀있는 이계의 존재들이 베일에 싸인 모습을 드러낸다.

 
16화. 욕망의 대가
작성일 : 20-09-30 20:08     조회 : 252     추천 : 1     분량 : 9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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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산 힐 호텔 근처

 차안에는 운전석에는 규성이 조수석에는 가연이 앉아있고, 뒷자석에는 생각에 잠긴 김박사가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있을거라고 상상도 못했는데... 진짜 신기하네요.”

 가연이 감탄하며 말했다.

 “그러게요. 그들의 전략에 허를 찔린 것 같은 느낌이네요.”

 “나무를 숨기려면 숲에 숨겨라는 말이 있지. 이렇게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곳에 있는게 당연해.”

 민석이 조용히 덧붙였다.

 “막상 도착해도 저희들 모두 다 들어갈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몰라요.”

 가연이 조심스럽게 규성과 민석을 바라보며 말했다.

 “안되면 담이라도 넘어가면 되죠.”

 규성이 능청스럽게 대답했다.

 “...”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으로 가연이 규성을 바라봤다.

 “뭐요? 그 표정은?”

 “한심해서요. 저정도 카드를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 규성씨가 담을 넘도록하겠어요?”

 “이래뵈도 UDT 출신이라 웬만한 경비는 뚫을 수 있어요. 우선 시도라도 해보죠.”

 규성이 자신있게 대답했다.

 “규성씨는 지나치게 폭력적인 경향이.. 하~”

 가연이 작게 한숨을 쉬었다,

 길이 점점 좁아지더니 커다란 철문이 앞을 가로막았다.

 철문 상단 양쪽으로 감시 카메라가 있고 아래쪽에 카메라가 설치된 인터폰이 있었다.

 운전석 창을 열고 다가가가 민석이 준 카드를 넣었다.

 “게스트를 확인했습니다. 차량은 진입할 수 없으니 이가연님만 입장이 가능합니다.”

 간결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네?? 아!? 안녕하세요. 이규성입니다. 카드 주인은 김민석 박사인데 왜? 가연씨만 들어가는겁니까? 여보세요?”

 당황한 규성이 버튼을 누르고 대화를 시도했다.

 “오늘은 이가연씨만 만나보시겠답니다. 찾아오시는건 자유나 인연이 없으면 만나기 어렵습니다.”

 다시 간결한 남성의 목소리가 대답했다.

 “그럼 인연이 있는 다른 날에 다시 찾아오면 저도 각주님을 볼 수 있습니까?”

 규성이 침착하게 버튼을 누르고 다시 질문했다.

 “다른 분께는 길일을 선택해 따로 연락드리겠습니다. 가연아기씨는 안으로 들어오십시오. 탈 것을 준비하겠습니다.”

 이번엔 낭랑한 여성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대답했다.

 커다란 철문 근처는 나무와 수풀로 둘러싸여 있어 뒤쪽에 무엇이 있는지 짐작도 되지 않았다.

 차에서 내린 가연은 기대감을 안고 철문 앞에 섰다.

 ‘끼익~ 쿵’하는 소리를 내며 문이 열리자 가연은 빠른 걸음으로 안으로 사라졌다.

 “어쩔 수 없군요. 저희는 저쪽에서 기다리죠.”

 규성이 룸밀러에 민석을 바라보며 말했다.

 “...”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김박사는 아무말없이 창밖을 바라봤다.

 ‘카드의 주인이 되어도 들어갈 수 없다라...’

 여러 가지 생각들이 민석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했다.

 

 #인도의 사이토 제약 별관

 아베 회장은 ‘차하르 바르’ 정원을 끼고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생각에 잠겨있었다.

 하네다 비서실장이 문을 열고 들어서자 오렌지 꽃의 향기가 바람을 타고 그들을 감싸 안았다.

 넓은 정원 구석에는 호랑이들이 한가롭게 잠들어 있었다.

 하네다가 아베 회장 옆에 서서 정원에 호랑이들을 묘한 눈으로 바라봤다.

 “결국 이렇게 되는건가?”

 아베 회장이 기침을 하며 말했다.

 “큰아들인 스가 이사가 이렇게 나올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다 제 불찰입니다.”

 하네다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더이상 기다릴 수 없었겠지. 원래 권력 앞에서는 부자지간도 없다는걸 알잖나. ”

 아베는 기침을 하며 자조적으로 말했다.

 “그래도 내부 고발이라니 지나친 것 아닙니까? 거기에 김 박사 집에서 납치하려던 계획까지 드러나서 위에서도 난리입니다. 거기에 주가가 바닥입니다.”

 하네다가 투덜거리며 말했다.

 “돈 받을 때는 뭐든 다 해줄 것처럼 하더니 이제와서 이렇게 하다니... 용서할 수가 없군. 참! 미나코에게 앞으로 어찌될지 물어봤나?”

 “네. 이곳에서 좀 더 기다려야 한답니다.”

 “그렇군. 어쩔 수 없는 거군.”

 아베 회장은 기침을 하며 읊조렸다.

 “전 그럼 남은 일을 처리해야 해서 본토로 들어갑니다. 내일 오후에 미나코가 올 때까지 불편하시겠지만 여기는 로버트 박사와 현지 메이드들이 돌봐드릴 겁니다.”

 말을 마치고 하네다는 다시 정원을 한번 바라보고 문을 닫고 나갔다.

 곧 현지 메이드 둘이 들어와서 아베 회장을 침대에 눞혔다.

 “저녁은 여기로 준비할까요?”

 “저녁은 됐소. 닥터 해리슨을 불러주시오.”

 “네 알겠습니다.”

 메이드들은 침대를 정리하고 밖으로 나갔다.

 로버트가 들어와 잠든 아베 회장을 깨웠다.

 “저녁도 안 드시고 주무시는 겁니까?”

 로버트가 추궁하듯 물었다.

 “식욕이 없군.”

 아베 회장은 지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럼 영양제라도 놔드리겠습니다.”

 로버트는 걱정스럽게 바라봤다.

 따라온 간호사가 영양제를 준비했다.

 “좀 따끔할 수 있습니다.”

 로버트는 익숙하게 혈관을 찾아 주사했다.

 “고맙네 오늘은 왜 이렇게 졸린지 모르겠네.”

 아베 회장이 졸린 목소로리 말하다 말고 눈을 감았다.

 “그럼 쉬십시오. 간호사들이 지킬겁니다. 혹시라도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말씀해 주셔야 합니다.”

 닥터 해리슨이 남아있는 간호사에게 몇 가지를 당부하고 방을 나섰다

 

 #남산 월궁 외곽 철문 뒤

 안으로 들어서자 아무렇게나 자라난 무성한 수풀 사이로 오솔길이 나있었다.

 그 사이로 커다란 거구의 남자와 가마를 짊어진 남자들이 다가왔다.

 “어서오십시오. 소선녀님! 가마에 오르시지요.”

 거구의 사내가 반갑게 가연을 맞았다.

 “저 말인가요??”

 가연은 주위를 둘러보며 물었다.

 “맞습지요. 소선녀님~ 이리로 앉으시지요.”

 커구의 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커다란 손으로 작은 가마의 문을 접어 올렸다.

 가연은 신기한지 연신 사람들을 두리번거리며 가마에 올랐다.

 불편할 것 같던 가마는 생각외로 푹신하고 승차감이 좋았다.

 옆으로 난 작은 창을 열자 얼마나 빠르게 달리는지 바람 소리가 들렸다.

 “요즘은 손님이 많아져서 많이 빨라졌습니다. 녀석들도 소선녀님을 모신다고 신이 났네요. 금새 도착할겁니다.”

 창밖으로 거구의 남자와 눈이 마주치자 그는 미소지으며 말했다.

 가연은 창을 닫고 앉아서 이후에 벌어질 일을 상상하며 가슴이 두근거림을 느꼈다.

 조금 뒤 가마가 내려지는 것을 느낀 가연이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앞에 문이 접히며 열렸다.

 거구의 사내가 손을 내밀어 가연을 붙잡아 주었다.

 “감사합니다.”

 “소선녀님, 여기입니다. 분부가 있다면 언제든지 불러주십시오.”

 손으로 한옥의 대청마루를 손으로 가르치며 거구의 사내는 푸근하게 미소지었다.

 가연이 주위를 둘러보자 마치 궁궐처럼 넓은 한옥에 안쪽에 한 채에 와있었다.

 그가 가르킨 대청마루를 향해 올라서자 어어쁜 한복을 입은 구슬처럼 귀여운 소녀들이 가연을 맞이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청이!”

 “저는 연이예요. 기다리고 계십니다. 소주님께서 소선녀님을 기다리고 있어요.”

 “어서요~ 어서!!”

 청이와 연이라고 소개한 두소녀는 가연의 손을 잡고 안쪽으로 들어갔다.

 “저희는 소선녀님 처음 봐요. 너무 이뻐요. 만져봐도 되요?”

 얌전한 연이와는 달리 호기심 많은 청이가 가연의 머리카락을 가르켰다

 곱게 댕기를 땋은 자신들의 머리와 다른 가연의 긴 웨이브 머리가 맘에 든 모양인지 계속 쳐다보던 청이가 물었다.

 “그럼 괜찮아 만져봐.”

 청이가 가연의 머리카락을 만지려고 하자 다가가던 방에서 낭랑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건 안된다. 물러가거라.”

 문이 열리면서 연두빛 치마에 흰 저고리를 입은 아름다운 여인이 나왔다.

 연이와 청이는 예의바르게 고개를 숙이고 인사한 후 돌아섰다.

 “어서오십시오. 이곳의 소주인 미호라고 합니다.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예를 다 배우지못했습니다. 소선녀님께서 용서해주시길 바랍니다.”

 미호라고 자신을 소개한 미인이 자신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미호라는 여인이 자신을 정면으로 바라보자 가연은 알 수 없는 설렘에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붉혔다.

 “아 그러니까..저.. 저는 괜찮아요. 근데? 왜 다들 저를 소선녀님이라 부르는거죠?”

 가연은 자신도 모르게 같이 고개를 숙이며 물었다.

 “소선녀를 소선녀라고 부르지 않음 무어라 불러야합니까? 어서 드시지요.”

 미호는 미소를 머금고 부드럽게 말했다.

 방으로 들어선 가연은 아득하고 우아한 분위기의 방 분위기에 또 한번 놀랐다.

 재벌집에서 자라 고가품을 많이 보고 자랐지만 작은 이방안에 든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거 같았다.

 심지어 내어 준 방석마저도 엄청 귀한 자수가 놓여져 깔고 앉기가 무서울 정도였다.

 “편히 앉으시지요.”

 미호가 맞은편에 앉아 차를 따르며 말했다.

 “진짜 여기 앉아도 되요? 너무 비싼거라..”

 가연이 망설이며 대꾸했다.

 “앉으라고 만든 방석이니 당연히 앉아야 그 소임을 다하는게 아니겠습니까? 편히 앉으시지요.”

 가연은 불편한 맘으로 방석에 앉았다.

 방석은 이쁘기만한게 아니라 앉으니 좋은 향이 풍겨졌다.

 가연은 자신도 모르게 방석에 앉아 방석 끄트머리에 자수를 만지작거리며 미소지었다.

 “그리 마음에 드십니까?”

 미호가 다정하게 물었다.

 “네. 이쁘고 편하고 무엇보다 구름에 앉아있는거 같아요. 아! 제가 지금 .. 죄송해요.”

 여기에 온 이유를 잊고 방석에만 신경썼다는 사실에 놀란 가연은 당황해서 사과했다.

 “아닙니다. 당연히 좋아하실 줄 알았습니다. 소선녀님과 인연이 있으신 분이 만드신거니까요. 돌아가실 때 가져가시겠습니까?”

 “정말 그래도 되나요?”

 가연은 기쁜 듯 말했다.

 “물론입니다. 소선녀님!”

 “그런데 제가 소선녀라 불러도 되는지 모르겠어요.”

 가연이 부끄러워하며 말했다.

 “충년에 이미 신명을 받았고 방년에 이르러 자신의 길을 정해 가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리고 수일뒤에는 천명을 확인하는 서른이 됩니다. 이렇게 자신의 길로 가시는 가연님을 소선녀라 부르지 않는다며 그 단어에 어울리는 자가 없을 듯 합니다.”

 “무슨말인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리 불러주셔서 감사해요.”

 가연이 발그레한 얼굴로 대답했다.

 “저 그런데 왜 저만 들어올 수있는건가요? 카드의 주인은 저희 사촌 오라버니세요.”

 “그분은 따로 길일을 잡아 연락드릴겁니다. 그리고 안타깝지만 같이 오신 이규성씨는 인연이 없어 방문은 어려울듯합니다.”

 가연이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그럼 규성씨는 어떻게 해야하나요?”

 가연이 곤란한 얼굴로 되물었다.

 “그건 걱정 안하셔도 될 듯 합니다. 그분이 원하는 살인범은 찾을 수도 찾아서도 안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분이 원하시는 해답은 살인범이 아닌 그 의뢰인이 가지고 있다고 전해주십시오. 여기까지 오신 작은 보답이라고 생각해주세요.”

 미호는 천천히 설명하듯 말했다.

 “그럼 전 왜 부르신건가요?”

 “소선녀님께 허락을 받고 싶습니다.”

 “어떤 허락이 필요하신가요?”

 “곧 소선녀님의 성절을 이곳에서 보내주십사 요청드려도 되겠습니까?”

 “성절?이 뭐예요?”

 “소선녀님의 생신을 말하는 겁니다. 예서 보내시면 어떨까요? 분명 반가운 이를 만날 수 있을겁니다.”

 “제 생일은 부모님의 제삿날이라 한번도 챙겨본 적이 없어서... 그럼 부탁드릴게요.”

 망설이던 가연이 대답했다.

 ”그렇다면 저희가 기쁜 마음으로 준비하겠습니다.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호는 예를 갖추어 다시 인사를 했다.

 ”그럼 저도 제 생일이니 친구들을 불러도 될까요?“

 가연이 조심스레 물었다.

 ”같이 오신 두분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네!“

 ”그럼요. 저희가 장소와 시간은 나중에 알려드리겠습니다.“

 ”저도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을게요.“

 

 #인도의 사이토 제약 별관

 호랑이 무리 중에서도 가장 크고 아름다운 수컷 호랑이 한 마리가 자연스럽게 수로로 향했다.

 

 날이 더운건지 물 속을 뒹굴며 몸을 식히던 호랑이는 갑자기 몸을 떨다 그대로 멈췄다.

 그대로 죽은 것처럼 움직이지 않던 호랑이가 눈을 떴다.

 노란 눈에는 하얀 청용의 문양이 잠시 떴다 사라졌다.

 

 호랑이는 가볍게 몸을 날려 수로를 벗어나 물기를 털어냈다.

 다시 무리속으로 돌아간 호랑이는 다른 호랑이들을 이끌고 한 곳으로 향했다.

 깊은 밤이라 더욱 깊어진 오렌지 꽃향기가 호랑이의 발에 무참히 짓밟혀 풀냄새가 섞여 들었다.

 

 건물로 다가간 호랑이는 가볍게 손잡이를 발로 밀어 문을 열고는 낮은 ‘으르렁’ 소리를 내며 침대가로 다가갔다.

 침대에 잠들어 있던 아베 회장은 습습하고 더운공기에 자신도 모르게 이불을 걷어냈다.

 어느새 침대가로 다가선 호랑이는 아베 회장이 깨어나길 기다리는 듯 머리맡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조금씩 커지는 으르렁 소리와 귓가에 불어오는 뜨거운 바람에 아베 회장은 몸을 뒤척이다 옅게 잠에서 깨어났다.

 어둠에 조금 익숙해지자 아베 회장은 자신을 바라보는 번쩍이는 노란 눈 한쌍과 눈이 마주쳤다.

 ‘헉’ 소리와 함께 잠에서 깨어난 아베 회장은 너무나 가까이 있는 호랑이의 모습에 숨도 쉴 수가 없었다.

 호랑이는 마치 그가 깨어나길 기다렸다는 듯이 그의 배를 물어뜯었다.

 그리고는 바닥으로 내동댕이 친 후에 다시 아베 회장의 배를 물어뜯어 내장이 튀어나왔다.

 아직까지도 정신이 멀쩡했던 아베 회장은 태어나 가장 크게 비명을 질렀다.

 호랑이는 마치 장난감이라도 가지고 놀 듯 아베 회장의 내장을 꺼내기만 하고 먹지는 않았다.

 메이드들이 아베 회장의 비명소리를 듣고 문을 열고 들어왔지만 주변에 포진한 호랑이들 때문에 가까이 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

 아베 회장의 비명은 자그만치 30분이나 계속됐고 호랑이는 그의 고통을 즐기기라도 하는 듯 내장을 꺼내 주위를 핧으며 비명소리를 즐겼다.

 결국 심장이 버텨내지 못해 아베 회장이 숨을 거두자 무리지어있던 호랑이들은 기다렸다는 듯 정원으로 빠져나가고 공격했던 호랑이는 경찰의 손에 사살되었다.

 

 #남산 월궁 외곽 철문 앞

 ‘끼익~ 철컹!’ 소리가 들리자 차안에 민석과 차밖에서 담배를 피우던 규성의 시선은 문앞으로 고정되었다.

 어두워진 철문 앞으로 가연이 걸어나왔다.

 갈때와는 달리 커다란 보퉁이를 들고 나오는 가연의 밝은 표정으로 규성에게 손을 흔들었다.

 “오래 걸렸네요? 어땠어요?”

 규성이 다가가 짐을 받아들며 물었다.

 “다들 타요. 기억력이 많이 좋지 않아서 기억나는데로 바로 말해야해요.”

 가연이 조수석이 아닌 뒷좌석으로 올라타며 말했다.

 가연이 가방에서 녹음기를 꺼내며 말했다.

 “거기에 있던 소주인 미호라는 여자가 그러는데 내가 충년에 신명을 받아 방년에 이르러 자신을 길을 정해 .. 음 수일뒤에 천명을 확인하는 서른이 된다. 서른이 되는 생일날 재방문하래. 그들은 나를 소선녀라 부른다.”

 “거의 정확하군.”

 민석이 말했다.

 “오빠 난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어.”

 “니가 신내림을 받은게 아마 11살때였으니 충년이 맞고 대학에 들어가 심리학을 전공한게 20살 안팎이였으니 그것도 맞는거지. 그리고 서양에서는 어른이 되는 나이를 18세 미성년을 벗어나는 나이를 기준으로 하지만 동양에서는 30대 40대를 그 기점으로 하지 그리고 곧 네 30살 생일이 곧 다가오지.”

 민석이 간략하게 정리해줬다.

 “그 말을 저렇게 어렵게 할 일이야?”

 규성이 작게 투덜거리며 말했다.

 “그 밖에 다른말은 없었어?”

 민석이 다시 물었다.

 “아! 규성씨한테 전하랬어요. 규성씨는 이곳과 인연이 없어서 들어올 수 없다고 그분의 살인범을 찾아도 찾을 수도 없으니 포기해야한다고 대신 작은 선물이라며 전하랬어요. 의뢰자를 찾아내면 해답도 찾을거랬어요.”

 “의뢰자라... 음..”

 규성이 화가난 얼굴로 중얼거리며 창밖을 바라봤다.

 “그리고, 오빠에게는 ‘당신의 소원은 때가 무르익지 않아 지금은 들을 수 없으니 길일을 찾아 다시 연락하겠다.’라고 미호씨가 말했어. 나 그렇게 예쁜 여자는 처음봤어. 거기에 이렇게 기가 맑고 충만한 곳인데도 내몸에 신지핌이 하나도 없는것도 처음이야. 신내림 받은 이후로 온전히 나 자신으로 있었던건 오늘이 처음이였어.”

 “정말 그가 아무말도 안했어? 진짜로?”

 민석이 놀란 얼굴로 물었다.

 “응. 심지어 아직도 안돌아왔어. 대단하지. 거기에 미호라는 그 여자 엄청난 미인에 품위 있고 무언가 연한 핑크색 빛이 아우라같은게 있어서 너무 몽환적이더라. 남자들이 말하는 첫눈에 반했다는게 무슨뜻인지 알겠더라구.”

 “그렇게 이뻐요?”

 규성이 가연에 말에 반색하며 물었다.

 “예쁘다는 말로는 부족해요. 뭐랄까...???”

 “사람이 맞긴 해?”

 가연이 말을 잇지 못하자 민석이 물었다.

 “오빠 말이 맞아. 그 소주는 사람이 아닌거 같아.”

 가연이 꿈꾸는 듯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 참! 내 생일 파티는 여기서 준비한다며 다시 방문해달라고 했어.”

 “너 혼자만?”

 민석이 물었다.

 “오빠랑 규성씨도 참석할 수 있도록 부탁했어. 그런데 장소는 추후 통보해준다네. 정말 기대돼!”

 가연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그런 가연을 보며 규성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생일을 왜 저쪽에서 준비한다는 걸까요?”

 “그 날은... ”

 말을 하려다 말고 민석이 가연을 바라봤다.

 “오빠! ”

 “그래 그럼 이번 주말에는 고성에 문수암에 미리 갔다올까?”

 민석이 다정하게 말했다.

 “오빠 고마워요. 나 처음이야!

 가연이 기쁜 듯 웃으며 말했다.

 ”도데체 둘이서. 왜 나만 따돌리는거 같죠?“

 ”집안일이라 자네가 알필요는 없네.“

 민석이 무표정한 얼굴로 메마르게 대답했다.

 ”제가 어릴적에 부모님이 백화점으로 생일선물 사러 가셨다가 사고로 돌아가셨거든요. 그래서 철이 든 이후로 한번도 생일을 챙겨본적이 없어요.“

 가연이 담담하게 규성을 보며 말했다.

 생각지도 못한 답변에 규성은 당황한 얼굴로 가연을 쳐다봣다.

 ”괜찮아요. 벌써 10년도 더 된 일이거든요.“

 애써 미소지으며 가연이 말했다.

 ”괜한걸 물었군요. 미안해요.“

 ”이제 들어갔던 일은 다 들은거 같으니 이만 출발합시다.“

 민석이 규성을 재촉했다.

 ”그래요 빨리 가요. 오빠 나 배고파. 저녁은 한식 먹자. 응~“

 ”그럼 제일 비싼 한정식 집으로 갑시다.“

 규성이 때를 놓치지 않고 말했다.

 

 #서쪽의 미지의 산

 달빛이 대나무숲을 비추자 신비로운 옥처럼 빛나는 대숲 사이로 검푸른 늪사이에 밝은 핑크빛 연꽃이 등처럼 반짝거렸다.

 묘수는 천천히 선회하다 수피아의 정자에 다다랗다.

 문으로 들어서서 묘수는 기쁜 듯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를 보호하는 당신은 신성하게 타오르는 생명임을 찬양합니다. 신 묘수 임무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생명을 수호하는 내가 너를 보호한다. 그래 고생했다. 아주 잘했다. 묘수!”

 수피아가 자리에서 일어서서 빠르게 묘수에게 다가가 낭랑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 모든 것이 주군의 보살핌이며 은혜입니다.”

 묘수가 침착하게 말하며 칭찬을 기다리는 고양이처럼 자신도 모르게 가르릉거렸다.

 이를 미리 알기라도 하듯 수피아는 묘수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묘수 네가 이젠 다른 수호수들처럼 자신의 몫을 다하고도 자랑하지 않다니... 성수로써 자질을 다 갖췄구나.”

 만면에 미소를 띄며 수피아가 묘수를 칭찬했다.

 “그래. 그것이 죽었다니 후련하구나.”

 수피아는 기분좋게 고개를 젖히며 웃었다.

 규수가 소식을 듣고 수피아의 정자로 들어서서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피어올라 만물의 휘감고 형태를 갖춰 살게하는 생명의 군주여. 당신은 우리의 주인입니다. 신 규수 소식을 듣고 달려왔습니다.”

 “그래 그래~ 내가 너의 길에 생명의 근원으로 함께 한다. 묘수가 일을 완벽하게 마치고 돌아와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어.”

 수피아는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규수가 일어서며 묘수의 어깨를 토닥거렸다.

 “근데 형! 심수님이 행방은 확인했어?”

 묘수가 규수에게 물었다

 “응? 심수님이 여기 왔어?”

 수피아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규수를 바라봣다.

 “네.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인간계로 나오셔서 유람 중 이신 것 같습니다.”

 “심수님이? 유람이라??? 이상한데? 이상해! 그럴 리가? 음??”

 수피아가 정자안을 왔다갔다하며 생각에 중얼거렸다.

 “아토라온님도 그게 이상했는지 여수를 통해 확인했지만 정말 유람인거 같다는 결론입니다.”

 “절대 그럴 리가 없어. 난 아라의 아버지를 잘 알고있어. 그의 오른팔이자 바다의 신들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야. 그런 심수님이 움직였다는건...”

 수피아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토라온은 아직 어려서 모르겠지만 심수님이 움직이는 이유는 둘 중 하나야? 규수! 혹시 미호가 뭔가 너에게 언질을 주지 않았어???”

 수피아가 규수를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겨우 미호의 이름이 나왔을뿐인데 규수의 얼굴이 발그레졌다.

 “아무말도 못들었습니다.”

 “그렇다면 간만에 원경 궁주나 만나러 가볼까? 우리가 요즘 좀 격조했어 그렇지? 규수??”

 “한동안 왕래가 없었던건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묘수 네가 갔다오련?”

 수피아가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아.. 그건 제가...”

 규수가 입을 벙끗거리면서 말을 이으려고 했으나 수피아가 중간에 말을 잘랐다.

 “미호가 너 자꾸 귀찮게 하잖아! 묘수가 갔다오렴. 규수를 더 곤란하게 하지말고~”

 “신! 묘수 신명을 다 바치겠습니다.”

 묘수가 헤벌죽 웃으며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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