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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붉은색에 홀리다
작가 : m현림
작품등록일 : 2020.7.31

심각한 불면증에 시달리는 도우경. 어느 날부터인가 붉은 색에 홀려들기 시작했다. 어느 것이 현실이고 어느 것이 환상인지 경계가 모호해졋다. 아름답고 아찔한 붉은 색에.... 홀린다....

 
구분이 모호해진다 03
작성일 : 20-09-29 20:56     조회 : 292     추천 : 0     분량 : 5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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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면 치료센터에서 나온 우경이 내리쬐는 햇빛에 살짝 미간을 찌푸린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찾는다.

 

 “3시 45분...? 이렇게 오래 있었나?”

 

 수면 치료센터 건물을 올려다봤다.

 드물게 편안한 느낌이 들어 얼굴에 미소가 지어졌다.

 흘러버린 시간은 이미 머리 한구석으로 사라진 뒤다.

 

 “뭐. 그럴 수도 있지. 집까지는 천천히 걸어가 볼까?”

 

 오랜만에 느끼는 편안함에 우경의 발길이 천천히 거리를 걸었다.

 평소 머리가 무겁고 사라지지 않는 피곤함에 보이지 않던 거리의 풍경들을 감상하며.

 산책하듯 천천히 움직이는 우경이 걸음을 멈췄다.

 

 “어쩐지 예전과 느낌이 달라진 것 같은데?”

 

 우경이 주변을 살폈다.

 많은 색 중 유독 붉은색만 도드라져 보였다.

 

 “붉은색만 보이는 것 같아.”

 

 우경의 시선이 붉은색에 박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휴대폰이 울렸다.

 무의식적을 전화를 받았지만 바로 끊어졌다.

 

 “뭐지?”

 

 휴대폰에 쏠렸던 관심이 지나치는 사람에게 머물렀다.

 유독 붉게 보이는 핸드백에.

 지나치는 사람들에게서 발견한 붉은색에 우경이 홀려들었다.

 

 “아! 예화씨 전화번호를 또 못 받았네. 그래서 붉은색에....”

 

 예화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조금 편해진 마음이 됐다.

 다시 느긋하게 발을 옮기며 도드라져 보이는 붉은색으로 눈으로 좇는다.

 

 -

 승강기에서 내리자 아침에 봤던 형사들이 같은 자리에 서 있다.

 이번에는 우경 대신 형사들이 굉장히 피곤해 보인다.

 며칠을 못 잔 사람들처럼 푸석하고 지쳐 보인다.

 

 퀭한 시선이 의심을 드러내며 우경을 쳐다봤다.

 자연스럽게 불쾌감이 느껴져 우경이 드러내며 인상을 찌푸렸다.

 

 “뭡니까?”

 “좀 더 물어봐야만 할 게 생겨서요.”

 “다 물어봤던 거 아닙니까?”

 

 이 형사가 고개를 저으며 우경을 쳐다봤다.

 

 “새로운 사건이 생겼습니다. 아! 오기 전에 cctv도 봤습니다. 처음 공원 간 시간, 다시 간 시간 다 확인했어요. 확인을 해둬야 다음으로 진행이 가능할 테니까요.”

 “하-. 그럼 전에 찾아왔을 때는 그런 것도 확인하지 않고 왔다는 겁니까?”

 “그때는 단순한 오인신고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거든요. 확인차 왔던 거고요.”

 “아-. 아. 그랬습니까? 그런 것치고는 굉장히 불쾌하게 의심을 하시던데요.”

 “형사가 의심해야 범인을 잡으니까요.”

 “그래서 뭘 다음으로 진행한다는 겁니까?”

 “그냥 말이 그렇다는 겁니다. 대략 몇 시쯤 공원에 가셨는지 기억하시나요?”

 “cctv 확인했다면서요.”

 

 확인한 사실을 굳이 자신에게 다시 묻는 이유를 몰라 우경이 짜증스럽게 답했다.

 이런 상황이 익숙한 듯 이정이 형사는 웃으며 답을 들려줬다.

 

 “도우경씨의 기억이 얼마나 정확한지 확인해 보는 겁니다. 정확하지 않은 거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요.”

 “밤 9시 반쯤이었던 것 같군요.”

 “시간을 꽤 정확하게 기억하시네요?”

 “시간을 자주 확인하는 편입니다.”

 

 소리가 들려서인지 앞집 문이 살짝 열린다.

 빼꼼히 내민 고개가 우경과 형사들을 살핀다.

 어쩔 수 없다는 듯 우경이 자신의 집 현관문을 열고 눈짓한다.

 

 “일단 들어가서 말하죠.”

 

 먼저 들어가는 우경을 따라 형사들이 들어왔다.

 전과 다르게 두 형사 모두 우경의 집안을 눈으로 살핀다.

 눈에 띄는 것이 없자 시선을 돌리던 나강인 형사의 눈이 벽시계에 고정된다.

 

 “집에 두는 것치고는 시계가 꽤 크네요. 보통 이런 걸 집에 둡니까?”

 

 커다란 디지털 시계 앞으로 다가간 나강인 형사가 우경을 돌아보며 다시 물었다.

 

 “식당에서만 보던 것 같은데 그거 맞죠?”

 “맞을 겁니다.”

 

 우경의 답을 들은 나 형사가 소파에 앉으며 물었다.

 

 “보통 집에는 이런 시계 안 두지 않나요?”

 “시간을 자주 확인하는 편이라 큰 게 편하거든요. 대충 봐도 몇 시인지 알 수 있잖아요.”

 “아- 그렇기는 하죠.”

 

 나 형사가 고개를 끄덕이지 이정이 형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잡을 제대로 못 자는 것 때문에 생긴 습관인가요?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사람은 시간에 집착한다고 어디서 들은 것 같은데요.”

 “그거 아닐 겁니다. 시간을 자주 확인하는 건 그냥 내 습관이거든요.”

 “특이한 습관이네요.”

 “글쎄요. 별로 특이하다고 생각해본 적 없어서요.”

 

 우경이 다시 불쾌함을 드러내자 나 형사가 질문을 돌렸다.

 

 “죽은 이시연씨와는 아는 사이가 아니라고 하셨죠?”

 “네. 처음 봤습니다. 전에도 말했듯이.”

 “들었죠. 처음 본 사람이 궁금해 그 늦은 시간에 다시 공원을 가신 정성과 옥상에까지 가본 것도.”

 

 대놓고 의심하는 말투에 우경이 얼굴을 굳혔다.

 형사들의 얼굴을 살피며 느긋하게 소파에 등을 기댔다.

 

 “내가 용의자입니까? 어째서죠?”

 “선생님 말고 죽기 전의 이시연씨를 목격한 사람이 없습니다. 거기다 선생님이 사는 건물에서 뛰어내렸다는 점도 한몫하죠.”

 “요전에도 말했는데요. 그 벤치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곳이 내가 사는 건물이라고. 그럼 이 건물에 사는 사람들 모두 용의 선상에 올라가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 들은 죽기 전의 이시연씨를 목격하지 않았죠.”

 “아-. 나처럼 신고만 하지 않고 마주쳤을지도 모르는 거죠.”

 “보통은 신고 한 사람을 가장 먼저 용의 선상에 올리고 수사합니다. 스릴러 쓰신다면 당연히 아시는 거 아닙니까?”

 “그럼 나는 더 아니지 않겠습니까? 신고하면 내가 가장 먼저 의심받을 거라는 걸 알고 있는데요?”

 “그래서 더 의심이 가는 겁니다. 처음 용의 선상에 오른 만큼 어지간한 알리바이만 있어도 빠져나가기는 수월해질 테니까요.”

 “하-. 그래서 사인은 나온 겁니까?”

 

 이정이와 나강인이 시선을 주고받더니 우경에게 고개를 저어 보였다.

 

 “아직 살인인지 자살인지 정확하지도 않은데 의심부터 하는 겁니까? 최초 신고자에 최종 목격자라고?”

 “합리적 의심이라고 해두죠. 외국에는 시나리오를 위해 연쇄살인을 저지른 작가도 있으니까요.”

 “같은 취급을 하고 싶은 거군요.”

 “그런 것까지는 아닙니다. 아는 게 있으면 협조해 달라는 것뿐이죠.”

 

 눈에 띄게 불쾌해진 우경의 얼굴 앞에 이정이 형사가 휴대폰을 들이밀었다.

 

 “진짜 처음 보는 사이 맞습니까?”

 

 이시연의 사진을 확인한 우경이 나 형사를 곧게 응시했다.

 

 “어제 처음 봤습니다.”

 “죽은 이시연씨에게 남자친구가 있었다고 하더군요. 근데 그게 누군지는 아무도 모른답니다. 죽은 날도 남자 전화를 받고 나갔다는 걸 룸메이트가 확인해줬습니다. 전화를 받고 나간 곳에 하필 선생님이 계셨고.”

 “그 아무도 모르는 남자친구가 나라는 겁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의심이 드는 건 당연한 상황 아닙니까?”

 “그럼 난 내 집 앞 공원에 산책하러 나갈 때도 조심해야겠네요. 누군가 약속을 하고 나와서 죽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그런 것까지는 아닙니다. 그것보다 이 사진도 한 번 확인해 주시죠.”

 

 나 형사가 다른 여자의 사진을 하나 더 보여준다.

 순간 우경의 표정이 공포로 물들며 인상이 구겨진다.

 

 “아는 사람입니까?”

 “아침에 창문을 통해 봤습니다. 떨어지는 걸....”

 

 나 형사가 우경의 말을 듣고 소파에서 일어나 거실 창으로 간다.

 

 “여기 말하는 겁니까?”

 “하... 창밖을 보고 있는데 그 여자가 떨어졌어요. 눈을 마주친 것 같았고... 놀라서... 뒷걸음질 치다 넘어진 것 같았습니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1시간이나 지나있었고 바닥에 널브러져 있더군요.”

 “바닥이요? 어디를 말하는 겁니까?”

 “거기 형사님이 서 있는 자리요.”

 “아... 근데 좀 이상하네요.”

 

 나 형사가 다시 소파로 돌아오더니 앉아 우경을 관찰하며 말을 이었다.

 

 “아니, 신기하다고 해야 하나? 이 여자. 오늘 아침에 죽은 김이수씨. 이시연의 룸메이트였습니다. 남자의 전화를 받고 나갔다고 증언해준 사람. 근데 김이수씨는 이 건물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다고 했습니다.”

 “아는 것이 없다고요? fel.....”

 

 당황한 우경의 시선이 정처 없이 흔들렸다.

 feliz라는 단어를 뱉어내려 했지만, 가득 찬 의심에 입을 다물어버렸다.

 나 형사는 갑자기 입을 닫아버린 우경을 유심히 살폈다.

 

 “자신이 알기로는 이 근처에 함께 왔던 적은 없다고 합니다. 둘이 오랜 친구라서 대부분을 함께 다녔다고 하더군요.”

 

 우경의 입이 더이상 움직이지 않자 이정이 형사가 물었다.

 

 “근데 신기한 건 3일 전. 이 시연씨는 정확히 이 건물과 옆 건물을 방문했던 게 확인 됐다는 겁니다. 건물 입구 cctv를 통해서.”

 

 이 형사의 말에 우경이 중얼거리며 말을 뱉어냈다.

 

 “이 건물을 방문했다고 무조건 절 만난 건 아니잖아요. 난 어제 처음 봤을 뿐인데.”

 “그건 아무도 모르는 거겠죠. 원래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인데 모른 척하는 걸 수도 있고. 이시연씨가 신고했던 스토커가 당신일지도 모르고.”

 “스토커?”

 

 되묻는 우경을 이 형사가 기민하게 살폈다.

 

 “뭐. 그런 게 있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되도록 멀리 가지 마십시오. 전화 꼬박 받으시고.”

 

 정말 용의자에게나 할 법한 이 형사의 대사에 우경이 인상을 구겼다.

 

 “내가 왜 용의자 취급을 받아야 하는 겁니까?”

 “죽은 여자 둘을 다 선생님이 봐서요. 거기다 한 여자는 여기 와본 적도 없다고 하고 다른 여자 하나는 죽기 전에 마주쳤다고 했으니까요.”

 “하!”

 

 어이없어하는 우경을 보고 나 형사가 명심하라는 듯 말했다.

 

 “둘 다 자살로 결론 지어지면 모르겠지만 타살이라고 결론 나면 자주 보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니 멀리 가지 마시고 전화 꼬박 받으세요.”

 

 자신들이 할 말만 하더니 두 형사가 일어나서 나가버렸다.

 혼자 남은 우경이 현관과 거실 창을 번갈아 쳐다볼 뿐이었다.

 

 -

 우경의 집을 돌아보며 나강인 형사가 이정이 형사에게 물었다.

 

 “이상하지 않아? 정말 처음 보는 사람처럼 말하잖아.”

 “거짓말을 잘하는 걸지도 모르잖아요. 일단 부검결과 나올 때까지는 피해자하고 어떤 접점이 있나 알아봐야 해요.”

 “근데 아까 무너가 말하려다 말지 않았어?”

 “그랬죠. 놀란 것처럼 멈췄잖아요.”

 “그게 제일 수상해.”

 “알아요. 근데 아시잖아요. 괜히 물었다가 쓸데없이 경계를 높이게 되면 어떤 것도 알아낼 수 없다는 거. 그 사이 증거를 은폐할 수도 있고. 그래서 더 안 봤어요. 저 잘했죠?”

 “그래. 잘했다. 형사라면 그 정도 판단은 있어야지. 하... 근데 이거 뭔가 좀 심각하게 찝찝해. 화장실 갔다가 뒤처리 안 하고 나온 느낌이 든단 말이야.”

 “아-. 더러운 얘기 그만하시고 일이나 하시죠.”

 

 우경의 집 현관문을 한 번 더 돌아본 이정이와 나강인이 승강기에 올랐다.

 둘 다 무언가 가늠하듯 말없이 미간만 구기고 있다.

 

 “fel... 이 뭘까?”

 “그렇게 어중간하게 끊기면 신이 와도 뭔지 알 수 없어요. 일단은 피해자 주변으로 좀 털어봐야죠.”

 “그래. 털다 보면 뭔가 나오기 마련이니까. 형사는 원래 잘 터는 직업이잖아! 털자! 털어!”

 “그래요. 아! 근데 이시연씨 스토커 말이에요. 그거 어디서 수사하던 거예요?”

 “곧 자료 넘겨준다고 했으니까 보면 알겠지. 일단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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