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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붉은색에 홀리다
작가 : m현림
작품등록일 : 2020.7.31

심각한 불면증에 시달리는 도우경. 어느 날부터인가 붉은 색에 홀려들기 시작했다. 어느 것이 현실이고 어느 것이 환상인지 경계가 모호해졋다. 아름답고 아찔한 붉은 색에.... 홀린다....

 
그림자는 무섭다 01
작성일 : 20-09-29 20:56     조회 : 278     추천 : 0     분량 : 5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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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 ‘열립니다.’하는 승강기의 알림 음성이 휴대폰 너머로 들려왔다.

 혹시나 하는 의심이 우경의 머릿속을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우경은 저도 모르게 말을 뱉어냈다.

 

 “어디... 어디세요?”

 [집에 가는 중이죠.]

 “근데... 어쩐 일로 먼저 전화를 주셨어요? 원래 먼저 전화 잘 안 하시잖아요. 혹시라도 내가 잠들어있을까 봐.”

 [아주 재미있는 걸 들어버려서요.]

 “재미있는 거요? 어떤 건데요?”

 

 잠시 아무 말 하지 않고 있던 김이진이 ‘큭’하는 소리를 냈다.

 평소와는 너무도 다른 행동에 우경은 혼란스러웠다.

 

 [녹음을 하셨던데... ?]

 “아까.. 아까 선생님이 하셨잖아요.”

 [아- 아-. 내가 한 거 말고요. 도우경씨가 한 거요. 그럼 내가 좀 많이 곤란해져서요.]

 

 우경이 알던 차분하고 친절하며 편안한 목소리에서 뭔가 미묘하게 바뀌어있었다.

 자신이 써 내렸던 줄거리가 떠올라 우경이 눈을 꾹 감아버렸다.

 

 “그건... 그러니까...”

 [어디까지 들었을까요? 우리 도우경씨는.]

 

 그때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휴대폰 너머에서, 그리고 자신의 집안에서.

 그것도 동시에.

 

 

 #6. 그림자는 무섭다.

 

 우경이 감았던 눈을 번쩍 떴다.

 눈앞의 시계는 오후 7시 3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시선을 돌려 현관을 쳐다봤다.

 

 낮에 봤던 김이진이 우경의 현관문을 닫으며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당황한 우경이 멈칫하는 사이 김이진이 거실로 들어왔다.

 

 “여.. 여긴 어떻게... 제가 주소를 알려 드렸었나요? 아... 환자 기록에... 것보다 여긴 무슨 일로...”

 

 김이진이 걸음을 옮기며 미소를 지었다.

 여태까지와 다른 서늘한 미소를.

 자신이 알던 김이진과 다른 사람같았다.

 

 “그래서 어디까지 들었냐고 물었는데... 내 질문이 어려웠나요?”

 

 저도 모르게 우경이 한 걸음 물러났다.

 어느새 김이진은 우경의 앞에 서 있었다.

 

 “별... 내용은 없었어요.”

 

 우경의 얼굴을 세밀하게 살핀 김이진이 미소를 지워냈다.

 

 “거짓말을 참... 못하네요?”

 

 주머니에 손을 넣었던 김이진이 무언가를 꺼냈다.

 그리고 우경의 얼굴에 뿌렸다.

 휴대폰을 꺼내 잔잔한 음악을 키고는 음량을 최대로 올렸다.

 잔잔한 노래가 시끄럽게 흐르는 이상한 상황에 우경은 거짓말처럼 비틀거렸다.

 잠이 오는 것처럼 눈앞이 어두워졌다가 밝아졌다를 반복했다.

 

 “자-. 이제 자는 거예요.”

 

 김이진의 목소리가 우경의 귀를 파고들자 언젠가처럼 우경의 눈이 감겼다.

 눈이 감김과 동시에 우경의 몸이 바닥을 향해 스러져 내렸다.

 

 김이진은 마른 체구임에도 자신보다 덩치가 큰 우경의 몸을 가볍게 받아냈다.

 키가 비슷한 우경을 끌어다 소파 위에 눕혔다.

 

 “참 성가시게 한다니까.”

 

 높낮이 없는, 그러니까 감정이라는 것이 없는 목소리가 김이진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잠든 우경을 잠깐 쳐다보던 김이진이 몸을 일으켰다.

 거실 테이블 위를 살피고 식탁 위를 살핀 뒤 책상으로 향했다.

 

 역시나 책상 앞에 녹음기가 놓여있었다.

 녹음기를 조작해 이리저리 돌려보던 김이진이 맨 뒤로 돌렸다.

 문이 열리는 소리와 우경의 목소리.

 그리고 김이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 누가 작가 아니랄까 봐. 호기심은 많아서. 음-. 어떻게 하는 편이 귀찮지 않을까?”

 

 여전히 높낮이도 없고 감정도 섞이지 않은 목소리였다.

 잠시 고민하던 김이진이 녹음기를 내려놓고 우경이 있는 쪽으로 향했다.

 테이블에 올려둔 휴대폰을 들어 잔잔한데 소음처럼 들리는 노래를 껐다.

 그리고 새로운 것을 틀었다.

 

 간격이 일정한 소리.

 메트로놈처럼 일정하지만, 안정감을 주려는 것 같은 그런 비프음.

 김이진이 눕혀둔 우경의 자세를 고쳤다.

 편안하고 안락함을 느낄 수 있도록 머리 아래 낮은 쿠션을 받치고 손의 위치를 살짝 바꿨다.

 누가 봐도 편하게 낮잠을 즐기고 있는 모습으로.

 김이진의 얼굴에 옅은 미소도 생겨났다.

 

 “어제부터 도우경씨가 보고 듣고 느낀 모든 것들은 그저 환영과 구분되지 않는 망상이에요. 그러니 더는 의문을 품지 않게 됩니다.”

 

 메트로놈의 소리에 맞춰 김이진의 목소리가 느리고 정확하게 뱉어졌다.

 두어 번 더 같은 말을 뱉어낸 김이진이 메트로놈 소리를 줄였다.

 

 “자. 이제 천천히 잠에서 깨어날 겁니다. 절반만. 꿈을 꾸고 있는 것처럼.”

 

 김이진의 손이 살포시 우경의 이마 위에 내려앉았다.

 닿았던 손이 천천히 떨어짐에 따라 우경의 눈꺼풀이 천천히 열렸다.

 완전히 눈이 뜨였지만, 여전히 잠을 자는 것처럼 우경의 시선에는 초점이 없다.

 그때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조금도 긴장하지 않은 김이진이 얼굴 가득 미소를 매달고 현관을 쳐다봤다.

 

 “다 끝났어. 예화야. 이제 우릴 방해할 사람은 없을 거야. 그렇지? 예화야.”

 “네. 하지만....”

 

 대답 뒤에 무언가 웅얼거리는 소리에 말이 묻혀버렸다.

 김이진이 붉은색으로 장식된 예화를 쳐다보며 더 짙은 미소를 지었다.

 

 “왜? 시연이랑 이수 말고 이 사람도 죽이고 싶은 거니?”

 “아.. 아니에요.”

 

 예화가 고개를 흔들었다.

 언제나 풀고 있던 검은 머리카락이 파도처럼 예화의 주변으로 흔들렸다.

 

 “.....왜?”

 

 잔뜩 실망한 목소리가 김이진의 입술을 타고 흘러나왔다.

 예화가 겁을 집어먹은 아이처럼 움찔하고 몸을 떨며 간신히 답을 뱉어냈다.

 

 “그... 사람은... 거짓을 말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순간 김이진의 표정이 이상하게 변해버렸다.

 마음에 드는 것도 같고 전혀 들지 않는 것도 같은 그런 이상한 표정.

 읽을 수 없는 표정을 하고 높낮이 없는 목소리를 냈다.

 

 “그렇구나. 참 착한 아이였네. 알겠어. 그러니 이제 나가봐.”

 

 그때 초점 없이 천장을 보고 있던 우경의 눈이 깜박였다.

 서서히 돌아오고 있는 의식 사이로 자신도 모르게 들리는 목소리에 반응한 것처럼.

 

 “예.... 화....씨....?”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들은 예화가 고개를 푹 숙였다.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을 작은 소리로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마지못해 현관문을 열고 다시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 모습에 김이진의 얼굴에는 다시 미소가 드리워졌다.

 

 “어쩌나... 그런 관심은 위험할텐데-. 이제 우경씨 당신도 죽겠네?”

 

 흥미롭게 우경을 관찰하고 있는데 다시 문이 열리며 예화가 들어왔다.

 김이진이 흥미를 감추지 않고 그대로 예화에게 시선을 돌렸다.

 

 “왜?”

 “죽여야... 하잖아요.”

 “어째서? 거짓을 말하지도 않았는데?”

 “지금... 이 자리에 나와 선생님이 있는 걸 말하면 안 되는 거잖아요. 근데... 내 이름을 불렀어요.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어린아이처럼 예화가 두서없는 말을 뱉어냈다.

 흥미로운 시선이 기분 좋은 무언가로 바뀌었다.

 김이진이 예화와 우경을 번갈아 쳐다봤다.

 

 “일단은... 그 조치가 적합한지 생각을 해 볼까?”

 

 의식이 돌아오고 있는 우경을 그대로 둔 채 김이진이 몸을 일으켰다.

 거실을 한 바퀴 돌며 살핀 뒤 흥미를 잃은 것처럼 책상 앞으로 갔다.

 다시 녹음기를 들어 만지작거리다 화면을 가득 메운 글들을 발견했다.

 차분하게 글을 읽어내린 김이진의 얼굴에는 흡족한 미소가 걸려있다.

 

 “음-. 그렇단 말이지?”

 

 만지작거리던 녹음기를 주머니에 넣은 뒤 예화를 쳐다봤다.

 손을 까딱이며 김이진이 예화를 불렀다.

 이유를 묻지도 않은 채 얌전히 코앞까지 온 예화를 향해 책상 위를 굴러다니던 하얀 종이 하나를 내밀었다.

 

 “적어봐.”

 “무엇을 어떻게 적을까요?”

 “내가 부르는 대로.”

 “네.”

 

 익숙한 듯 예화의 대답이 흘렀다.

 사이비 교주에게 맹신하는 신도처럼, 누군가에게 절대적인 복종을 하는 사람처럼 그렇게 차분하고 평온한 대답이었다.

 대답이 마음에 든 김이진이 곧바로 적을 말들을 불렀다.

 

 “어떻게 알았을까? 알게 된다면 너도 죽여야 하는데. 아니면 내가 죽어야 하나?”

 

 의심할 법한 말이었지만 예화는 얌전히 글을 적어 내리는 일에만 열중했다.

 이내 모든 것들을 다 적고 나서 당연하다는 듯 종이를 김이진에게 내밀었다.

 종이를 받아든 김이진이 책상 위를 둘러 보다 키보드 옆에 내려뒀다.

 

 “음- 이대로는 안 될 테니까. 조금만 바꿔줄까?”

 

 김이진이 우경의 스토리를 수정하기 시작했다.

 여자 주인공이 범인이며 심리치료사가 피해자인 것처럼.

 여자는 스토커에 망상장애가 있는 살인자.

 심리치료사는 스토킹을 당하고 있는 대상자로.

 만족스럽게 내용을 고치고 나서 김이진은 주머니에서 약을 꺼내 들었다.

 

 “우리 예화. 이제 약 먹을 시간이네?”

 

 신에게 축복이라도 받는 것처럼 예화의 눈이 기대로 가득 찼다.

 그 눈을 바라보자 예화가 무릎을 꿇고 기도라도 하는 것 같은 포즈를 취했다.

 예화의 기대에 찬 눈동자를 바라보며 김이진이 입술 사이로 약을 밀어 넣었다.

 

 예화를 편하게 바닥에 앉게 만들어둔 뒤 김이진이 거실을 가로질렀다.

 자신의 집인 것처럼 익숙하게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드레스 룸으로 들어온 김이진이 익숙한 손길로 넥타이와 스카프를 두 개씩 챙겼다.

 그리고 몸을 돌려 열린 문으로 발을 내딛다 말고 고개를 돌려 안을 쳐다봤다.

 

 “꼬박 불을 끄고 다니면서 큭... 스스로를 의심하는 건 하하하하.”

 

 미친 사람처럼 크게 웃어젖히고는 그대로 표정을 갈무리했다.

 언제 웃었냐는 것처럼 표정을 굳히더니 불을 끄고 거실로 나갔다.

 자신이 앉혀둔 대로 얌전히 있는 예화의 모습에 만족스럽게 미소를 보이며 발을 옮긴다.

 예화의 앞에 서서는 보란 듯이 가져온 넥타이와 스카프들을 연결했다.

 넥타이와 스카프들을 연결해 기다란 끈을 만들어냈다.

 한쪽 끝에는 커다란 올가미도 만들어냈다.

 

 커다란 창 위의 작은 환기창 두 개를 열었다.

 두 개의 창 사이의 창틀이 눈앞에 드러났다.

 창틀에 김이진이 만들어낸 끈을 걸었다.

 

 길이를 조절해 창틀에 만들어낸 끈을 묶은 뒤 힘을 줘 당겨봤다.

 몸을 지탱할 정도로 힘을 줘도 멀쩡한 것을 확인한 뒤 예화를 쳐다봤다.

 김이진은 예화의 눈동자를 곧게 응시하며 책상 앞의 의자를 끌어왔다.

 

 “확인 좀 해봐야 하니까 올라가 봐.”

 “네.”

 

 착실한 대답과 함께 예화가 의자에 발을 디뎠다.

 돌아가려는 의자를 김이진이 붙잡았다.

 의자에 예화가 온전히 올라서자 올가미가 눈앞에 있었다.

 

 “줄 걸어봐.”

 

 대답 대신 예화의 목에 줄이 걸렸다.

 김이진이 감상하듯 예화의 모습을 보며 미소 지었다.

 

 “예화는 그런 색도 잘 어울리는구나. 붉은색만 잘 어울리는 줄 알았는데.”

 “칭찬 고마워요. 선생님.”

 

 예화의 얼굴에 미소가 지어지기 무섭게 김이진이 의자를 당겼다.

 더는 예화의 발에 의자가 닿지 않았다.

 바동거리면서도 끝까지 자신을 쳐다보는 예화를 두고 김이진은 냉정하게 등을 돌렸다.

 다급하게 예화의 손이 김이진을 향해 뻗어졌다.

 도와달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버리지 말라는 듯.

 

 우경의 옆에 가 앉은 김이진이 예화를 쳐다봤다.

 예화의 흐릿한 시선이 김이진의 눈동자를 마주했다.

 예화를 쳐다보며 김이진의 손이 우경의 이마 위에 얹어졌다.

 

 “이제 완전히 깨어날 시간이에요.”

 

 작게 이어지고 있는 메트로놈 소리를 김이진이 꺼버렸다.

 눈을 꾹 감았다가 뜨는 우경을 확인하고 그대로 나가버렸다.

 

 -

 깊은 잠을 잔 것처럼 우경이 잠에서 깨어났다.

 무언가 꿈을 꾼 거 같은데 어떤 것도 생각나는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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