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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비꽃이 핀다
작가 : 지현시
작품등록일 : 2020.9.1

아이돌 연하남과의 간질간질 로맨스.

 
달콤한 접선
작성일 : 20-09-30 17:17     조회 : 273     추천 : 0     분량 : 3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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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준비했던 부모님 영상을 보여주고, 몇몇 가족들을 깜짝 초대해 아이들 눈물을 쏙 빼놓았다.

  이수 역시 카메라 뒤에서 감동의 눈물을 조금 흘렸다.

  덕분에, 낮에 녹음실에서 우신을 만난 일로 물에 젖은 솜처럼 무거워져 있던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잠깐만요.”

  촬영이 끝나고, 오랜만에 본 가족들을 만나 분위기가 어수선해진 틈을 타 건은 막 복도로 나온 이수를 불러 세웠다.

  “얘기 좀 해요, 우리.”

  우신에 대해 묻고 싶은 거 투성이일 거다, 뻔하다.

  상처뿐인 사랑, 제가 알아 좋을 게 뭐야.

  대화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가슴 한편, 건은 영영 그 사람에 대해 몰랐음 싶었다.

  “서이수…!”

  그때 감사하게도 등 뒤에서 이수를 부르는 한 작가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한달음에 두 사람 곁으로 다가간 그녀가 이수의 팔을 잡아 어디론가 끌었다.

  “할 얘기 있어, 일루와 봐.”

  우선권, 그거 나한테 있는데요. 그렇게 한 작가에게 대들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난처해할 이수 생각에 건은 쉬이 나서지 못했다.

  “어….” 우악스럽게 끌고 가는 한 작가를 따라 이수는 멍청한 얼굴로 건에게서 멀어져 갔다.

  연인을 허무하게 놓친 건은 머쓱하게 뒷머리를 긁었다.

  “…너무하네.”

 

 

  * * *

 

 

  잠시 본사에 들렀다 밤에 다시 센터로 돌아온 이수는 책상 위에 있는 두루마리를 발견했다.

  “뭐예요, 이거?”

  대성이 힐끗 보더니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어, 롤링 페이퍼. 우리한테도 썼더라고.”

  도르르 굴려 종이를 펼쳐 보니 다양한 글씨체로 빼곡히 써 있는 감사 인사들이 눈에 들어왔다.

  대상포진 패밀리 재진과 짓궂었던 몰카 삼인방, 은조, 도경, 원해.

  이수가 화장해 준 다음 날 피부가 다 뒤집어졌었다 농을 친 무강.

  감히 제 노래에 대한 평가를 적어 넣은 재선과, 그 밑에 형을 따라 앵콜! 섹시 서이수 등 감상평을 적어 넣은 제이슨.

  아찔했던 드론 사고, 뒤늦은 사죄를 구하는 가람까지.

  피식피식 웃음이 새어 나오다가, 코끝이 찡해지다, 다시 또 녀석들… 하며 웃었다.

  —서 피디님, 이건입니다.

  건이 쓴 글에 다다른 이수는 제법 진지한 얼굴이 되었다.

  뭐라 썼는지 궁금하면서도, 읽기 전부터 괜스레 울컥해 한 줄 한 줄 내려가는 시선이 굼떴다.

  —그동안 저희 잘 챙겨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여러 사람이 쓰는 편지라 말투가 전에 없이 점잖았다.

  —이 프로그램 끝나도, 피디님과 아주 안녕은 아닐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려구요.

  “…울겠다?”

  “아, 선배는….”

  대성이 언제부터 저를 지켜보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이수는 눈이 가려워 비비는 척하며 발뺌을 했다.

  —건 올림.

  애걔… 이게 끝? 내심 아쉬운 마음을 옅은 미소로 날리려던 이수의 눈에 이상한 그림 하나가 들어왔다.

  …계단?

  암호 해석하듯, 그림의 의미를 유추해가던 이수가 갑자기 손목에 찬 시계를 확인했다.

  그리고는 다급히 밖으로 뛰쳐나갔다.

  “야, 어디 가!”

  이수가 내팽개쳐 놓고 간 롤링 페이퍼, 그 한쪽 귀퉁이에 그려진 계단 그림.

  —기다릴게, 서이수.

  의 다른 표현.

 

 

  * * *

 

 

  우다다다 계단을 뛰어 올라가 비상구 문을 벌컥 열고 나갔다.

  “하아… 하….”

  없다. 그의 메세지를 너무 늦게 봐버린 탓이다.

  핸드폰 압수하지 말걸. 부정행위만 없었음… 아, 그 부정행위, 이건 녀석이 주인공이었지 참.

  숨을 고르며 그녀는 허탈한 마음을 달랬다.

  내려가려고 다시 뒤를 도는데,

  “어? 서이수다.”

  건이 문을 열고 나타났다.

  “…갔는 줄 알았어.”

  “추워서요. 담요 가지러 갔다 왔어.”

  건은 보란 듯이 담요를 쭉 펼치며 씨익 웃었다.

  그 사랑스러운 모습에 덩달아 바보같이 웃고 있는데, 담요를 어깨 위로 둘러주더니 그대로 부드럽게 안는다.

  “하마터면 엇갈릴 뻔했다.”

  “…응.”

  “여름 밤, 차가운 바람, 망해라.”

  “뭐야, 그게.”

  실없이 웃으며 그의 허리를 팔로 안는데… 말랐다. 다이어트 한다더니, 비결이 뭔지 묻고 싶게 말랐다.

  “얼마나 기다렸어, 많이 기다린 거야?”

  “아니.”

  살이 빠져 그런가 쿠션감이 영 별로다.

  딱딱한 그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후, 깊게 숨을 내쉬었다.

  “할 말이 그렇게도 없던? 다섯 줄이 뭐야, 다섯 줄이.”

  “하고 싶은 말은 만나서 하면 되는데 뭐…. 대신 그림 그렸잖아. 아무도 모르게 하려고 내가, 어?”

  “으유… 잔머리 대마왕.”

  계단 그림 밑에 그린 미니 슈퍼카, 번호판에 적어 넣은 ‘2N 1004’, 그 숫자 사이에 교묘히 찍어둔 점. 10시 04분, 아지트에서 보잔 밀어였다.

  “눈치 제로 서이수, 못 푸는 수수께끼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철없는 모리아티한테 질 순 없지.”

  “자긴 셜록이고?”

  건의 품 안에서 이수는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어… 그럼 바이올린도 잘 켜겠네? 피디 님은 못 하는 게 뭐야.”

  익숙한 농담에 이수가 입술을 앙 물고 건의 옆구리를 꼬집었다.

  “아, 아파요!”

  “아프면 팔 풀고 도망을 가.”

  “미쳤어요? 곧 죽어도 서이수지.”

  그가 더 꽉 안으며 말했다.

  미련한 청개구리, 이수는 행복한 미소를 그의 가슴팍에 듬뿍 묻혔다.

  그녀는 생각했다. 이렇게 시답잖은 소리나 하며 밤새 안고 있었으면 좋겠다고.

 

  “응… 옛날 남자친구였구나….”

  하나 소망과는 달리, 계단에 걸터앉고부터 본격적으로 서이수 청문회가 시작되었다.

  “오래 사귄 거예요?”

  “아니, 그렇게 오랜 아니야.”

  “많이 좋아했죠. 아직도 그렇게 미운 거 보면,”

  “넘겨 짚지 마. 설령 그렇대도 과거는 과거, 이우신은 네 상대 아니야.”

  “이우신은? 그럼 누구, 딴 놈 또 있어요?”

  “있지, 그럼. 노아 센티네오, 사카구치 켄타로, 공준… 모두들 내 마음속에 저장했는데?”

  “하.”

  “용량 꽉 차, 맨날 알림 뜨잖아. 저장 공간이 부족합니다. 계속 사용하려면 저장 공간을 업그레이드 하십시오.”

  그리고는 어린아이처럼 까르르 웃었다.

  건은 그 웃음에 전염 돼, 기가 차 하면서도 웃음을 터트렸다.

  “아… 바람 시원하다.”

  “그러게, 안 망했네 아직?”

  건의 마음을 가볍게 해주려 되도 않는 유머를 시도했는데 다행히 먹힌 모양이다.

  그 사람이 너랑 나, 우리에 대해 알아.

  “별 진짜 없다… 못 쓰겠네, 서울.”

  이우신은 내게 널 정리하라고, 그게 맞는 거라고 그랬단다.

  웃는 얼굴과는 어울리지 않는 눈물이 차올라, 이수의 눈동자가 별보다 더 반짝이고 있음을 건은 미처 알지 못했다.

  나는 언제까지 널 고집할 수 있을까. 미안해지기 시작한 내 사랑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툭, 떨어진 눈물 한 방울을 급히 훔치며 이수는 건을 따라 하늘을 올려다봤다.

  “…망해라,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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