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현대물
차원표류자의 살림꾼이 되었다.
작가 : 냉모밀
작품등록일 : 2020.9.30

이름값을 기가 막히게 해오던 청년 은태평.
그는 어느 날 하늘에서 떨어져내리는 새를 발견했다.
다시 보니 그건 새가 아닌 사람이었고, 태평의 집 창문을 깨부수며 들어온 그녀석은 다짜고짜 이런 소릴 지껄였다.
'안녕. 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만난 인간이네. 그럼 날 좀 도와줄래?'
창문과 함께 태평의 평화로운 나날도 깨져버린 순간이었다.

 
4
작성일 : 20-09-30 16:31     조회 : 239     추천 : 0     분량 : 519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좋았어~ 가볍게 한 개 획득!”

 

 히히덕대고 좋아하고 있는 이셀리에게 다가갔을 때는, 고양이는 언제 그랬냐는 듯 원래 속도를 되찾아 멀쩡히 달려가버린 뒤였다.

 

 내가 헛것을 봤던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적응이 안되 잊고 있었지만 이 이상한 여자애는 마법사였다.

 그래 맞아, 분명 저 시간이 새겨진 수정 어쩌고를 이용한 거였을 거다.

 

 그런 거냐고 묻자, 이셀리는 시원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아까 에너지를 다 써서 수정이 텅텅 비어있었거든. 그래서 네 ‘잔여시간’을 흡수해서 고양이한테 능력을 쓸 에너지를 모았던 거야.”

 

 “…?”

 

 도대체 뭔 소린지.

 어찌됐든 이 녀석의 목걸이에는 다른 것의 속도를 느리게 만드는 능력이 있단 거겠지.

 

 정말로… 다시 떠올려봐도 너무 신기한 광경이었다. 이런 게 현실에서, 그리고 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니.

 

 “너, 생각보다 꽤 잘 뛰던데? 맘에 들었어! 의외로 쓸모 있네!”

 

 “사람한테 할 말투냐? 아니 그보다, 왜 나한테 전력질주를 하라 시킨 거야? 처음부터 고양이한테 마법을 썼으면 된 거잖아.”

 

 “? 그러니까 말했잖아. 그러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가 수정에 남아있지 않았다고. 그래서 널 최대한 가속도가 붙게 만들어서 잔여시간을 흡수한 거라니까?”

 

 “아~ 됐어. 뭔 소린지 모르겠으니까 그건 그만하고, 그러니까 나한테 고양이를 잡게 만들려 했던 건 아니라는 거지?”

 

 “…너 혹시 바보야? 저런 날렵한 동물을 맨 손으로 잡는 게 얼마나 어려운데. 너 같은 몸치가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달리기는 조금 쓸만했지만, 너 그거 말곤 잘하는 거 없지?”

 

 “윽…!”

 

 멀뚱멀뚱 불쌍하다는 듯이 바라보는 표정이 너무 얄미웠다.

 더 짜증나는 건 그게 사실이라 대꾸할 말이 없었다는 거다.

 젠장… 애니메이션 같은 일이 내게 일어난 것까진 그렇다 치는데, 뭔가 주인공처럼 능력을 얻을 순 없던 건가??

 

 “아무튼 고생했어. 오늘은 이 정도면 될 것 같아. 집에 돌아가자, 은태평!”

 

 쓸데없이 웃는 얼굴은 예쁘기나 하고 말야.

 

 근데, 어라. 가만있어봐.

 

 “잠깐만. 너 근데 아까부터 왜 날 그냥 이름으로 부르고 있냐…? 나보다 어린 거 아냐?”

 

 “응? 뭐 얼마나 차이 난다고. 비슷하잖아?”

 

 …나는 그녀를 위에서부터 슥 훑어보았다.

 

 “…아니, 누가 봐도 내가 더 나이 많아 보이는데…?”

 

 “나 참. 아까도 말했지? 사람이 너무 딱딱하면 안 된다니까. 쓸데없는 거 따지지 말고 편하게 살라구. 아무튼 집에 가자! 그리고 밥 줘. 은태평.”

 

 “뭐, 또!? 아까 그렇게 처먹어놓고!”

 

 이 자식, 이러다 모아둔 돈 식비로 다 쓰게 만들어버리는 거 아냐?

 

 

 

 ◆

 

 

 

 스무 살, 강호연은 만취한 채 집에 돌아가는 중이었다.

 

 잔뜩 고생해 좋은 대학교에 들어간 것까진 좋았는데, 덕분에 사는 거리가 멀어져버린 연인에게서 실연당해버린 것이다.

 

 …호연에겐 너무도 충격적인 일이었다.

 그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그리고 좋은 결실을 맺어서 잘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던 건데.

 그래서 그렇게나 노력했던 건데….

 

 그런데, 고작 그런 정도의 이유 때문에 그런….

 

 “하아, 하아… 젠장. 우욱…!”

 

 한 차례 토사물을 뱉어내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늦은 밤의 가로등이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놈을 조롱하듯 자신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춰대고 있었다.

 

 “하아… 뭘… 뭘 봐! 빌어먹을 새끼! 으아아!”

 

 괜스레 주변의 벽이며 가로수를 걷어차버린다. 그러던 중, 무언가 툭, 하고… 호연의 머리를 때리는 것이 있었다.

 

 “하아, 하아… 뭐…야?”

 

 그것은, 불길할 정도로 새빨간, 사탕과도 같은 무언가였다.

 

 어딘가 나무 위에 있던 게 떨어지기라도 한 걸까.

 이상한 건, 이 붉은빛의 무언가는 더러움 하나 없이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다는 거고,

 그리고 호연은 제대로 된 판단력이 완전히 상실돼버린 상태였다는 거다.

 

 “아~ 음….”

 

 손가락에 쉽사리 잡히는 익숙한 크기는 호연이 자주 먹던 것을 연상하게 만들었다.

 

 습관이란 무서워서 호연은 자연스레 그것을 입에 넣어버렸고, 씹힐 리도 없는 물건을 우물대던 호연은 자기도 모르게 그것을 통째로 삼켜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오 분도 지나지 않아서,

 

 “아… 으아… 아아아아악!!”

 

 가슴 깊숙한 곳에서부터 끊임없이 고통이 밀려오고, 바닥에 쓰러진 호연은 연신 토를 해대지만 아까 삼켰던 붉은 건 나올 생각을 않는다.

 

 “아아악…! 아파, 아파…!”

 

 “유리야, 유리야…! 어디 있어… 아흐흑….”

 

 야심한 밤. 호연이 할 수 있는 건, 헤어진 연인의 이름을 부르며 고통 속에 흐느끼는 것뿐이었다.

 

 

 

 ◆

 

 

 

 아침.

 

 일어나자마자 머리가 엄청나게 아파왔다.

 

 앞으로 한번, 뒤로 한번. 다른 세계에서 온 어느 또라이 덕에 물리적 고통을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

 

 잠에서 깨자마자 이렇게 불쾌한 건 진짜 생전 처음이다.

 …아니, 군대 시절 기상송이 있었구나.

 

 아무튼, 내 맘은 조금도 알 바 아니라는 듯 저 바보 자식은 태평하게 내 침대를 뺏어 자고 있었다.

 

 “하아….”

 

 주먹이 부르르 떨렸다.

 하지만 괜히 깨우면 또 귀찮은 일이 일어날 테니, 분노는 한숨으로 대체하고 씻으러 가기로 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너 말이야. 어제 내 침대 뺏어서 자고 있었지? 다 기억하고 있거든?”

 

 “뭐가 네 침대야! 내 침대지! 그리고, 그렇다고 자고 있는 사람을 냅다 바닥에 내던져버리냐!? 뒷통수 깨지는 줄 알았어!”

 

 “그래? 고마운 줄 알아. 자던 중이라서 힘이 덜 들어갔었나 보네. 뭐 그런 건 됐고, 왜 자다 깨보니 너랑 나랑 자리가 바뀌어있던 건데?”

 

 “왜 바뀌어있긴 그건 내가 할 소리거든! 너 말야, 뭔 잠버릇이 그렇게 괴팍해!? 네가 침대에서 굴러 떨어져 나한테 박치기를 갈기는 바람에 머리가 깨질 뻔 했다고!”

 

 “액땜했네. 두 번이나 같은 일을 당하고도 멀쩡했으니 앞으론 머리가 다쳐 죽을 일은 없을 거야.”

 

 “뭐? 이런 또라이가…!!”

 

 또라이 자식의 늦잠 덕에 세 시간은 늦은 아침 식사 시간.

 

 이 예쁘기만 한 초 울트라 역대급 또라이는 내가 화를 내건 말건 새침한 표정으로 들은 체도 안하고 있다.

 그리고 열 개중 마지막 한 개째 산적갈비를 입에 가져가고 있었다.

 

 ……아니, 저거 난 아직 두 개밖에 못 먹었는데…?

 

 “아무튼, 앞으론 무슨 일이 있어도 내 침대를 침범하진 않길 바랄게. 알았지 은태평?”

 

 “…넌 악마야. 악마인데 사람으로 변장한 거지?”

 

 “아, 악마라는 개념 여기 세계에도 있어? 생각보다 있을 건 있는 세계인가 보네.”

 

 말을 섞을수록 나만 화난다는 사실을 깨달은 나는, 그냥 또 한숨을 내뱉기로 했다.

 

 …어제의 일을 가볍게 요약하자면, 요컨대 잠자리의 문제다.

 

 내 집은 원룸이고, 여자고 뭐고 간에 이런 왕바보 또라이인 놈한테 침대를 양보해줄 생각은 단연코, 절대로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저 바보가 쓸데없이 싸움 기술만은 기가막히단 거였다….

 

 애초에 난 딱히 체격이 큰 것도 아니다.

 키가 작다는 말은 아니고, 그냥 근육 같은 게 없을 뿐이다.

 

 지금까진 그걸 별로 신경 안 쓰고 살아왔다. 군대도 아니고 내가 힘이 세서 쓸 데가 뭐 있겠는가?

 …라고 생각했던 내가 병신이란 걸 어제 뼈저리게 깨달았다.

 

 어젯밤 난 놈과의 대결에서, 성별을 초월한 기술 차이에 냅다 비명을 지르며 눈물까지 흘려버린 것이다. 아오 진짜.

 그리고 침대도 빼앗겨버렸지. 저새끼 우리 세계 처음이라면서 존나 합기도 유도 9단 세계챔피언급이다.

 

 젠장. 상대가 세계챔피언급인데 내가 뭘 어쩌겠는가. 그냥 바닥에 이불 깔아야지.

 

 그렇게 소중한 침대를 잃고 바닥에서 잠이 들었는데, 이 정신 나간 녀석의 행패가 그게 끝이 아니었다.

 미친년이 잠꼬대로 나한테 다이빙 박치기까지 갈긴 것이다. 존나 무슨 볼링공이 날아온 줄 알았다.

 

 진짜 머리통이 깨진 것 같이 아팠는데, 그래도 난 화를 꾹 참았다. 절대 맞을까봐 무서웠던 건 아니고, 그냥 내가 존나 착해서다.

 아무튼, 그대로 함께 잘 수도 없기에 이 바보는 이불 위에 내버려뒀고, 내가 침대로 기어들어갔던 건데…

 

 겨우 고통을 잊고 잠이 들자, 저 바보가 지 잘못은 생각 안하고 날 바닥으로 휙 내팽개쳐버렸단 이야기다.

 

 “전생에 무슨 큰 죄라도 지었나… 미치겠네 그냥.”

 

 “뭐라고 또 투덜대는 거야? 그리고 이 접시 비었어. 더 해와.”

 

 열 개중 지 혼자 여덟 개나 처먹은 산적갈비 접시를 슥 내미는 악마 녀석이었다.

 

 

 

 ◆

 

 

 

 “내가 마법도 없는 세계니 뭐니 하긴 했는데, 그래도 너희 세계 정도면 엄~청 발달 많이 한 거야.”

 

 바보와 함께하는 두 번째 외출. 적당히 두리번거리던 이셀리는 그런 소릴 해왔다.

 

 “전쟁에 완전 황폐해진 세상도 있었고, 제대로 된 이동수단이 말밖에 없는 세상도 있었고, 밤에는 아무것도 못하고 잘 수 밖에 없던 세상도 있었어. 너희 세계 정도면… 그래, 마법이 없는 대신 과학이 엄청나게 발전했다, 라고 할 수 있겠네.”

 

 “으음… 나이도 어려 보이는 게 꽤나 이곳 저곳 다녀봤네.”

 

 “그렇지. 그리고 나, 실제로는 더 많은 시간을 살아왔으니까.”

 

 “뭐…?”

 

 놀랐다.

 그리고 순간 번뜩이는 게 있었다.

 

 이셀리의 수많은 헛소리 중 이번만은 침착하게 머리를 굴릴 수 있던 이유는, 내가 봐온 수많은 애니메이션과 소설 덕분이었다.

 

 이세계.

 그리고 겉보기와는 다른 나이.

 

 틀림없다. 이건 분명…!

 

 “너, 설마… 흡혈귀!? 아니면 뭔가 엘프 그런 거라서, 실은 수백 살이라던가…!?”

 

 “? 아니. 그런 건 아닌데?”

 

 “아, 그래.”

 

 뭐야 맥 빠지게.

 

 “아무튼, 오늘도 공간이 새겨진 수정 한 개를 찾는 걸 목표로 해보자고.”

 

 “한 개… 그래서 총 며칠 걸릴 거 같은데?”

 

 “응? 그야 나도 모르지.”

 

 막막한 여행이구나. 제발 한 달 안에는 끝났으면 좋겠다.

 

 “응? 오, 저거 혹시 옷 파는 가게야?”

 

 그녀가 가리킨 곳은, 많은 옷을 야외전시중인 백화점의 입구였다.

 

 “어? 어… 옷뿐 아니라 이것저것 종합적으로 파는 곳이야.”

 

 “오호라… 가보자!”

 

 “그러셔…가 아니고, 잠깐만!!”

 

 단순 구경이라면 상관이 없었다.

 근데 왠지 엄청나게 불길한 느낌이 든 난 다급히 이셀리를 붙잡았다.

 

 “너, 설마 뭘 사려는 건 아니겠지…?”

 

 “사려는 건데? 언제까지고 이 옷만 입고 있을 순 없잖아. 지금까지 돌아다니며 보니까, 여기 세계 복장 나쁘지 않아 보이더라고~ 그리고, 덕분에 네가 준 이 옷이 얼마나 촌스러운지 알겠어.”

 

 “윽….”

 

 패션센스가 없어서 죄송하네요.

 

 “아니 그전에, 너 돈은 있어? 설마 돈이라는 개념도 모르는 건 아니겠지?”

 

 “물론 알고 있지. 어느 세계에 가던 화폐로 쓰이는 건 있는 법이라고. 그리고 나 돈 있는데?”

 

 “아니아니, 내 말은 여기, 우리 세계의 돈이 있냐고.”

 

 “응. 있어.”

 

 “어, 정말…?”

 

 뭐지. 그새 마법으로 만들어내기라도 한 건가…?? 아니면 그 외 뭔가 방법이 있던 건가…?

 

 “음….”

 

 이 녀석 성격상 돈을 쬐끔 쓰고 말리는 없다. 분명 펑펑 쓰는 타입이다.

 그리고, 그 사이를 어떻게 잘하면 나도 이것저것 얻어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

 

 “그래. 그럼 가볼까?”

 

 그렇게 나는 그녀와 백화점 입구에 발을 디뎠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4 14 2020 / 9 / 30 252 0 3410   
13 13 2020 / 9 / 30 260 0 4792   
12 12 2020 / 9 / 30 247 0 5087   
11 11 2020 / 9 / 30 253 0 5323   
10 10 2020 / 9 / 30 266 0 5286   
9 9 2020 / 9 / 30 260 0 5861   
8 8 2020 / 9 / 30 257 0 4710   
7 7 2020 / 9 / 30 255 0 5006   
6 6 2020 / 9 / 30 245 0 5243   
5 5 2020 / 9 / 30 257 0 5027   
4 4 2020 / 9 / 30 240 0 5199   
3 3 2020 / 9 / 30 263 0 5628   
2 2 2020 / 9 / 30 253 0 3502   
1 1 2020 / 9 / 30 429 0 145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자인이야기
냉모밀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