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현대물
차원표류자의 살림꾼이 되었다.
작가 : 냉모밀
작품등록일 : 2020.9.30

이름값을 기가 막히게 해오던 청년 은태평.
그는 어느 날 하늘에서 떨어져내리는 새를 발견했다.
다시 보니 그건 새가 아닌 사람이었고, 태평의 집 창문을 깨부수며 들어온 그녀석은 다짜고짜 이런 소릴 지껄였다.
'안녕. 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만난 인간이네. 그럼 날 좀 도와줄래?'
창문과 함께 태평의 평화로운 나날도 깨져버린 순간이었다.

 
5
작성일 : 20-09-30 16:32     조회 : 256     추천 : 0     분량 : 5027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백화점 쇼핑이라는 건 나도 정말 오랜만에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완전히 잊고만 것이 있는데, 그게 뭐냐면…

 

 “어머나 손님. 여기 커플 아이템도 팔아요~”

 

 …대충 저런 소릴 들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었다.

 

 또라이긴 하지만 어쨌든 이 녀석은 나와 나이차가 크지 않은 여자애다 보니 말이다.

 

 그리고 내 후줄근한 모습과, 내가 이셀리에게 줬던 촌스런 후드티.

 저 두 개의 마이너스 요소를 합쳐도 상대도 안 될 정도로 이 녀석의 미모는 강력했다.

 

 즉 너무 예뻐서 눈에 띄는 이셀리는 온갖 점원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는 손님이었단 거다.

 

 “커플아이템? 아, 이 녀석은 그냥 제 짐꾼이에요.”

 

 그래. 차라리 그렇게 말해라. 너랑 연인소리듣기는 싫으니까.

 이셀리는 어느 매장 안에 들어갔고, 난 대충 입구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매장 안에서 이셀리가 점원 아줌마와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 이거 괜찮은 것 같네.”

 

 “어머, 그거 마침 신상 세일하고 있는 옷이거든요. 한번 봐보시겠어요 손님? 사이즈 뭐로 드려볼까요?”

 

 “…사이즈…? 으음, 언니께서 보시기엔 뭐가 맞을 것 같나요?”

 

 “아, 그러면 한번 이 사이즈로….”

 

 그러고보니 저 녀석, 우리 세계의 상식이 부족한 상태인데도 자연스레 잘 대처하고 있다.

 

 확실히, 이 세계 저 세계 다녀봤다는 경험이라는 게 엄청난 거겠지.

 나이는 내가 위여도, 대부분의 면에서 아마 저 녀석이 나보다 훨씬 대단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마법사… 그리고 꿈속의 이야기인가….”

 

 “야 은태평! 와봐.”

 

 잠깐 어린애 같은 생각에 빠져있었더니, 그새 옷을 갈아입은 이셀리가 나를 불렀다.

 

 “어때?”

 

 “응…?”

 

 부른 건 부른 건데, 설마 나한테 감상을 물을 줄이야….

 

 내가 아무리 여자에 대해서 모르고 연애 경험도 없고 그렇다 해도, ‘나 이런 거 볼 줄 모르는데.’ 같은 소릴 안 할 눈치 정돈 있었다.

 

 “어, 예뻐. 솔직히 뭘 입어도 예쁘지 넌.”

 

 “어머, 어머~”

 

 으악 씨! 나도 모르게 속마음까지 내뱉어버리고 말았다.

 점원 아줌마께서 입을 가리고 좋아죽을 듯 하고 계셨다. 너무 호들갑 떠시는 거 아닙니까?

 

 “아, 아니. 말이 잘못 나왔네. 옷 덕분에 그나마 쬐끔 예뻐 보이네, 너.”

 

 “풋~ 웃기고 있네. 이거 살게요, 언니!”

 

 “네, 감사합니다~ 원래 십칠 만원 하는 건데, 세일에다가 두분 커플 너무 보기 좋으시니까 제가 좀더 깎아드릴게요.”

 

 그래서 나온 가격은 구 만원이었다. 그리고 커플 아닌데요.

 

 그나저나… 고작 옷 한 벌에 구 만원이라니, 나였으면 절대 안 할 짓이다. 이 녀석 돈을 얼마나 갖고 있길래 이런 걸까…?

 

 “은태평. 계산.”

 

 “뭐…?”

 

 잘못 들었나?

 

 “계산하라고. 돈 너한테 있잖아.”

 

 “……….”

 

 바본가 나는.

 왜 이런 시나리오를 생각하지 못했지.

 

 …하… 그러고보니 애니메이션 같은 데서 보면, 주인공들이 히로인 캐릭터에게 휘둘리는 장면이 꼭 이런 느낌이었다.

 볼 때마다 저거 호구 새끼네 하는 생각 맨날 했었는데….

 나도 같은 놈이었다. 내가 호구라니.

 

 ‘젠장.’

 

 옷 한 벌에 구 만원? 이런 시팔 진짜.

 

 …예쁘니까 그냥 긁는다.

 

 

 

 ◆

 

 

 

 원래는 이 녀석의 돈을 가지고 카페도 들리고 이것저것 먹기도 하고 해볼 생각이었다.

 근데 결과는 핸드폰에 띵동띵동 전송되는 돈 빠져나갔단 소리뿐이었다.

 나한테 남은 거라곤, 내 양손에 매달린 쇼핑백들뿐이었다. 순도 백프로 호구가 나다.

 

 “하….”

 

 사실 예뻐서 사준 것도 정도가 있지, 이렇게 많이 사줄 생각은 절대로 없었다.

 

 그런데 이 악마 자식, 일부러 그런 건진 모르겠는데 점원들이 보는 한복판에서 ‘어, 그래서 안 사주는 거야…?’ 같은 소릴 뱉어대더라.

 

 점원 아줌마들의 시선이 그렇게 따가운 건지 난 그때 처음 알았다.

 

 “두고 보자, 또라이자식… 나중에 어떻게든 복수할 거다….”

 

 “아, 상쾌하다! 역시 쇼핑은 한번 할 때 시원하게 해야 하는 법이지!”

 

 누구 눈엔 피눈물이 나고 있는데 그딴 망언을 씨부리다니.

 

 “좋아! 오늘 일은 다했다. 이제 집에 돌아가자, 은태평! 그리고 밥 먹자!”

 

 “또 처먹는다고!? 방금도 백화점 식당에서 돈까스 처먹었으면서…!!”

 

 덤으로 내 메밀국수까지 뺏어가 먹었다. 미친년.

 

 “그건 벌써 소화 다됐어. 대신 오늘은 수정 찾는 일 안 한다니까?”

 

 “그거랑 네가 먹보인 거랑 무슨 상관이야? 그리고 너, 그 수정 중요한 거 맞아? 왜 이렇게 위기 의식이 없어…?”

 

 네가 빨리 찾아야 나도 너한테서 해방될 거 아니냐.

 

 “응? 어찌됐든 결국 다 모으면 되는 거잖아. 인생 그렇게 급하게만 살면 좋지 않다구. 가끔은 쉬는 날도 있어야지.”

 

 대체 뭐야 이 녀석. 설마 진짜 악마는 아니겠지? 끈질기게 달라붙어서 내 돈 다 빨아먹으려는 건 아니겠지…??

 

 그런데,

 

 “…엥…?”

 

 내 눈에, 또 무언가 기묘한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 야 이셀리. 너 혹시 지금도 마법 쓰고 있냐…?”

 

 “마법? 그런 거 안 쓰는데. 왜?”

 

 “저, 저기… 뒤 좀 봐봐.”

 

 “?”

 

 어떻게 된 타이밍인지, 그녀가 뒤를 돌아보고부터는 그 기묘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게다가, 분명 자기가 한 일은 아니라는 듯 영문 모르는 표정인 이셀리.

 

 “…….”

 

 소름이 돋았다.

 

 내가 본 모습은, 분명히 전시되어있던 액세서리들이, 마치 컴퓨터에서 삭제버튼을 누르듯 한 순간에 사라져버리는 것이었다.

 

 이셀리 덕분에 마법이란 걸 몇 번 봤었는데, 이번 건 느낌이 달랐다.

 

 마치 공포영화의 클라이맥스라도 본 듯 전신이 싸늘해지는 무서운 광경이었다.

 

 제발, 내가 헛것을 본거였으면 좋겠지만….

 

 “뭐어~? 음, 설마….”

 

 내 설명을 들은 이셀리는 그녀답지 않게 표정을 굳히며 무언가 생각하는 낌새였다.

 그것은 즉, 내가 본 게 진짜였다는 뜻이겠지.

 

 …젠장, 설마 저런 것에 익숙해져야 하는 건가…?

 

 “아무래도 말야, 은태평.”

 

 “근처에, 공간이 새겨진 수정이 있는 모양인데?”

 

 그 말만으로 몸이 확 피곤해지는 기분이었는데, 이셀리는 한마디를 또 덧붙였다.

 

 “그리고… 아무래도, 수정의 힘을 써먹고 있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

 

 표정까지 찡그리게 만드는 한마디였다.

 

 

 ◆

 

 

 ‘좋아, 일정 변경이다!’

 

 저렇게 말한 이셀리에게 난 지금 쇼핑백을 든 채 끌려 다니는 중이었다.

 

 진짜 어이가 없는 게, 어제는 분명 주변에 수정 있으면 느낄 수 있다고 했으면서 지금은 잘 모르겠다고 하는 거다.

 

 “아마, 수정을 들고 있는 게 아니라 자기 몸에 아예 흡수를 해버린 것 같아. 어떤 미친놈인지 원. 여기 세계에 마법 기술이 있을 리는 없고, 그걸 통째로 삼켜먹었다는 것 같은데… 그거 위험한데. 죽을 수도 있는 건데 뭔지 알고 그랬담?”

 

 “…역시, 정말로 딸기 사탕인 줄 알고 먹은 거 아냐…? 아니면 목캔디라던가.”

 

 “뭔 소리야, 거기서 과일 맛이 날 리가 없잖아. 애초에 씹지도 못할 걸?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네, 혹시 여기 세계 사람들 다 너같이 바보들인 거야?”

 

 여러 가지 의미로 기분 나쁜 말이네. 버르장머리 없는 놈 같으니.

 

 “뭐, 일단 분명히 이 근처 가까운 곳에 있을 거야. 내가 공간이 새겨진 수정을 잃어버린 건 바로 어제. 그 하루 만에 수정의 힘을 능숙하게 쓸 리는 절대로 없어. 문제는, 그걸 먹고 능력을 발현할 수 있게 됐다는 건… 으음….”

 

 “왜 말을 하다 말아. 발현할 수 있는 건 그래서 뭔데?”

 

 “…아마… 나 참, 너희 세계 사람도 방심할 순 없구나. 그 사람, 분명 특이 체질일 거야. 삼킨다고 무조건 다 그렇게 능력을 쓸 수 있게 되는 건 절대로 아니니까.”

 

 “….”

 

 대충 감이 오기 시작했다.

 

 간단히 말해보자면 뭐 우연히 힘을 얻은 초능력자, 같은 거라는 거겠지.

 애니메이션 같은 데서도 비슷한 내용이 어느 정도 있으니 머릿속이 딱히 복잡하진 않았다.

 

 다만, 걱정되는 것이 하나 있는데….

 

 대게 애니메이션 속 그런 ‘우연히’ 힘을 얻은 조연 캐릭터들은 좋지 못한 최후를 맞이하기 마련이다. 실제로 이셀리도 죽을 수도 있다는 말을 하기도 했고 말이다.

 

 음….

 너무 자연스럽게 조연 캐릭터 취급을 해버렸나?

 근데, 아무리 봐도 주인공은 내 앞에서 걷고 있는 이셀리니까.

 

 “그래서, 찾는 방법은 있어? 뭔가 사람 외모가 바뀐다던가?”

 

 “글세. 나도 수정을 삼킨 경우는 이론으로만 알지 실제로 보거나 들어본 적이 없어서 말야. 그래도 걱정 마. 조금 집중했더니 위치가 느껴지고 있으니까.”

 

 그렇다면 또 저번과 같은 시나리오로 가는 건가. 다른 점이 있다면 이번 상대는 사람이라는 거로군. 그것도 수정의 힘을 흡수해버린….

 

 “어? 잠깐만. 설마 싸우게 되는 거야? 그리고 이미 흡수해버린 건 어떻게 회수해?”

 

 “아, 진짜. 조용히 좀 해봐. 설명은 나중에 알아서 해줄 테니까.”

 

 이런 씨, 나 싸움 같은 거 못한단 말야.

 

 게다가 상대는 소위 능력자 아냐? 이거 같이 따라가도 되는 거 맞나?

 

 “…? 뭐야, 너 지금 떨어?”

 

 “저… 전혀 안 떠는데요.”

 

 “어휴. 싸움 없는 세계라는 게 이래서 불편하구나. 뭐 됐어. 상대도 그만큼 약하단 뜻일 테니까.”

 

 이 녀석… 이게 관록인가? 왜 갑자기 존나 터프해보이지….

 

 도대체 그 동안 싸움 경험이 얼마나 많길래.

 

 안 되겠다. 남자의 존심을 걸고 얌전히 이셀리 뒤에 숨어있기로 하자. 그럼 되겠지?

 

 “이 건물 옥상인 것 같네. 앞장서, 은태평.”

 

 “네…? 싫은데요.”

 

 이셀리가 내게 주먹을 뻗었다.

 

 “아, 아니아니, 할게 할게. 젠장… 대신 나 꼭 지켜줘야 한다? 나 싸움 아예 할 줄 몰라.”

 

 “알았으니까 옥상으로 안내나 해. 이런 건물 익숙치 않단 말야.”

 

 아니 씨… 이게 그냥 싸움이면 나도 뭔가 할 게 있었겠지.

 근데 난 뭔지도 모르는 능력 가진 놈과 싸우는 거라 진짜 존나 쫄렸다.

 

 아, 아냐아냐. 왜 싸우게 될 거라 단정짓고 있었지? 이름을 떠올려라 은태평… 어쩌면 이번도 평화롭게 해결될 수도 있다.

 

 “오… 옥상에 있는 거 맞지?”

 

 “아 맞다고! 도망칠 수도 있으니까 빨리 좀 가!”

 

 에이씨, 이판사판이다.

 

 노후된 건물이라 엘리베이터도 작동하지 않았다.

 나는 성큼성큼 다릴 움직이는 이셀리를 뒤에 두고, 옥상을 향해 계단을 올랐다.

 

 “이 문 열면 옥상이야.”

 

 으, 나도 모르게 목소릴 작게 줄여버렸다.

 

 젠장, 겁 먹으면 뭐 어때. 무서운 걸 무섭다 하지. 나한테도 능력이 있었다면 나도 이러진 않았을 거다.

 

 -쾅!

 

 “우, 우와….”

 

 무슨 액션 영화 여주인공 같네.

 

 이셀리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녹슨 소릴 내는 문을 걷어차 열어버렸다.

 

 그리고 어느 한곳을 노려보았다.

 

 “…!!”

 

 옥상 한구석에, 액세서리들이 낙엽마냥 모여있었다.

 그리고, 그 바로 옆.

 

 “뭐… 뭐야 저게!?”

 

 사람이 있었다.

 눈이 시뻘건 사람이.

 

 단순히 눈병에 걸린듯한, 그런 빨간 게 아니다.

 

 소름 돋게도, 흰자위 전체가 새빨간 사람이 거기에 있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4 14 2020 / 9 / 30 250 0 3410   
13 13 2020 / 9 / 30 259 0 4792   
12 12 2020 / 9 / 30 246 0 5087   
11 11 2020 / 9 / 30 251 0 5323   
10 10 2020 / 9 / 30 266 0 5286   
9 9 2020 / 9 / 30 258 0 5861   
8 8 2020 / 9 / 30 255 0 4710   
7 7 2020 / 9 / 30 253 0 5006   
6 6 2020 / 9 / 30 243 0 5243   
5 5 2020 / 9 / 30 257 0 5027   
4 4 2020 / 9 / 30 237 0 5199   
3 3 2020 / 9 / 30 261 0 5628   
2 2 2020 / 9 / 30 253 0 3502   
1 1 2020 / 9 / 30 427 0 145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자인이야기
냉모밀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