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비꽃이 핀다
작가 : 지현시
작품등록일 : 2020.9.1

아이돌 연하남과의 간질간질 로맨스.

 
황소개구리
작성일 : 20-09-30 13:11     조회 : 273     추천 : 0     분량 : 3361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선배.”

  “응?”

  팔짱을 낀 채, 대성은 파이널 무대 연습 중인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수의 부름에도 그의 시선은 조금도 옮겨지지 않았다.

  “선배도 아이돌은 뭐든 다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 잘하면 좋지.”

  시큰둥한 대답에 이수는 질문의 요지를 좀 더 명확히 할 필요를 느꼈다.

  “난 얘네들이 꼭 가수로 성공했으면 좋겠어요.”

  “누군 아니야?”

  “아니, 예능이나 연기도 좋은데… 노래로, 춤으로 자길 표현하는 사람이었음 해요.”

  그제야 아이들에게 고정되어 있던 대성의 시선이 이수를 찾았다.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이렇게 잘하는데… 아깝잖아, 딴 거 하기.”

  이수는 거울에 모습을 비춰보며 같은 동작을 반복하고 있는 가람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었다. 땀을 비 오듯 쏟아내면서도 지칠 줄 모르는 아이가 그저 대견했다.

  “아이돌이 원래 우상이란 뜻인 거 알죠. 근데 지금은 그냥, 걸그룹 보이그룹의 또 다른 말이 돼버렸어. 난 얘들이 멋있게 커서, 그 이름의 무겔 되찾았음 좋겠어요. 아름다운 춤으로, 아름다운 노래로.”

  “그게 어디 쉽나. 멀티 플레이, 그거 아무나 하는 거 아니라지만… 요샌 뭐 좀 안 풀리면 다들 딴 길로 새니까.”

  “아이돌이란 꼬리표 달고… 욕이란 욕은 다 먹어가면서, 연기든 예능이든 다시 밑바닥부터 배워야 하는 건데… 그거 너무 애달파요, 보고 있기. 한편 허무하기도 하고….”

  “아이돌은 수명이 짧으니까, 상대적으로.”

  “7년차 징크스, 그거… 어떻게 안 되는 건가? 해결할 방법 없는 걸까요?”

  대성은 이수의 나이브한 생각에 실소를 터트렸다. 이럴 때 보면 정말 순진한 거 같단 말야.

  “너무 많이 간다, 너. 우린 그냥, 쟤들이 이 일 시작할 때 해줄 수 있는 게 뭘까만 생각하면 돼.”

  “…무책임해.”

  “뭐?”

  “일단 싸지르고 보자, 그건 거 같아.”

  “야.”

  “그렇잖아요. 활동 기간도 1년으로 못 박아두고, 그 후론 다들 뿔뿔이 흩어져 다름 이름, 다른 모습으로 무대에 오를 테니까. 소속사에선 인지도만 믿고 센터에 세우는데, 팀이 잘 되리란 보장도 없고. 1년 반짝 스타 만들려고 이 고생한다 생각하면… 그건 좀 억울하지.”

  “도리가 없잖냐, 쟤네 계약 파기시키고 팀 꾸려줄 뭉칫돈 어디 숨겨둔 거 아닌 한.”

  “이 프로 끝나면 또 우후죽순으로 신인 그룹들 나오겠죠? 그럴 때면 꼭, 얌전히 고여 있던 진흙탕 물 밟고 지나가는 황소개구리가 된 기분이야.”

  생각에 잠겨 있던 이수의 시선이 허공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내, 자길 봐달란 텔레파시를 보내며 춤을 추고 있는 건으로 인해 상념에서 빠져 나왔다.

  동료가 어렵게 따낸 센터의 자릴 위협하는 저 맹랑한 눈빛. 아니 웃을 수가 없다.

  피식—

  “…마음에 안 들어, 하여간.”

 

 

  * * *

 

 

  강남의 한 녹음실. 오랜만의 외출에 스무 명의 아이들은 어딘가 설레 보였다.

  이수는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는 아이들에게 가사지를 나누어 주었고, 대성은 이곳에 온 이유를 설명했다.

  “생방 때 마지막으로 부를 노래야, 너희들 다 같이.”

  사랑스러운 눈빛을 쏘아대는 건을 지나치며 이수는 웃음이 새는 걸 막으려 아랫입술을 꾹 물었다.

  가사지를 받은 재선은 제법 진지한 얼굴로 가사를 눈으로 쭉 훑었다.

  “지난 경연에서 1등한 노래가 뭐였지?”

  라고 대성이 묻자,

  “요…!”

  하며, 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그 노랠 작곡한 사람은?”

  “클로이 작곡가님!”

  풉, 햇님반 저리 가라네. 제자리로 돌아오며 이수는 가볍게 웃음을 터트렸다.

  “헐, 설마 이것도 클로이 작곡가님 거?”

  재선의 추측에 옆에 있던 원해가 입을 세로로 길게 벌렸다.

  “섭외력 무엇!”

  “야야, 됐어, 그만해.”

  도중에 말이 끊겨 짜증이 인 대성이 원해의 말꼬리를 싹둑 자르며 말했다.

  합죽이가 된 원해는 민망해 특유의 익살스런 표정을 지었다.

  “<하늘빛>, 이 노래로 말할 것 같으면….”

  “약장수 납셨네.”

  “씁!”

  산통을 깨는 이수의 추임새에 대성의 미간이 다시금 구겨졌다.

  “…혼날 짓만 골라 해, 하여튼.”

  건은 그런 이수를 보며 쿡쿡 웃어대기 바빴다.

  “흠, 아무튼! 이 노랜 클로이보다 더, 훨씬 유명한 작곡가님께서 만들어 주신 거야.”

  “에이, 그건 아니죠.”

  “누군 줄 알고 그건 아니래?”

  이수의 태클에 대성이 여유만만한 웃음을 지으며 반격에 나섰다.

  “이거 JSY 곡 아니에요?”

  대성이 대답을 하려던 순간, 선풍기 바람에 제이슨의 가사지가 휘 날아가 이수 앞에 떨어졌다.

  “장난치지, 어?”

  친절히 주워 줄 거면서 입에선 괜히 무뚝뚝한 말이 튀어 나왔다.

  “죄송합니다.”

  “작곡가님한테 어려운 파트 주라 그런다?”

  “에헤이….”

  “웃어?”

  “이우신 작곡가.”

  멈칫—.

  성질 급한 대성이 내뱉은 한 마디가, 그 이름이, 이수를 건드렸다.

  “와…!”

  세계적인 작곡가의 이름을 단번에 알아듣고 아이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누구….”

  하지만 이수는 아니었다.

  “누구랬어요?”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다시 들어도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이우신, 몰라?”

  온몸이 딱딱하게 굳어, 파르르 떨리고 있는 눈꺼풀이 아니라면 살아 있단 것도 모를 정도로, 이수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의 심장은 빠르게 뛰고 있었다. 너무 빨리 뛰어 아플 지경이었다.

  제때 들이쉬고 내쉬지 않아 부족한 숨을 갈구하며 그녀의 심장은 요동치고 있었다.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 아이들은 이상하게 구는 이수를 숨죽여 지켜봤다.

  서이수….

  그리고 그 안에 어딘가 위태로워 보이는 이수의 모습에 덩달아 불안해진 건이 있었다.

  “말 돼? 명색이 음악 프로 피디라는 놈이 이우신을 모른단 게?”

  “왜 나… 나 왜 이 얘길 처음 듣는….”

  “내가 부탁했거든.”

  몇 년 만에 듣는 목소리이건만 생생히, 또렷이 가슴에 와 박힌다.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어서.”

  모골이 송연하여, 등줄기를 따라 퍼져가는 이 께름칙한 기운이 온 팔과 다리에 오스스한 소름을 낳는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관절 하나하나를 미세히 움직여,

  설마, 아니야, 아닐 거야.

  그런, 이제와 아무 소용도 없을 소릴 속으로 해가며,

  스윽—

  이수는 뒤를 돌아보았다.

  “…이우신.”

  얼마나 힘을 주고 있었음, 고작 세 글자를 내뱉는데 턱이 다 아팠다.

  “너 보니까… 얼추, 성공한 거 같은데.”

  왜 눈물이 나오려 하는가.

  왜, 가슴 한 가운데가 뻥 뚫려 미칠 듯 시려오는가.

  왜, 왜, 대체 왜.

  “오랜만이다, 서이수.”

  나의 이 미련 맞은 육신은, 왜 아직도 이자를 알아보는가.

  잊지 못하고, 기억하는가.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1 비꽃이 핀다(完) 2020 / 9 / 30 296 0 5540   
30 항복 2020 / 9 / 30 287 0 4610   
29 911 2020 / 9 / 30 278 0 4768   
28 숨바꼭질 2020 / 9 / 30 277 0 3738   
27 발각 2020 / 9 / 30 285 0 4747   
26 연서 2020 / 9 / 30 297 0 6353   
25 굿바이 콘서트 2020 / 9 / 30 287 0 6532   
24 겁쟁이 2020 / 9 / 30 303 0 4111   
23 여름의 왈츠 2020 / 9 / 30 293 0 3540   
22 안녕 2020 / 9 / 30 275 0 3523   
21 최종회 2020 / 9 / 30 279 0 3887   
20 금은방 해프닝 2020 / 9 / 30 300 0 3632   
19 옛 남자의 경고 2020 / 9 / 30 273 0 4375   
18 너는 꼭 손거스러미 같아 2020 / 9 / 30 288 0 4151   
17 달콤한 접선 2020 / 9 / 30 274 0 3406   
16 악질 2020 / 9 / 30 296 0 3786   
15 그는 나의 첫사랑 2020 / 9 / 30 309 0 3379   
14 황소개구리 2020 / 9 / 30 274 0 3361   
13 미안해는 내 몫이야 2020 / 9 / 29 306 0 3742   
12 다정히 끌어안고, 굿 나잇 2020 / 9 / 29 289 0 7000   
11 보통의 연인 2020 / 9 / 29 301 0 4929   
10 당신의 취향 2020 / 9 / 29 285 0 4280   
9 무던히 아름다웠던, 입맞춤 2020 / 9 / 29 276 0 6295   
8 몰래카메라 2020 / 9 / 28 290 0 4006   
7 너 나 좋아하니? 2020 / 9 / 28 286 0 6078   
6 혼날래, 서이수 2020 / 9 / 26 301 0 4302   
5 내가 남자니까! 2020 / 9 / 26 295 0 3756   
4 누가 봐도 짝사랑 2020 / 9 / 8 292 0 4364   
3 얼굴을 물들이다 2020 / 9 / 4 301 0 4080   
2 주홍빛 위로 2020 / 9 / 2 292 0 5738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Off Side
지현시
교환 학생
지현시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