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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첫사랑과 사내연애를 사수합니다
작가 : 밍지니
작품등록일 : 2020.9.25

“어? 너... 설마 김주안!!”

“어? 민세이?”

10대의 풋풋한 어린 시절, 바라보는 것만으로 설레며 남몰래 마음을 품은 남자가 회사에 신입사원으로, 그것도 자신의 옆자리로 올 확률은 얼마나 될까?

무엇보다 그 상대가 자신을 기억하고  그 시절과 확연히 다르게 자신에게 관심을 보인다면, 설레지 않을 사람이 또 몇이나 될까?

그 모든 희박한 상황들이 내게 일어났다.

한 번의 우연도 아닌 여러 우연이 겹쳐야 이뤄질 법한 일이, 퍽퍽한 현실에 연애조차 사치라 여기며 살아온 자신에게 봄이 온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말도 안 되게 그런 생각이 들어버렸다

이 사람이 운명이라고

그때는 몰랐다 운명이라 생각한 일이 계획된 사건이란 건

 
10화
작성일 : 20-09-29 22:31     조회 : 227     추천 : 0     분량 : 6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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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아까 벨소리로 바꾸고 다시 안 바꿨나보네’

 

 졸음기가 가득한 상태로 누군지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취한거야, 조는 거야?”

 

 “응? 누구?”

 익숙하고 친근한 목소리에 핸드폰을 귀에서 떼고 누군지 확인해보니 주안이었다.

 

 “어?! 이 시간에 무슨 일이야?”

 

 “하~~”

 깊은 한숨이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다.

 잠시간 침묵이 흘렀다.

 

 “술 좀 적당히 마셔”

 

 “안취했어, 택시 안이라 잠깐 졸다가 받아서 그래”

 “조심도 하고, 얘가 왜 이렇게 경계심이 없어?”

 “충분히 경계하고 삽니다”

 일상의 가장 오랜 시간을 있는 곳에서 매일 경계를 하고 살고 있었다.

 

 “그 말이 아니라, 걱정되어 전화했어”

 

 “아, 맞다! 나 술 마신다고 말했구나”

 

 “취했네, 그새 잊은 거 보니”

 

 “아니거든? 하도 충격적인 이야기들이 오가서 거기까지 생각이 못 미친 거야”

 

 “누구랑 무슨 이야기를 했길래?”

 

 주안의 질문에 잠시 입을 다물었다. 선혜씨가 알려준 말들이 떠올랐다. 자신을 데려다 주기 까지 했으니, 그는 분명 기억하고 있을 것이었다.

 

 “선혜씨랑 마셨어”

 

 침묵 후 고민하며 꺼낸 말에 조마조마 해져갔다. 주안이 알아들었을까? 아닐까? 알아들었으면 어찌해야 하지? 그 일에 대해 사과해야 하나? 무슨 생각으로 저지른 건지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다음에 올 그의 반응이 두려울 뿐이었다.

 

 “아~ 기억 못했지”

 

 에둘러 말하는 그의 말에 그가 내 말을 알아들었음을 깨달았다. 수화기 너머에서는 걱정했던 생각들이 아닌 맑은 웃음이 터져 나왔고, 그 웃음이 도리어 갈피를 잡을 수 없게 만들었다.

 

 “미안해”

 결국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사과를 내뱉었고 또 다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래서 어디쯤에 왔는데?”

 그는 대답대신 내 위치를 물으며 말을 돌렸고 나는 기꺼이 그거에 응했다

 

 “여기 ~~쯤?”

 “그럼 거의 도착했네?”

 “응”

 

 그 이후에는 이런저런 시덥지 않은 이야기와 선혜씨와 박대리의 일을 주안도 알고 있다는 이야기 등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택시에 내려서 걸어가는 길에도 그와의 대화는 끊어지지 않았다.

 

 “어? 나 이제 들어가”

 

 “그래, 들어가”

 

 문을 열고 들어가 문을 닫고 핸드폰을 다시 보니 전화는 꺼져있었다.

 

 출근 준비를 하며 핸드폰을 열어보니 박대리님의 잘 도착했다는 문자와 선혜씨로부터 메신저가 몇 십 통이 와있었다.

 대부분 감사하다 죄송하다 등등 어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도 안 나는 듯 횡설수설 했다.

 

 ‘정작 기억을 잃어버리고 싶은 건 난데’

 

 집에 도착할 때까지 시시콜콜 이야기를 했는데도 막상 얼굴을 보려니 화끈대는 기분이었다. 어딘가 도망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프다고 연차 쓸까?’

 일단 오늘 하루만이라도 도망쳐 보자는 유혹이 스멀스멀 피어올랐으나 오늘 업무를 생각하며 포기했다. 제발 없어라 라고 빌며 사무실에 들어갔으나, 바람과는 다르게 주안은 오늘도 내 옆자리에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반대로 내가 피하기로 결심을 했다.

 

 “세아선배님”

 

 “어,어? 왜왜에요?”

 최근에는 쓰지도 않던 선배라는 용어까지 붙여서 부르자 화들짝 놀라 말을 더듬었다

 

 “며칠 전, 보내주신 미수 내역이요. C업체 수금 진행 된 걸로 알고 있는데 반영이 안 되어서요 확인 부탁드릴게요”

 

 “메, 메신저로 보내도 되자나요”

 

 “저 지금 외근을 나갈 예정이라 서요. 지난번 납품 건 일로 업체 측에서 신규업체들 몇 군데 소개시켜줘서 당분간 미팅으로 오후에는 외근 나갈 것 같아서요”

 

 ‘아싸’

 당분간 이 부끄러운 상황을 피할 수 있겠다는 기쁨에 안도를 하고 있던 것도 잠시, 주안의 말을 곱씹다 든 생각에 나가는 주안을 붙잡았다.

 

 “주안씨, 잠깐만요”

 

 “네? 무슨 일 있나요?”

 

 “납품 건이면 B업체 말하는 거에요?”

 

 “아, B업체에서도 소개시켜 주셨긴 했는데, B업체 말고 그때 저희 도와주신 D업체요”

 

 “휘유~ 그분 호불호가 굉장히 강하신 분인데 한 번에 마음에 들었다고요? 와~ 어쨌든, 신규 미팅 간다는 거죠?”

 

 “네”

 

 “그럼 이거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이게 뭔가요?”

 

 “우리 회사 관리시스템 전반에 대한 안내서라고 하면 될 것 같은데, 우리가 어떻게 케어하고, 관리하는지, 거래와 동시에 앞으로 필요한 것들에 대한 입고부터 정산 나아가서 사후 관리 등에 대한 거. 오래 일하신 분들이야 필요 없지만, 주안씨는 필요할 것 같아서요. 개인적으로 우리 부서에서 내가 진행하는 방식등도 따로 만들어 놨어요”

 

 기존에 입사하고 업무를 익히는 과정에서 만들어 둔거였고, 신입이 온다는 말에 혹시 몰라 다듬고 수정했는데, 이게 이렇게 빨리 쓰임이 생길 줄은 몰랐었다.

 

 “미팅할 때, 도움이 확실히 되겠네요. 감사합니다”

 

 “네, 잘하고 와요”

 

 상사들을 대동하지 않고, 본인이 직접 따와 진행하는 첫 업체였다. 의미가 남다를 처음이 부디 조금 더 괜찮아 지기를 바라며, 나가는 그를 눈으로 뒤쫓았다.

 

 그리고 주안이 걱정되고, 괜스레 긴장되는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직원들도 그런 주안을 남몰래 응원하다 나와 눈이 마주치고는 멋쩍게 웃으며 모니터에 시선을 고정했다. 팀장은 아닌 척 하면서 고개를 빼꼼 내밀고 심각한 표정으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웃음이 나오려고 하는 걸 입술을 꽉 깨물며 세어나가지 않게 조심했다.

 

 점심시간, 저 연기력 빵점이신 선혜씨가 대놓고 나를 흘긋 거리기 시작했다. 손대리님이 핸드폰을 톡톡 거리며 내게 보라고 신호를 보냈고, 핸드폰을 보니 손대리님의 메시지가 와 있었다.

 

 -선혜씨랑 먼일 일었어? 따로 만나기라도 한 거야? 왜 저렇게 나 할 말 있어요 라는 식으로 쳐다보는 거래?

 

 하아~ 한숨이 저절로 나오는 상황에 선혜씨를 향해 눈을 흘기니 움찔하고는 그대로 시선을 피했다. 지과장도 나와 선혜씨를 번갈아 보고 있었다.

 

 “선혜씨, 소개팅일로 이따 커피한잔 할래요?”

 잔뜩 움츠려져 있던 선혜씨가 눈을 반짝 뜨고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대답했다.

 

 “네! 저 시간 괜찮아요”

 

 사람의 모습인데 꼭 머리위에 귀와 몸 뒤에 꼬리가 보이는 것 같았다. 귀를 쫑긋 세우고 꼬리를 마구 흔드는 모습이 상상이 되었다.

 

 속으로만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며 식사를 하였다. 그나마 오늘은 시비가 붙지 않은 거에 안도했다. 식사를 마치고 회사와 조금 떨어진 곳에 카페로 들어갔다.

 

 “저, 어제 실수했죠? 저 기억도 안나요”

 음료가 나오자마자 우다다하는 기세로 사과를 하는 선혜씨에 주변에서 이쪽을 흘끔거렸고 나는 선혜씨의 어깨를 잡아 일으켰다.

 

 “별일 없었어요”

 

 “정말요? 다행이다 그래도, 저 끝까지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아직 할 이야기 남은 건 맞죠? 어디까지 기억해요?”

 

 “제가 세아씨에게 고해성사하며 죄를 고백한 거 까지요”

 

 저건, 분명 장면은 기억나고 뜨문뜨문 단어는 기억나나 전체적으로 뭐라고 한건 지는 모른다는 소리였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우리가 서로 부어라 마셔라 하게 된 사건도 어렴풋이 기억을 한다는 소리였다.

 

 “그래서 말인데요, 소개팅. 그냥 한 걸로 하면 안 될까요?”

 고개를 갸웃거리다 이내 뭔가 생각이 났는지 축 쳐져서 힘없이 선혜씨가 말했다.

 

 “그게, 지과장이”

 말끝을 흐리며 내 눈치를 보고 있었다. 소개팅이 표면적으로는 선혜씨와 나의 일인 것 같지만 사실 지과장이 주도한 거였다. 그리고 지과장은 선혜씨를 통해서 진행 상황에 대한걸 보고 받고 있을 거였다.

 

 ‘어쩔까나’

 지과장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 섣부르게 하는 척을 진행을 할 수도 없었다. 우선 지과장이 이 일로 무엇을 계획하는지 유추하기 위해서라도 선혜씨에게 정보를 얻어 보기로 했다.

 

 “어디까지 궁금해 해요? 지과장이”

 

 “언제 만나는지, 그리고 어디서 만나는지 까지?”

 실제로 만나는지 안 만나는지 확인하러 온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았다. 눈앞에 선혜씨를 보았다. 아마도, 자신이 실제로 만나지도 않고 거짓으로 지과장에게 선혜씨가 보고를 한다면 바로 즉시, 인사부에 회부시킬 터였다.

 

 “선혜씨, 나 좋아한다고 했죠?”

 내말에 불안하게 흔들리는 눈동자가 보였다. 한참을 고민하더니 선혜씨는 앞에 놓인 커피를 벌컥 들이키며 나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네! 그러니깐 저 상관하지 마시고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결연한 표정이, 그 사이에 거기까지 생각하고 말한 듯 했다. 이게 거짓이든 진심이든 자신을 위해 퇴사까지 하겠다는 사람을 외면하기는 어려웠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믿을 수도 없었다. 무엇보다 지과장의 편에 선 사람이라면, 내가 얻고자 하는걸 얻을 수 있게 해줄 수도 있을지 몰랐다.

 

 “그럼, 지과장이 하란대로 하세요”

 

 “네?”“어디서 만나는지 까지 알아오라고 한 거면, 거기에 지과장이 나타나도 이상하진 않잖아요? 지금 나는 남자친구가 없는 상태인데, 소개팅을 안했다하면 또, 수상하게 여기겠죠. 예를 들어 숨겨둔 남자가 있다던가? 하는 식으로요.”

 

 “지과장이라면 충분히 그렇죠. 아! 그럼 주안씨에 대한 것도”

 

 “그쵸, 그러니깐 주안이에겐 제가 잘 납득되도록 말할 테니, 선혜씨는 그냥 지과장의 말에 따르는 척하세요”

 

 “그럼, 저는 세아씨를 곤란하게만 만드는 거잖아요”

 이게 다 거짓이면 세상에 정말 믿을게 하나도 없겠다 싶어졌다. 이 사람은 자신이 위험해져서라도, 나를 위해 힘을 내고 싶어 했다. 이 사람이 그 마음 때문에 무리하다 다치는 건원치 않았다.

 

 “저한테 도움이 되고 싶으면, 이중 스파이하세요”

 그래서 무모하지 않게 그리고 자신에 대한 마음을 덜게 하기 위해 그럴싸한 제안을 하기로 했다.

 

 “이중스파이? 아~ 지과장에 대한 거?”

 

 “네”

 

 “네! 해볼게요! 어떤 종류를?”

 잔뜩 기압을 넣어서 내게 몸을 최대한 가까이 하며 속삭이듯 은밀하게 말을 하고 있었다. 딴에는 주변을 살핀다고 고개를 쓱쓱 돌리는 게,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싶은 듯 했다.

 

 “선혜씨 연기 전혀~ 안되거든요? 뭘 목적을 갖고 캐려고 하지마세요. 그냥 우리는 지과장 뜻대로 친해지는 거죠. 그리고 선혜씨는 계속 지과장편인 척 하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무언가 나오지 않겠어요?”

 

 찡긋 하며 내가 말을 하자 얼굴에 화색이 돋고 볼이 차오르며 발그스레해졌다. 그리고는 씩씩한 목소리로 맑게 내게 대답했다.

 

 “친해져요? 저 좋아요!”

 이 티끌 없는 것 같은 사람을 마지막까지도 의심하고 경계해야 하는 자신의 현실이 씁쓸하지만, 자신을 향하는 맹목적인 애정을, 이용한다는 것도 마음이 사랑스러웠다.

 그래서 조금은 믿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 애정에 나 역시 나만의 방식으로 보답하기로 했다. 더 이상 죄책감을 갖지 않고, 해를 당하지 않도록, 거짓을 말속에 진심을 섞어 선혜씨를 위했다.

 

 ‘친해져요. 우리’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은 웃음 뒤에 숨겼다.

 

 밍기적거리며 최대한 만남을 뒤로 미뤘던 소개팅을 결국에는 하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었다.

 

 - 그럼, 토요일 오후6시 로얄호텔 10층 레스토랑에서 보죠.

 - 네 그래요

 - 기대되네요.

 - 저도요

 

 마음에도 없는 말을 보내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적당히, 하루만 식사를 하고 헤어져야겠다고 생각하며, 고민에 빠졌다.

 

 ‘주안에게 말해야하나’

 

 어찌되었든, 선혜씨와 박대리에게는 주안과 내가 연인사이로 알려졌으니, 말을 맞춰야할 필요는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외면하고 있었지만 그때의 일에 대해서도 물어야 할 것 같았다. 실제로는 그런 사이가 전혀 아닌데 말이다.

 

 ‘내일 미팅 없으면 점심이나 같이 먹자고 해야겠다’

 

 메신저를 키고 몇 번이나 글을 썼다가 지웠다 반복하다 결국, 내일로 미루기로 했다. 구구절절 설명하는 건 어렵지만, 미팅도 있었으니 어떻게 되었는지 물을 겸 해서 밥 먹자는 말 정도는 쉽게 할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며, 최대한 결정을 미뤘다.

 

 그런데 뜻밖에도 다음날, 주안이 먼저 내게 점심을 제안을 해왔다. 말을 꺼내기 어려웠는데, 한결 편해졌다 생각하며, 주안의 차를 타고 회사와 떨어진 곳으로 향했다.

 

 “점심 먹는데, 왜 차까지 타고 가는 거야?”

 

 “할 말 있어서, 이걸 말해야 하는지 아닌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말은 해야 할 것 같아서”

 그의 말이 꼭, 내가 하려던 말과 같았기에 신기했다.

 

 “어? 나돈데”

 

 “너도?”

 

 “응”

 

 서로가 의아해 하며 식사장소로 향했다. 룸형태로 되어 있어 대화하기 좋은 장소였다. 식사를 주문하고 나올 때까지도 우리는 서로 입을 열 듯 말듯하며 침묵했다. 이내 이 어색한 공기를 못 참은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나 소개팅해”

 

 어떻게 말을 할까 계속 고민한 후유증이었을까? 말을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니 계속 신경 쓰던 말부터 먼저 튀어나왔다. 당황해 사정을 설명하려는데, 조용히 식사를 하던 주안의 손이 멈추었다.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는 얼굴은 가볍게 미소 지어진 표정인데도 무표정인 모습보다 더, 싸늘하게 느껴졌다. 팔꿈치를 테이블에 두고 턱을 손등에 괴고 있는 모습이 삐딱하게 느껴졌다.

 

 “계속해”

 평소보다 낮아진 톤에 나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

 

 ‘화났나봐’

 그는 그저 턱짓으로 눈짓으로 더 이야기를 하라고 말을 할 뿐인데도, 긴장되게 만들었다. 왜 화가 난건지 조차 모르겠으나, 부디 자신이 앞으로 할 말이 그의 화를 풀 수 있기를 바랐다.

 

 나는 선혜씨와 있던 일, 그리고 지과장이 벌인 일등을 차근차근 순서대로 설명했고 주안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대신하고 있었다.

 

 “그렇게 된 거야, 그리고 나는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기억이 안나. 선혜씨와 박대리는 우리가 연애를 한다고 알고 있고, 지과장과 회사는 반대로 너와 내가 어떤 관계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나는 지과장이 내게 다른 남자가 있다는 프레임을 씌우고 싶은 거라고 생각해. 그래서 내가 소개팅을 나가지 않거나 거짓인 게 알려지면, 지과장은”

 

 “선혜씨를 징계위원회에 회부시키겠지”

 

 “그렇지. 내가 그날 일을 기억했다면 일을 이렇게까지 만들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어쨌든 너를 끌어들인 거니깐, 상황은 알고 말은 맞춰야겠다고 생각했어”

 점점 목소리가 작아졌다. 꼭,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잘못을 안 한 건 아니지만, 지금 자신이 주안의 앞에서 주눅 들어야 할 만큼 잘못을 한가는 의문이 들었다.

 

 “애인 두고, 딴 남자랑 소개팅이라”

 

 움찔. 진짜 애인도 아닌데, 괜히 마음이 콕콕 쑤셔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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