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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차원표류자의 살림꾼이 되었다.
작가 : 냉모밀
작품등록일 : 2020.9.30

이름값을 기가 막히게 해오던 청년 은태평.
그는 어느 날 하늘에서 떨어져내리는 새를 발견했다.
다시 보니 그건 새가 아닌 사람이었고, 태평의 집 창문을 깨부수며 들어온 그녀석은 다짜고짜 이런 소릴 지껄였다.
'안녕. 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만난 인간이네. 그럼 날 좀 도와줄래?'
창문과 함께 태평의 평화로운 나날도 깨져버린 순간이었다.

 
7
작성일 : 20-09-30 16:33     조회 : 253     추천 : 0     분량 : 5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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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

 

 

 어제는 거의 집에 오자마자 잠이 들어버렸었다.

 

 그래, 푹 쉬어야지. 정신적 피로가 장난이 아니었으니까.

 

 그런데,

 

 “…야! 이제 좀 일어나 은태평!!”

 

 “악!!!”

 

 없던 물리적 피로가 생겨나버렸다.

 

 “으 진짜…!! 지는 잘 대로 자고 난 때려서 깨우고… 폭군이야 너?”

 

 “뭔 소리야. 난 평범하게 자고 일어난 거고 넌 어제 저녁부터 지금까지 잔 거고. 그게 같니?”

 

 “저녁부터 지금까지…?”

 

 창 밖을 보니 해가 중천에 떠있었다.

 

 음.

 좀 심한 것 같긴 하네.

 

 “너 자게 냅둘라고 내가 지금 밥을 몇 끼를 포기한 줄 알아? 고마운 줄을 알아야지 어딜.”

 

 “뭐? 이거 걸신이 들렸네 그냥. 제발 좀 작작 처먹어. 너 그러다 돼지 된다? 네가 나한테 고마워해야지.”

 

 “시끄러우니까 밥부터 차려.”

 

 젠장. 어차피 나도 먹어야 하니 어쩔 수 없지.

 

 “뭐야, 일회용 밥 다 떨어졌잖아?”

 

 밥 차리려다 보니 뭔가 이상했다.

 분명 넉넉히 쌓아놨었는데….

 

 고작 하루이틀 만에 그걸 다 먹은 건가??

 

 “이런 돼지새끼 진짜…!!”

 

 “뭐야?”

 

 걷어차였다.

 

 

 

 ◆

 

 

 

 “이거 맛있는데? 앞으론 매일 이거랑 그… 산적갈비였나 그거랑 해서 먹자.”

 

 “미쳤냐? 네가 가서 돈 벌어오든가.”

 

 밥이 없으니 라면을 끓였다.

 

 이 녀석 입맛에 맞을지 모르는 상태서 그냥 확 다섯 개를 끓여버렸다.

 평소에 돼지였으니 입에 안 맞아도 그냥 다 먹으라 하려 했는데, 기우였다.

 

 “야! 천천히 좀 먹어! 나도 좀 먹자!”

 

 “네가 빨리 먹으면 되잖아.”

 

 저런 말을 듣고도 기가 안 막힌걸 보니 나도 적응이 돼버린 모양이다.

 

 저 또라이는 후룩후룩하고 식신마냥 면발을 삼켜대더니 곧장 젓가락으로 또 냄비에 걸 덜어먹었다.

 

 그러고보니 젓가락질 잘하는 것도 신기했다.

 물어봤더니, 젓가락 쓰는 세계는 다른 곳에서 이미 경험해봤다고 한다.

 

 “야. 너 무슨 빨리 먹기 대회 같은 거 나갈래? 세계챔피언도 할 수 있겠는데.”

 

 “그러면 뭐가 좋은데?”

 

 “응? 네가 이렇게 잘 처먹는 놈입니다~ 하는 걸 온 세계에 알릴 수 있지.”

 

 아까 버럭 하긴 했는데 왠지 입맛도 없었고, 난 그렇게 시덥잖은 얘기나 하며 놈이 라면 다 먹는 꼴을 지켜보았다.

 이셀리는 나한텐 묻지도 않고 냄비 째로 들어 국물을 들이키기까지 했다.

 그 모습을 보는데… 뭐랄까, 극한 상황에서 구조되어 밥먹는 사람 같단 느낌도 들었다.

 

 하긴 저 녀석은 여러 차원의 세계를 다니며 많은 경험을 했을 거다.

 그러면서 밥의 소중함이라는 걸 알게 됐다던가 그런 것도 있는 거겠지.

 만화에도 그런 캐릭터 꽤 있지 않는가. 대표적으로 그 왜, 발차기 잘하는 노란머리 요리사라든지.

 

 “아~ 잘 먹었다. 그럼 바로 시작해볼까?”

 

 “또 뭘?”

 

 “뭐긴. 어제 말했던 교육이지. 너 아까부터 기다리고 있던 거 아니었어?”

 

 웬 또 교육.

 

 “어제 말했잖아. 내가 사용하는 시간의 힘에 대해 알려주겠다고. 그걸 알아야 날 도울 거 아냐?”

 

 “음.”

 

 맞는 말 같긴 한데.

 뭐 상관 없나. 듣기는 해보지 뭐.

 

 “너 설명 엄청 못하는 것 같긴 한데, 최대한 쉽게 알려줘.”

 

 “네가 바보인 거야.”

 

 다 먹은 라면을 치우고, 난 얌전히 앉아 이 녀석의 말을 듣기 시작했다.

 

 “자, 그럼… 음… 뭐부터 설명해야 하나.”

 

 역시 지가 설명 못 하는 거 맞으면서.

 

 “일단 내가 가진 이 목걸이가 ‘시간이 새겨진 수정’이란 건 기억하고 있겠지. 난 이 수정의 힘으로 능력을 발현하고 있는 거야.”

 

 “그리고 네가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처음 이 세계에 떨어질 때 이 수정에 담긴 힘이 전부 소진되고 말았었거든. 그러니 짬이 될 때마다 채워야 해. 네가 잘 들어야 할건, 이 수정에 힘을 채우는 방법이야.”

 

 “…잠깐. 턱 괴지 말고 들으라고.”

 

 뭐 어때, 라고 하려다가 목소릴 삼켰다.

 그러라면 그러지 뭐.

 

 “? 웬일로 고분고분하네. 아무튼 바보인 널 위해 최대한 간략하게 핵심만 알려줄게. 여기 세계에도 있는 논리인진 모르겠는데, ‘잔여 시간’ 이라고 하는 게 있어.”

 

 음… 저번에 얼핏 들은 기억은 난다. 고양이를 쫓을 때였지.

 

 아무튼 최대한 머리를 비우고 이해하려고 노력해봤다. 잔여시간이라는 게 핵심이란 거지?

 

 이셀리는 대강 예시를 들어 말을 해주었고, 내가 이해한 건 이런 내용이다.

 

 먼저, 본래 3초의 시간을 걸려 a에서 e까지 이동할 수 있는 존재가 있다고 치자.

 

 근데 그 존재가 본래의 속도를 초월해 1초 만에 a에서 e까지 이동해버렸다.

 원래대로라면 2초는 더 지나야 e에 도착하는 건데, 이미 그 자리에 도착해버렸으니 저 2초가 남아버린다는 거다.

 그리고, 그걸 잔여시간이라고 한다… 라는 건데.

 

 근데 현실에서 저럴 수 있는 경우가 뭐가 있을까. 그 물체에 힘을 준다든지. 아니면 자유낙하 정도 밖에 없지 않나…?

 뭐야, 이거 뭔가 좀 이상한데?

 

 “자유낙하…? 아~ 뭘 말하는 건지 알겠어. 물론 그것도 적용돼.”

 

 “더 얘기를 해줄게. 먼저 가속도가 붙을 때를 생각해봐. 너 저번에 내가 전력질주 하라고 시킨 적이 있잖아?”

 

 “그렇게 빨리 뛰다 보면 몸을 주체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 오지? 그게 바로 아까 말한, ‘본래의 속도를 초월하고 있는 상태’인 거야.”

 

 “그리고, 그럴 땐 다른 뭔가를 붙잡거나 네 스스로 속도를 줄이는 수 밖에 없잖아? 부딪히든 네가 붙잡든 다른 무언가의 영향으로 네 속도가 줄어들게 되면, 네가 키워나가고 있던 ‘잔여시간’을 그 대상에게 줘버렸다는 뜻이 되는 거야.”

 

 “그래서 그 왜, 모든 존재는 시간이 지나면 내구도가 닳게 되잖아? 그리고 네가 속도 초월 상태에서 어디 부딪히면 그 대상이 상해버리는 경우가 있잖아. 그게 너의 잔여시간을 받아서 그런 거야.”

 

 “……???”

 

 뭐야 그게.

 단어는 복잡한데 대충 뉘앙스로 뭔 소릴 하는 지 자체는 알 것 같다.

 

 그래서 알아들은 내용 말인데… 잔여시간을 받아서 내구도가 닳았다고??

 그건 그냥 힘을 받아서 그런 거 아닌가?

 

 “좀 이상한데… 들어봐 이셀리. 그럼 내가 그 초월 상태인지 뭔지에서 벽에 부딪혔어. 그럼 내 잔여시간도 벽한테 준거잖아? 근데 벽은 아무렇지도 않고 나만 존나 아프잖아. 뭐야 그건?”

 

 내가 이렇게 말하면 이 녀석이 대체 뭐라 대답할지 궁금했다.

 

 “웬일이래? 그런 질문이 나오는 걸 보면 지금까진 알아들었다는 거 같네.”

 

 “좋아. 그럼 좀 더 자세히 설명해줄게.”

 

 “윽.”

 

 괜히 물었나. 괜히 내 머리만 더 아파지는 거 아냐?

 

 “지금 네가 말한 경우는, 너한테서 벽에게 전해져야 했던 잔여시간을 다시 되돌려 받은 거야.”

 

 “모든 존재는 시간이 지날수록 움직여. 본래 가진 속도와, 거기 따른 이동거리라는 게 있지. 지금 네가 말한 벽의 경우는, 예를 들면….”

 

 들어보면, a에서 b로 가는데 900000… 아무튼 0 이 수백 개는 붙은 초가 지나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내 속도는, a에서 b가는데 끽해야 5초라고 한다. 예를 들었을 때의 얘기다.

 

 “즉, 네가 벽에게 준 잔여시간은 벽에게 있어 아무 의미도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거야. 근데 어쨌든 작은 양이어도 잔여시간은 존재해. 법칙상 그것이 무의미가 되어 사라질 수는 없는 거야. 어딘가엔 존재해야겠지? 그래서 다시 너에게 돌아가게 되는 거야.”

 

 “벽에게 영향을 주려면 의미가 있을 만큼의 잔여시간을 줘야만 해. 만약 네가 준 잔여시간만으로 벽에 영향이 간다면, 그건 이미 엄청난 시간이 지나서 벽이 움직이기 직전 상태였다는 거겠지.”

 

 “…….”

 

 이게 대충… 듣다 보니 뭔가 떠오르는 게 있긴 했다.

 

 학교 졸업한 지 한참이 지나서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이게 작용반작용의 뭐시기였던가? 맞나?

 

 아무튼 일반적으로 ‘힘’이 필요하다고 알려진 법칙이, 이셀리는 ‘시간’이 필요한 거라고 하는 것 같다.

 대충 그게 그거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드럽게 복잡하네.

 

 “아까 이것도 말하다 말았지? 네가 초월 상태에서 스스로 속도를 줄이는 경우. 이땐 네가 느려지는 만큼 본래 갔어야 할 이동거리가 줄어드니까, 그만큼 잔여시간이 뒤쫓아와서….”

 

 “아~ 알겠어, 알겠어. 그래서 그 잔여시간이 왜 핵심이라고?”

 

 “내 목에 걸려있는 ‘시간이 새겨진 수정’이 흡수해서 에너지로 바꿀 수 있단 거지. 잔여시간이란 건 쓰이지 못하고 남아버린 시간. 수정이 흡수해도 그 대상에겐 별 영향이 가질 않아. 시간의 논리에 어긋나지 않는단 거지.”

 

 “뭐?”

 

 또 괴상한 단어가 튀어나온 것 같은데.

 

 “’시간의 논리’는 또 뭐야?”

 

 “어? 아….”

 

 뭐야 이 녀석. 갑자기 말을 멈추고.

 

 “그건… 그건 언젠가 알려줄게.”

 

 “갑자기 왜? 그냥 지금 말해버려.”

 

 “됐어. 이것까지 알 필욘 없어. 딱 내가 지금 말한 것까지만 알아둬.”

 

 “네가 말한 거 머리에 잘 들어오지도 않았어. 그러니까 그거나 알려줘.”

 

 “아, 진짜! 됐고 넌 내가 뛰라면 뛰고 던지라면 던져서 잔여시간이나 만들어내면 돼!”

 

 진짜 귀찮은 걸 시키려 하네.

 

 “그냥 미리 너 혼자 채워오면 안되냐? 그럼 다음에도 편하잖아.”

 

 “싫어. 귀찮잖아. 볼일이 있을 때 한번에 채우는 게 낫지. 그거 하나만을 위해 움직이긴 싫어.”

 

 이럴 때만 나랑 생각이 같다니, 이런 태평한 녀석.

 

 “그럼 이제 알려줄 거 끝난 거냐?”

 

 설마 또 뭐가 있진 않겠지. 물으면서 난 티비를 켰다.

 

 “어, 끝났어. 그래도 생각보다 얌전하게 잘 들었네? 아예 이해 못한 것도 아닌 것 같고.”

 

 “아니 뭐, 들어줘야겠단 생각이 들었을 뿐이야.”

 

 대답하며 일부러 티비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에 대해 이셀리에게 더 자세한 얘길 하긴 꺼려졌기 때문이다.

 

 “….”

 

 그냥, 어제 일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제 만났던 그 녀석. 잘못했으면 내가 죽었을 가능성도 있는 놈이었다.

 모아야 하는 조각은 아직도 한참 남았고, 이 다음엔 또 누구와 만날지 모른다.

 어쩌면 더 개 같은 놈과 만날 수도 있겠지.

 

 무서우면 그냥 내가 도망치면 된다. 근데, 음….

 도망친다고 해서 이 녀석과 더 이상 안 얽히게 될 것 같지가 않았다.

 소위 인연의 끈이라는 거 있지 않는가.

 그 끈이 한번 엮인 이 녀석하곤 쉽게 안 풀릴 것 같다고 해야 하나?

 

 뭐, 내가 애니메이션이나 처보던 새끼라 이런 생각을 하는 걸 수도 있고.

 

 그리고 또 하나. 이셀리 저 녀석… 솔직히 보면서 멋있단 생각도 들었었고.

 

 그러니까 결론이 뭐냐면, 저 녀석의 도움이 되보고 싶다고 생각했다는 거다.

 음… 내 이름치곤 너무 진지한 소리네.

 

 “아! 맞다. 알려줘야 할 거 남았었어. 빨리 손 내밀어봐, 은태평.”

 

 “…뭐야 저거?”

 

 “아니, 이상한 영상 박스 보지 말고 손 내밀라니깐?”

 

 “야! 저것도 그런 거 아냐?”

 

 내가 보고 놀란 티비 속 화면.

 

 거기엔, 긴급 속보라며 도심에 발생한 폴터가이스트라는 글귀가 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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