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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13번째달_1부 푸른바다 이계의 아이들
작가 : higgs
작품등록일 : 2020.9.30

한 남자의 의문스러운 죽음.
그 죽음에 얽힌 수수께끼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든다.
미궁속에 빠진 사인과 그에 얽혀있는 이계의 존재들이 베일에 싸인 모습을 드러낸다.

 
2화. 남자와 의문의 여자
작성일 : 20-09-30 14:30     조회 : 251     추천 : 2     분량 : 4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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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름전.....】

 

 #인천 한 아쿠아리움

 여자는 원형 수족관을 지나 통로 전체가 수족관인 곳에 멈춰 섰다.

 하염없이 바라보면 마치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이라도 생기는 듯 멍하니 한쪽을 응시했다.

 아쿠아리움 위치의 특성상 아이를 데리고 온 엄마들이 유난히 많았다.

 드문드문 여자를 이상한 눈길로 쳐다보는 이들도 있긴 했지만 다들 아이에게 신경을 쓰느라 바쁜 듯 금세 잊혀졌다.

 탐정인 최철구가 보기에 여자는 그저 유리 벽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 하는 듯도 하고 그 자리에 서 있는 게 중요한 것 같기도 했다.

 의뢰인에게 보내준 명단 중에서 좀 추려지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숫자가 최 탐정의 숨을 막히게 했다.

 여자는 쉬는 날이면 늘 이곳에 나와 저 자리를 지키고 서 있었다.

 여자는 유리 벽 안에서 누군가가 여자를 마주 보고 있기라도 하듯이 알 수 없는 편안한 얼굴로 끝도 없이 바라보고만 서 있었다.

 그러다 마감을 알리는 음악과 안내가 나오면 마지못해 출구를 향해 걸어 나갔다.

 몇 주째 같은 일과가 반복되자 탐정은 여자의 정신상태를 의심했다.

 탐정은 몇 명의 여자들의 말 그대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었다.

 몇 시에 일어나 출근하고 주로 어떤 음식을 먹는지 쉴 때는 무엇을 하는지, 누구를 만나고 몇 시에 집에 돌아와서 몇 시간의 수면을 취하는지까지 모두 알아야 했다.

 의뢰인이 도대체 누굴 찾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탐정에게 남은 시간은 겨우 한 달 정도였다.

 탐정은 걸어가는 여자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천천히 따라 걸었다.

 탐정의 생각처럼 여자는 지하철을 타러 가고 있었다.

 오랜 시간을 같이 한 탓인지 여자가 지하철 몇 번째 칸에 타려 하는지 어떤 자세로 앉아있는지도 알 것만 같았다.

 여자가 내려야 하는 정거장에서 탐정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문가에 서자 여자도 일어나 그의 뒤쪽에 서서 문을 바라봤다.

 여자는 피곤한 얼굴로 멍하니 서 있었다.

 먼저 서서 걷던 탐정은 여자의 집근처에 다다르자 자연스럽게 다른 길로 들어서서 자신의 차에 올라탔다.

 여자는 아마 지금쯤 연립에 다다랐을 테고 현관에 불이 켜졌을 것이다.

 역시나 조금 후 여자의 창에 불이 켜졌다.

 구석진 여자의 방은 한 시간쯤 지나서 불이 꺼진다.

 내일 근무를 위해 여자는 잠이 들 테고 탐정의 오늘은 아무 일 없이 이렇게 마감이 되었다.

 내일은 여자가 온종일 근무하기 때문에 탐정은 다른 여자를 감시하러 가기 위해 자리를 옮겨 다른 여자의 집 근처로 내비게이션을 찍었다.

 시동을 걸고 움직이려는 순간 휴대전화기에서 벨이 울리며 화면에 ‘S-japan’이 확인되었다.

 탐정은 시동을 끄고 전화를 받았다.

 “최철구입니다.”

 ‘보내주신 자료를 확인하고 최종명단을 보냈습니다.’

 “네. 지금 받았습니다.”

 ‘여자의 샘플을 확보해주십시오.’

 “네.”

 ‘결과 확인할 때 나머지 잔금은 바로 입금하겠습니다.’

 전화기 너머 남자의 말에 탐정의 입에 미소가 걸렸다.

 “빠르게 확보하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

 남자는 정중하게 인사한 후 전화를 끊었다.

 탐정은 헤벌쭉하게 웃으며 내비게이션을 집으로 바꿔 입력했다.

 

 #그 여자의 집

 아무도 없는 것 같던 집안에 벨이 울리자 깊은 어둠 속에서 팔이 하나 나타나 기다렸다는 듯이 전화기를 들었다.

 바닥에 흩어졌던 검은 덩어리가 어둠 속에 하나의 형체로 변해 전화기의 불빛을 삼키며 구를 이뤘다.

 전화기 너머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었어.’

 “들었구나!”

 유정은 조금 망설이다 이내 흐느끼듯 다시 물었다.

 “다른 방법이 없을까? 나도 살고 싶어!”

 전화기 너머의 여자도 잠시 망설였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예언은 바뀌지 않아.’

 잠시 시간을 둔 여자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다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수피아님의 도움으로 손님이 갈 거야.’

 “손님?”

 ‘앞으로 한 달에 안에 손님이 갈 거야. 넌 손님을 알려 해서도 참견해서도 안 돼. 다만 너의 모든 것을 다해서 노래를 불러야 해. 손님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 넌 살게 될 거야.’

 “그 사람이 손님인지 어떻게 알아?”

 유정은 빠르게 되물었다.

 ‘손님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면 넌 예언대로 될 거야. 그때는 막을 수가 없어.’

 “하지만!”

 ‘노래를 불러 네가 할 수 있는 건 그것뿐이야.’

 전화가 끊어지고 침묵이 흘렀다.

 휴대전화기의 불빛마저 사라지자 다시 어둠과 정적에 휩싸인 방은 유정에게 마치 관처럼 느껴졌다.

 유정은 어머니의 말을 떠올렸다.

 ‘예언은 절대 없어지지 않는단다. 우리 종족은 그 누구도 예언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어.

 하지만, 그곳에 가서 시간을 보내면 변수가 생길 수도 있단다. 어쩔 수 없이 넌 떠나야 해. 15년은 금세란다. 앞으로의 시간에 비하면 잠깐이지.’

 절대적인 예언의 말을 피하고자 이계까지 왔지만, 유정은 그 말에게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것이 유정을 찾아낸 것이다.

 이제 유정에게 주어진 시간은 겨우 몇 달, 그 안에 알지도 못하는 손님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구름 사이로 달이 얼굴을 내밀자 커다란 창을 넘어 어슴푸레 빛이 들어왔다.

 유정이 일어서자 길고 검은 머리카락이 바닥에 폭포수처럼 떨어지고, 하얀 가운은 폭포수 아래 포말처럼 흩어졌다.

 깊은 어둠에 인위적인 불빛 하나 없는 방안에서 유정은 온전히 희미한 달빛을 빨아드리려는 듯했다.

 다시 구름 사이로 달이 숨어버리자 어둠이 유정을 감싸 형태도 없이 삼켜버렸다.

 일어선 유정은 천천히 움직여 화장실 욕조 안으로 숨었다.

 집안에는 물소리가 들려오다 이내 잠잠해졌다.

 

 #강남 모처의 연구실

 짙은 어둠이 내려진 창을 등지고 긴 회의용 탁자가 놓여있다.

 마치 영화속 세트장 같은 멋진 사무실은 지나치게 정돈되어있어 사용자의 성격이 느껴졌다.

 김 박사는 늦은 시간에도 책상 앞에 앉아 잡지에 나오는 사진처럼 아름다운 자세로 자료를 살폈다.

 아침에 세팅해 놓은 머리가 조금 헝클어져 내려오자 참지 못하고 커다란 손으로 완벽하게 다시 끌어올렸다.

 작은 진동 소리가 책상 위에서 울리자 김 박사는 화면에 떠 있는 번호를 확인하고 전화를 받았다.

 “김민석입니다.”

 ‘역시 아직도 사무실인 거냐? 거긴 도대체 지금 몇 시야?’

 김 박사는 힐긋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시계는 자정을 넘어가고 있었다.

 “늦었어.”

 ‘알면 제발 퇴근 좀 해라. 네 비서는 얼마나 피곤하겠냐? 요즘 같은 시대에 휴대전화 한 대 없는 사람은 너 하나뿐일 거야. 제발 하나 사라.’

 “부탁한 건?”

 ‘내 말 들은 거야? 휴대전화 하나 사서 보내주랴? 제발! 하나 사라!’

 “부탁한 것 때문에 전화한 거 아니야?”

 김 박사는 메마른 말투로 물었다.

 ‘부탁하는 놈 에디튜트가 그게 뭐냐?’

 정유성은 기분 좋은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그래서 부탁한 건?”

 ‘하~휴! 네 인생에 부탁이란 걸 해봤어야 저자세라는걸?! 알지 내가 말을 말자. 네가 말한 대로 한 글자도 안 빼고 전달했다. 덕분에…. 크크 아주 좋은 구경 했다. 미리 언질이라도 줬으면 녹화라도 해서 두고두고 보는 건데 얼마나 아쉬운지 넌 모를 거다.’

 H그룹의 둘째 아들인 정유성은 미국 유학 시절부터 대학 동기였다.

 사업에는 도통 관심이 없던 유성은 민석과 함께 경영학과 수업을 들었지만, 곧 부모 몰래 미대로 편입했다.

 “그래서 부탁한 건???”

 김 박사가 다시 물었다.

 ‘그 악독한 노인네 비자금 리스트가 뉴스 머리기사에 뜨고 회사가 망한다고 해도, 검찰에 소환되도 늘 그렇게 한결같이 무표정이더니, 네가 전하라는 말을 듣고는 안색이 새파랗게 질리더라. 어디서 들었냐고 어찌나 추궁하던지!!! 하하하하~’

 전화기 너머 민석의 반응에도 개의치 않고 유성은 자기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며 기분 좋은 목소리로 호방하게 웃었다.

 유성의 성격을 아는 민석은 포기한 듯 조용히 듣고 있었다.

 ‘아무리 추궁해도 내가 말을 안 하니 별별 제안을 다 하더라. 하마터면 내가 H그룹 수장이 될 뻔했다니까? 크큭~ 노인네 아직도 돈이면 뭐든 다 되는 줄 알아. 정말 웃겨서.. 덕분에 진짜 좋은 구경 했다.’

 “용건만 간단히 하자.”

 유성이 웃음을 그치지 못하자 참지 못한 민석이 말했다.

 ‘음! 음…. 거두절미하고 네가 시키는 대로 하고 나서 며칠 뒤에 부르시더니, 노인네 지치지도 않는지 다시 처음처럼 꼬치꼬치 또 묻더라. 앵무새처럼 네가 시키는 말 이외에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더니, 포기하셨는지 내일…. 아! 아니구나! 거긴 오늘이겠구나! 오늘 최 변호사가 따로 전화해 줄 거라더라. 근데 뭔 카드이기에 이 난리야? 글로벌 로열 멤버쉽카드라도 되는 거야?’

 “궁금하긴 하냐?”

 민석은 집안 법률자문인 최 변호사가 연락해준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편해졌는지 미소지으며 물었다.

 ‘그 노인네 표정을 보니 대단하긴 한 건가 보더라. 궁금하면 네가 알려주게?’

 “안돼! 궁금하면 너도 이제라도 그 한량생활 접고 흙탕물에 뛰어들어! 그럼 알려주마.”

 ‘싫소이다~ 난 그냥 지금처럼 편하게 살 거야. 가늘고 길게 오래~ 오래~ 살고 싶다.’

 유성은 마냥 즐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다시 생각해봐. 네가 상상도 못 한 걸 이뤄줄 수 있는 카드야. 회장님도 몹시 어렵게 구한 거지. H그룹만큼 가치가 있는 카드야.”

 ‘관둬라. 그딴 거 난 필요 없다. 그리고 알만한 사람이 왜 이래. 남이 이뤄주는 건 내가 이룬 것만 못해.’

 “어쨌든 고맙다. 이번에 신세 진 건 절대 안 잊을께.”

 학창시절에도 유성은 늘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늘 편한 길을 선택했다.

 경쟁이나 싸움을 싫어하는 착한 성정이 한몫한 것도 있지만 지긋지긋한 집안싸움에서 벗어나 사는 것이 유성의 인생 목표기에 더욱 그랬다.

 그걸 잘 아는 민석은 유성에게 부탁한 것에 대해 미안함을 느꼈다.

 ‘다음 달에 잠깐 들어갈 거야. 네 입으로 H그룹만큼 가치 있다고 했으니 그때 보자.’

 “무조건 시간 낼게. 범국가적 사태만 아니라면!!”

 ‘네! 네~ 어련하시겠어요~’

 민석은 유성의 기분 좋은 웃음소리를 들으며 전화를 끊었다.

 김 박사가 전화기를 내려놓으며 중얼거렸다.

 “이제 마지막 계약만 남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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