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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13번째달_1부 푸른바다 이계의 아이들
작가 : higgs
작품등록일 : 2020.9.30

한 남자의 의문스러운 죽음.
그 죽음에 얽힌 수수께끼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든다.
미궁속에 빠진 사인과 그에 얽혀있는 이계의 존재들이 베일에 싸인 모습을 드러낸다.

 
14화. 월궁(하)
작성일 : 20-09-30 19:25     조회 : 250     추천 : 1     분량 : 3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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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산 한옥의 어느 방

 고아한 연두빛 한복을 차려입은 아름다운 여인이 상석 보료에 우아한 자태로 앉아있다가 하네다가 들어오는 것을 보더니 일어섰다.

 “어서오세요. 하네다님”

 여인의 살랑거리는 바람같은 목소리를 듣는 순간 하네다는 심장이 두근거렸다.

 “이쪽으로 앉으세요.”

 잠시 멍하게 서서 여인을 바라보자 그녀는 다가와 방석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아! 네”

 하네다가 엉거주춤 자리에 앉자 여인도 상석에 마주 앉았다.

 “월궁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너무 오랜만에 맞는 손님이라 아이들이 모두 구경을 나와 당황하셨지요? 저는 소주인 미호라고합니다.”

 “그런데 전 왜 부르신건지? 저는 일개 비서실장일뿐 회장님께서 너무 오래 혼자 계시면 안됩니다.”

 아름다운 미호에게 잠시 홀렸던 하네다는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미소짓던 미호의 안색이 차갑게 변하더니 비소를 흘렸다.

 “훗 그런 짓굳은 농담은 사양하겠습니다. 지금 여기가 어딘줄 알고 그런 장난을 치시는겁니까? 아베 회장이 티켓이 있어 들어올 수는 있었으나, 티켓의 주인은 엄연히 그대요. 하지만, 그대의 소원을 들어주는건 궁주님의 마음이시오. 나이가 있어 대우를 좀 해주었더니 방자하기 그지없구나.”

 미호는 낭랑하지만 위엄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네다도 좀 전에 어리숙한 모습은 사라지고 마주선 미호처럼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무서운 표정으로 변했다.

 방안에 차갑고 무거운 공기가 흘렀다.

 “내 나이가 올해 몇인줄 아는가?”

 하네다가 차갑게 대꾸했다.

 “겨우 수백년을 살아온 주제에 되지도 않는 객기를 어디서! 네 이놈! 네 놈은 너 하나만 오래 살았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가소롭구나.”

 앞에 앉은 하네다는 미호의 서릿발같은 호통에 저절로 몸이 움추려졌다.

 “오늘은 더 이상 네놈을 상대하고 싶지 않구나. 오늘은 이만 물러가거라.”

 미호는 우아하게 몸을 돌려 앉았다.

 어느새 나타난 청이가 문을 열고 서서 하네다를 기다렸다.

 “용서하십시요. 너무 오래 인간들 사이에서 살아서 미처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하네다가 무릎을 꿇고 앉아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니 이번만 용서하겠습니다.”

 미호가 돌아앉은 몸을 바로하며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문밖에 서있던 청이가 다시 문을 닫았다.

 “그대의 소원은 무엇입니까?”

 미호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전 약속된 안식을 원합니다.”

 하네다가 진심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자신이 어떤 존재라고 생각하십니까?”

 “저주받은 야오비쿠니..”

 하네다는 탄식하듯 말했다.

 

 #남산 한옥 중 어느 한곳 대청마루

 아베 회장은 연이와의 대화가 즐거운지 하네다가 다가와도 모르고 있었다.

 하네다는 아베 회장에게 다가가 조용히 속삭였다.

 아베 회장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하네다가 아베 회장을 부축하여 자리에서 일어났다.

 

 노인은 신음 소리를 내며 일어나서 연이에게 다가가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아가 즐거웠다. 이만 가봐야겠구나. 다음에 또 볼 수 있으면 좋겠구나.”

 “저도요.”

 연이는 방긋 웃으며 말했다.

 하네다는 아베 회장과 천천히 다시 한옥집을 나섰다.

 대청마루 앞에는 아까 타고왔던 가마꾼들과 거구의 길잡이가 대기하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그들과 다시 길을 되집어서 차가 대기하고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시그니엘 서울 최상층 객실

 아베 회장이 서재에서 은밀히 누군가를 만나고 있다.

 검은 양복에 화려한 셔츠를 받쳐입은 남자는 다리를 까닥거리며 소파에 앉아 있었다.

 “돈은 계좌로 입금했네.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해야하네.”

 아베 회장은 탁한 목소리로 잔기침을 하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주신 정보로 위치도 확인했고 그 남자는 거의 시계처럼 움직여서 일에 차질은 없을것같습니다. 걱정안하셔도 됩니다.”

 여전히 건들거리며 남자가 대꾸했다.

 “상품은 무조건 비행기에 태워 내가 도착하기 전까지 인도로 보내주게.”

 “물론입니다. ”

 남자는 대답을 하며 일어서서 방을 나갔다.

 

 #서울 명동 성당

 복잡한 도심을 한 구석에 자리잡은 명동성당은 도시 사람들에게는 유일하게 조용한 숲과 종교적인 평화를 주는 장소이자 가연의 사무실에서 가까운 휴식처였다.

 

 가연은 성당 본채를 지나 좁은 골목에 들어서면 마리아 상이 있는 작은 정원에 이르렀다.

 성당안에서 평화를 만끽하며 천천히 걸어 늘 앉는 벤치로 다가갔다.

 

 다가선 벤치에는 미나코가 앉아 있다 가연을 확인하고는 반갑게 일어서서 손을 흔들었다.

 “정말 재미있네요! 무녀들의 만남의 장소가 성당이라니..”

 미나코는 우아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서울은 공기가 너무 나빠요. 여기나 되야 조용하고 숨이라도 쉴 수 있는걸요.”

 가연이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두 번째 만나네요. 따로 한번 꼭 보고싶었어요.”

 미나코가 가연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제 요청에 응해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가연이 수줍어 하며 말했다.

 “저 외람되지만 혹시 올해 춘추가?”

 “저도 몰라요. 세지 않은지가 너무 오래되어서요.”

 마주보며 미나코가 웃었다.

 “그럼 미나코님도 하네다님처럼?”

 “아니예요. 전 아주 천천히 늙고 있어요. 하네다님을 처음무렵에는 거의 15세정도의 소녀였고 지금은 아마 한 30-40대는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인간의 시간에 지배를 받지 않지만.. 전 아직 인간 무녀예요.”

 “삼십대라고 해도 믿을거 같아요. 혹시 모시는 신때문인가요?”

 “아니예요. 어머니가 임신한 채 바다에서 풍랑을 만났는지 무인도에서 혼자 저를 낳으셨죠. 우연히도 인어가 사는 섬이여서 어머니가 죽었지만 살아있는 저를 그들이 가엾게 여겨서 인어의 젖으로 컸어요. 그러다 보니 저에게는 인간의 시간과 인어의 시간이 겹쳐지게 된거죠. 사실 제가 하네다 님보다 나이가 많아요.”

 미나코는 즐거운 듯 말했다

 “세상에? 정말요? 그럼 언제 신을 받으신건가요?”

 가연이 놀라서 되물었다.

 “전 신을 받은 무녀는 아니예요. 아마 인어의 젖 때문이겠죠? 그들은 예언능력이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제가 모든걸 아는건 아니예요.”

 미나코가 웃으며 말했다.

 “아~! 그래서 제가 이해할 수가 없었던 거군요.”

 가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그럴거예요. 전 이쪽과 저쪽의 중간자 이니까요. 하네다님이 궁금해 하셨던 걸 제가 알고 있었던건 우연히 그들과 오랜 시간을 같이 보냈기에 그들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 뿐이죠. 세월이 많이 흐르면 저도 사람처럼 늙어 죽는 그날이 오겠죠?”

 미나코가 방긋 웃으며 말했다.

 “저쪽이 그리우세요?”

 가연이 안타가운 듯 물었다.

 “하네다님이 떠나시지 않는 한, 전 그곳으로 갈 수가 없어요. 하지만 맘 한구석에는 늘 돌아가고 싶어요. 그들과 함께했던 시간으로 그들에게도 하지만... 전 그들에게도 그저 인간일 뿐이겠죠?”

 미나코가 멍한 눈빛으로 말했다.

 “그건 아니예요. 그들은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제가 미나코님을 만나자고 한건 그때문이예요. 그녀가 당신을 아직도 기다리고 있어요. 당신이 원한다면 돌아오라고 기다리고 있다고 전해달라셨어요.”

 “정말요? 그녀가 아직도 기다리고 있나요?”

 미나코의 눈에 눈물이 맻혔다.

 “네. ‘딸아 언제든지 원하면 돌아오렴. 엄마는 늘 너를 사랑하고 기다리고 있단다.’ 라고 전해달라고 했어요.”

 “그녀가 아직 절 기억하고 있었다니 ...”

 미나코가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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