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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13번째달_1부 푸른바다 이계의 아이들
작가 : higgs
작품등록일 : 2020.9.30

한 남자의 의문스러운 죽음.
그 죽음에 얽힌 수수께끼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든다.
미궁속에 빠진 사인과 그에 얽혀있는 이계의 존재들이 베일에 싸인 모습을 드러낸다.

 
10화. 자장가
작성일 : 20-09-30 17:04     조회 : 254     추천 : 2     분량 : 5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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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의 문수사

 3시간째 침묵만을 지키던 차 안에서 가연이 입을 열어 침묵을 깼다.

 “거의 다 왔죠?”

 잠에서 깨어난 가연은 피곤한 얼굴로 말했다.

 “더 자. 어제 신지핌 때문에 잠도 못잤다며..”

 민석이 말을 아꼈다.

 “그새를 못참고 양평댁 아줌마가 일렀구나.”

 가연이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네가 다 아는건 정상이고, 내가 알아내는 건 싫어?”

 민석이 부드럽게 대꾸하며 가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가연은 싫지 않은 듯 기분 좋게 웃었다.

 “그래야 공평한 건가. 오빠 생일은 금새지?”

 민석은 편안한 얼굴로 웃으며 가연을 마주 봤다.

 “멀었어. 연말이야. 네가 안챙겨도 친절한 양친들이 열댓 명의 신부 후보들과 함께 파티를 여실텐데.. 이번에도 네가 와서 날 도와줘야지.”

 침착한 민석의 목소리에는 피곤함이 묻어 있었다.

 “당연하지!! 내가 아니면 누가 구해주겠어. 오라버니 나 없음 어쩔 뻔 했어.”

 가연이 밝은 목소리로 대꾸했다.

 

 “도착했습니다. 박사님!”

 운전기사인 경석이 뒷자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오늘 점심은 제시간에 먹게 해다오.”

 민석이 말했다.

 “그건 내 맘대로 안되는거 알잖아요. 오늘은 그녀와 할말이 많아요.”

 시간에 맞춰 주지 스님이 다른 스님과 함께 멀리서 다가오고 있었다.

 

 “어서오시지요. 보살님~!”

 “그 동안 평안하셨어요. 주지스님~!”

 주지 스님과 가연이 합장을 하며 인사를 주고받았다.

 민석은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그들이 인사하는 사이에 가연의 얼굴이 붉게 변하더니 빠르게 대웅전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오신 걸 알고 벌써 부르시는 모양입니다.”

 뛰어가듯 걸어가는 가연의 뒷모습을 보며 주지스님이 인자하게 미소지었다.

 뒤에 서 있던 운전기사 경석이 선물 상자와 과일 바구니를 들고 다가왔다.

 “주지스님께서 부디 저의 동생을 잘 이끌어 주십시오.”

 민석이 정중하게 말했다.

 “제가 오히려 보살님께 배우고 있습니다. 시주님은 저와 차나 한잔 하시지요.”

 주지 스님이 편안하게 웃으며 말했다.

 운전기사가 선물을 다른 스님에게 내밀었다.

 “그러실 것 같아 제가 한과와 과일을 준비했습니다.”

 민석이 예의를 갖추며 말했다.

 “오늘 제가 호사를 하겠군요. 어서 드시지요!”

 주지 스님이 선물을 바라보며 기쁜 얼굴로 말했다.

 두 사람은 안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걸어가는 도중 김 박사의 전화벨이 울리고 연구실인 것을 확인한 뒤 전화를 받았다.

 “김민석입니다.”

 ‘...’

 “정말인가? 그렇다면 확실하겠군. 알겠네.”

 한번 더 확인하듯 물으며 김 박사가 말했다.

 조금 떨어진 채 서서 지켜보던 주지스님이 다가왔다.

 “좋은 소식인가봅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렇습니다.”

 김 박사의 얼굴에 미소가 다시 스쳤다.

 “웃으시는 걸 보니 기쁘네요.”

 “제가 그랬습니까? 세상은 넓고 존재도 많은 모양입니다. 혹시 부처님께서는 인어를 보신적이 있을까요?”

 주지 스님에 눈이 커졌다.

 “네?”

 “아닙니다. 들어가시죠.”

 민석은 기대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한적한 커피숍

 한낮인데도 손님 없이 한가로운 커피숍에는 어린 여직원이 규성에게 인사를 했다.

 주문대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 한 후에 규성은 카페 내부의 자리를 천천히 둘러본 후 출구에서 가깝지만 사람들에 눈에 띄지 않는 구석진 자리에 앉았다.

 

 커피가 나오자 규성은 차가운 커피를 한 모금 마신 후 다시 자리를 둘러봤다.

 자신의 자리로 돌아오려는데 여경이 문을 열고 들어섰다.

 “오빠~”

 “이리 와! 뭐 마실래?”

 “난 뜨거운 라떼? 유정씨는 뭘로 할래요?”

 여경이 다정한 목소리로 유정에게 물었다.

 “전 물이면 되요.”

 유정이라 불린 여자가 여경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게 말했다.

 규성이 재 주문을 한 후 원래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테이블에 모두 둘러 앉자 여경이 방실거리며 말했다

 “여기 유정씨는 최 선배의 그녀야. 나랑 달리 깨끗한거, 정리하는거, 요리하는거 좋아하는 아주 여성적인 분이셔. 그러니깐 지금부터 거친 언어는 삼가해 줘!”

 여경이 자조적인 어투로 시작해 정색하며 말을 마쳤다.

 “난 원래 타고나길 인테리 젠틀맨이란다. 그렇게 호도해도 유정씨는 안 믿을거야. 그렇죠? 유정씨?”

 규성이 능글맞게 웃으며 말했다.

 두 사람을 바라보던 유정이 슬그머니 웃었다.

 “두 분이 정말 친하시죠?”

 “이런 왈패랑? 무슨말이예요?”

 “절대 아니예요!”

 규성과 여경이 정색하며 말했다.

 

 “커피 나왔습니다.”

 카페 여직원이 말하자 규성이 일어나서 여경에게 커피를 가져다 줬다.

 “여경이네서 지내기 불편하셨죠? 아니 많이 불편했죠. 이제 좀 더 안전하고 편안한 곳으로 옮겨드리려고 하는데 어떠세요?”

 규성이 친절하게 말했다.

 “전 상관없어요.”

 유정이 작은 목소리로 들릴 듯 말 듯 이야기했다.

 “언니. 전 서운해요.”

 여경이 유정의 팔에 얼굴을 가져다 대며 말했다.

 “그럼.... 집 좀 어지르지 말고 제대로 사용해 줄래요?”

 유정이 여경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아;;; 그건 좀.... 노력해볼게요.”

 여경이 머뭇거리다 마지못해 대답했다.

 “그럼 일어나시죠?”

 규성이 둘의 모습을 웃으며 지켜보다 말했다.

 “오빠? 정말 김 박사가 괜찮데?”

 “당연하지! 가시죠?”

 

 #서울 외곽 김 박사의 집

 퇴근하자마자 집으로 돌아 온 민석은 루틴처럼 런닝머신에 올라 2시간을 쉬지 않고 뛰었다.

 그리고 샤워를 마친 후 주방으로 가서 단백질 파우더와 과일을 넣어 스무디를 만들었다.

 대략 800리터 정도 되는 쥬스를 들고 서재로 들어서서 학회에 보고 할 논문을 펼쳤다.

 

 그때 “띵~동!”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잠시 고민하던 민석은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로 나갔다.

 인터폰에서 규영의 얼굴을 본 민석은 무시할까 잠시 망설였지만, 이내 포기한 듯 버튼을 눌렀다.

 “뭡니까?”

 “얼굴 보고 말합시다. 이렇게 길에 세워 두다니.. ”

 규성이 궁시렁거리는 중에 ‘땅’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진즉에 좀 열어 주지! 하여튼 시베리아!!”

 규성이 투덜거리며 앞장서서 들어갔다.

 뒤따르던 유정은 규성의 뒷모습을 보며 몰래 웃었다.

 정원을 지나 현관에 다다르자 민석이 문을 열고 비스듬히 기대어 서있다가 유정을 보더니 몸을 세웠다.

 “여기까지 나온 걸 보니 들어오지 말란거군. 알겠어! 여긴 고유정씨 이쪽은 차가운 김민석 박사님!”

 말을 마치자 마자 규성은 뒤돌아서 나가버렸다.

 

 유정을 지긋히 바라보던 민석은 유정이 들어갈 수 있게 옆으로 비켜섰다.

 민석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뒤따라 들어갔다.

 규성이 무작정 들이 닥쳐서 민석의 집에 밀어 넣듯이 두고 간 여자는 집에 들어와서도 아무런 저항없이 조용히 앉아 있었다.

 “이쪽으로 오시면 됩니다. 주방은 저쪽, 당신 방은 이쪽 입니다. 난 아침에 나가서 저녁 늦게 돌아오니 도망쳐도 상관없습니다.

 참! 여긴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우니 도망 칠 때는 꼭 택시를 부르시는게 좋을겁니다.”

 민석이 조용히 따라오는 유정을 보며 말했다.

 “김민석 박사님 제 이름은 유정이예요. 고유정.”

 유정은 조용히 답한 후 방으로 들어갔다.

 민석은 문을 닫고 돌아서서 서재로 들어갔다.

 

 저녁도 거른채 일에 몰두하고 있던 민석의 귓가에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따라 나선 민석은 게스트 룸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홀려 방문 앞에 이르렀다.

 바닷속에서 들려오는 소리처럼 흐리게 퍼지는 나른한 목소리에 취한 민석이 문에 손을 대자 소리없이 문이 열렸다.

 문앞에는 저녁무렵에 본 유정이란 여자가 방 한가운데에서 흐린 달빛을 뿌리는 창을 향해 앉아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어둠에 익숙해지니 여자의 모습이 달라졌다는 걸 깨달았다.

 아주 길고 까만 머리카락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는 것 같았다.

 그 안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는 민석을 편안한 잠에 빠져들게 했다.

 조용히 바닥으로 쓰러진 민석은 자신도 모르게 태아처럼 웅크린 자세로 잠이 들었다.

 잠든 민석을 감싸듯 노랫소리가 끊임없이 흘러 쌓여갔다.

 

 #시그니엘 서울

 고급스런 인테리어에 유리창 너머로 한강 뷰가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다.

 규성은 바에 앉아 가볍게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조금 후 대머리의 뚱뚱한 사내가 힘겹게 걸음을 걸으며 바로 들어섰다.

 바에 서 있던 직원이 반갑게 인사를 건냈지만 사내는 뭔가 바쁜 듯 바를 둘러 본 후에 규성이 앉아있던 테이블 앞자리에 털썩 앉았다.

 사내는 규성이 들으라는 듯 긴 한숨을 쉬더니 규성에게 바짝 다가갔다.

 “여기까지 찾아 오시면 어떡합니까? 우리 일은 홍콩에서 이미 끝난걸로 아는데...”

 작게 속삭이며 말을 하던 사내는 직원이 다가오자 비굴한 표정으로 말을 흐렸다.

 “난 아주 아주 차갑게 아이스 커피!!”

 사내가 크게 소리쳤다.

 다가오던 직원이 고개를 가볍게 숙이고 자리로 돌아갔다.

 “그래서 내껀?”

 규성이 천연덕스럽게 손을 내밀었다.

 “이걸로 정말 끝인겁니다. 자꾸 이렇게 나타나시면 제가 한강에 시체로 떠오를지도 모른단 말입니다.”

 “벌써 3년이나 지난일인데 누가 알아본다는거야? 진정해!! 자네가 그러면 그럴수록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는 걸 왜 모르나?”

 규성이 능글맞게 웃으며 느릿하게 말했다.

 “그러니까요!! 3년이나 지났는데 왜??? 이러시는거냐구요.”

 뚱뜽한 사내는 연신 땀을 닦아내며 궁시렁거렸다.

 “아우님! 그때는 제가 편의를 봐드렸잖아요. 정말 tiny하고 little한 부탁인데... 심지어 달라는 것도 아니고 하룻밤만 쓴다는 건데 너무하다.”

 규성이 과장된 몸짓으로 사내를 자극했다.

 “햐~ 정말!!”

 사내는 커다란 손을 쟈켓에 넣고 카드 키를 꺼냈다.

 “원하시는 객실이예요.”

 규성이 카드를 받아들려 하자 사내는 카드를 잡고 놓지 않았다.

 “이후로 다시는 볼일 만들지 맙시다. 제발!!!”

 규성이 힘을 줘서 카드를 빼앗자 사내는 ‘쿵’ 소리와 함께 의자로 쓰러지듯 주저 앉았다.

 “고마워요! 아우님 잘쓸게요. 곧 카드 돌려주려 다시 연락하죠.”

 느물거리며 규성이 말하며 걸어나갔다.

 “아니요!! 카드는 프론트에 맡겨 주세요.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구요!!”

 주저앉아있던 사내는 힘겹게 일어나 규성의 뒷통수를 보며 소리질렀다.

 바에 있던 사람들이 쳐다보자 사내는 어색하게 자리에 앉으며 창밖을 바라봤다.

 

 #서울 외곽 김 박사의 집

 민석은 서재를 서성거리며 밤이 깊어지길 기다렸다.

 ‘율리시스의 계약.. 세이렌의 노래’

 어제 들었던 유정의 노랫소리가 하루종일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아 민석은 자료를 검색하며 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합리적인 결과에 도달할 수 없었던 민석은 하루만 더 경험해보고 싶었다.

 

 시간이 흐르고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렸다.

 민석은 녹음기를 켜서 주머니에 넣고 소리가 들려오는 게스트 룸으로 다가갔다.

 그가 다가서자 문이 스르르 열렸다.

 유정은 달빛이 들어오는 창앞에 앉아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민석은 눈치채지 못했지만 유정은 흐린 푸름에서 짙은 푸름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노랫소리는 어제보다 더 진하고 향기로워 숨을 들이쉴 때마다 몸에 쌓이는 것 같았다.

 민석은 발끝에서부터 노랫소리가 천천히 자신의 몸을 타고 올라오는 것을 느끼다 그대로 쓰러졌다.

 민석이 쓰러져도 유정의 노랫소리는 그치지 않고 밤새 계속되었다.

 민석은 알지 못했지만, 그의 집주변에 흘러 넘친 유정의 노래에 곤충과 동식물 모두 잠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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