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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너에게 낭독
작가 : 장하늬
작품등록일 : 2020.8.14

#로맨틱코미디 #오피스로맨스 #세입자 #까칠자상남 ✔️ 하룻밤의 기억을 각자의 이유로, 단 한 번의 언급 없이 그냥 친한 오빠 동생을 유지하고 있는 두 사람. 하지만 계속 떠오르는 그날밤의 기억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온 우기현. "너의 기억 저편에서 사라진 그 날의 편린들이 영원히 산산조각 되어 흩어졌으면 좋겠어." / 부X친구이자 하룻밤을 함께 한 우기현의 집에서 월세 내고 사는 세입자 송지음. "헤어지면 어떡해? 그래, 고작 하룻밤. 그날 밤 아무 일도 없던 거야.”

 
40화. 새로운 계획
작성일 : 20-09-30 07:49     조회 : 273     추천 : 0     분량 : 4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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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대리, 사람이란게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날지 몰라요. 그렇죠?’

 

 지음은 며칠 전 화장실에서 마주친 큐레이터가 했던 말이 계속 잔상처럼 남았다.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해. 그래서.’

 

 세면대에서 손을 닦고 있던 지음에게 큐레이터는 비꼬듯이 말했다.

 

 지음은 아무런 대꾸없이 물기 가득한 손을 탁탁 털었다.

 

 각각의 물방울이 임무를 수행하듯 큐레이터 얼굴과 옷에 산발적으로 스며들었다.

 

 ‘뭐하는 거예요? 지금?’

 

 큐레이터는 날아든 물방울이 찝찝한지 신경질적으로 지음에게 물었다. 하이톤의 목소리가 더욱 짜증스럽게 들렸다.

 

 하지만 지음은 큐레이터를 유령 취급하며 손에 남은 물기를 옷에 쓱 문지르고는 나갔다.

 

 그게 최선이었지 뭐.

 

 소문에 대한 증거 없이 아니라고 반복해서 말하는 것은 하지도 않은 일을 인정하며 변명하는 꼴처럼 보일 뿐이었다.

 

 지음은 큐레이터가 했던 말들을 지우려는 듯 고개를 옅게 젓고 작업에 다시 집중하기 시작했다.

 

 「오혜령 관장 성희롱 삼진아웃제 도입 예고」

 

 자료 검색을 위해 켠 검색엔진 메인 페이지에는 선우가 보여줬던 기사의 제목이 며칠 째 랭크되어 있었다.

 

 “먼저 들어가겠네.”

 

 임작가의 말에 선우가 인사를 하려 일어섰지만 이미 문 밖으로 나간 뒤였다.

 

 지음은 임작가가 열고 나간 문을 보며 나쁜 예감이 들었다.

 

 다시 좋지 않은 소문으로 입방아에 오르내릴 거라는 예감.

 

 큐레이터가 알게 된 이상 소문은 다시 생기기 마련이었고 그 소문은 사람들이 말로 더하는 살집으로 몸집이 커질 것이다.

 

 그리고, 소문의 속도는 무섭게 빠르다는 것을 지음은 알았다.

 

 

 자신을 몰아 내려는 임작가를 가만히 보기만 할 수 없었다. 한 가지 대안이 지음의 머릿속으로 스쳐 지나갔다.

 

 

 

 *

 

 

 

 지음과 기현은 소파 앞에 놓여 있는 넓은 좌식 테이블 앞에 나란히 앉아 지음은 자료조사와 스케치를, 기현은 옆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기현은 주말에도 방에서 일하는 지음을 거실로 불러냈다. 바빠서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렇게라도 함께 있어야 했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흔들리는 흰색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빛이 지음의 옆모습을 가리키고 있었다. 가끔 들려오는 새 소리가 가을 아침의 청량함을 더해주었다.

 

 “나 그만 보고 읽던 책 마저 읽으시죠.”

 

 “이럴려고 여기로 부른 건데?”

 

 기현은 좀 전까지 읽던 책을 덮어두고 소파 밑부분에 등을 기대어 팔을 뻗은 채 지음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시선을 느낀 지음이 스케치에 시선을 고정한 채 말했다.

 

 “그리고 사람하고 말 할 때는 두 눈을 마주보며 말하는 거야. 송지음.”

 

 “대표님, 업무 방해입니다.”

 

 “얼씨구, 이제는 대표님이라는 말이 잘 나오네?”

 

 “아, 정말. 오빠 때문에 집중이 안…”

 

 되잖아. 라고 고개를 돌려 말을 하려던 지음에게 기현은 자신의 얼굴을 봐주는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 입술을 가볍게 맞췄다.

 

 “차 한 잔 줄까?”

 

 목표를 달성한 기현이 웃으며 물었다.

 

 계속 달리기만 하는 지음에게 작은 휴식이라도 주고 싶었다.

 

 지음은 이제야 기현의 의도를 파악하고 옅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뭐야?”

 

 주방으로 걸어가던 기현이 세워 있는 캐리어를 가리키며 물었다.

 

 지음은 기현의 물음에 소파로 올라가 헤드레스트에 팔과 턱을 괴며 기현이 가리킨 곳을 보았다.

 

 “아 그거 깡다꺼. 어제 짐 싸더라구. 본 김에 현관 앞에 놔 줘.”

 

 “얘도 참 사서 고생한다.”

 

 기현은 지음의 말대로 캐리어를 현관 앞으로 옮겨 놓으며 말했다.

 

 “그리고 송지음 너도 주말에는 쉬어.”

 

 현관 앞에서 다시 부엌으로 가는 기현이 거실을 지나가며 지음에게 말했다.

 

 아침 내내 러프 스케치를 하며 머리를 쥐어뜯고 있던 지음을 봤기에.

 

 “엉망진창으로 하라고 했잖아 내가. 열심히 하지마.”

 

 “진짜? 진심이야? 그러다 완전 망하게 하는 수가 있어.”

 

 지음은 지나가는 기현을 눈으로 따라가며 말했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네.”

 

 기현은 전기포트에 물을 넣어 작동 시켰다.

 

 그리고 지음은 까치발로 닿는 찻장의 높이에 기현은 불편함 없이 손을 뻗어 유리병을 하나 집었다.

 

 그 병에는 삼각뿔 모양의 티백 안에 마른 캐모마일 잎이 들어 있었다.

 

 기현은 티백을 하나 꺼내어 머그잔에 넣고는 팔짱을 끼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계약 파기할까?”

 

 “저기요, 위약금은 어떻게 하시려구요?”

 

 “그 정도 여윳돈은 있지. 네가 알고 있던 우기현이 아니라고 이제.”

 

 “뒤에서 위약금까지 책임져 줄 사람이 있으니까 마음은 편하네.”

 

 삐죽 내민 지음의 입술에 웃음이 섞여 있었다. 기현이 그런 지음을 보며 어깨를 으쓱였다.

 

 “그런데 오빠는 사업할 때 골치 아픈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해?”

 

 지음은 그동안 기현도 혼자 힘들었을 거란 생각이 들며 생긴 궁금증을 질문했다.

 

 “왜 누가 골치 아프게 해? 임작가야?”

 

 “내가 먼저 물었잖아. 대답해줘 궁금해.”

 

 “흠…”

 

 기현은 입술을 구기며 기억을 더듬었다.

 

 전기포트의 물이 보글보글 힘차게 끓어오르며 포트의 뚜껑을 톡톡 몇 번 건드리더니 자동으로 버튼이 툭하고 꺼지며 작동을 멈췄다.

 

 “그 골치 아픈 상황에 따라 계획을 변경하거나 아주 새롭게 계획을 세우지.”

 

 페이드아웃되는 음악소리처럼 작아진 물방울의 소리에 기현은 지음에게 향했던 시선을 포트로 옮겼다.

 

 “그러다 보면 새로운 길이 생기더라고. 한 가지 방법만 있는 게 아니야.”

 

 기현은 포트에 담긴 물을 머그컵에 쪼르륵 따랐다.

 

 말라 있던 꽃잎이 다시 피는 것처럼 뜨거운 김이 서서히 피어 올랐다.

 

 “그렇지? 한 가지 방법만 있는 건 아니지?”

 

 지음은 혼자 고민했던 것들이 기현의 말에 무게감이 실리는 것 같았다.

 

 지잉-

 

 지음이 소파 위에 있던 자신의 휴대폰에 뜬 문자를 확인했다.

 

 ―지음씨, 저 바쁜 일정 끝나가요. 이따 봐요.

 

 기현이 캐모마일이 알맞게 우러난 머그잔을 가지고 지음에게로 걸어간다.

 

 “누구야?”

 

 “아… 오빠. 나 잠깐 나갔다 와서 마실게. 진짜 미안.”

 

 지음이 옷을 갈아입고 나갈 생각인지 뛰다시피 2층으로 후다닥 올라갔다.

 

 “송지음, 누구 만나는데?”

 

 이미 자신의 앞에서 사라진 지음의 등을 보며 소리치듯 물었지만 지음의 대답은 끝내 듣지 못했다.

 

 

 

 *

 

 

 

 지음은 비교적 한산한 카페에 들어가 가장 조용하게 대화할 수 있는 자리에 앉았다.

 

 뒤이어 들어온 혜령이 지음의 뒷모습을 보고 지음이 앉아 있는 앞으로 왔다.

 

 “미안해요. 요즘 미팅도 많이 잡혀 있고 행사도 많아서 지금밖에 시간이 안 났어요.”

 

 혜령이 의자를 빼며 말했다. 주말에도 정장차림인 혜령의 모습만 봐도 얼마나 바쁘게 지내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었다.

 

 바쁜 와중에도 지음의 연락에 바로 응해준 혜령은 큐레이터를 대하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어, 관장님 오셨어요? 괜찮아요. 이렇게 주말에 시간 내주신 것만으로 감사드려요.”

 

 지음은 혜령을 보고 의자에서 반쯤 일어났다가 의자에 앉는 혜령의 모습에 다시 바로 앉았다.

 

 “그런데 상의할 거라던 내용은 뭐예요?”

 

 혜령은 지음이 혹시나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것들을 이야기하려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에 자리에 나왔다.

 

 “일과 무관한 내용이긴 한데…”

 

 “괜찮아요. 천천히 얘기해요.”

 

 어떻게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 차 작업실에 들리러 했지만, 큐레이터에게 지음과 임작가가 얽힌 소문을 듣고 진위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다음으로 시간을 미뤘었다.

 

 혜령은 지음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지 알 것만 같았다.

 

 “저번에 너울뮤지엄 왜 그만 뒀는지 물어보셨잖아요.”

 

 혜령은 언제든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며 고개를 옅게 끄덕였다.

 

 그때 그 질문을 했을 때는 지음도 그저 남들처럼 일에 권태기가 와서 퇴사를 한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진위여부를 파악한 결과, 지음이 퇴사한 이유는 임작가 때문일 것이라는 결론이 도출되었다.

 

 그리고 지음에게서도 그 이유를 직접 듣게 되었다.

 

 

 

 *

 

 

 

 “관장님의 기사를 봤어요. 그 기사를 보면서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음은 기사의 내용이면 혜령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예전처럼 소문만 무성히 키우고 싶지 않았다. 예전에도 발버둥을 쳐보지 않은 건 아니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맞설 때라고 생각이 들었다.

 

 “말해줘서 고마워요. 지음씨. 아, 사적으로는 지음씨라고 불러도 되죠?”

 

 그렇지 않아도 혜령은 계약한 후에 임작가에 대한 좋지 않은 보고가 들어와 수소문하던 참이었다

 

 너울뮤지엄과 계약이 되었기 때문에 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저도 지음씨에 대한 소문 들었어요. 그런데, 그 소문이 거짓이라는 거 저는 알겠더라구요.”

 

 혜령이 팀장으로 있었을 때, 지음은 전혀 그런 부류의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의견이었기에 진위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맞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소문 속 내용들이 거짓이라고 뒷받침해 주는 내용들을 받아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유명세를 치루기 전, 공연음란죄로 벌금을 선고 받았다는 것 말이다.

 

 “지음씨는 제가 어떻게 도와줬으면 좋겠어요?”

 

 지음이 자신에게 전화한 이유는 자신의 도움이 필요해서 일 거라고 생각한 혜령이 지음에게 물었다.

 

 “저는 임작가님이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지만, 증거가 없기 때문에 그건 어려울 거 같아요.”

 

 “이게… 참 어렵죠. 그런데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에요. 법으로 처벌을 받지 못한다면…”

 

 “그렇다면, 세상 사람들이 손가락질 하게 만들까요?”

 

 지음은 희미하게 웃으며 물었다.

 

 지음은 혜령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것 같았다. 같은 여자로서 공감해 주는 것 같아 그것만으로도 위로가 되었고 조금은 홀가분해졌다.

 

 “역시, 지음씨가 뭘 아네요. 그거라도 해야죠. 가만히 있으면 안돼요. 도울게요.”

 

 결국, 지음과 혜령의 생각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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