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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세상이 멸망해서 엔딩 다시 씁니다.
작가 : 한잎이
작품등록일 : 2020.9.30

"헌신하면 헌신짝 되고 열심히 사는 사람은 과로사로 죽습니다."

공포 게임을 만들던 여주, 이지은. 그녀가 만들던 <블러드 필드에서 탈출하는 방법> 프로젝트가 출시를 한 달 앞두고 엎어져 버린다.

그렇게 굴려댔으면서 엎어버린다고? 분노한 그녀는 게임의 모든 엔딩을 배드 엔딩으로 바꿔 버렸는데… 잠시만요. 그런데 제가 이 세상에 떨어질 거라는 경고는 없었잖아요!

원작의 게임 속엔 없던 캐릭터, 헤르미안으로 빙의하게 된 지은이. 게임 속 배경인 에니타스가 크리처 천지인 블러드 필드로 변하기 전에 탈출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해보지만. 동서남북, 사방이 배드 엔딩 뿐이다.

별별 노력을 다 해봤지만 결국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 헤르미안. 그녀의 앞에 낯선 생명체가 나타난다.

“나랑 계약을 맺자, 헤르미안. 마법청년이 되어 세상을 지켜보자고.”
그렇게, 기존에는 없던 히든 루트인 <가디언 특별 전형> 루트를 타게 된 헤르미안.

과연, 지은이는 이 세계의 엔딩을 제대로 다시 쓸 수 있을까?

 
01
작성일 : 20-09-30 18:04     조회 : 412     추천 : 0     분량 : 4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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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조금 힘들다는 이유로, 이 사람들을 버릴 수는 없어요.”

 

 곳곳에 고통에 찬 신음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중에 반은 사람이겠지만, 아마도 반은 괴물이 되어가는 자들의 소리일 것이다.

 

 “엘리네. 지금 이 상황에서 전부를 구할 수는 없다.”

 

 푸른 눈의 황태자, 반스타인이 중얼거렸다.

 

 “물론 그건 저도 알아요! 하지만… 시도도 않고 포기할 수는 없어요.”

 

 그러나 엘리네의 다짐과는 달리 상황은 좋지 않았다. 주변은 온통 피투성이였다.

 

 “흐아아악-!”

 

 “키에에엑!!”

 

 그리고 그 속에는 살려고 발버둥 치는 자와 죽이기 위해 발버둥 치는 괴물. 서로간의 일방적인 사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사, 살려주십시오!”

 

 “!!”

 

 한 남자가 엘리네의 팔을 붙들었다. 이미 괴물들에게 물린 팔이 빠르게 괴사하고 있었다.

 

 “괜찮아요? 정신 차려요!”

 

 엘리네는 정신을 잃어가는 그를 보니 마음이 타들어가는 듯 했다.

 

 ‘왜 이 사람이 이런 꼴을 당해야만 하지?’

 

 그녀는 제 목에 걸린 목걸이를 꼭 쥐었다.

 

 생명의 나무인 ‘로메인’의 나뭇잎이 달린 목걸이. 그 나뭇잎은 다친 이들을 치료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본래는 싱싱했을 나뭇잎이 지금은 메말라 있었다.

 

 ‘너무나 많이 남용했어.’

 

 이곳 에니타스가 갑자기 블러드 필드로 변하기 시작하면서 이상한 괴생명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크리처’라고 불리는 끔찍한 형상을 한 괴 생명체들은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죽이기 시작했다.

 

 이곳 에니타스의 다섯 수호자 중 하나였던 엘리네. 그녀는 이 참상을 지켜만 보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지만…

 

 ‘결국은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어….’

 

 엘리네는 질끈 입술을 깨물었다.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고 한들 내 앞에서 살려 달라 손 내미는 사람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

 

 “잠깐만 기다려요.”

 

 그녀가 로메인의 목걸이를 들어 남자를 치료하려 할 때였다.

 

 “그만.”

 

 반스타인의 미간이 구겨졌다. 그는 엘리네를 붙든 남자를 저 멀리 떨어트렸다.

 

 “쓸데없는 곳에 낭비할 여력 없다.”

 

 “반스타인…!”

 

 “쉿. 항상 그대의 말이라면 들어왔지만 더 이상은 들어줄 수 없어.”

 

 반스타인은 항상 매몰차다. 그의 이성적인 판단으로 위험한 고비를 넘겨온 건 사실이다. 그러나 눈앞에 자신들이 사랑하던 백성들이 죽어가고 있는 와중에도 득과 실을 계산한다.

 

 ‘어떻게 해야 하지…….’

 

 로메인의 목걸이의 사용 가능한 횟수는 예상컨대 1번. 이 남자에게 힘을 사용하고 난다면, 아마도 나뭇잎은 바스라질 것이다.

 

 ‘죽어가는 생명을 눈앞에 두었을 땐, 무슨 일이 있어도 외면해선 안 된다고 스승님께서 말씀하셨어.’

 

 입술을 질끈 깨물던 엘리네의 앞으로 순간 두 가지의 선택지가 떠올랐다.

 

 「 1. 남자를 구하자. 위기에 처한 사람을 외면할 수는 없어. 」

 

 「 2. 반스타인의 말이 맞아. 이 힘은 아껴두어야만 해. 」

 

 고민하던 엘리네는 결국 1번을 택했다.

 

 “자, 이리 와요!”

 

 엘리네는 남자의 상처 입은 팔을 붙들었고 반스타인은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윽고 로메인의 나뭇잎에서 녹색의 강한 빛이 흘러나와 남자의 치명상을 치료하던 순간.

 

 “으윽……으…….”

 

 남자가 괴로움에 가득 찬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왜 그러지? 치료는 잘 끝났을 텐데. 설마 다른 부위에도 상처를 입은 건가?’

 

 생각하던 순간이었다.

 

 “물러나!”

 

 반스타인이 남자를 밀쳐내고 엘리네를 제 품에 끌어안았다.

 

 “저건 인간이 아니야.”

 

 괴사가 진행 되던 남자의 팔에서 돌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저 자는 이미 크리처가 되어버렸다.”

 

 남자는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아, 아니야… 나는…!”

 

 그 순간 남자의 목이 꺾였다.

 

 우지끈, 나무 부러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그의 등이 직각으로 꺾였다. 그렇게 비틀대던 것도 잠시.

 

 “크으으… 으아악!!”

 

 순간 크리처로 변한 남자가 엘리네를 향해 달려들었다. 미처 피하지 못한 엘리네가 질끈 눈을 감았다. 그러나 통증은 느껴지지 않았다.

 

 “얌전히.”

 

 남자를 막아선 건 반스타인의 검이었다. 푸른색의 마석이 박힌 그의 검이 서늘한 빛을 내고 있었다.

 

 “죽어라.”

 

 반스타인의 검이 괴물로 변한 남자의 머리를 날려버렸다. 그것은 저만치 날아가 바닥에 떨어졌다. 다리에 힘이 풀린 엘리네가 바닥에 주저앉던 때였다.

 

 “으윽…….”

 

 “반스타인?!”

 

 반스타인의 팔에 피가 철철 흐르고 있었다. 남자가 달려들던 순간 그를 공격한 것이었다.

 

 “아, 안돼….”

 

 “……난 괜찮다.”

 

 그는 고갯짓으로 위태로운 외나무다리를 가리켰다.

 

 “어서 저길 건너.”

 

 “당신 혼자 놔두고는 못 가요. 안 가요!”

 

 “호들갑 떨지 마.”

 

 반스타인은 귀찮다는 듯 엘리네를 밀어냈다. 그러나 괴로운 듯 이를 꽉 깨문 모습에서 그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알 수 있었다. 크리처에게 물린 상처는 어느새 괴사가 진행 중이었다.

 

 ‘내가. 내가 섣불리 치료하지만 않았더라면…!’

 

 엘리네는 로메인의 목걸이를 붙들었다. 이미 나뭇잎은 완전히 바스라져 형체도 보이질 않았다.

 

 “멍청아, 난 변하지 않는다. 청혈의 검이 있잖아.”

 

 푸른색의 마석이 박힌 검이 그의 옆에서 우우웅 진동하고 있었다. 그 푸른색의 마석은 성스러운 기운을 품고 있는 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반스타인이 크리처로 변하기까지는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다.

 

 “조금만 기다려요. 빛의 방울을 구해올게요!”

 

 “……그래. 조심해.”

 

 엘리네는 외나무다리를 건너기 시작했다. 저 너머에 빛의 방울을 모아둔 창고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빛의 방울만 있다면 생존에 필요한 아이템들을 구입할 수 있다. 그 중에 치료약이 하나라도 있을 것이다.

 

 ‘윽. 다리가 너무 위태로워.’

 

 외나무다리는 금방이라도 줄이 끊어질 듯 했다. 거센 바람까지 불고 있어서 앞으로 나아가기란 더욱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반스타인을 살리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조금만, 조금만 더…’

 

 엘리네가 다리를 거의 건너던 때였다. 순간 눈앞에 거친 흑색의 모래 바람이 훅, 불어왔다. 그녀가 질끈 눈을 감았을 때.

 

 “엘리네!!!”

 

 반스타인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을 때는…

 

 “잘되었군, 제 발로 건너 주다니.”

 

 온통 새카만 옷을 입은 남자가 서 있었다.

 

 “다, 당신은…….”

 

 “그대는 에니타스를 받드는 신관이니 예언을 잘 알겠군.”

 

 눈처럼 시린 백발에 피처럼 붉은 눈.

 

 “에니타스는 멸망할 것이다.”

 서늘한 한기를 내뿜는 남자가 검을 뽑아들었다.

 

 “지하세계로 추방 된 자.”

 

 남자의 검이 단칼에 엘리네를 베어버렸다.

 

 “그대들이 그토록 두려워하던, 나에 의해.”

 

 그것이 그녀의 귀에 마지막으로 들린 말이었다.

 

 [배드 엔딩 : 예언을 실현하는 자]

 

 검정 바탕에 붉은 글씨가 떠올랐다.

 

 ‘띠리리링’

 

 이내 눈앞의 세상이 바뀌었다. 게임 속을 비추던 화면이 게임 시작 화면으로 바뀌었다.

 

 “……지은 씨. 이게 엔딩이에요?”

 

 “네, 그렇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243가지의 엔딩 중 하나죠.”

 

 “지금 죽어가는 사람 살리려는 선한 선택을 내렸잖아요. 그런데 왜 죽는 거죠?”

 

 “위험한 상황에서 내 앞가림도 못하는 사람이 남을 구하려다가는 죽는 게 현실이니까요.”

 

 순간 회의실이 숙연해졌다. 생강 씹은 얼굴을 하고 있던 본부장이 지은을 향해 물었다.

 

 “그럼 내가 만약에 2번, 반스타인의 말이 맞아를 선택하면 어떻게 되는 거죠?”

 

 “아, 남자를 외면하는 쪽을 선택하면 분노한 남자가 엘리네를 물어버립니다. 결국 엘리네가 크리처가 되는 결말이죠.”

 

 “그건 왜 그렇게 한 거죠?”

 

 “자기만의 판단력 없이 휘둘리잖아요. 죽어야죠.”

 

 또 다시 회의실이 숙연해졌다.

 

 “그럼 해피엔딩은 어떻게 보는데요?”

 

 “아, 전에 말하셨던 피드백에 유의해서 넣었습니다. 엔딩 부분에서 과금을 유도하라고 말씀하셨잖아요. 그래서 포인트를 조금 바꾸었습니다. 유저가 현질을 할 경우, 로메인의 목걸이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로메인의 목걸이를 구입하면 숨겨져 있던 선택지가 열려요.”

 

 “뭐, 현질. 좋아요. 우리도 돈 벌려고 게임 만드는 거니까. 근데 말이야. 언제 내가 과금 유도를 하라는 피드백을 했다고 그래요?”

 

 “예? 분명히 전에 말씀해주시기를…….”

 

 “자기가 잘못 알아들은 거겠지. 엔딩 수정해서 오늘 다시 보내요.”

 

 “오늘이요?!”

 

 “아. 그리고 캐릭터들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요. 지금 이게 뭐야, 이게. 재미가 없잖아.”

 

 ‘콰앙!’

 

 이내 회의실 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닫혔다. 지은은 멀뚱멀뚱 닫힌 문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제 곁의 동기에게 조용히 물었다.

 

 “……야. 저 새끼가 분명히 2주 전에는 오케이 했냐, 안 했냐?”

 

 “했지. 유저들 돈 끌어 모을 좋은 아이디어라고 백 번 말했지.”

 

 “근데 갑자기 왜 저래 저 새끼.”

 

 “우리 모회사 있잖아. 걔네가 저번 주에 대대적인 QA 들어갔었대.”

 

 “이런, XX.”

 

 지은의 입에서 욕설이 튀어나왔다. 동기는 말없이 그녀의 어깨를 툭툭 쓸었다.

 

 *

 

 회의가 끝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퇴근 시간인 7시가 지났다. 그러나 지은은 아직 남아 스토리를 수정하고 있었다.

 

 ‘이래라 저래라. 도대체 무슨 장단에 맞추라는 거야? 이놈의 회사 일. 진짜 더러워서 못 해먹겠네. 직업 관례라면서 야근 수당도 안 주는 더러운 게임 업계.’

 

 지은은 자신이 만든 스토리의 구조를 싹 다 갈아엎고 있었다.

 

 ‘뭐? 엔딩 수정해서 오늘 다시 보내요? 말이 쉽지. 엔딩 하나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선택들을 수정해야 하는지 알기는 아냐?’

 

 그렇게 정신없이 엔딩을 수정하던 중, 문득 자신이 만든 캐릭터들이 눈에 띄었다.

 

 주인공, 엘리네.

 

 남주, 반스타인.

 

 서브 여주, 아그니스.

 

 서브 쌍둥이, 시니어와 로니.

 

 그리고 이 세계의 악역인 지하 세계의 지배자, 체르노.

 

 “……너네도 이젠 수정 되는 거 지긋지긋하겠다.”

 

 그녀는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나도 너네 수정하기 싫은데. 그냥 지금 이대로가 좋은데. 근데 어떡하겠냐. 자꾸 더 매력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데.”

 

 하아아. 지은은 커다랗게 한숨을 내쉬었다.

 

 “인생. 진짜 다 망해버렸으면.”

 

 그러나 그때 지은은 알지 못했다.

 

 「 ‘블러드 필드에서 탈출하는 방법’ 프로젝트 홀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팀원들은 당분간

 

 시대에 맞지 않는 캐릭터성과 유저를 고려하지 못한 BM 설계로 출시가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사원 여러분들은 메인 프로젝트인 ‘러브 로맨스’에 많은 관심과 애정 부탁드립니다. 」

 

 다음 날, 지은의 마음을 엎어버릴 메일이 도착할 것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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