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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차원표류자의 살림꾼이 되었다.
작가 : 냉모밀
작품등록일 : 2020.9.30

이름값을 기가 막히게 해오던 청년 은태평.
그는 어느 날 하늘에서 떨어져내리는 새를 발견했다.
다시 보니 그건 새가 아닌 사람이었고, 태평의 집 창문을 깨부수며 들어온 그녀석은 다짜고짜 이런 소릴 지껄였다.
'안녕. 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만난 인간이네. 그럼 날 좀 도와줄래?'
창문과 함께 태평의 평화로운 나날도 깨져버린 순간이었다.

 
10
작성일 : 20-09-30 19:09     조회 : 265     추천 : 0     분량 : 5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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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

 

 

 차는 빠른 속도로 우리 앞을 지나갔다.

 

 냅다 택시잡고 쫓을까 했는데, 이셀리가 나를 말렸다.

 

 “어쩔 수 없어. 만약 차에 탄 게 저번에 본 그 놈들이라면 골치 아파지거든. 우린 아직 상대를 캐내려 하기 보다 힘을 키우는데 더 집중해야 할 때야.”

 

 “사람이 더 많았으면 몰라도, 멤버가 둘 뿐이라서 어쩔 수 없어.”

 

 으, 그런가. 게다가 그 둘 중 한 놈은 아직 미숙하고 말이지.

 

 “근데 결국은 그 놈들이 가진 모든 수정을 빼내야 하잖아. 이거… 괜찮은 게 맞나?”

 

 “쉽지는 않겠지. 이럴 때는 말야, 은태평. 조급해하지 말고 우리들만의 힘을 키워나가면 돼. 언젠가 찬스가 찾아왔을 때 그걸 확 붙잡아버릴 수 있도록 말야.”

 

 “음….”

 

 그때 그 놈들, 보석을 삼킨 녀석도 있고 갈수록 무슨 짓을 할지 불안하단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확실히, 지금 상태에서 할 수 잇는 게 없다.

 별 수 없지. 충실히 이셀리의 말을 따라 내 능력이나 더 키우는 수 밖에.

 

 “그래도 좀 아쉽긴 하네. 은태평. 지금 가진 수정들 능력 쫙 읊어봐.”

 

 “엉?”

 

 갑자기 시험이라도 치겠다는 건가?

 

 “음. 가려진 곳 뒤에 뭐가 있는지 알 수 있게 되는 거랑, 물건을 내가 원하는 곳으로 옮겨오는 거랑, 염동력이랑, 내 몸 움직이는 거랑….”

 

 이것저것 말했더니, 이셀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역시 아쉽네. 공간이 새겨진 수정에 결합된 힘 중에 이런 것도 있거든. 포착한 물건의 위치를 계속 파악하는 것. 정확히는 좌표를 기억할 수 있게 되는 거지.”

 

 “음… 그래서?”

 

 “그래서가 아니고, 그게 있으면 차가 어디로 가든 우리가 그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단 뜻이야. 지금의 우리한테 딱 필요한 거란 뜻이지.”

 

 “오….”

 

 존나 좋은 능력이군.

 

 “뭐 별 수 없지. 언제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으려나. 일단은 돌아가자, 은태평. 저번에 먹었던 그 라면 사가자.”

 

 “뭐? 난 그거 싫어. 딴 거 먹어.”

 

 간만에 욕을 해보게 되는군. 이 미친년.

 

 전에 라면 남은 게 없어가지고 오래 전 묶음으로 사놨던 엄청 매운 라면을 끓여본 적이 있었다.

 한번 먹고 이건 아니다 싶어서 구석에 짱박아놨던 거다.

 

 오랜만에 재도전을 해보게 된 건데, 역시 난 못 먹겠더라. 근데 이 먹보는 괜히 먹보가 아니라는 듯 맛있게 잘만 처먹었다.

 

 “연약하기는. 그 정도도 못 먹어서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나가려고.”

 

 “그 정도로 미친 듯이 매운 것만 있는 세상이면 차라리 죽을게.”

 

 “흥. 실제로 그런 세상이라면 어떻게든 먹으려 들걸?”

 

 다 안다는 듯이 뭐야.

 

 어찌됐든 그렇게 원한다면 별 수 없다. 엄청나게 착한 나는 어지간하면 이셀리의 요망을 들어주려 하는 중이었다.

 

 물론 난 안 먹는다. 다른 라면사서 내껀 따로 끓여야지.

 

 그렇게 우린 우선 집으로 돌아갔다.

 

 

 

 ◆

 

 

 

 “응? 뭐야.”

 

 집에 도착한 건 저녁이 지나서였다.

 

 그런데, 우리 집 옆 호에 불이 켜져 있었다.

 

 “아, 이사 온다더니 오늘 왔었나 보네.”

 

 뭐 때 되면 인사나 해보지 뭐.

 이웃하고도 평화롭게 지내야 어디 가서 태평이란 이름을 댈 수 있을 테니까.

 

 우선 집에가서 곧장 라면부터 끓이기 시작했다. 이셀리 녀석 또 애 마냥 보채기는.

 

 그런데,

 

 -띵동.

 

 초인종이 울렸다.

 

 음… 뭐지. 옆집의 선공인가.

 아무래도 나처럼 화목함을 추구하는 사람인가보다. 나도 반갑게 맞아줘야지.

 

 그렇게 문을 열었는데….

 

 “네, 누구세… 악!”

 

 “공주님! 드디어 뵙게 되었군요. 하하하하하하!”

 

 뭐야 시발?

 

 아니 또 불법침입자야? 감히 집주인을 밀치고 들이닥친다고? 보통 또라이가 아니네. 웃음소리는 드럽게 커가지고.

 

 “야! 대체 뭐하는….”

 

 진짜 어떤 또라이 새낀지 뒤돌아봤는데,

 

 처음 보는 또라이가 기존의 또라이 앞에 엎드려 절을 하고 있었다.

 

 “뭐야?”

 

 가만, 방금 뭔가 괴상한 말도 들었지.

 

 공주님?????

 

 “이제서야 모시러 온 저를 욕해주십시오!! 다른 모든 이들의 바램을 짊어지고 최후까지 공주님을 모시기로 정해졌던 제가 책무를 지켜내지 못하다니…! 공주님, 그 동안 고생해오신 만큼 부디 저를 짓밟아주세요!!”

 

 머리가 아파왔다.

 말하는 꼴 보니 틀림없다. 저거 이셀리보다 더 하면 더 했지 절대 덜 하진 않은 슈퍼 또라이다.

 

 “오랜만이야, 루셀. 언제 찾아오나 기다리고 있었어. 무사해서 다행이네.”

 

 “그, 그런…!! 공주님의 행방을 며칠씩이나 놓쳤던 제게 그런 따듯한 말씀을… 아니됩니다 공주님. 부디 공주님이 고생해오신 만큼, 제게 화가 난 만큼 저를 걷어차주세요!”

 

 “괜찮아. 전혀 문제없이 지내고 있었거든. 일어나도 돼, 루셀.”

 

 “뭐야 이셀리. 아는 사람이야? 공주는 또 뭐야, 연극하냐?”

 

 연극은 아닐 테지만, 도저히 납득이 가질 않아서 그런 소릴 해보았다.

 

 그랬더니 저 미친놈이 벌떡 일어나는 게 아닌가?

 

 “이 자식!! 감히 공주님께 그 따위 태도를 보여? 뭐하는 놈이냐?”

 

 게다가 내 멱살을 잡기까지 했다.

 

 뭐야? 키는 드럽게 큰 안경잽이 자식이.

 

 내가 쫄 줄 알고?

 

 “으으으으…!!”

 

 인상은 진짜 엄청나게 더럽네.

 

 “괜찮아, 루셀. 그 사람이 날 지금까지 도와줬어. 덕분에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편하게 지내왔어. 좀 바보긴 하지만.”

 

 뒤에 말을 꼭 붙였어야 했냐?

 

 아무튼 이셀리가 그렇게 말하자 이 키 큰 안경잽이 자식은 나를 놔주었다.

 

 그러면서 말은 그렇습니까, 하며 공손해졌는데 표정은 변함없이 드러웠다.

 

 “아니 이셀리. 그러니까 애초부터 일행이 있었단 거야?”

 

 “응. 일단 같이 이 세계에 넘어왔던 것까진 확실했으니까, 조만간 만날 수 있겠지~ 하고 지내고 있었어.”

 

 “정말 잘 하셨습니다! 공주님께서 저를 찾기 위해 직접 헤매셨다고 하면 전 죄책감에 당장 목을 맸을 겁니다! 부디 늦은 저를….”

 

 “그만 좀 해 이 안경잽이야.”

 

 드러운 인상이 날 노려보았다. 이셀리를 모를 때의 나라면 쫄았겠지만, 이셀리 친구라 하니 전혀 무섭게 안 느껴졌다.

 

 “감히 나의 충심을 전하는 일을 끊으려 하다니… 공주님. 거처를 옮기시지요. 바로 옆에 이곳보다 훨씬 좋은 공간을 마련해뒀습니다.”

 

 역시 이 새끼가 옆집에 이사 왔다던 그 놈인가. 그리고 방 크기 다 똑같은데 훨씬 좋은 곳 지랄하고 있네.

 

 “아냐아냐, 괜찮아 루셀. 난 여기가 좋은 걸. 그보다 루셀, 배고프진 않아? 저 바보가 지금 밥해주는 중이었거든.”

 

 “호오…? 이런 녀석이 식사를 마련할 줄도 안단 말씀이십니까?”

 

 “넌 안 줘. 네 집으로 꺼져.”

 

 좀 뭐라 해야 하지.

 루셀이라는 녀석, 복장도 그렇고 애니메이션 같은 데서 종종 보던 집사 같은 놈이다.

 

 근데 겉모습까지 애니메이션 닮은 건 그럴 수 있다 치자. 근데 시발 말투까지 같으면 어쩌자는 거야?

 호오는 무슨, 프리져냐?

 

 “은태평. 같이 먹자. 루셀도 그 동안 혼자 얼마나 고생했겠어?”

 

 “고, 공주님. 그렇게까지 저를…!!”

 

 “아 좀 닥쳐! 알았으니까!”

 

 매운 라면 사온 게 신의 한 수로군. 개자식. 맛 좀 봐라.

 

 “호오, 과연. 괜찮군요. 라면은 저도 이 세계에 온 뒤로 잔뜩 먹어봤습니다만, 이런 맛도 있었군요.”

 

 “그렇지? 아주 마음에 쏙 들었어.”

 

 둘이 쌍으로 미친놈들이었다. 저걸 저렇게 쉽게 먹는다고?

 

 일부러 골탕 먹이려 한 건데 되려 좋아하며 먹는 꼴을 보니 기분이 굉장히 나빠졌다.

 

 뭐 그렇다고 밥상을 엎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먹으면서 생각해보니 이 루셀이라는 미치광이가 합류한 건 행운이란 생각도 들었다.

 

 아까 이셀리가 말했지 않는가. 우리는 사람 수가 너무 부족하다고.

 

 라면을 다 먹은 우리는 밥상을 정리하고 좀 더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

 

 안경잽이 자식 만족했는지 표정이 활짝 펴져있다.

 

 “그 동안 어떻게 지냈어, 루셀?”

 

 “예. 우선 제가 떨어진 곳은 물 위였습니다. 전전전전 세계 때 수영을 배워두지 않았다면 위험할 뻔했죠. 가까스로 빠져 나온 뒤 곧장 공주님을 찾기 위해 온갖 곳을 돌아다녔습니다.”

 

 고생 좀 했구만. 쌤통이다.

 

 “한참을 헤맸지만 곧 제 힘이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생활 환경부터 갖추고자 할 수 밖에 없었죠. 공주님 부디 저를…!!”

 

 또 고개를 조아리려 하는 놈한테 내가 욕을 해서 말렸다. 그만 좀 해라 이제 지겨우니까.

 

 “고생 많았네. 그러다가 내 위치를 알아내서 오게 된 거야? 이사는 어떻게 한 거야? 그새 그렇게 돈을 벌었어?”

 

 “그야 물론, 전 공주님을 위해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요. 저는 우연히 붉은 빛의 보석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뭐?

 그거 설마 또?

 

 “저는 곧바로 그것이 공간이 새겨진 수정의 파편이라는 걸 알 수 있었죠. 잘 챙겨서 돌아다니다가 이상한 사람이 저한테 다가오더군요.”

 

 “이상한 사람?”

 

 “예. 뭐라 했더라… 에이 피 디? 아무튼 이상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세계에 온 지 얼마 안 된 제가 보기에도 좀 이질적이라는 게 느껴졌었죠.”

 

 어, 그거 설마.

 저번에 그 놈들 아냐!?

 

 “그 자들이 말하길, 제가 가진 수정파편을 사겠다는 겁니다. 어떻게 알았는진 모르겠는데 그래서 전 그들에게 거금의 돈을 받아낼 수 있었죠. 하하하!”

 

 “그… 그걸 그 놈들한테 팔았다고!? 미친놈 아냐 너?”

 

 “흠. 갑자기 왜 그러시죠? 공주님을 찾기 위해 일단 돈이 필요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죠.”

 

 “그렇다고 그 중요한 걸 넘겼다고? 이거 완전…!”

 

 “넘기다뇨. 그것도 물론 되찾았습니다만. 자, 여기 이렇게.”

 

 엥?

 

 이 루셀이라는 또라이는 태연한 얼굴로 품에서 수정 파편들을 늘어놓았다.

 

 뭐야 이 자식, 뭐이리 많어?

 

 “태평이라고 했던가요. 저를 너무 얕보신 것 같군요. 제가 설마 돈하고 공주님이 갖고 계시던 중요한 물건을 바꿔버렸을 거라 생각한 겁니까?”

 

 “은태평. 그래서 사람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하는 거야. 언제 바보 소리 뗄래?”

 

 이런 씨, 저 자식이 말을 이상하게 해서 그렇잖아.

 

 “아무튼 그렇게 손쉽게 돈을 얻고 저는 곧 또다른 수정 파편을 발견해낼 수 있었죠. 어찌 그런 행운이! 거기 담긴 힘은 지금의 제게 꼭 필요한 것이었던 겁니다.”

 

 “무슨 능력이었는데?”

 

 “흠… 이쯤 말했으면 당연히 눈치를 채셔야 할 텐데, 확실히 공주님 말씀대로 엄청난 바보인가 보네요. 은태평.”

 

 그냥 말을 말자.

 

 “저는 마지막에 찾은 그 수정의 능력으로 다른 공간이 새겨진 수정 파편을 탐색했습니다. 드문드문 낱개만 있는 곳들도 있었지만 여러 개가 한 곳에 모인 것도 있었죠. 그 중에 바로 이곳이 공주님이 계신 곳이란 걸 깨닫고 이렇게, 드디어 공주님과 재회할 수 있었단 이야깁니다.”

 

 “깨달은 것치곤 도착이 늦었잖아. 이사는 또 뭐야? 냉큼 달려오지 그랬어.”

 

 “자꾸 바보 소리하지 말아주시죠 은태평. 공주님이 지낼 거처조차 마련하지 않은 채 공주님을 모시러 간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당신은 좀 정신부터 차릴 필요가 있겠군요.”

 

 누굴 닮았는지 말투가 참 더럽군. 그 공주에 그 신하인 건가?

 

 “야. 근데 이셀리가 이미 나한테 들러붙어 잘 먹고 잘 산단 거 확인했었단 거 아냐? 근데 처음에 내 멱살은 왜 잡았냐?”

 

 “그야 분하잖습니까. 제가 해야 할 역할을 다른 놈한테 가로채인 거니까요.”

 

 “네가 병신이라 자리에 없었으니까 그런 거 아냐.”

 

 이거 진짜.

 

 기어이 욕을 하게 만드는 놈이었다.

 

 키만 크지 엄청 뺀질거리는 놈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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