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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비꽃이 핀다
작가 : 지현시
작품등록일 : 2020.9.1

아이돌 연하남과의 간질간질 로맨스.

 
너는 꼭 손거스러미 같아
작성일 : 20-09-30 17:49     조회 : 286     추천 : 0     분량 : 4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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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고등학교 때 두어 번. 스무 살 여름 이후론 여자친구 안 만들었어요. 미랠 걱정하느라 여유가 없었달까…?”

  “이 얘기, 왜 꺼내는 거야? 너만 과거 있냐, 여자 이우신은 나도 있다? 아님… 네 그 풋풋한 첫사랑에 질투해 주길 원해?”

  “사람이 왜 이렇게 꼬였어.”

  따콩, 꿀밤 한 댈 먹이더니 건은 배시시 웃었다.

  “아…!”

  불의의 공격에 이수는 이마를 매만지며 그를 째려봤다.

  “그냥… 말해 준다 그랬으니까. 난 딱히 숨길 이유가 없으니까.”

  “어쭈.”

  이수의 반응을 즐기며 건은 그녀의 한 손을 잡아 끌어다 깍지를 꼈다.

  “…누구 사귀는 거 처음 아니지만, 근데 나는… 당신이 첫사랑인 거 같아요.”

  “뭐…?”

  “친구들한테 뒤처지는 게 싫어서, 외로워지기 싫어서. 적당히 예쁜 애, 적당히 좋은 애… 그랬거든. 사랑은 아니었던 거 같아. 응, 당신이랑은 비교 자체가 불가야.”

  설렘 가득한 얼굴로 제 손을 쓰다듬는 건을 이수는 지그시 바라봤다.

  “첫사랑… 이라고….”

  난 별로, 글쎄 별로… 안 달가운데, 그거.

  고갤 든 건과 눈이 마주치자 이수는 속엣말을 삼키며 가벼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손가락… 길고 가늘어. 나도 한 섬섬옥수 하는데… 팬들한테 손 예쁘단 소리 엄청 듣는다?”

  오물딱쪼물딱, 제 손을 열심히 탐구하고 있는 건을 보며 이수는 나지막한 음성을 흘려 보냈다.

  “너는 꼭 손거스러미 같아.”

  묘한 표현에 그는 얼굴 위로 물음표를 띄웠다.

  “자꾸 신경 쓰이고, 닿으면 쓰라리고… 잘라내고 싶어도 영… 쉽지가 않아.”

  “그거, 과거형이어야 하는 건데?”

  “어…?”

  그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말실수, 했다.

  “나 왜 잘라내, 혼날라고.”

  “어 그래, 과거형. 과거형이야, 말이 잘못 나왔어.”

  거짓말 티가 났는지 바로 의심의 눈초리가 이수를 향했다.

  혐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수는 재빨리 새로운 화젯거릴 던졌다.

  “혹시… 네가 데뷔하면 우리 어떻게 되는 걸까, 그런 생각해 본 적 있어?”

  “나랑 이렇게 지내는 거… 힘들어요?”

  이수는 말을 아꼈다. 무심한 긍정도 섣부른 부정도 하기 어려웠다.

  “…힘들구나. 힘든 거구나.”

  빠르게 어두워지는 그의 표정에 그녀는 가슴이 미어졌다.

  무거운 고민은 제 몫이어야 한다. 공으로 먹은 나이가 아니니.

  “팬이랑 나, 둘 중에 누가 더 소중해?”

  그는 이런 농담 같은 물음이면 충분하다.

  “팬.”

  “너무해, 망설이는 척이라도 해주지?”

  “그러니까 서이수는 내 팬 해요, 죽을 때까지.”

  “…뭐?”

  “기왕이면 열성팬으로다가. 분발 좀 하지, 어?”

  “까분다, 또.”

  그래, 알았어 그럼 될 일을 부끄러움을 감추려 마음에도 없는 소릴 한다.

  “노아, 공준, 또 누구? 암튼, 당장 삭제하고 나만 파요.”

  “하.”

  “개인 소장할 사진은 있어요? 몰래몰래 좀 찍고 그래요. 그러기 얼마나 좋은 환경이냐구, 이게.”

  “후회할 텐데? 열성을 넘어 극성이 될 수도 있어.”

  “어떻게?”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건에게 슬쩍 다가가 팔짱을 꼈다.

  “건 오빠.”

  한껏 귀엽게 내뱉은 ‘오빠’ 소리에 웃음이 새려 했다.

  “다른 여자들한테 눈길 주고 그러지 마요. 내 대포 카메라에 한 번만 더 찍혔담 봐, 진짜 대포를 날려주겠어.”

  “무서워라.”

  “무서운 얼굴이 뭐 이래.”

  바보 같은 웃음 뒤에 던지는 한 마디. “좋아서.”

  “…변태 맞나 봐. 어떡해?”

  이수를 끌어안으며 건은 어리광을 피웠다.

  “서이수가 나더러 오빠라 그러는 것도 좋구… 딴 여자 질투하는 것도 좋구… 진짜 어떡해, 나?”

  너의 그 다정한 목소리에 기대 잠시 쉬어갈 테야.

  그러니 내게 더 많이 속삭여 주렴.

  다른 목소리가 찾아와 날 괴롭히려 들걸랑 잠잠해지라 혼을 내도 좋아.

  이 시간은 오롯이 다 네 것이야.

  가만가만 드는 생각조차 네 허락 없인 마음에 들이지 않을래.

 

 

  * * *

 

 

  죽을 때까지 제 팬이어야 한단 건의 저주에 걸려도 제대로 걸린 모양이다.

  “안녕하세요, 이건입니다.”

  성원해 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영상으로나마 전하는 건을 지켜보며 녀석, 방싯방싯 잘도 웃네 쳇, 그러고 있다.

  “제 취향을 아시고 딱 하늘색 연습복을 선물해 주셨는데… 고이 잘 입고, 연습 열심히 해서 더 좋은 무대 보여드리겠습니다.”

  저화질로 올리라고 말을 넣어볼까? 싶다가도 피디씩이나 돼서 그럼 안 되지, 암. 그러면서 발길을 돌리려는데 띵동, 하고 문자가 왔다.

  —너 언제 시간 나. 엄마가 반찬 갖다 주라는데.

  친언니, 서이현이었다.

 

 

  * * *

 

 

  “여기서 뭔 아이스 아메리카놀 찾아. 나가, 카페 가 먹자구.”

  “아, 귀찮아. 없음 믹스 커피라도 타 와.”

  “하… 내 귀찮음이 중하면 남의 귀찮음 중한 줄도 알아야지.”

  “반찬 싸들고 집에 온 언니한테 매정하게 이럴래? 어?”

  어쩔 수 없이, 이수는 커피포트에 물을 따라 넣었다.

  “가져와도 안 먹어 버리기 일쑤라니깐.”

  “너네 엄마가 누구 말 듣는 사람이냐고.”

  이수는 한숨을 푹 내쉬며 찻잔을 꺼냈다.

  목이 칼칼한 게 또 부은 듯싶었다. 잘 되었다, 이참에 얼음물로 붓기를 좀 빼야겠다.

  “왜, 목 아파 또?”

  흠흠, 목 가다듬는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현이다.

  “목감기, 내 배냇병인데 뭘.”

  “그게 다 초유를 못 먹어 면역력 약한 탓이라니까? 잠 못 자고, 잘 못 먹고 그럼 병이 좋다고 달려들지, 기회는 찬스다 하고.”

  또 시작이다, 저 잔소리. 어째 결혼하고 더 심해진 거 같다.

  “쯔쯧… 피디 때려치우랬잖아, 글쎄.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부르르 끓어오른 뜨거운 물을 잔에 따르며 이수는 언니의 잔소릴 못 들은 척했다.

  그녀는 탁, 소리 나게 찻잔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으며 자리에 앉았다.

  “결혼하니 좋으냐?”

  “좋긴 뭐가 좋아, 이제부터 고생길이 구만리구만.”

  “뭐래.”

  “주례사 부탁하러 간 날, 은사님 말씀… 사랑해서 결혼하는 게 아니라, 결혼했으니까 사랑하는 거란다.”

  “심금을 울리네.”

  “이 인간이 이런 면도 있었나, 날마다 서프라이즈다. 남자들은 결혼하면 세상에 둘도 없는 효자된다던데… 얘, 나 그 말 너무 이해되는 거 있지?”

  피식 웃으며 이수는 커피 한 모금을 목 뒤로 넘겼다.

  “너는 누구… 없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언니에게 건 얘길 꺼냈단 미쳤다 소릴 들을 게 뻔했다.

  “산부인과 검진 갔다 그 생각 들더라고. 서른도 훌쩍 넘어, 저는 아직 남자 경험이 없으니 조심해 주세요. 그거 너무 비참하지 않니?”

  “언니!”

  “검사 받을 거 있음 미리미리 해,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별… 별소릴 진짜….”

  변함없는 이현의 직설화법에 이수는 혀를 내둘렀다. 저래가지고 남잔 어떻게 꼬셨는지 불가사의다.

  잠시 동안, 커피 마시는 소리만 오가고. 이수는 얼음을 입 안에 넣어 굴리다, 어금니 저편에 잘 놓아두고 말문을 뗐다.

  “언니는… 누가 언니 때문에 뭔갈 잃을지도 모른다면 어떨 거 같아?”

  “어디 투자처 소개했다 말아먹었어?”

  “그런 건 아닌데… 아니, 비슷해! 리스크가 꽤 큰데, 근데도 그냥 가겠대. 말려야 할까? 말려야겠지?”

  “네 돈도 아닌데 뭘 그렇게 고민하고 앉았어.”

  “어…?”

  “어느 쪽이든 그 사람 선택인 거야, 쪽박을 차든 대박을 치든.”

  그럴까. 선택에 따른 책임을 지는 건 어른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그러니 망하든 말든 내 알 바 아니라고 그래 줄까?

  “웬 나 때문? 웃기지도 않게 무슨 나 때문? 너 너무 자의식 과잉이야. 자기가 보면 골 먹힌다고 월드컵 경기할 때 꼭 방에 들어가 있고 그랬잖아, 너.”

  “그랬나… 내가…?”

  “걱정할 것도 쎘다… 너나 잘해.”

  실소를 터트리며 이수는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응… 알았어.”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하… 여인에게서 태어난 사람은 생애가 짧고 걱정이 가득하며….”

  이현은 커피잔을 들어 올리며 성경의 한 구절을 읊었다.

  “그는 꽃과 같이 자라나서 시들며, 그림자 같이 지나가며 머물지 아니하거늘….”

  가만히 듣고 있는데 지이잉, 테이블 위에 올려둔 핸드폰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0709]

  머릿속에 새겨져 절대 지워지지 않는 끝 번호 네 자리.

  이우신, 그 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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